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클스마스 이브가 됐다는 거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네..저는 날짜가는 것도 모르는 어처구니 없는, 그리고 대책 없는 넘..ㅜㅜ

 

올 한 해 내가 본 것, 들은 것, 등등을 정리해 봐야 하는데, 그럴 염두가 나지 않습니다. 그래도 기록을 남기지 않으면 기억할 수조차 없기에 기억을 짜내 정리를 해 봅니다.

 

 

개봉 영화도 매달 한 편씩 꾸준히 보았는데, 돌이켜 보면 4-5개밖에 생각나지 않습니다. 가장 재밌게 본 게 <퓨리>였고, 가장 의미 있게 본게 무슨 쓰레기로 예술작품을 만드는 사회고발 다큐 영화였는데, 당최 제목이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OTL

 

그래도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를 꼽는다면 <베스트 오퍼>를 꼽습니다. 기대하지 않고 봤는데, 정말 최고의 몰입도를 보여주는 영화였고, 끝에 반전과 숨겨진 퍼즐을 맞추는 재미도 솔솔했습니다. 이걸 종로 스펀지에서 보았는데, 이 정도의 작품이 흥행에 실패했다는 게 의아할 정돕니다. 어쨌든 저는 올해 놀란 감독의 영화보단 이 영화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음악은 단연 코키아. 천상의 목소리라고 소문이 자자하기에 들어보니 정말 빈말이 아니더군요. 아이러니하게도 메탈 매니아에게 추천을 받았다는 거. 사실 제가 이미 들어본 적이 있는 가수였는데, 이름을 몰랐습니다. 이력을 보니 실력이 대단하더군요. 이탈리아 유학파 출신의 싱어송 라이터. 여튼 올해 제가 들은 최고의 앨범은 코키아의 <moment>였습니다. 유투브 동영상 연결 서비스가 되지 않아 링크를 걸 수 없는 게 아쉽습니다. 최고는 싱글 '본당의 음'을 꼭 들어 보시길!

 

책은 많이 읽었습니다만...당최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책도 사지 않으리라고 그렇게 다짐을 했건만, 올해 제가 구입한 책이 어제까지 무려 588권이었습니다! 그것도 알라딘에서만 산게요. 다른 서점에서 구입한 것까지 합치면 가뿐히 700권 가까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ㅜㅜ 이 중에서 새 책으로 구입한 건 20여 권도 안됩니다. 알라딘에서는 12권만 새책으로 구입했네요.

 

 

대부분 구매한 책들이 시리즈를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나머지 책들 역시 '이건 만사를 제껴 놓고 구입해야 돼~'라는 책들이었습니다. 뭐, 예컨대 안셀무스의 <모놀로기온 프로슬로기온>, 스티븐 핑커의 <언어본능>, 에드먼드 리치의 <성서의 구조인류학> 등입니다. 이런 책들을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보면 이성을 잃고 그냥 사서 나옵니다. 압 뒤 재지 않구요. 이런 책을 구입하고 나면 후회 보단 병신같은 만족감이 온 몸을 휘감습니다. 후회는 한 열흘 뒤에 밀려오지요. 젠장입니다~

 

그런데 아주 심각한 것은 이들 책을 읽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700권 가까이 구매했지만 정작 읽은 건 100권도 되지 않으며, 더 어처구니 없는 건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은 책이 꽤 된다는 겁니다. 이건 좀 심각한 증상 같습니다.

 

매달 꾸준히 8-9권을 읽었지만 기록해 놓은 달이 몇 달 안돼 뭔 책을 읽었는지 조차 모르겠습니다. 기억 나는 책 중에서 그래도 올해 괜찮다 싶은 책들을 꼽아 봤습니다. 전부 구간들이라 신간 위주로 읽으시는 분들에게는 도움이 안될 것들이지요..ㅎ 어쨌거나 5권 정도만 꼽아 봅니다.

 

 

 

 

 

 

 

 

사실 이미지가 뜨지 않아서 그렇지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책은 기시다 슈의 <게으름뱅이 정신분석1,2>였습니다. 정신분석으로 사회를 분석하는 독특한 시각이 마음에 들었고, 그의 해괴한(?)논리가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상당히 의미있고 독창적인 사고를 전개하는 학자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사람의 책이 더 이상 번역되어 나오지 않고 있더군요. 개인적으로 참 아쉽습니다.

 

문학은 거의 읽지 않았지만 체홉의 소설을 만난 것이 그나마 위안이었습니다. <캉디드>와 <로마의 테라스>도 읽었지만 체홉의 단편만큼은 강렬하지 않았습니다. 아, 빠뜨릴 뻔 했습니다. 애드거 알렌 포우를 문지스펙트럼으로 만나, 그의 단편집들을 몇권 읽었습니다. 체홉과는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주 늦게 만난 두 작가인데, 제게 소설읽는 재미을 듬뿍 준 작품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체홉과 포우의 단편집들을 많이 사 모았습니다.

 

 

 

 

 

 

 

12월 24일, 이 좋은 날, 전 막간을 이용해서 올 한 해를 정리해 봤습니다. 올 해는 정말 근근히 버틴 한 해 였네요. 이상 날짜 가는 것도 모르는 야무의 한 해 정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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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싸리 2014-12-25 07: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시다 슈, 독특한 정신분석학자더군요. 특히 그의 성담론은 새겨볼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 책은 나온지 꽤 되어서 다시 낼법도 한데요...

yamoo 2014-12-25 20:33   좋아요 1 | URL
오, 쉽싸리님 이 저자 아시네요! 맞습니다. 그의 성담론은 독특하고도 의미심장합니다. 다시 개정되거나 이 저자의 다른 책들이 번역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글을 참 재밌게 잘도 쓰는 사람이라 번역되어 나오면 컬렉션 할 예정인데요..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쉽싸리님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신지요~ 덧글로 뵈니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