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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보는 세계 사상사
허윈중 엮음, 전왕록.전혜진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20세기부터 세계화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기성세대, 그리고 21세기를 살아갈 이땅의 청소년들과 내아이에게 있어서 세계사 지식은 반드시 축적해 놓아야 할 필수교양이라 할 수 있다.
과학기술 및 교통의 발달, 그리고 인터넷의 보급으로 세계인과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에서 그들과 만나서 교감하며 대화를 나누려면 서로의 세계를 알고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세계사를 다룬 책들은 대부분 유럽중심주의로써 동양사보다 서양사의 우월성을 강조한데 반해, 이책은 인류사상의 변천사를 시대적 흐름으로 세계지도를 따라 동.서양의 사건,사상,문화,사상가들을 다루어 동시대의 동.서양사를 비교하며 파악할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
물론 이책 한권으로 세계사의 맥을 짚고, 전체를 파악하기는 쉬운일이 아니다.
한권의 책으로 압축하고 세계지도와 함께 정렬해 놓았지만 고대부터 현대에 걸친 동.서양의 방대한 역사를 체득하려면 여러번 독파하며 익혀야할 것으로 본다.
다행스러운 점은 책의 분량이 자칫 여러번 읽고 싶다는 전의를 앗아갈 만큼 많음에도 불구하고 딱딱하고 지루하지 않아 비교적 수월하게 읽어나갈 수 있어서 가능성이 보인다.
그림과 사진을 해설과 함께 풍부하게 실어 본문과 잘 어우러져서 주제가 분명히 드러난 점은 이책의 훌륭한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동양사상에서는 공자의 '온고지신'을 다시금 새겨보았다.
'모르는 것은 아랫사람에게 물어서라도 알아야하고 결코 부끄러운 행동이 아니며, 아는것은 꾸준히 복습해야 한다' -P 45 -
'옛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알고 깨달아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는 것'으로만 알았는데 이것이 공자가 주장한 '온고지신'의 견해이다.
오늘날에도 학습태도에 있어서 우리 아이들에게 심어주고 싶은 내용이다.
그리고 서양사상에서는 특별한 저서를 남기지 않고서도 '그리스 3현'으로 불리며 서양철학의 초석을 다진 인물로 평가 받는 소크라테스를 반추해 본다.
그는 덕행이란 곧 지식이며 배움을 통해 얻어서 실천하는 것이라고 했다. 학생을 지도함에 있어서도 정해진 답을 주지 않고 끊임없는 반문과 반박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깨우치도록 하는 교수법은 오늘날에도 능동적으로 사고하고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훌륭한 학습법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를 키우다보니 교육사상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그중에서 프랑스의 교육사상가 몽테뉴의 사상이 눈길을 끌었다. 아이들 교육에 있어서 판단력을 기르는 것이 교육의 최고 목표이자 중요한 임무라고 역설하며 책속의 지식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와 여행,사물 관찰을 통해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했다. 내가 어렸을때는 학창시절 '개근상'이 근면과 성실의 표상이자 학생들 사이의 본보기였는데, 요즘은 체험이나 여행을 위해 학교를 결석하는것을 장려하고 개근상에는 의미를 두지 않는 실정임을 비추어볼때 그당시에 이러한 이론을 정립할 수 있었다는 것이 상당한 선견지명이고 합리적인 이론이 아닌가 한다. 이책에는 몽테뉴가 제시한 다섯가지의 교육방법이 소개되어있으니 이책을 읽으며 살펴보길 권하며 나는 따로 메모해 두었다.
중국, 천년만에 찾아온 일대 혼란편에 소개된 탄쓰퉁은 무술육군자 중 한사람으로서 절명시(죽어가며 지은 문장이나 시)를 읊은 호탕한 기질의 실학 학자였다. 국가 개혁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았던 중국의 인물을 보면서 우리나라 정조임금을 비롯해 그시대 사상을 같이한 인물들이 오버랩되었다.
꿈을 자주 꾸지만 자고나면 대부분 기억나지 않는 꿈에 관한 이론을 정립한 정신분석학파의 창시자인 프로이트에 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보았다. 실제 진료했던 침상의 사진으로 꿈의 진정한 근원을 찾으려 노력했던 흔적을 엿볼 수 있었고 꿈해석이론을 좀더 알고 싶었다.
오래전에 S.프로이트의 '정신분석입문'책을 읽다가 책장에 꽂아두었던게 생각나서 먼지를 털고 꺼내보니 오래된책이라서인지 활자가 매끄럽지 못해서 고민이다^^;
이책에는 사상가들의 백화점답게 낯선 사상가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어서 흥미롭게 보았고, 좀더 자세하게 알고 싶은 분들이 많아 시간날때 찾아보기 위해 또다시 메모했다.
그렇지만, 이책을 끝까지 읽으면서 못내 아쉬운 점이 있었다.
그것은 동양사의 조연으로 일본과 인도를 소개한 반면 우리나라의 사상,문화,사상가의 언급이 없음이 이해될 수 없었고 무척 아쉬웠다.
중국을 비롯해 세계 4대 문명발상지인 인도의 소개는 수긍이 가지만, 옛부터 우리나라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아 정착시키고 꽃피운 일본을 이책의 저자는 제법 지면을 할애하여 소개했으면서도 정작 역사적으로 불가분의 관계였고 이웃나라인 우리 한국을 투명망토 씌우듯이 빼놓은 점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세계속에서 한국의 위상이 어느정도일까 궁금했고, 이또한 동북공정의 일환은 아닐까 의문이 들었다.
우리역사와의 만남의 부재가 옥의 티라 할 수 있지만, 동.서양사를 지도를 따라가며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새롭게 시도한 집필방식과 풍부한 자료의 화려함, 쉽게 펼쳐놓은 해설로 방대한 세계사를 용이하게 흡수할 수 있게 만든 이책을 내아이와 함께 다시 보고싶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