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알라딘 책 두 박스 도착.


책 박스가 오면 놀이동산 앞에 선 아이처럼 손바닥을 맞대고 비비게 된다지.

내가 주문해놓고 안에 뭐가 들었는지 잘 몰라.

주문내역을 따로 들여다보면 몰라도 말이지.


주문내역을 보고 싶지 않다.


포레스트 검프의 초콜렛 상자처럼, 안에 초콜릿이 있다는 건 알지만

어떤 모양일지 어떤 맛일지는 전혀 모르는 거거든.


책이 있다는 건 알지만 어떤 모습의 어떤 알맹이를 지닌 책인지는

상자를 열어 하나하나 집어 펼쳐봐야 아는 게지.


이 순간을, 몹시 사랑한다.


새책, 혹은 누군가의 손을 한 번, 또는 여러번 거쳤을 중고책까지...

솔직히 중고책을 더 좋아한다.

빈대나 책벼룩 때문에 비닐에 싸서 3일간은 냉동고에 넣어둬야 한다지만,

그것까지는 아직 한 번도 해본 적 없다.

가장 큰 이유는 그러기엔 너무 게.을.러.서.



아, 제목이 잘 안보이는..ㅠㅠ


작가들의 산문집을 좀 샀다.

박솔뫼 소설가

고명재 시인


너무 보고플 땐 눈이 온다...


고명재 시인의 산문집을 아무 데다 펼치니 '사우나'가 나온다.


사우나에 들어앉아 있는 사람들은 흡사 우는 것 같고

그래서 '촛농' 같다고.

캬.............시인의 산문집을 읽는 재미가 이런 거겠지.


레이먼드 카버님의 산문집도 들였고,

'영문법' 책도 하나 샀다.


영어의 원리로 영어를 접근한다는 책소개에 솔깃했는데,

읽어봐야 믿음이 갈 것 같다.


영어를 원리로 접근한 책들은 80~90년 나왔던 게 레전드다.


그런 좋은 책들은 왜 복간이 안 되는 건지.


쉬프팅 패러다임 영문법(문성업)이라든가.


그때 쏟아졌던 레전드 영문법서들을 쏠찮이 소장하고 있다.

중고서점에서 찾아보니 30만원짜리를 홋가하는...

기뻐할 필욘 없다. 절대 안 팔 거니까.


청탁받은 소설을 써야해서 이 책들은 죄다 침대 머리맡으로 보낸다.

'서양사강좌(박윤덕)'에 거는 기대가 제일 크다.


'정치사'만 죽자로 파는 기존 서양사들에 물린 지 오래.

이건 '사회사'를 중심으로 했다고.


고 최인호 작가님의 단편집을 샀다.


추모집으로 기획된 '미발표습작품'들 위주라고.


최근 그분의 '술꾼'을 다시 읽었다.

가슴 저민다. 

순문학가로서 최인호 소설가의 단편 미학은 독보적이다.

이참에 최인호 중단편집도 주문했다.


리뷰 쓸 일이 걱정이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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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4 15: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9-04 2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9-05 0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넬로페 2024-09-04 18: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포레스트 검프의 초콜릿 상자!
완전 공감합니다 ㅎㅎ

젤소민아 2024-09-04 22:24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님, 그걸 최근에 다시 축약본으로 봤어요. 포레스트 검프요..으..축약본 보고서도 눈물나고..명작은 명작만의 힘이! ㅎㅎ 초콜릿 상자는 평생 못잊을 거고, 평생 써먹지 않을까 싶어요 ㅎㅎ

페크pek0501 2024-09-04 22: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참 다양하게 구매하셨습니다. 저도 요즘 몇 권을 세 차례 질렀습니다. 언제 읽을지 알 수 없어요. 제가 책 수집가가 되고 있는 모양이에요. 헤밍웨이 단편집, 이문열 중단편집, 하얼빈 등등을 샀어요.

2024-09-05 2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9-06 1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0-10 1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4-09-05 0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상자가 하나면 어떤 책이 들었을지 알 것 같지만, 둘이면 어디에 뭐가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상자를 열어보는 즐거움이 있었겠습니다


희선

젤소민아 2024-09-05 21:13   좋아요 1 | URL
전 하나도 모르겠드라고요..기억력 소멸 중..ㅠㅠ 책을 읽어도 며칠만 지나면 가물가물..헤택은 있습니다. 좋은책, 명저 판별이 수월해졌어요. 시간이 지나도 제 머릿속에 각인된 문장이나 장면이나 등등...그럼 명저! ㅎㅎ

왜 남았겠냐고요, 이 머리에~~ㅋㅋ
 


로마 이야기

줌파 라히리. 짜증나는 여인. 인도이민자로 영어로 문학하고 이젠 이탈리어로 소설을 썼다. 번역 산문집도 냈다. 다 좋다. 짜증난다, 솔직히. 부러우면 지는 건데. 완벽하게 졌다.


로버트 맥키의 액션

액션소설을 쓸 일은 없을 거지만 읽어야 한다. 로버트 맥키잖아. 그의 액션은 다를 거니까.


윌리엄 트래버

단편소설의 대마왕. 짧게도 잘 쓰신다. 짧을수록 더 힘든 건데.


2023 신춘문예 희곡당선작품집

희곡, 쓰고 싶다아!! 신춘문예, 붙고 싶다!!


사물어 사전

사물이 좋으니까. 단, 사물을 다뤘다고 다 좋은...책은 아니...


음악, 밀당의 기술

음악의 '박자'에 관해서 논한 책. 드무니까.


소설 강화

무조건 사야지. 내 소설이 강화될 거야!


초급한국어/우리가 다리를 건널 때

문지혁 작가님 책은 사야지. 작품도 좋지만 인품마저 좋으신.

소설에도 인품이 담겼을 테니까. 인품도 배워야하거든.


저지대

헤르타 뮐러는 소설을 시같이 쓴다.

밤새워 일순위로 읽을 책. 그녀의 단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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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4-02-01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윌리엄 트래버 책을 저도 샀는데 한 편도 읽지 않았어요. 책을 너무 아낀 나머지 구기기도 싫어 모셔 두고 있어요. 다른 책 읽느라 완독할 자신이 없는 책은 새 책으로 일단 남겨 두는 버릇이 있어요. 하하~~

젤소민아 2024-02-01 23:32   좋아요 1 | URL
ㅎㅎ 페크님, 그 심정 너무나도 이해합니다. spine 접히는 것도 싫거든요~심지어는 두 권 살 때도 있어요. 하나는 소장용, 하나는 마구 메모하기 용으로요 ㅎㅎ 어떤 독서에세이에서 추천한 방식이죠. 주머니는 얄팍한데 읽고 싶은 책은 산더미네요. 행복한 비명이죠! 댓글 감사합니다~자주 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