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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없는 나는?
기욤 뮈소 지음, 허지은 옮김 / 밝은세상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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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멘틱한 소설을 읽다보면 내가 마치 여주인공이 된듯 설레고 흥분되는 기분을 만끽한다.   나도 이런 사랑 한 번 해보고 싶다면서말이다.^^;
  기욤 뮈소의 신작인 '당신 없는 나는?'의 도입부를 읽으며 다시금 달콤한 환상을 했었다.   연인이 되면 매일 만나도 갈증이 나기 마련인데 미국과 프랑스라는 거리에서 주는 애틋함이 이 소설에 잘 녹아 있었다.   마르탱과 가브리엘은 열렬히 사랑했지만 두사람에게 주어진 시간은 너무도 짦았다.   그래서 더 애절한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전화와 편지로 사랑을 이어갔다.   요즘같이 인터넷으로 실시간 피드백이 되는 시절도 아니고, 이메일을 주고 받을 수도 없었기에 3주나 걸리는 편지왕래는 두 사람의 피를 말리게 했을 것이다.
  이대로 두사람의 사랑이 결실을 맺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슴 조이며 읽는데 갑자기 첩보추리소설로 변했다.   전설적인 명화도둑 아키볼드와 탁월한 실력으로 승승장구 승진을 거듭하는 경찰관으로 변모한  마르탱.   괴도신사 루팡을 연상하게 하는 아키볼드의 신출귀몰함과 셜록 홈즈에 비견될만큼 냉철한 추리력과 정보력을 바탕으로 아키볼드를 뒤쫓는 마르탱의 대결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용의주도하면서 여유만만한 아키볼드나 외모,실력,일에 대한 추진력등을 두루갖춘 마르탱을 보면서 너무도 완벽한 캐릭터에 대한 환타지적인 거리감을 살짝 맛보았다.  
  아키볼드는 그가 다녀간 자리에 남십자성 명함을 둔다는 것을 보며 혹시, 가브리엘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두사람이 헤어질때 그녀가 마르탱에게 남십자성 메달이 달린 은목걸이를 주었다는 대목이 떠올라서다.   남십자성 목걸이가 복선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마르탱이 희대의 도둑을 검거하고 싶은 욕망과 더불어 숙명처럼 집착하는 점이 아무래도 심상치가 않았던것이다.    결국 그랬구나...   이 점에서는 조금 진부한 면도 있다하겠다.   원수의 딸이라는거, 시한부 인생이라는거.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단골메뉴이니까.
  아버지와 연인 사이에서 갈등하는 가브리엘의 모습이 애처로웠다.   그러나 아버지를 위해 연인을 포도주 창고에 가두는걸 탓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아버지와 연인이 함께 코마상태에 빠지면서 환타지의 세계가 펼쳐질때는 다소 어이없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묘한 마력에 이끌리듯 이야기속에 빠져들었다.
  이 소설이 기욤 뮈소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구해줘'에는 못 미칠지 몰라도 재미와 흥미에는 뒤지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다.   해피엔딩을 끌어내기위한 몸부림이 보이는 듯도 하지만말이다.  
  그의 소설은 마치 영화를 보듯 장면들이 생생하게 연상되고, 전개가 빨라서 진부한 소재가 등장해도 지루하지 않아서 좋고 재미있다.^^
  007 시리즈물 영화를 본 기분이다.

  전설의 다이아몬드 천국의 열쇠편에 나온 명언이 기억에 남는다.
  사람의 인생은 저절로 써지는 한 권의 책이다.
  우리는 작가가 원하는 바를 언제까지나 
  이해하지 못하는 소설 속의 등장인물들이다. <줄리앙 그린> -P 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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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중원 박서양
이윤우 지음 / 가람기획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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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중원 박서양  조선인 최초의 백정출신 양의사, 박서양.
  이책은 구한말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핍박받던 조선을 닮은 한 남자의 파란만장했던 삶을, 실존인물이었던 그의 삶을 소설화하여 그린 이야기다.
  백정출신이라는 것부터가 그의 삶이 얼마나 척박했을지 짐작케했지만 읽어나갈수록 가슴이 먹먹했다.   그는 천민중에서도 가장 천한 계급이라 인간이하의 삶이라기보다는 그야말로 짐승같은 삶을 살 수밖에 없는 부류에 속했던 사람이었다.   그에게 인권은 단 1%도 용납되지 않았던 것이다.   백정은 상투는 커녕 자르거나 단정하게 다듬을 수도 없이 봉두난발을 해야했기에 누구나 한눈에 백정임을 알아 보고 천대하고 멸시했다.
  서양인 의사 알렌이 그의 재능과 총명함을 알아보고 그에게 의술을 가르쳐 의사를 만들려는 과정에서도 숱한 사람들의 질시와 모욕적인 폭행을 감내해야만 했다.   그나마 개화가 되어 백정출신인 그에게 교육의 기회가 열렸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우리민족이 국치를 겪는 계기를 제공한 개화였으니 그의 운명과 닮았다고 하겠다.   자발적인 의지가 없는 신분제 타파의 개혁은, 호시탐탐 우리나라를 넘보고 있던 일본과 결탁한 무리들이 일으킨 ’개화’라는 이름을 내건 쿠테타였기 때문이다.   개화가 되어 신분제가 무너져도 사람들에게 그는 여전히 백정이었다.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것처럼 백정과 기회라는 말은 정말 어울리지 않는데, 그 어울리지 않는 기회를 잡았으니 그의 삶이 험난할 수밖에 없지 않았겠는가.
 
  박서양은 의학적 지식에서는 단연 뛰어났기에 자신감은 있었으나, 자신의 신분이 천하디 천한 백정이라 밑바닥 대우를 받는만큼 자존감또한 밑바닥이었다.   그래서 그는 사람들의 반응에 쉽게 흔들리고 비굴했던것이다.   그런 그에게 의사로서 당당히 일어설 수 있게 해준 스승은 알렌이 아닌 미동에 사는 조선의원 강건우였다.
  "기억해라. 의술을 배우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의술을 행하는 태도를 배우는 것이, 어떻게 의원으로 살아야 하는가를 배우는 것이 정말 어려운 거지. 자존감을 만들고, 자신감을 기르고, 의원으로 사는 법을 배워라."   -P 256-   이렇게 강건우는 박서양이 일본으로 가서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교육받으며 자존감을 가진 의사가 되도록  해주었다.   열린환경에서 차별받지 않고 배우고 익혀야 자존감을 스스로 만들 수 있음을 주지시키면서.  
  자존감은 8살 이전에 형성된다고 들었는데, 늦으면 몇갑절의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가능하구나하는것을 알게되었다.   또한 자존감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이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내아이가 자라서 당당하게 세상을 살아가게 하려면 실력의 배양으로 인한 자신감 못지않게 자존감을 담뿍 담아줘야겠다.  그것이 부모로써 자식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선물이 아닐까한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카스트라는 잔인한 신분제도가 남아있는 인도와의 다른 모습도 알아야 할거같다.   외침이 있었을때마다 우리나라는 신분과 관계없이 승려나 기생들까지 구국의 일념으로  외세를 몰아내기위해 뭉쳤던 것에 반해,  인도도 우리나라처럼 외세의 침입을 많이 받았지만 인도의 천민들은 조국이라는 개념이 없어서 누가 인도를 차지하든 그들의 삶에는 희망이 없기에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그것은 천민들을 짐승처럼 괄시하여 희망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기에 적절치 않아도 우리나라 백성으로 인식하고 나름 보호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박서양이 잡초처럼 짓밟혀도 당당히 의사로 성공했던 것만으로도 실로 대단하다 하겠지만, 그가 우리 가슴에 별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을 백정이라 철저하게 핍박하고 거부했던 사람들이 혜택을 누렸던 나라 조선을 조국으로 여기며 독립운동을 위해 간도로 떠나 최선을 다했던 삶이었기 때문이다.
  이책으로 박서양을 알게 되면서 어떻게 그동안 철저하게 그의 존재를 몰랐을까 의문이 들었고, 그에게 한없이 미안했다.   그의 생을 재조명하는 이제라도 우리는,그를 여타 유명한 독립운동가 못지않게 존경하고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할것이다.
 그의 존재, 그의 삶은 우리 역사의 보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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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의 7분 드라마 - 스무 살 김연아, 그 열정과 도전의 기록
김연아 지음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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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김연아로 인해 피겨스케이팅을 모르는 한국인은 거의 없을것이다.   그만큼 전국민의 전폭적인 지지와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김연아로 인해 피겨 경기가 있는 날이면 컴퓨터를 TV로 전환해서 온가족이 함께 응원하며 시청한다. 
  학창시절 동독출신의 피겨요정 카트리나 비트에 열광했던 후로 오랜만이다.   그때만 해도 우리나라에 비트에 비견될, 아니 능가하는 선수가 나올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었다.
  얼마전 일본에서 열린 경기는 손에 땀을 쥐며 가슴을 졸여가며 응원했다.   하필 연아에게 편파적으로 부당하게 낮은 점수를 주는 심판이 포진해 있어서 더욱더 실수하지 않기를 바랬던 것이다.   첫날 쇼트에서 2위를 한것도 실수도 있었지만 어이없는 감점이 있어서였다.   그러나,  특유의 낙천적이고 대범한 성격으로 다음날 역전하며 1위를 탈환했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애국가가 울려퍼질때, 연아 뒤에서 바라본 일장기 가운데의 태극기는 형언하기 어려운 감동으로 눈물샘을 자극했었다.
  이책을 읽으며 새삼 그날의 감동은 티눈과 발톱빠짐의 부상을 극복한 결실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몇년전부터 허리통증이 김연아의 발목을 잡는다는건 알았는데, 고관절 부상등 너무도 많은 부상으로 시련을 겪은줄은 몰랐다.   거의 대회때마다 고통을 참아가며 연습에 매진한 불굴의, 의지의 소녀였던 것이다.   연습을 많이 하기는 했겠지만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났기에 세계정상의 자리에 오른줄로만 알았는데, 나이에 비해 너무도 고단한 삶을 살아온 연아가 한없이 가엽고 안쓰러웠다.
  그녀를 아끼고 사랑하면서도 실수를 하거나 1위를 하지 못할때는 비록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처럼 욕은 하지 않았어도 조금만 더 열심히 하지하며 아쉬움으로 실망할때가 생각나서 미안하고 가슴이 아팠다. 
  오늘을 다시 살라고 해도 지나온 날들보다 더 열심히 살 수는 없을 것 같다.   -P 36 -
  이처럼 연아는 언제나 항상 그녀가 할 수 있는 극한 상황까지 아픔도 참아가며 열심히 연습해 왔는데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이면의 시련과 아픔을 몰랐기에 그녀는 항상 잘해야 한다고 기대만 했던 것이다.  그런점에서 이책은 김연아를 제대로 알고 이해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처음 책을 냈다고 해서 1분 1초가 아까운 시기에 무리하는거 아닌가 생각했던건 기우였다.   전문 수필작가가 대필했다고 해도 믿을만큼 흡인력있는 글솜씨였다.   마치 친한 친구에게 들려주듯이 정감있고 솔직한 글을 읽으며 웃기도 하고 가슴 찡하기도 했다.  평소 틈틈이 독서도 많이 한 모양이다.  책을 받자마자 두어 시간만에 다 읽어버렸다.^^    이토록 귀엽고 사랑스러운 소녀가 어떻게 매 경기마다 터질듯한 긴장감을 감추고 '강심장'소리를 들을만큼 의연하게 경기를 마무리 하는지 대견하고 나보다 한참이나 어린 소녀지만 존경스러웠다.
  이책을 읽고나니 이제 갓 스물인 그녀에게 피겨는 숙명이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10대 시절에 두 번이나 은퇴를 생각할 만큼 시련을 겪었으며, 잦고 심각한 부상으로 힘겨운 고통을 인내하면서 거둔 값진 금메달은 그녀에게 있어서 피겨는 천직임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기 때문이다.
  또한 천재는 천재를 알아본다고, 캐나다 피겨영웅 브라이언 오서가 코치로서 연아를 훈련하는 인연을 맺고, 천재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이 가세해 명실공히 환상의 드림팀을 구성했으니 이번 벤쿠버 올림픽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거란 확신이 들었다.    다만 이러한 바램이 연아에게 부담을 줄까봐 조심스럽긴 하다.   결과를 떠나서 그녀가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하고 그에 합당한 점수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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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선생님, 6개월 안에는 뵐 수 있을까요?
니콜 드뷔롱 지음, 박경혜 옮김 / 푸른길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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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뜩 웃을 준비를 하고 커피까지 준비해서 마시며 이책을 읽었다.
  주인공이 ’당신’이다.   특이하네~생각하며 한장 두장 읽어나가는데 처음에는 내가 유머감각이 없는건지, 이해력이 부족한건지 솔직히 재미를 느끼지 못했었다.   요즘 TV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프로가 생각났다.   롤러코스트 남녀탐구생활이라는 프로인데 성우의 특이한 나레이션이 포인트다.   목소리 톤이 감정변화 없이 무미건조하고 기계적이며 인칭을 ’여자는~’이나 ’남자는~’으로 시작해서  ’~해요’나 ’~돼요’ 로 마무리를 하는 어법이 보면 볼수록 중독성이 강하다.   이처럼 특이한 어법과 대리만족성 나레이션등으로 인기절정의 TV프로처럼 이책의 서술에 매력이 느껴지며 재미가 쏠쏠했다.  
  이책은 마치 코미디 프로를 시청하는듯 생생하고 유쾌하다.   상황설명이 괄호까지 해가며 친절한데다 유머는 네칸짜리 인기만화인 ’스누피’를 연상하게 한다.

  얼마전에 발가락 골절로 깁스를 하는 등 병원치료를 한달이상 받았지만 지방의 정형외과라서 그런지 특별한 기다림 없이 바로 치료를 받았다.  
  그런데 이책의 주인공인 ’당신’이 겪는 병원생활은 가히 입시전쟁이나 취업전쟁을 방불케할 정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료선진국으로서 사회보장제도가 탄탄하게 기반이 잡힌 프랑스라는 나라의 의료실태가 이정도로 열악한가 의아했다.   의료기술이나 시설이 아무리 좋아도 적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시스템은 환자들의 지옥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상황을 읽는 것만으로도 속이 터지고 답답해서 없던 병도 생길 지경인데 주인공은 참으로 인내심도 강하고 잘 대처한다는 생각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중학교때 사회선생님이 프랑스 사람들은 아무리 바빠도  점심식사시간을 두세시간이나 느긋하게 즐긴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평소 슬로우 생활방식이 몸에 밴 탓도 있지 싶다.   그래도 납득이 가지 않을 정도로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은  기다려야하는 상황이나 보고싶지 않은 TV가 방영될때는 항상 책을 읽는다.   책을 읽으면서 지루한 시간을 슬기롭게 보내는 모습과 엎친데 덮친격으로 골절 수술과 심장 수술, 그리고 이어지는 골절의 악순환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모습은 사소한 어려움에도 화를 참지 못하는 나에게 경종을 울렸다.   주인공은 그야말로 긍정적 사고의 극치를 보여준다고 하겠다.

  뜻하지 않게 계단에서 굴러떨어져서 골절상을 입은 주인공은 의사의 오진과 무성의한 진료로 고생을 한다.   그리고 유명한 실력있는 의사의 진료를 받기위해 예약에서부터 면담까지 끝이 보이지 않는 기다림을 감내한다.  그러면서도 거금을 들여 레이스팬티를 준비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골절수술을 받으면서 한 검사로 심장에 문제가 있는것을 발견한다.   심장수술까지 1년여의 투병생활 후에 또다시 골절사고를 당하고 다시 1년여를 고생한다.
  악몽같은 2년이라는 긴 시간을 낙담보다는 위트로 풀어나간 작가의 재치있는 필력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누구보다도 프랑스에서 의료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이책을 통해 역지사지(易地思之)를 깨달아야 할것이다.   그리고,  일제시대의 병폐로 남은 나쁜 습성중의 하나인 ’빨리! 빨리!’를 외치며 잠시도 기다려주지 못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여유없는 마음가짐도 고쳐야함을 절실하게 느꼈다.   
  그렇지만, 이책을 통해 다시금 깨달은것이 있다면 내가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것이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된거다.    아무리 선진국이라해도 결혼만하면 남편 성을 따라야하는 다수의 외국에 비해 결혼하고도 내이름을 온전하게 유지하며 살 수 있으니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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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싶어
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김미영 옮김 / 창해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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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책은 미혼인 사람들뿐만 아니라 기혼자들에게도 결혼이라는 명제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있는 탓에 살기좋은 봄과 가을은 언제부턴가 결혼시즌이 되어버렸다.   이 시즌이 다가오면 청첩장이 봇물처럼 날아오고 미혼들은 맞선이라는 만남을 활발히 가진다.   정작 본인은 결혼의사가 없거나 있다고해도 막연한데, 주위에서 등 떠밀듯이 몰아부치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차면 결혼은 반드시 해야하는 통과의례인냥 적령기의 미혼들이나 적령기를 넘어선 미혼들을 닦달하는것이다.   돌이켜보면 나또한 적령기적에 맞선을 몇차례 보았었다.   연애해서 자연스럽게 결혼으로 골인하는 친구들이 많았었기에 얌전(?)히 직장만 다니던 나는 결혼상대자를 '맞선'으로 찾아야하는 자신이 창피스러웠었다.   부모 허락없이 함부로 연애하면 다리를 부러뜨려 집에 들어 앉힌다는 엄마의 협박(?)에 아무런 저항없이 따랐던 결과였다.   사실 그때는 결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더 컸기에 연애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해도 결정을 못내렸을 것인데, 사귀는 사람이 없는 나를 엄마는 그냥 두지 않으셨다.   주말이면 으례 맞선을 보았었다.   꽃단장을 하고 나가서는 친구집에 들러 티셔츠와 청바지로 갈아입고 나가서는 아직 결혼 생각이 없다느니, 결혼을 하면 직장을 그만둘거라느니 하면서 상대에게 나를 선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밥만 먹고 집에 왔다.   몇번 반복되고보니 엄마에게 그 사실이 발각되었고, 나중에는, 그러니까 지금 내 아들의 아빠인 사람과 맞선을 보는 날에는 엄마가 동행을 했었다.   이번에는 꽃단장한 모습으로 나갔고 시종일관 다소곳하게 있었다.   긴 생머리가 첫사랑을 연상하게 했다느니, 이뿌지는 않아도 늘씬한 모습이 사랑스러웠었다느니 하면서 호감을 보였고, 나또한 싫지 않아서 그후에도 몇번 만남을 더 가지면서 정이 들었던거 같다.   이왕 엄마의 성화에 결혼을 할 바에는 그냥 이 사람과 하는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처럼 결혼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과 비전없이 초등학교 졸업하면 중학교에 입학하는 것처럼 결혼을 해버렸다.   맞벌이를 하면서 가사분담이나 용돈관리, 생활비 분배,동가식은 허용해도 서가숙의 절대금지등 결혼생활을 원만히 해나가는데 있어서 규정짓고, 준수해야 할 여러가지 문제들 앞에서 충돌이 끊이지 않았다.   서로 양보하고 원만히 조율하면 별 문제없을것을 우리부부는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이나 위반으로 결혼생활이 위태할때가 많았다.   주위반응에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고 오직 나자신의 행복만을 우선시했다면 아마도 나또한 작가처럼 이혼녀라는 유쾌하지 못한 타이틀을 보유했으리라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내 결정에 확신은 없다.   어떤때는 하루에도 몇번이나 이혼을 생각하는 반면 이혼하지 않고 참기를 잘했다는 생각도 가끔씩 하곤하니까.   특히나 내가 몸이 아플때에는 병원가라고, 약은 먹었냐고 빈말일지라도 챙겨주면 외롭지가 않다.   적어도 책속의 사카가미씨처럼 자살일지 돌연사일지 외롭고 불행한 죽음과 잊혀짐의 존재는 되지 말아야하지 않겠는가...
곤히 자는 아들의 평온하고 사랑스러운 얼굴을 들여다볼때면 이 행복이, 이 결혼이 이대로 지속되어야겠구나 생각하게 된다.
  이책을 읽고나도 내 결혼생활의 희비가 교차할때도, 과연 결혼은 해야만 하는것인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구차하고 외롭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싱글들을 보노라면 결혼을 해야하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결혼을 울타리가 든든한 보험쯤으로 여기는 이기적인 발상이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내가 결혼하지 않고 전문직 여성으로서 소위 말하는 골드미스로 살아가고 있었다면, 결혼생활의 희노애락을 모름으로 인해 막연히 결혼이 하고싶은 마음을 간직한채 싱글의 행복을 누리고 살았을까하는 의문에는 자신이 없다.
  그래도 결론이 나지 않는, 해답이 없는 문제지만 이책으로 인해 결혼이라는 중대사에 대해서 숙고하는 계기가 되었음에 고마움이 든다.   드러내놓고 싶지않은 이기적인 심리를 파헤치는 작가의 진솔함이 와 닿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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