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갑자기 다음 검색어 1위에 핑거스미스가 보였다. 뭐지? 하면서 클릭했더니, 박찬욱 감독이 셰라 워터스의 원작 <핑거스미스>를 리메이크 하여 작품을 만드는가 보다. 타이틀은 <아가씨>로 정해진 거 같은데, 좀 뜨악한 느낌이 없지 않다. 원작 <핑거스미스>는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인데, 박착욱 감독은 <아가씨>의 시대적 배경을 1930년대 한국과 일본으로 설정한 듯.
원작의 상속녀는 김민희가, 소매치기 소녀는 김태리, 백작은 하정우 등을 캐스팅 했다고....뉴스에서 알려준다.
원작 소설이 워낙 빼어나서 <아가씨>의 기본적인 재미는 보장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원작을 각색한 영화를 먼저 봤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결말에 홈런을 치던데...퀴어영화제 초대작이라 해서 작품성만 높은 영화로 생각하고 보았는데, 이건 본질이 스릴러 였다. 얼마나 재밌게 봤는지 나중에 원작 소설까지 찾아 읽게 되었다. 원작이 영화보다 훨씬 몰입도가 높았다. 두꺼운(700페이지를 가뿐히 넘었다) 페이지가 어느새 바람처럼 넘어가 있었다!
<아가씨>의 흥행 관건은 아마도 박찬욱 감독의 연출력에 달려있을 듯하다. 워낙 원작의 스토리가 탄탄하여 자칫하면 <핑거스미스>의 아류작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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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맥스무지 할인권으로 조조 영화 <퓨리>를 보았다. 아, 브레드 피트는 나이들면서 연기의 완숙도가 무르익어 가는 것 같다. 네이버 평점에서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점수를 주는 사람들은 영화를 발로 본 모양이다. 이 정도 퀄러티의 전쟁영화는 손으로 꼽을 정도다. 재미와 감동 그리고 사실성을 모두 잡았다고 생각하는 수작이라 생각한다.
특히 타이거 탱크와 퓨리가 접전하는 씬은 정말 탁월했다. 전차 싸움을 이리도 탁월하게 연출한 감독은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이 처음이지 않을까 한다. 카메라 앵글의 현란함은 이 영화의 최고 씬이지 않을까 한다.
전쟁의 사실성을 담담히 보여주는 씬과 적재 적소에 배치된 성경 구절은 절묘했다. 개인적으로 전쟁영화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꼽고 싶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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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영화를 보고 온 날, 잠들기 전 모 p2p사이트에 가니 문제의 고발영화인 <카트>가 뜬게 아닌가. 이틀 전 9시 뉴스에서 <카트>에 대한 영화 소개를 보고 볼 결심을 했는데, 오~ 제때 뜬 것이다. 닥치고 감상했는데....결론적으로 빡쳐서 잠을 설쳤다. 19세기 맨체스터 노동자들과 21세기 우리나라 마트 노동자들은 별반 다를게 없었다.
모든 시스템이 있는 놈들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약자는 항상 착취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역겨웠다. 누구 말마따나 정치인들이 이들과 같이 1주일 동안만 같이 생활해 보면 현실적인 정책 대안들이 줄줄 쏟아질텐데 우리의 마지막 희망이라는 안철수 씨는 이런 데에는 전혀 관심이 없나보다. <4천원 인생>을 보는 와중에 영화를 봐서 더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 영화가 400만도 넘지 못하고 있다던데....안타깝다. 나부터도 <퓨리>를 봤으니...에휴~ 여기 출연한 배우들이 출연료를 거의 받지 않았다는데, 여기 주연으로 나온 염정아, 문정희, 이영애, 김강우 등은 아름다운 배우들이다. 이들의 열연에 경의를 표하며 2번 봤다.
이런 고발영화는 널리, 널리 보여지고 회자되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바뀌고 마트나 식당에 가서 투명인가 취급하는 4천원 노동자들을 인간의 눈으로 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우리 자신을 착취하지 않는 최소한의 마지노선이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