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디지털 타임스]에<삼성, SW인력 3만5000명으로 늘린다>라는 기사가 떴다. 그런데 나는 이 기사를 오늘에야 봤다. 기사를 읽고, 삼성이 얼마나 눈가리고 아웅하는데에 탁월한지 다시 한번 느꼈다. 기사를 옮겨놓는다. 

삼성전자가 전체 연구개발(R&D) 인력 가운데 소프트웨어 인력 비중을 현재 50%에서 70%로 높여 총 3만5000명 수준으로까지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12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 회의에서 김진형 KAIST 전산학과 교수를 초청해 `왜 소프트웨어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듣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삼성측은 2만5000명의 SW인력을 3만5000여명 수준까지 늘릴 예정이고, 인력충원에 고충이 많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교수와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계열사 사장단은 소프트웨어 인력을 양성하는 대학과 기업 간 공급과 수요에 대한 불균형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국내 대학은 쓸만한 소프트웨어 인력을 공급하지 못하는 데다 학생들이 `대기업에 가면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인식 때문에 대기업 입사를 꺼리고, 벤처기업이나 게임업체 등을 선호하기 때문에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인도 등에서 인력을 데려오다 보니 인도인을 위한 별도 식단을 만들어야할 정도라는 언급도 강연에서 나왔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김 교수는 오히려 산업에서 이들 소프트웨어 인력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학생들이 관련 학과에 진학하지 않는 현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소프트웨어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하반기 공채부터 신입사원 채용 때 소프트웨어 직군을 별도로 뽑고 있으며, 여러 대학과 맞춤형 인재 양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앞서 이건희 회장은 지난 7월 말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열린 선진제품 비교전시회에서 소프트 기술과 S급 인재, 특허를 삼성의 당면한 3대 핵심 과제로 제시하면서 당장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구글이 모토롤라 인수를 전격 발표한 8월 중순 세트(완제품) 부문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IT 경쟁력을 강화하고 인력도 확충하고 M&A도 적극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이 회장은 "IT 파워가 삼성 같은 하드웨어 업체에서 소프트웨어 업체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IT 업계에서 급속한 파워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김 교수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우리나라 경쟁력이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그 원인으로 `활용과 투자가 저조하다'는 점을 꼽았다. IT 인프라는 강국이지만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소프트웨어가 지식산업임에도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며, 소유와 거래와 관련한 권리에 무지해 소프트웨어 사용권만 사놓고도 제3자에 배포ㆍ대여하는 일조차 일상화돼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사회가 바뀌지 않는 상황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이 잘 될 수 없으며,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모바일 부품 1위 생산국이고, 인터넷 모바일과 온라인게임 강국인 우리나라가 모바일 앱 분야에서는 글로벌 스타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진짜 웃긴다. 인원수만 늘리면 소트프웨어가 저절로 만들어지는 줄 안다. 삼성은 천재의 무덤이라는 건, 이미 언론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작년인가, 자살한 삼성 부사장은 ‘신소재’분야의 천재 중 한명이었다. 외국에서 유명하니 삼성이 데려다가 한 짓이 돈 듬뿍 주고 상품개발하라는 거였다. 물론 상품 개발하여 히트쳤다. 헌데, 계속 그럴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기술 개발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의 시간을 들여야 하는데, 삼성은 이런 걸 참지 못한다.

몇 주전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자, 안드로이드 플랫폼의 창시자 앤디 루빈이 사업 제휴를 위해 삼성을 찾았다 퇴짜 맞았다는 기사가 포털의 주요 뉴스로 다뤄진 적이 있다. 그때 루빈은 임원들의 경직적 사고에 놀랐다고 한다. 여기서 경직적 사고란 임원들의 수직적 구조, 그리고 개발자에 대한 경력 중시 경향이다. 어디 대학 나와서 뭘 했는지가 그렇게도 중요한가.

소프트웨어 개발산업은 자유로운 기업 문화에서 생겨난다. 우리나라 대기업과 같은 문화 속에서는 절대 소프트웨어 산업이 성장할 수 없다. 얼마 전 ‘정의 사회’에 대한 sbs 기획 다큐에서도 미국에서 성공한 한국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소개했었다. 그 청년 개발자의 말에 따르면 좋은 대학 출신에 경력이 없으면 한국 대기업들이 개발자들을 채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무엇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천시하는 기업풍토에 절망하여 도미를 결심했단다. 미국에서 그는 융숭한 대접을 받으며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확실히 미국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대우하는 나라다. ‘개발하려면 미국에 가라’는 구호가 생길 정도다. 구글은 전형적인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다. 전에 구글의 기업환경에 대한 기사가 소개 된 적도 있는데, 한 개발자는 아이디어를 위해 뭔 짓을 해도 모두 업무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진다고 했다. 자기는 툭하면 사우나에 가서 생각을 정리한다고 했다. 삼성 같은 기업에서 가당키나 한 일일까? 단언컨대 ‘자유’없이는 소프트웨어고 나발이고 없다.

삼성은 인원만 늘리면 소프트웨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굳게 믿는 것 같다. 참 안일하고 순진하다. 자기네들이 어떤 점에서 비판의 십자포화를 받는지 전혀 경청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삼성에 다니다가 나온 사람들이 여기저기 웹상에서 올리는 글들만 검색해도 삼성의 문제점은 여실히 파악되는데, ‘인재제일’만 외치고 기업문화를 바꿀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는다. 인재가 더 필요하다고? 더 뽑을 필요도 없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인식과 기업문화를 구글처럼만 바꾸어도 현재 있는 인원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그런 변화는 요원해 보인다. 왜냐하면 삼성이니까. 삼성은 다르니까. 문제점을 짚어줘도 전혀 들으려고 하지 않는 삼성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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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1-10-14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무님 말씀에 무조건 동의합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 모두 문제가 많겠지만,
삼성만큼 문제가 많은 기업은 또 없을 것 같습니다.

yamoo 2011-10-15 19:34   좋아요 0 | URL
근데, 그걸 알고도 모르는 척 하는 삼성이니 참 답답한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