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문학과지성 시인선 438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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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시를 이제 와 읽는 것은 전적으로 내 손해가 되었습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이것은 제게도 큰 영광입니다. 한국문학을 우리 스스로 다시 보게 해주셔서, 그게 제일 고맙습니다. 아, 노벨문학상을 원서로 읽을 수 있게 해주신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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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곗덩어리 클래식 라이브러리 13
기 드 모파상 지음, 임희근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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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예쁜 거, 얇은 거, 있는 거 말고, 체호프의 중단편을 한군데 모아달란 말입니다~~. 체호프는 꼭 읽어야 하는데 낱권으로 사모으다 날 새고 돈 새고. 여기 있는 작품, 저기에도 있고. 부디, 누가, 좀, 체호프 중단편 좀 싹 모아주세요! 절할게요! 참고로 체호프 단편은 약 58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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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꽃 2024-10-11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동감해요. 예전에 열린책들 판본으로 하나 갖고 있는데 요즘 많이나오는 것들은 책들끼리 중복되는 게 너무 많아요. 희곡은 전작 모음이 언젠가 출판된 적 있는데 소설은 방대한 양에, 전집 형태라면 모를까 아무래도 어렵겠죠.

2024-10-11 2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드라마 - 그럼에도 친구가 되는 여자들
서한나 지음 / 글항아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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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숨어서, 이 사람 책이 나오면 무조건 사야지, 하고 맘먹게 되는 경우가 있다. 다들 알아서 살 것 같은 책 말고. 내겐 그 사람이 서한나, 이다. 그(녀)에 관해 잘 모른다. 그러나 [누가 지적하면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고 하는 애들]이란 문장을 쓸 줄 안다는 건 안다. 서한나의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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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너리 오코너 - 오르는 것은 모두 한데 모인다 외 30편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12
플래너리 오코너 지음, 고정아 옮김 / 현대문학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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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좀 보자.

'좀 보자'는 물론, '틀린' 곳이 있다는 뜻이다.


플래너리 오코너의 단편집이고

'좋은 사람은 드물다'이다.


원제는

A Good Man is Hard to Find


164쪽의 번역이다.


다음 날 아침 할머니는 가장 먼저 준비를 마치고 자동차에 올랐다. 할머니는 한쪽 모퉁이에 하마 머리 장식이 있는 검은색의 큰 여행 가방을 챙겼고, 그 밑에 고양이 피티싱이 든 바구니를 숨겼다.


원문이다.


The next morning the grandmother was the first one in the car, ready to go. 

She had her big black valise that looked like the head of a hippopotamus in one corner, and underneath it she was hiding a basket with Pitty Sing, the cat, in it. 


플래너리 오코너의 강점은 '치밀함'과 '집요함'이다.

오코너의 단어와 문장은 어느 것 하나 설계되지 않은 게 없다.

다른 소설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그 강도 및 밀도가 더 높다는 뜻이다.


그래서 오코너의 소설은 한 문장을 너댓번은 재독하게 된다.


고로, 오코너가 배치한 단어와 문장을 오독하는 순간,

오코너의 소설은 특히, 완독할 수 없다.

명작 소설들이 그렇지만, 좋은 소설의 핵은 서사가 아니니까.

서사를 가능케 한 것은 치밀하고 집요한 직조에 있으니까.


원문은 '할머니'가 차에 제일 먼저 올라탔다는 뜻이다.

제일 먼저 준비를 마치고 차에 탔다...가 아니고.


제일 먼저 준비를 마쳐도 차에 나중에 탈 수도 있다.

원문은 'first one in the car'이다.

차에 제일 먼저 오른 사람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뒷문장이다.


She had her big black valise that looked like the head of a hippopotamus in one corner,


번역문/할머니는 한쪽 모퉁이에 하마 머리 장식이 있는 검은색의 큰 여행 가방을 챙겼고,


명백한 오류다


할머니는 검은색 큰 가방을 챙긴 건 맞다.

그런데 원문 어디에도 '장식'이란 말이 없다.


아마도 'in one corner'를 가방의 구석(corner)'이라고 착각한 듯.


'in one corner'는 자동차 안 구석을 말한다.

'하마 머리'는 'valise(가방)' 자체의 모양이다.


올바른 의미/할머니는 검은색 큰 가방을 챙겼는데 자동차 한 구석에 놓으니 하마 대가리 같았다.


제대로 비교해 보자.


She had her big black valise that looked like the head of a hippopotamus in one corner,


-출판사 번역/할머니는 한쪽 모퉁이에 하마 머리 장식이 있는 검은색의 큰 여행 가방을 챙겼고,


-올바른 의미/할머니는 검은색 큰 여행 가방을 챙겼는데 자동차 한 구석에 놓으니 하마 대가리 같았다.


하마 머리 장식이 있는 검은색 큰 여행 가방

하마 대가리 같은 큰 여행 가방


이건 이 정도쯤이야..하고 넘어갈 만한 오류가 아니다.


오코너가 소설 전체를 장악하기 위해 정교하게 직조한 

태피스트리의  파란 색 올 하나를 붉은 색과 바꿔낀 것과 다름 없다.


왜 하필 하마 대가리일까?


'하마'는 '할머니'의 분신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이 바로 이 할머니다.


결말에서 'Misfit'과 대적하게 되는 인물이다. 

엄청나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그런 할머니가 이 소설의 결말에서 해내야 하는 역할이 바로 '하마'와 관련있다.

그래서 '하마'이다. 


오코너가 어떤 이미지를 투영하고자 '하마'를 선택했는지는 모른다.

(아마도 영미권에서 전반적으로 '하마'에 갖는 '용기'?)


오코너가 할머니에 대해 '하마'를 선택한 이유는

할머니의 며느리에 대해 '녹색 두건'을 선택한 이유와 같을 것이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하마 장식'과 '하마 대가리'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가방에 대롱거리는 예쁜 하마 머리 장식을 단 가방과 

자동차 안 한구석에 웅크린 거대한 하마 대가리 같은 가방은 

한 마디로, 차원 다른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고양이...


underneath it she was hiding a basket with Pitty Sing, the cat, in it. 


출판사 번역/그 밑에 고양이 피티싱이 든 바구니를 숨겼다.


고양이 이름은 '피티 싱(Pitty Sing)'

번역문에는 '피티싱'으로만 되어 있다.


피티싱?


피티 싱(Pitty Sing)으로 띄어쓰기도 하고, 영어병기도 해 줘야 했다.


왜냐하면, 이 고양이 또한 전체 태피스트리를 구성하는 중요한 한 개의 '올'이기 

때문이다. 왜 하필 이름이 'Pitty'일까?


(영영사전)


pitty=the feeling of sorrow and compassion caused by the suffering and misfortunes of others.


할머니는 이 소설의 '안티히어로'이자 주제를 구현해내는 '부적응자(Misfit)'에 의해 자행된 'misfortune'을 겪는다. 바로, 'pitty'란 단어가 의미하는 데피니션(definition), 그 자체가 할머니가 겪는 감정의 곡절인 것이다. 


the feeling of sorrow and compassion


할머니가 고양이, '피티 싱'이다.


그런데 띄어쓰기도, 영어도 없이 덜렁 '피티싱'이라고만 하면

과연, 이 고양이가 할머니의 '아바타'임을 분간할 수 있을 만한 독자가 몇이나 되겠는가.


단 한 사람도 없다.


어떤 책이든 오역은 있을 수밖에 없다고들 한다.

인정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플래너리 오코너의 걸작 '좋은 사람은 드물다'란 태피스트리를

올 풀린 채 감상하고 싶어할 사람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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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4-09-08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래너리 오코너‘ 작가가 단편 소설의 거장이라고 해서 이 책 구매했고
기대가 큰 데 번역의 오류가 있으니 좀 그러네요.
원문으로 읽을 영어 실력이 안되고요
ㅠㅠ

젤소민아 2024-09-09 05:45   좋아요 1 | URL
플래너리 오코너는 ‘천재‘라고 공히 인정받지요~. 말씀드린 대로, 어느 정도 오역이 없는 번역이 가능할 지 모르겠어요...문제는, 그렇다고 오역을 정당화하면 안될 것 같긴 합니다. 오코너의 단어는 평이한 편이어서 원서로 읽으시는데 무리 없으실 거예요~~. 저도 번역서 보다가 원서 보고 깜짝 놀랐어요. 어려운 단어가 진짜 없습니다~. 문장이 약간 길긴 한데..어려운 구조는 아닙니다. 원서로 읽으시면 오코너의 ‘천재성‘을 더 느낄 수 있어요~. 올려드린 오역 부분만 해도 그렇죠? ㅎㅎ 지금 이 단편집을 원서와 같이 보기 시작했으니 보이는 대로 찬찬히 올려드릴게요.
 
복사뼈
알베르틴 사라쟁 지음, 이수진 옮김 / 미행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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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싶다, 읽고싶다, 읽고...싶다! 패티 스미스의 추천이라면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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