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즘 알라딘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도서정가제 마지막날 아카넷 대우고전총서 50% 세일 도서들을 골라놓고 결제와 취소를 반복하다가 그냥 취소했다. 총 6권이었는데, 이번에 구입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 마지막날 구입 시도를 해봤지만, 포기했다. 그냥 후회하기로 했다. 결정적인 이유는 지금 내 방의 상태 때문. 발을 뻗고 잘 수 없을 정도다. 1달 여 간을 그렇게 지내니, 다리가 저리고 잠도 대충 잔 느낌이다. 이래서는 안되는데, 책 정리를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계속한다. 하지만 요즘 알라딘 신림점에는 절판된 도서들이 쏟아지고 있어서 어찌할 수가 없다.

 

하는 수 없이 10월부터 알라딘회원에게 책을 팔고 있지만(한 20여 권) 판 만큼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사재기를 하니 미칠노릇이다. 내 방의 책이 점점 줄어가야 정상인데 조금씩 쌓여간다. 2권 팔고 2.5권 사재니. 그도그럴것이 매일 들르는 알라딘 중고서점에 들뢰즈나 푸코의 절판 도서가 나오거나 정암학당 플라톤 전집 중 일부가 나오면 안 살수가 없는 거라. 리쾨르의 <악의 상징>(문지)을 어떻게 건너뛸 수 있으며, <들뢰즈의 푸코>를 어찌 안 살수 있으랴. 그렇게 산 책들이 매달 20여 권이 넘는다. 발에 쥐가 나도 이 책들을 포기할 수 없으니 참으로 난감하다.

 

 

 

 

 

 

 

 

 

 

2.

 

알라딘에 서재에만 글을 올린지도 4년 정도 돼 간다. 익명성이 좋아서 여기를 적극 이용했는데, 알라딘이 사이트를 손보면서 서재 기능도 조금의 변화를 주는 것 같다. 도서정가제 마지막 날을 기점으로 여러가지가 변한 것 같다. 그 이전에 서재지수를 맘대로 조정한 건 전조였나보다. 내게 별 기능이 없어 보였던 페이스북 '좋아요' 기능. 사실 이건 왜 있어야하는지 몰랐다. 서재에 글을 올리면 어쩌다가 이 '좋아요'에 공감을 받는데 많이 받아야 4개다. 알라딘 스타 서재의 멋진 글들도 4-5개가 상한선인듯했다.

 

하지만 혼자 보기 아까워 지인의 '총균쇠 비판'글을 올렸는데, 그 글이 대박을 쳤다. 이 페이스북 공감이 무려 2900을 넘었으니 말이다. 근데, 근데....잰장맞을! 이 기능이 없어졌다! 대박을 쳤는데, 바로 없어져버려 그냥 허무하달까. 나중엔 짜증이 나기도 했다. 내가 알라딘에서 뭔가 플러스 요인을 얻으면 알라딘이 바로 없애버리는 듯해서.

이거에 더해서 울화가 치미는 게 한가지 더 있으니...공감 기능이 '좋아요'기능으로 바뀌고, 무슨 서재 팔로잉 팔로워 기능이 생겼다. 이게, 이게 젠장맞다. 네이버에서 이웃 추가하고 서로이웃 맺고...이게 싫어서 알라딘으로 넘어온건데, 지랄같이 알라딘이 따라하고 있다. 아....욕나올라한다!

 

 

3.

 

정말 몰랐는데, 이곳에서 내 글에 꽂혀 내 팬이 됐다고....오프 모임에서 누군가가 그랬다! (그 분은 알라딘 서재 유저도 아니다!!) 나는 글을 잘 쓰는 놈이 아닌데, 어째서 그런 이상한 반응을 보일 수 있냐고 하니, 그 분 왈, 비판적 정신(그리고 계속 논리적이라고..)이 돋보여서 그랬다고 한다. 아....정말 의도하지 않는 효과다. 이런 글을 좋아하는 분이 있다는 것도 신기할 뿐이거니와, 내가 쓴 글들이 정말 비판적이고 논리적인 글들인지 의심이 들게 했다. 다시 봐도 쓰잘데기 없는 문제제기만 한거 같은데...

 

어쨌든 사람들이 보는 시각은 천차만별인 것 같다. 뭐, 나도 블로그를 돌아다니면서 꽂힌 글들이 많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기에 이리도 멋진 글을 쓰는지 만나보고 싶은 적도 있었다. 급기야는 실행으로도 옮겨 만나 본 적도 있다. 그래서 블로그 글에 꽂힌다는 거가 어떤 느낌인지 모르는바는 아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내 글은 그리 좋은 글이 아니기에 공개적인 칭찬이 좀 민망하다. 기분이 나쁘지는 않지만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4.

 

지난 14일. 유니클로가 개장 10주년 기념 세일을 했다. 버스 환승 정류장 광고뿐만 아니라 사람들 손에 들려있는 유니클로 종이 가방을 보니, 유니클로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안 할수가 없었다. 2004년, 롯데가 처음으로 명동점을 오픈할 당시 야나기 회장은 우리나라에서 거의 모든 사람에게 유니클로 옷을 입힐 수 있다고 호언했었다. 당시, '회장 허세가 쎄다', '우리나라 옷 시장을 장 모르는 회장의 일갈'..정도로 치부했었다. 당시 언론의 논조가 이 비슷했다. 

 

그런데....요즘, 유니클로 매장을 보면 정말 무서울 정도로 점포들이 늘어나고 있다. 3년전보다 가격이 30% 정도 올랐는데, 매출은 꺽일 줄 모르는 기세다. 유니클로 타도를 외치며 론칭한 SPAO나 에잇세컨드 매출은 정말 처참할 정도다. 조금의 타격도 주지 못하는 듯하다. 근데, 정말 이들이 유니클로 타도를 목표로 하고 있긴 한지 의심스럽다. 품질도 그렇지만 가격 정책이 유니클로에 깨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유니클로는 거의 비슷한 옷을 계절별로 재탕한다. 아주 조금의 디자인만 변형할 뿐이다. 3년 전 골덴 바지나 현재 나온 골덴 바지나 똑같다. 3년 전 울 니트 카디건이나 현재 나오는 거나 그게 그거다. 현 시점에서 2-3개월 후에 4만원 짜리 바지는 1만원으로 떨어진다. SPAO나 에잇세컨드는? 절대 그럴일이 없다.

 

2주마다 계속 옷이 갈리는 건 좋다. 하지만 기본 디자인을 정하고 베이직한 옷들은 세일 폭을 크게해서 재고를 처리해야 어느 정도 가격 우위가 있을 거 같은데, 어찌된 영문인지 이들 우리나라 업체들은 30% 할인을 고수하는 것 같다. 기본 가격도 비싸거니와 세일 낙폭이 크지 않으니 계속 유니클로 옷들에게 밀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 지오다노 면바지 5만원씩 쳐받지 말아라. SPAO 기본 아이템 유니클로 따라하려면 원단 좋은 거 쓰고 가격 세일도 본받아라. 얍삽하게 흉내만 내지 말고!

유니클로 욕하지 말고 자정노력을 통해 제발 유니클로에 맞서는 경쟁력을 갖추도록 해라. 빈폴과 헤지스처럼 과대망상에 빠져 옷에 허세를 쳐바르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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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4-11-25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알라딘 서재의 변화가 많이 어색하네요. 마음에 안들어요;;

yamoo 2014-11-25 13:38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습니다. 가넷님!! 어색하고 마음에 안들고, 막 신경질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