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속에는 말보다는 오히려 침묵이 더 많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말은 침묵을 증가시킨다.

말함으로써 침묵을 증가시키는 것, 그것은 오직 사랑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다른 현상들은 모두가 침묵으로 먹고살며 침묵으로부터 무엇인가를 얻는다. 
그런데 사랑만은 침묵에게 무언가를 주는 것이다.
연인들은 두 사람의 공모자, 침묵의 공모자들이다. 
사랑하는 남자가 연인에게 말할 때 그 연인은 그 말보다는 침묵에 귀기울인다. 
그 연인은 "침묵하셔요"라고 속삭이는 것처럼 보인다. 
"침묵해요. 내가 당신 말을 들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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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너에게 손짓 하면 그를 따라가라.
비록 그의 길이 가파르고 힘들지라도.
그리고 그의 날개가 너를 껴안으면 그에게 네 몸을 내어주라.
비록 그의 날개 사이에 숨겨진 칼날이 너에게 상처를 입힐지라도.
그리고 그가 너에게 말할 때 그를 믿어라.
비록 북풍이 녹색의 뜰을 황폐화 시키듯이 그의 말이 너의 꿈을 산산이 부술지라도.
마침내 사랑은 너에게 면류관을 씌우고 너를 십자가에 못박고야 말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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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으로서의 은유- 수정판
조지 레이코프.M. 존슨 지음, 노양진.나익주 옮김 / 박이정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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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론의 화용론
이성범 지음 / 한국문화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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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실 비치에서
이언 매큐언 지음, 우달임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최고의 로맨스 소설이라는 찬사를 들어 해서 펼쳐 보게 되었다. 광고 카피였다면 그냥 넘어갔겠지만, 지인이 어느 온라인 북카페의 리뷰를 보고, 일독 한 후 동감한다며 권해줘서 내키지 않는 책을 받아들 수밖에 없었다.

<체실 비치에서>라는 이상한 제목의 소설. 작가 이름을 보니 이언 매큐언이다. 아하~ 이 작가는 이름 하나로도 기본은 한다. 최소한 시간 낭비는 아니겠거니 하는 어느 정도의 마지노선이 있었기에 읽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뻔 한 스토리에 별로 맛깔스럽지 않은 번역투의 문장이 소설을 읽는 맛을 삭감시켰지만 추천해준 분의 얼굴을 보아서 꾸역꾸역 주말을 할애하여 완독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언 매큐언 작가의 책은 항상 마지막이 좋았다.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감동을 이미 경험 해 봤기에 끝까지 책을 잡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물론 추천한 분이 소설의 끝을 보고 책을 다시 보게 되었다는 말에 현혹된 것도 부인하지 않겠다) 헌데 <이노센트>와 <속죄> 등 여타소설들에서 마지막에 제대로 홈런을 쳤던 이언의 대미가 이 작품에서는 빈약하기 짝이 없었다.

여기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있다. 소도시 출신의 역사학도 에드워드와 대도시 상류층의 바이얼리니스트 플로렌스. 남자는 다소 과격한 면도 있지만 대체로 단순하면서도 심플한 성격의 소유자이고, 여자는 우아하지만 다소 까다로운 성격의 전형적인 영국 미인이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란 너무도 이질적인 이 두 사람은 열정에 이끌려 서로에게 반한다. 약간의 스킨쉽과 더불어 이들의 감정은 무르익고, 서로가 필요한 존재로 느낀다고 생각한 순간에 결혼에 이른다.

신혼 첫날 밤. 서로의 불협화음을 예의와 배려로 덮어왔던 두 사람은 드디어 문제의 본질에 직면한다. 당연히 여자의 몸을 원했던 남편과 그것을 거부한 아내는 체실 비치의 한 호텔에서 말다툼 끝에 서로에 대한 불협화음의 이면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너무 예의 발랐고, 너무 경직됐고, 너무 소심했고, 까치발을 든 채 서로의 주위를 빙빙 돌며 중얼거리고 속삭이고 부탁하고 동의 했다. 그들은 서로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고 그럴 수도 없었다. 침묵에 가까운, 사교적인 배려라는 담요가 그들을 결속하는 만큼이나 그들의 차이를 덮어버리고 그들의 눈을 멀게 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제나저제나 의견 차이가 날까봐 두려워했다.” (pp174~175)

드디어, 신혼 여행지인 세실 비치에서 그들은 결혼과 앞으로의 삶에서 아주 중요한 의견 차이에 직면하게 된다. 남편을 너무도 사랑하지만 섹스는 자기에게 필요 없는 것이고, 생각조차 하기 싫어하는 아내와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섹스가 꼭 필요한 남편의 입장은 올곧게 평행선을 달린다.

이 갈등 상황에서 아내는 이해할 수 없어 하는 남편에게 해결책을 제시한다. “솔직하게 말할게. (섹스 없이) 난 단지 당신 곁에 있으면서 당신을 돌보고 당신과 함께 행복해하고, 사중주단과 일하고 언젠가 위그모어 홀에서 모차르트처럼 아름다운 곡을 그런 곡을 당신을 위해 연주하고 싶을 뿐이야.” (p184)

자조 섞인 푸념이었지만 플로렌스의 말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하지만 세실 비치에서 갓 남편이 된 에드워드는 이 제안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고, 마지못해 떠나는 그녀를 잡지 않았다. 결국 그들의 사랑은 거기서 끝났다. 하지만 에드워드는 이 해안에서의 사건이 평생의 회한으로 남게 된다.

소설의 줄거리는 너무도 진부하고 간단하다. 소설이 여기서 그치면 완전히 3류 통속 소설로 전락하겠지만, 매큐언은 나름대로 작품성을 담보하고자 결혼에 이르게 된 각 개인사를 지루하게 들춰나간다.

성장 과정과 가족 관계 그리고 가족의 분위기에서부터 시작해서 성격과 취미 생활 등 두 사람이 만나기까지 그 남자의 역사와 그 여자의 역사를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서술하고 있다. 개인사를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읊은 이유가 서로 전혀 다른 사람이 만났다는 것을 상기시키기 위해서다.

이 작품에서 주제의 진정성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이 지루한 서사가 필요하긴 했다. 왜냐하면 사랑에 빠진 남녀는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 결코 알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그들에게 불편한 감정과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묻는 것은 일종의 무례함으로 치부되기에.

결국 신혼여행에서 첫날밤의 이 사소하지만 절대 간과할 수 없었던 사건은 두 사람이 전혀 다른 사람이었고 눈의 콩깍지가 벗겨진 이후 서로를 가식 없이 보고 직면해야 할 최초의 순간이었다. 하지만 전혀 성숙하지 않았던 두 사람은 역시 성숙하지 않은 대화 끝에, 마음에도 없는 말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돌이킬 수 없는 서로의 길을 가게 된다.

작품의 후반부는 주인공 에드워드가 플로렌스를 이해하지 못하고 알량한 자존심에 그녀를 떠나보낸 것을 후회하는 것으로 점철돼 있다. 노년의 에드워드에게 체실 비치 해안에서의 사건은 중대한 인생의 분기점 이었다.

체실 비치에서 에드워드가 잃은 것은 너무도 컸다. 그의 회한과 그 이후의 생을 보면 그는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 그의 사랑은 체실 비치 해안에서 끝났다. 그랬기 때문에 그는 노년이 되어서도 '체실 비치에서 그녀를 잡을 수도 있었고 다시 새로운 인생을 살 수도 있었을 거'라는 자조 섞인 후회를 한다. 그리고 끝이다.

이언 매큐언의 결말 치고는 아주 밋밋했다. 이 소설의 주제는 무엇일까? ‘단 한번 사랑하고 평생을 그리워한 젊은 연인들의 슬픈 운명’이라고? 전혀 그렇지 않다. 화성 남과 금성 여처럼 완전히 다른 두 존재가 이해의 커뮤니케이션에 성공하지 않는 이상 사랑과 결혼은 요원하다는 거. 다시 말해서, 사랑이라는 눈의 콩깍지가 벗겨진 후에도 계속 사랑을 키워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소설은 일단 주제를 보편적으로 전달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작품 속에서 에드워드와 플로렌스로 대변되는 어설픈 사랑의 진행을 보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내용이다. 모든 사랑의 실패와 이혼은 본질적으로 체실 비치에서의 사건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감동적이지 않다. 진부한 주제를 특별하게 하게 하는 ‘생의 근원적 통찰’이 거의 없다. 적어도 마지막 장에서 이것을 기대했는데, 너무 미약했다. 리뷰를 쓴 사람이 무엇을 보고 최고의 로맨스 소설이라 썼는지 심히 의아하다. 이 작품은 사랑을 하는 남과 여에 대한 그 어떤 참신한 통찰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덧붙임]

소설을 읽고 많은 생각을 했더랬다. 섹스없는 사랑은 공허하고, 사랑 없는 섹스는 맹목이라는 말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다. 특히나 다음과 같은 부분을 만났을 때는 이렇게 묻고 싶다. 만약 아래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책을 읽은 당신은 어떻게 했을 것인가?

신혼 첫날 저녁 신부인 플로렌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당신도 알다시피 나는 당신을 사랑해. 아주 많이. 그리고 나도 당신이 날 사랑한다는 걸 알고 있어. 그건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어. 당신이랑 함께 있는 게 좋고, 내 평생을 당신과 함께 보내고 싶어. … 하지만 이 모든 사랑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엉망진창이야. 모든 게 내 잘못이야. 내가 심하게 불감증이라는 것. 섹스에 있어서는 완전히 구제불능이라는 거야. 섹스를 잘하지 못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 내겐 섹스가 필요 없는 것 같아. 섹스는 나의 일부가 아니야. 난 그게 싫고, 또 생각조차 하기 싫어. … 난 그게 바뀔 거라는 상상조차 할 수 없어. 그리고 지금 내가 이 말을 하지 않으면 … 당신이나 나한테 많은 불행을 가져다 줄 거야.” (pp181~182)

“솔직하게 말할게. (섹스 없이 평생) 난 단지 당신 곁에 있으면서 당신을 돌보고 당신과 함께 행복해하고, 사중주단과 일하고 언젠가 위그모어 홀에서 모차르트처럼 아름다운 곡을 그런 곡을 당신을 위해 연주하고 싶을 뿐이야.”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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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메를 읽는 7가지 방법 - Pop Culture 21 - 1
박정배 외 지음 / 미컴 / 1988년 1월
평점 :
절판


진짜 아니메 초보자에게 강추하는 책. 그리고 무엇을 보아야 할 지 망설이거나 이전에 보았던 작품들을 총정리하여 나름대로 아니메에 대한 인식을 체계화하고 싶은 분들에게 적격인 책이다.  

키워드, 역사,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 스튜디오, 엔딩 타이틀 등 7가지 주제로 아니메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담고 있다.  

특히 제3장 작가로 읽는 아니메와 제5장 작품으로 읽는 아니메가 이 책의 압권. 3장인 작가로 읽는 아니메는 데츠카 오사무, 오토모 가츠히로, 토미노 요시유키, 오시이 마모루, 안노 히데야키, 가와지리 요시아키, 데자키 오사무, 마츠모토 레이지, 다카하타 이사오, 야마가 히로유키, 다카하시 료스케, 가와모리 쇼지, 기타주메 히로유키 등 일본 주요 감독들에 대한 작품세계와 그들의 필모그라피를 소개해주고 있어 아니메 정보에 굶주린 분들에게 환영받을만 하다는 게 주관적인 평가. 

정치학과 영문과를 전공한 저자들이 애니에 대한 열정으로 열매 맺은 책 답게 그 열정을 책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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