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포레잇모닝 Music For Late Morning - 플레이리스트 가이드북
박정용 지음 / 노웨이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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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좋다. 책 편집, 이쁘다. 글, 군더더기 감정은 빼고 팩트로만 단정하다. 테마별로 묶은 플레이리스트를 큐알코드로 심었다. 여기서 더 바란다면, 그게 욕심이지 싶다. 저자의 프로필도 신뢰가 간다. 전작까지 장바구니에 담은 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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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좋아지면, 밤이 깊어지면 - 안희연 산문
안희연 지음 / 난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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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맥빠지는 이유는 순전히 작가의 전작 탓이다. <단어의집>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그 때문에 시집도 사고, 이책도 출간 즉시 구입해 읽었다. 읽다 말고 동명이인이지 싶어 저자 프로필을 재차 확인. <단어의 집>에 스민 그만의 특유함이 이토록이나 평이함으로 중화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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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3-04-14 20: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시인이 쓴 건 시만 읽습니다. 웃긴 건 시인이 에세이를 써야 돈을 좀 만진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젤소민아 2023-04-18 00:57   좋아요 0 | URL
시인도 산문집이나 에세이를 얼마든지 쓸 수는 있겠지요. 그런데 ‘산문‘으로 하기엔 벅차거나, 답답하거나, 부족하거나, 맘에 안 들거나,,,뭐가 됐든 이유가 있으니 ‘시‘를 쓰기로 선택한 걸 테지요. 그렇다면 시인은 아마 ‘시‘를 통해서 가장 이야기를 잘 전한다...가 될 테니까요. 시인이 산문으로 더 그게 가능해진다면 수필가나 에세이작가나 소설가가 되었겠지요? ㅎㅎ 독자로서는 본업이 시인인 이는 ‘시‘로 더 기대게 되는 것 도한 사실이고요.

산문은 제 보기에 ‘열거형‘과 ‘직조형‘이라 할까..
글을 푸는 스타일을 나누어 본다면 말이죠.

제가 붙인 허접한 이름입니다만..

열거형=여럿의 모티브나 소재나 아이템을 개별화해서 그에 관한 생각이나 팩트를 나열하며 푸는 방식(저마다의 소제목이 곧 모티브인)

직조형=대개 한두개의 큰 모티브 아래 맥을 같이 하는 하위 모티브를 순차적으로 풀어가며 의미를 부여하고 만들어가며 푸는 방식

이 두 방식은 마치 시와 산문처럼 달라서 말이죠...
열거형을 잘하는데 직조형은 아쉬운 경우가 있고,,,vice versa.
굳이 비교하자면 우리가 아는 명저 산문집(에세이, 수상록, memoire 등)은 직조형인 경우가 많지만
좋은 열거형 방식으로 푼 에세이 중에 탁월한 작품도 있곤 하지요.

안희연 시인의 전작 산문집인 ‘단어의 집‘이 그랬습니다. 제게는요.
열거형으로 풀었는데도 각각의 모티브들이 관통하는 무언가가 ‘직조되는‘ 식이었거든요.

시인이 쓴 건 시만 읽는다는 말씀...

저는 시인의 산문집도 읽는 편이지만, 몹시 의미있는 말씀이고 공감합니다.

 
다섯째 아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
도리스 레싱 지음, 정덕애 옮김 / 민음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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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으면서 내내 기다린 게 있었다.


벤의 마음. 

벤은 단 한 번도 자기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아니, 못한다. 그저 행동(언어 포함)으로만 마음을 표출한다. 그런데 어디, 행동이란 게, 마음을 그대로 갖고 나오던가. 행동은 마음의 표출이 아니다. 마음은 몸밖으로 원래 모습 그대로 나오지 못한다. 마음은 심장 혹은 가슴의 레이어를 지나면서 바.뀐.다. 어떻게든 바뀐다. 무언가가 더해지거나 무언가가 빠지기 때문이다. 자기 마음, 그 원형 그대로 밖으로 내보일 수 있는 사람, 손!


독자는 벤의 마음을 알 수 없다.

독자 이전에, 벤의 엄마(해리엇)도 알지 못한다.


그 누구도 벤의 마음을 알지 못한다. 원형 그대로.


벤은 눈을 들어 그녀(엄마)를 쳐다보았다. 그 애가 계산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무슨 계산? 저 차갑고 비인간적인 눈...저 앤 뭘 볼까? 사람들은 자신들이 보는 것을 저 애도 본다고, 저 애도 인간 세상을 본다고 가정한다. 하지만 아마 그의 감각은 아주 다른 사실들과 데이타를 받아들이고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알겠는가? 저 애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저 애는 스스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불쌍한 벤" 그 애는 여전히 때때로 그렇게 말했다.

(148p)


이 대목에서 가슴이 울었다.

책의 종반이 가까워진 이제야 벤의 마음이 한 줄 나온다.


불쌍한 벤


벤이 자신의 마음을 밖으로 가져나온 말이다.


벤은 벤을 불쌍히 여긴다.


우리, 모두 그렇지 않은...........가.

자기 자신을 불쌍히 여기지 않는 사람, 손.

(오해는 마시길. 나, 은근 자존감 높은 축에 드는 인간임...내 입으로 그렇다고 말함으로써, 방금, 자존감 낮음을 자력으로 인증)


나는 과연, 사람들이 보는 세상을 같이 보고 있긴 한가?


소설 속 해리엇의 '생각'은 나를 향한 생각 같다. 


저 앤 뭘 볼까? 사람들은 자신들이 보는 것을 저 애도 본다고, 저 애도 인간 세상을 본다고 가정한다. 하지만 아마 그의 감각은 아주 다른 사실들과 데이타를 받아들이고 있을 것이다. (148)


나의 감각도 벤처럼, 아주 다른 사실들과 데이타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글로 쓸 이야기가 한 시도 쉬지 않고 고개를 들이미는 거겠지, 싶다.


소설 속 인물에게서 나를 볼때, 특히 그 인물이 '불쌍할' 때, 그 소설은 내 삶 속으로 선뜻 들어선다. 이 소설이 그렇다. 더는 소설 안 같고 현실이 되는.


소설 속에서 그 누구도 벤의 마음을 알려하지 않는다.

모두가 벤의 마음을 이미 알고 있다고 단정한다. 아니, 알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아니, 마음 같은 게 벤에게 있을 턱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 자기 마음 대로, 말이다.


빅토리아 풍의 정원 넓은 저택에서 크리스마스면 온 집안이 음식 냄새와 사람 냄새로 가득한, 그런 집을 꿈꾸었던 '보통사람' 해리엇과 데이비드의 다섯째 아이, 벤.


사람들은 벤을 불쌍히 여기지 않는다. 모두가 귀찮아하고 번거로워하고 두려워하고 기피할 뿐이다. 자신들과 좀 다르기 때문이다. 바로 위 형제인 폴에게 손을 뻗친 벤을 보고 해리엇은 긴장하고 폴은 이층으로 도망간다. 층계에서 미끄러지고 넘어지면서.


폴이 부엌 한쪽 구석에서 자기 목으로 뻗고 있는 벤의 손을 피하려고 발끝으로 서서 온몸을 늘이고 있는 것을 해리엇이 발견한다. (중략) 해리엇 생각에는 벤이 폴을 겁주려고 한 것 같았지만 폴은 광란의 상태였다. (147p)


사람들은 벤의 마음을 단정 짓기 바쁘다. 외관으로만. 행동으로만. 

폴을 향해 뻗어진 벤의 손을 오로지 '폭력'으로만 읽는다. 


"벤, 앉아.

마치 개에게 하듯이,

(148p)


사람들에게는 '경험'이란 게 있기 때문이다. 이전 경험은 이후 경험의 근거가 되고 이유가 된다. 그 경험의 처음에는 벤의 마음이 원형 그대로 개입되었을까. 벤을 향한 첫경험의 근거는 어디서 왔는가. 


그 시작이 어디였길래, 벤은 '개'가 되었는가.

벤은 스스로 불쌍한 존재가 되었는가.

벤을 스스로 불쌍한 벤을 만든 건 벤인가, 가족인가, 사람들인가.


부디, 스스로 불쌍한 이들은 

어떤 경우든

그 불쌍함의 시작도 스스로이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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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모 있는 세계사를 바꾼 50권의 책 - 역사를 움직인 책 이야기 알아두면 쓸모 있는 시리즈
대니얼 스미스 지음, 임지연 옮김 / CRETA(크레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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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놀래라.

세계사를 바꾼 책이라니.

그런 엄청난 힘을 지닌 책이라니.


놀란 마음 진정하고,

세계사를 바꾼 책인가,

세계사에 빛나는 책인가,

확실히 하고 싶다.


흰말궁둥이나

백마엉덩이나

같은 거 아니냐고 할 지 모르겠지만...


이건 엄연히 다른 문제일 지도 모른다.


세계사를 바꾼 책은 '세계사'에 그래도 무게 중심이 나눠져 있고,

세계사에 빛나는 책은 '책'에 확연한 무게 중심이 있기 때문이다.


책 소개 문구를 보고 더 모호해졌다.


여기에 소개된 50권의 책을 통해 독자들은 인류 문명에 큰 자취를 남긴 작품에는 어떤 것이 있었으며, 세계사를 관통해 온 다양한 사건과 사상은 무엇인지 시대적 흐름을 따라 일별할 수 있다. 이 50권의 책은 다양한 주제와 시대를 다루고 있으므로 이를 통해 역사적인 사건과 인물, 세계 문학의 걸작 등 다양한 주제들에 대한 상식을 넓히고 해당 작품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세계사에 '자취'를 남긴 것과

세계사를 들어서 방향을 틀어 버리는(바꾸는 것) 것하고는 좀 다르지 않는가?


부제는 '세계사를 바꾼 책'인데 

책 소개는 어째 조금 기세가 꺾인 듯 보이지 싶은데...


더 보자.


◆ 마오쩌둥, 맥아더, 콜린 파월은 모두 《손자병법》의 애독자였다.
◆ 스티븐 호킹의 과학서 《시간의 역사》는 마돈나의 화보집 《섹스》의 판매 부수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 구텐베르크는 파산해 자신이 제작한 인쇄 장비와 출판했던 성경책을 모두 빼앗겼다.
◆ 인류 최초로 생명체를 다룬 과학사 《동물 탐구》를 쓴 사람은 아리스토텔레스였다.
◆ 뉴턴과 라이프니츠는 미적분학을 누가 먼저 창시했느냐를 두고 진흙탕 논쟁을 벌였다.
◆ 유네스코에서 선정한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 활자 인쇄본 《직지심체요절》은 문학이 대중 속으로 들어가는 신호탄이었다.
◆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권력을 빼앗긴 메디치가를 쇄신하기 위해 쓰였다.
◆ 《옥스퍼드 영어사전》에는 2,000개가 넘는 셰익스피어의 글이 인용문으로 실려 있으며, 셰익스피어는 1,700개 이상의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냈다.
◆ 노예 출신이었던 《린다 브렌트 이야기》의 저자 해리엇 제이콥스는 필력이 너무 뛰어나, 이 책을 직접 쓰지 않았다고 의심받았다.
 


이게, 세계사를 '바꾼' 책으로까지 보이지....는 않지 않은가?


어떤 이유로 인해, 

혹은 어떤 동력에 힘입어 바뀌어가는 

세계사의 흐름에서(혹은 그 흐름을 타고) 

편집컷처럼

광채를 발하는 책들.


이런 맥락과 더 가깝게 보이는데...


즉, 이 책들이 세계사를 바꾼 게 아니라,

어떤 연유로 바뀌어가는 세계사에 한 획을 그은.


이 책의 원제는 번역본 제목과 좀 뉘앙스가 다르다.



A Short History of the World in 50 Books

한글본보다는 다소 수동적이다.

50권의 책 속에 담긴 짧은 세계사.


이 제목이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이렇게 바뀐 것이다.


세계사를 바꾼 50권의 책.


대단히 능동적이다 못해, 적극적으로.

혹은 공격적으로.


원제를 보면 50권의 책에 스민 역사적 맥락을 탐구한다...

는 의도로 보이지

세계사를 바꾸기까지 한 '파격'은 덜 느껴진다.


흰말궁둥이

백마엉덩이일 수도 있는 근소한 단어 차이갖고

이러는 건

구매 결정에 도움을 받고 싶어서다.


세계사를 바꾼 책들이 맞다면 정독하고 싶고,

세계사에 빛나는 책이라면 이미 비슷한 접근의 책이 많이 있고,해서다.


나름의 이유는 있다, 뭐.


(마케팅 차원에서 제목/부제에

내용의 수준을 조금 넘어서는

어느 정도의 적극성이 개입되는 건

뭐 통상적인 일이라고.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대중이 '통상'을 '상식'으로 인식하게 되면

그게 '규범'이 되는 예가 적지 않다. 

그래서 묻지 않을 수 없다. 무엇을 위한 적극성인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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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독서법으로 연봉 3억이 되었습니다
내성적인 건물주 지음 / 메이트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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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 소개 중 인용문에서)


위 두 단락은,

(내 눈에) 살짝...(어쩌면 크게) 모순처럼 보인다.


소설(위에서 말한 '에세이'도 포함해서)만큼 '인생'에 적용할 진리가 진득하게 배어있는 책이 또 있던가? (물론, 다분히 주관적인 견해다. 이 공간은 주관적인 견해를 쓰는 곳이므로, 쓴다) 


그런데 소설과 에세이를 밀쳐두라, 한다.


드라마 '미생'에 보면 일 잘하는 안영이씨가 업무 중에 에세이를 펼치는 장면이 나온다.

'안영이씨가 읽던 에세이'라고 검색하면 나온다.


(*이미지출처/tvN)


이 장면이 주었던 작지 않은 울림을 기억한다.


아버지의 억압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던 안영이의 유일한 독립책은 

'직장'이었다. 일 잘하기였다.

과연 안영이는 일을 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영이는 그 지독한 생존 경쟁의 한복판에서 

몸값 올려주는데 별 소용 없어 보이는 에세이를 읽는다.


왜일까?


그 답은 아마 모두가 알 것이다.

콕찝어 말하지 않더라도.


내가 지금 정말 후회하는 것 중의 하나는...


치열한 생존 경쟁의 한복판에 있던 그 시절,

몸값 올려줄 거라고 기대했던 책만 읽었던 것이다.


그 시절, 소설과 에세이를 전혀 읽지 않았던 것이다.


공부에 바쁘고

성공하기 바쁘다는 이유로.


몸값 올려주는 비법은

몸값 올려주는 비법은 하나도 들어 있지 않다고 여겼던

소설과 에세이에 들어있었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다.


미처, 

알아채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책에서 말하는 '몸값 올려주는 책'은 어떤 책인가.

part4에 있는 것 같다.


솔직히 '몸값 올려주는 책'이란 게 어떤 건지

엄청나게 궁금하다.


그런데 이 말은 하고 싶다.


뿌연 호수 밑바닥에 진귀한 게 잠겼어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 진귀한 게 진귀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호수 밑바닥에 잠긴 진귀한 것은 알아보고 건지는 자의 몫이다.


물론, 한시바삐 시급하게 몸값을 올려야 하는 청춘이라면

이런 책도 필요할 것이다.

이런 책이 세상에 나오는 가치와 의의는 그런 데 있을 것이다.

어떤 책이든 본연의 가치와 의의는 갖고 나오기 마련이다. 


그 점은 존중하는 바이다. 


그러나 한시바삐 몸값을 올려야 한다고 해서

소설과 에세이를 '잠시라도' 밀치지는 않길 바란다.


소설과 에세이에 알고 보면

그런 게 못지 않게, 아니 어쩌면 더 많을 수 있다는 사실도 

한시바삐 깨닫길 바란다.


일도 잘하고

사람을 사랑할 줄 (처음엔 잘 몰랐지만) 알게 된 안영이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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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저자가 읽고 몸값 올리는데 도움되었다는 책이

독자의 몸값을 올림에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는 데에는 이의가 없다.

다만, 소설과 에세이를 '잠시 내려놓으라'는 말에는 선뜻 공감 안 된다.


하버드 대학, 세인트 존스대학, 시카고 대학에서 학부생들이

읽지 않으면 졸업 안 시켜주는 '인문고전 100권 중'

(고전)소설이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자.


몸값 올리기에 그 언제보다 몰두해야 할 때일텐데 말이다.


그런 대학 총장이나 학장들이 '인문고전 읽기' 정책 실현 회의를 할 때

누군가 이런 발의를 하고 과반수 이상이

그에 동의한 건 아니었을까.


존경하는 교수님 여러분!

이 청춘 시절에 좋은 (고전)소설을 읽지 않으면 

학생들은 좋은 소설을 평생 읽지 못할 것입니다.

소설의 가치를 미처 알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그 평생 삶의 길잡이가 되어줄

좋은 소설을 읽힐 의무가 우리에게 있지 않겠습니까?


옳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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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있어 보자...

'소설'의 효용에 관해 멋지게 정의내린 책이 있었는데...


아, 찾았다.


글쓰기 파내려가기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50566289


현실에 있는 우리는 너무 현실에 붙어 있어서 모방욕망이 모방욕망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소설과 이야기는 한 발짝 인간의 현실에서 떨어져 있으니, 그만큼 잘 보일 수밖에.


그(들뢰즈)는 말한다. 소설을 쓰는 사람은, 소설을 읽는 사람은, 타락한 세계로부터

'수직적인 초월'을 하여 진실에 도달해야 한다고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수직적인 초월'은 좀 어려운 말이긴 하나, 간단히 설명하면, 어떤 종교에서 다른 종교로 '개종'하는 것처럼, 자신의 삶이 완전히 바뀌는 것을 말한다. 마치 들뢰즈의 '예술 기호'처럼 말이다. 중요한 것은 타락한 세계로부터의 탈주, 추월이다.

따라서 우리가 소설에서 해석해야 할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의 묙망이다!

(290p)



그러나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다. 효율적인 것, 빠른 것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라는 점 말이다. (중략) 소설은 우리에게 '편집점'을 제공할 것이다. (중략) 소설은 우리 삶의 분기마다, 컷마다 잘 넘어가도록, 이어지도록 도와줄 것이다. 자기 자신의 모방욕망임을, 그래서 잘못가고 있음을 수시로 깨닫게 말이다. 그래서 이 편집점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점검할 수 있다. 잘못 가고 있으면 바로 유턴하거나 방향을 틀어야 한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편집점. 그 편집점이 바로 소설이다. 

(292p)


남들이 말할 것이다. 지금 한가하게 책이나 볼 때냐고 말이다. 맞다. 지금 한가하게 책을 볼 때다. 당신들은 정신없이 바쁘게 사시라. 나는 나만의 속도를 갖고 살겠다. 내 삶의 속도에 간섭하지 말라. 나는 이대로 살아도 좋으니까. 이렇게 당신이 대답했으면 좋겠다. 나도 이렇게 대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자기만의 속도를 갖고 있는 것, 그래서 자기만의 관점을 갖고 있는 것, 그것을 나는 감성이라고 부를 것이다. 남들 하는 것 다 따라할 필요가 없다. 나만의 유니크한 속도를 부디 만드시길.


소설이 당신을 도울 것이다.


(293p)


*[저는 이 독서법으로 연봉 3억이 되었습니다]란 책을 완독한 것도 아니고,

본서에 전반적 유감은 없다. 다만, 본 리뷰에서 거론한 '소설/에세이를 밀어두라'는 부분에 생각할 여지를 제공하려는 것 뿐. 본 책은 '개인적 체험'을 바탕으로 한 개인적 독서의 효용을 논거하는 것이므로 그에 대한 개인적 '이견'도 자유로울 수 있다고 보아, 쓴 생각이다. 본서가 목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읽는 이에게 그 나름의 도움이 될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에는 거듭 말하지만,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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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04-01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 책을 읽을 일은 없겠지만
젤소민아님의 이 글은 너무 좋네요~!! 몸값이라는게 뭐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독서법까지 ㅎㅎ 그런데 돈 벌려고 이런 책을 읽는 사람이 있을까요? ㅋ

젤소민아 2023-04-01 08:53   좋아요 1 | URL
저도 읽을 일 없을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클릭‘은 하게 되더라고요. 도대체 ‘몸값‘을 3억이나 올려준 ‘책‘이 무언지 리스트가 궁금해서요 ㅎㅎ (아니면, 저도 몸값 3억이 되고픈 욕망이 있는 거...? 물론, 그렇겠죠? ㅎㅎ)

지금 청춘들에게 ‘몸값‘은 중요한 아젠다일 거라는 생각은 듭니다, 새파랑님.
‘일타강사‘들의 천문학적인 연봉이 이젠 드문 일이 아니라 ‘대중화된‘ 현실 같기도 하고요. 3억이 아니라 3백억이 판을 치니 원...

그런데 ‘소설과 에세이‘를 미뤄두고 이뤄내는 3억의 몸값이...
그런 몸값의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어요.
무조건 비판만은 할 수 없겠죠. 현실이 급한 청춘들일 테니까요...

유튜브 계에서 이미 저명한 저자같더군요.
신간이 나오자마자 ‘구매‘가 붙은 별 다섯개 리뷰가 쫙.

그 별들을 스쳐 지나다...저는 왜 ‘불안‘을 느꼈을까요.
오지랖, 장난 아닙니다 그려...ㅎㅎ
그래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새파랑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