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두려움과 떨림 : 변증법적 서정시 ㅣ 지만지 고전선집 348
쇠얀 키르케고르 지음, 임규정 옮김 / 지만지고전천줄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차례
서언
조율
아브라함께 드리는 찬사
문제제기
1. 토로하고 싶은 심정
2. 문제1: 윤리적인 것이 목적론적인 유보라는 것이 있는 것일까?
3. 문제2: 하나님께 대한 절대적 의무라는 것이 있는 것일까?
4. 문제3: 아브라함이 사라나 에리나나 이삭 앞에서 자기의 게획을 침묵에 붙여 버린 것을
그가 윤리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것일까?
끝맺는 말
부록
<두려움과 떨림>이 성립하게 된 유래- 에마누엘 히르쉬
키아케고어 평전- 루돌프 카스너
키아케고의 파토스론- 강학철
역자후기
대학교 2학년때인가..민음사에서 나온 키에르케고의 <두려움과 떨림>을 읽었던 적이 있습니다. 워낙 인상깊게 읽어서 인지 키에르케고르 하면, 항상 <죽음에 이르는 병>과 <두려움과 떨림>이 떠오릅니다.
당시 도서관에서 빌려보아서, 이 책을 사기 위해 동분서주 해봤지만 구할수가 없더군요. 민음 이데아 총서 시리즈 중 한권이었는데, 민음사 측에 문의를 해 보니, 절판이고 더이상 발행하지 않는다는 군요. 완전 실망~
할 수 없이 헌책방을 전전하면서 찾아 봤지만 헛수고. 그러다가 2007년 대구의 헌책방에서 우연히 발견해 냉큼 샀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애지중지하면서 생각나면 탐독하고 있지요.
<두려움과 떨림>은 크리스트교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과 그의 외아들 이삭과의 관계를 윤리적-종교적 실존의 영역에서 분석한 키에르케고르의 초기 작품 중 하나입니다. 이 작품은 후기 대표작인 <죽음에 이르는 병>과 함께 그의 실존 변증법적 사고 방식을 가장 알기 쉽게 안내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저작물입니다.
이 책의 처음을 펼치면 서론 다음에 '조율'이라는 장이 나옵니다. 성경 창세기 22장 1절부터 13절 까지의 내용인 아브라함에 대한 내용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의 믿음을 시험하시려고 그에게 말합니다. "네 사랑하는 외아들 이삭을 데리고 가서 내가 네게 지시하는 한 산에서 그를 번제로 나에게 바쳐라."
바로 이 내용은 어린 키에르케고르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나 봅니다. 그래서 어른이 된 키에르케고르는 다음과 같이 회고 하고 있습니다. "그는 어렸을 때에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어떻게 시험하였고, 아브라함은 어떻게 이 시험을 이기고 신앙을 지켜서, 기대와는 반대로 아들 하나를 다시금 얻었는가라는 저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었다"(p15)
'조율'에서는 이 황당한 명령을 받은 아브라함의 인간적인 면이 4가지 시각으로 드라마틱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꼭 짧은 단편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입니다.
이 후의 장인 '아브라함께 드리는 찬사'와 '문제제기'는 위 상황에 대한 키에르케고르의 실존적 논평입니다. 윤리적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위이지만 그리스도교적 실존에 따를 때 이 행위의 위대함이 드러난다고 설파합니다. 그리고 그 행위는 오로지 믿음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아브라함을 믿음의 조상이 되게 한 유일한 사건입니다.
이 책의 타이틀은 보시다시피 사랑의 변증법적 서정시라는 부제가 붙은 <두려움과 떨림>입니다. 책을 번역한 분은 아브라함의 믿음을 성경적으로 해석하여 이와 같은 타이틀을 붙인 것 같습니다.
빌립보서 2장 12절에 보면, "그러므로 나의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나 있을 때 뿐만 아니라 더욱 지금 나 없을 때에도 항상 복종하여,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 구절이 신앙인의 경건한 생활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한다면 <두려움과 떨림>이라는 주제 아래서 아브라함의 믿음은 다루어 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려움과 떨림>은 개신교 신학과 실존철학 및 실존주의문학의 원천적 사상이된 기념비적인 책이라고 합니다. 특히 이 책은 사르트르와 게오르그 루카치 등을 통해 실존사상의 입문서라는 격찬과 추천을 얻기까지 애독된바 있습니다.
[책에서]
현대에는 아무도 신앙에 머물러 있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그들이 과연 어디로 갈 것인가 묻는다면 아마 낯간지러운 일이 될 것이다. 이와 반대로 내가 사람마다 제각기 신앙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이는 거의 처세술과 교양의 표적이 되리라. p11
믿음을 갖지 않는 자들에게는 모방이란 가장 쉬운 일이다. 믿음은 모방을 곤란하게 한다. p43
철학은 신앙을 제공할 수 없고, 또한 제공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철학은 자기 자신을 이해해야만 하고, 자기의 능력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철학은 인간으로부터 아무것도 아닌 듯이 무엇을 빼앗거나 편취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 p48
사려 깊은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결코 잊지 않는다. p63
현재 이 책이 두 권 번역되어 출간되었습니다. 2007년 다산글방에서 임춘갑님의 역으로 <공포와 전율>(키에르케고 선집4)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고 2009년에는 지만지고전천줄에서 임규정님의 역으로 <두려움과 떨림>이라는 민음사판과 동일한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제가 읽은 책은 91년 출간된 민음사 이데아 총서 시리즈 중 44권째인 <두려움과 떨림>(강학철 역)입니다. 알라딘 DB에 목록이 없어 동명 출간서인 지만지고전천줄판에 할 수 없이 리뷰를 남깁니다~ 책 내용은 동일한 거 같아서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