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 꿈과 희망이 파닥거리는 행복한 섬 문학의 즐거움 52
권타오 지음, 장경혜 그림 / 개암나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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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람이네 식구는 할머니와 아빠, 그리고 가람이, 이렇게 세 식구랍니다. 엄마는 암으로 고생하다 돌아가셨죠. 엄마의 투병생활로 인해 가람이네 가정의 경제사정은 예전보다 나빠졌고요. 아빠는 시인이 꿈이었지만, 지금은 신문배달과 족발 배달 일을 하고 있답니다.

 

그런 가람에게는 혼자만의 공간이 있답니다. 힘들거나 지칠 때면 가게 되는 곳인데, 바로 그곳은 ‘그래도’라는 곳이랍니다. ‘그래도’는 섬이랍니다. 가람이가 주인인 섬이죠. 그럼 가람이는 부자라고요? 맞아요. 가람이는 부자랍니다. 돈이 많아 부자가 아니라, 마음이 부자랍니다. 가람이가 주인인 섬, ‘그래도’는 실제 섬이 아닌 가상공간이랍니다. 물론 실제 공간은 가람이네 집 다락방이고요. 이곳 다락방에 가람이는 ‘그래도’라는 이름을 붙였답니다.

 

힘들거나 지친 삶 속에서도, ‘그래도’ 희망을 다시 일구어낼 수 있는 그런 공간이랍니다. 그래서 ‘그래도’는 “꿈과 희망이 파닥거리는 행복한 섬”이죠. 무엇보다 이곳 ‘그래도’의 사방 벽에는 아빠의 시들이 붙어 있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시는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답니다. 아빠는 언젠가부터 시를 쓰지 않거든요. 과연 아빠의 새로운 시가 이곳 ‘그래도’에 붙는 날이 올까요? 그래서 가람뿐 아니라, 가람이네 아빠 역시 다시 꿈과 희망을 쓰게 될 날 말입니다.

 

가람이란 친구, 참 멋진 친구네요. 비록 좌절할 조건이 어쩌면 충분한 삶이지만, 그럼에도 좌절하기 보다는 언제나 활기차게 꿈을 키워나가는 모습, 너무 멋지네요. 게다가 우울한 모습이 아닌 언제나 밝고 씩씩한 모습으로 친구들에게 다가가는 그 모습은 더욱 멋지고요. 언제나 친구들을 돕는 삶의 자세도 그렇고요. 친구들의 고민, 친구들의 사정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도 아름답네요. 무엇보다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해나가는 자립심은 요즘 아이들에게서 쉽게 볼 수 없는 그런 모습이고요. 물질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작은 것에 감사하며 씩씩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참 멋스럽네요. 남들이 고물자전거라 놀려도, 그 자전거에 노란 페인트칠을 정성껏 하고 당당하게 친구들 앞에 서는 모습이 자랑스럽네요.

 

오늘 우리에게도 이런 ‘그래도’가 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힘겨운 삶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당당하고, 씩씩하고,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내 삶속에도 ‘그래도’를 만들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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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야, 너도 조심해
시게모리 지카 글.그림, 최용환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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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속에 등장하는 늑대란 녀석은 언제나 못된 캐릭터이곤 하죠. 뿐 아니라 우리의 생활 속에서도, ‘늑대 같은 사람’이라면 좋은 의도가 아닌 나쁜 의도로 말하는 거고요. 그런데, 정말 늑대는 나쁜 녀석일까요? 우리들의 선입견 때문에 늑대에게는 나쁜 이미지가 씌워진 것은 아닐까요?

 

바로 이런 각도로 접근하고 있는 그림책이 있네요. 『늑대야, 너도 조심해』란 책인데요. 이 책은 우리로 하여금 늑대에 대해 못된 이미지를 갖게 한 대표적 동화 3편의 내용을 믹스했네요. 바로 『늑대와 일곱 마리의 아기 염소』, 『빨간 모자』, 『아기 돼지 삼 형제』랍니다.

 

오늘도 늑대는 사냥을 나간답니다. 무서운 놈들을 조심하며 말이죠. 그런데, 여기 무서운 놈들이 누구일까요? 아기 돼지 삼형제를 만났는데, 무서운 녀석은 바로 막내 돼지죠. 막내 돼지는 동화 속에서 늑대를 펄펄 끓는 솥에 빠뜨렸거든요. 그런데, 막내 돼지 뿐 아니라 형들도 어쩌지 못한답니다. 이 녀석들이 3가지 재료로 커다란 집 하나만을 지었거든요. 셋이 사이좋게 살고 있고 말이죠. 자칫하면 늑대는 아기 돼지들에게 잡아먹히겠네요.

 

이번엔 아기 염소들을 만나네요. 그렇다면 누가 무서운 녀석일까요? 이 녀석들은 모두 무서운 녀석들이네요. 이젠 늑대를 두려워하지도 않는답니다. 왜냐하면, 늑대에게 잡아먹히면 늑대 배를 가르고 나오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염소들의 손엔 한결같이 가위를 들고 있네요. 이 녀석들을 잡아먹었다가는 늑대의 배가 남아나질 않겠어요.

 

이번엔 할머니 집으로 향하는 빨간 모자를 쓴 여자아이를 만난답니다. 그렇다면 빨리 앞서가서 할머니로 변장해야 할 텐데, 빨간 모자가 먼저 와 있네요. 왠지 더욱 영악해진 모습이고요.

 

늑대는 오늘도 그저 돼지에게 잡아먹히지 않고, 무사히 넘겨 다행이라고, 배가 갈리지 않았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잠자리에 든답니다. 꼬르륵 꼬르륵 소리와 함께 말이죠.

 

늑대, 알고 보니 참 불쌍한 녀석이네요. 남들에게 온갖 욕은 다 먹으면서도 정작 더 무서운 녀석들을 조심해야만 하는, 그리고 사냥에는 실패하기만 하는 불쌍한 녀석 말이죠.

 

이 동화는 선입견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네요. 여러 이유로 인해 우리 머릿속에 자리 잡은 선입견이란 녀석은 대단히 무서운 녀석이죠. 불쌍한 늑대를 흉악한 동물로 매도하니 말이죠. 우리 역시 누군가를 이처럼 선입견을 가지고 대하고 있진 않은지 돌아보게 되네요. 불쌍한 늑대가 과연 오늘은 사냥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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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도둑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37
로랑 수이에 외 지음, 프레데릭 필로 그림, 이성엽 옮김 / 지양어린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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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가장 기다려지는 날 가운데 하루는 바로 생일이죠. 생일만은 내가 온전히 주인공이 되는 날이기에 이 날은 어린 시절 작은 축제의 날이기도 하죠. 그런데, 그런 생일을 도둑맞는다면? 바로 그런 생일 도둑이 있네요. 빅토르란 괴물이랍니다.

 

빅토르는 아이들의 생일을 훔치는 능력이 있답니다. 잠든 아이들 곁에 다가가 살며시 생일을 빨아들이면 끝이랍니다. 이렇게 생일을 도둑맞은 아이들은 자신에게 생일이란 날이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아가게 된답니다.

 

그런데, 문제는 생일을 보낼 수 없기에 나이를 먹지 못하죠. 매일 같이 학교에 가서 공부만 해야 한답니다. 지겨운 공부는 공부대로 하지만, 나이를 먹지 못하기에 꿈도 없이 살아가게 되죠.

 

참 안타까운 일이네요. 어렸을 때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들을 갖게 마련이죠. 사실 빨리 어른이 되어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기 때문이지만요. 어쩌면 공부가 하기 싫어서일 수도 있겠고요. 그런데, 생일을 빼앗겨서 어른이 될 수 없다니, 그래서 언제나 공부만 하고 있어야 한다니, 이것도 참 슬픈 일이네요. 게다가 꿈을 이룰 수 없고, 그렇기에 꿈도 꿀 수 없는 삶이라니, 참 무서운 일이네요. 이 모든 일이 생일을 도둑맞았기 때문이란 접근이 참 참신하고 기발하네요. 비록 그 결과는 슬프지만요.

 

하지만, 생일 도둑인 빅토르가 왜 그토록 친구들의 생일을 도둑질 했는지도 생각해보게 되네요. 빅토르는 태어나서 한 번도 생일을 누려본 적이 없거든요. 그리고 선물도 받아본 적이 없고요. 이런 불행한 유년기가 빅토르를 그런 괴물, 생일도둑으로 내 몬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되네요. 그렇기에 끔찍한 괴물이지만, 그런 빅토르의 아픔, 눈물을 헤아리고 빅토르에게 인형을 선물할 줄 아는 마음씨 아름다운 바스티앙의 모습이 더욱 돋보이네요.

 

누군가의 아픔을 어루만질 수 있는 손, 그 손이 결국 행복을 다시 되찾게 되는 원동력이 되겠죠. 짧은 그림동화이지만, 색다른 발상과 아름다운 내용들이 돋보이는 작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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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오스트로 백작부인 - 최신 원전 완역본 아르센 뤼팽 전집 12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바른번역 옮김, 장경현.나혁진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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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르블랑의 아르센 뤼팽 전집의 12번째 책인 『칼리오스트로 백작부인』의 책장을 펼치자, 갑자기 이야기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이야기는 뤼팽이 비로소 뤼팽으로서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된 이야기다. 아직은 아르센 뤼팽이라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이름보다는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라울 당드레지라는 이름으로 활동할 20살의 젊은이에 불과할 때다. 라울은 사랑하는 여인 클라리스를 찾아 갔다가 미모의 여성이 지방 귀족들에게 끌려와 심문을 받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고, 더 나아가 이 여성이 살해당하는 계획을 알게 되면서, 이 여성을 구해준다.

 

그리고 라울과 이 여성 조제핀 발사모는 열정적인 사랑에 빠지게 된다. 과연 이 둘의 사랑은 어떤 모습으로 열매 맺게 될까?

 

이 이야기는 뤼팽의 첫사랑 이야기일뿐더러, 시기적으로 뤼팽의 첫 번째 모험 이야기이다. 이 사건을 통해, 라울은 뤼팽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게 된다. 뿐 아니라, 조제핀과 보마냥과의 대결을 통해, 라울은 이들의 뛰어난 재능 내지 사건을 대하는 자세 등을 배우게 된다. 그렇기에 조제핀 발사모와 보마냥은 뤼팽의 적이자 훌륭한 스승인 셈이다. 물론, 뤼팽은 이 둘을 뛰어넘지만 말이다. 뤼팽은 조제핀 발사모와 보마냥 두 그룹과 함께 감춰진 수도사들의 옛 보물을 찾는 일에 대결하게 된다. 이러한 대결을 통해, 뤼팽은 이 둘에게서 속임수나 심리전 등 필요한 것들을 배우게 될뿐더러, 이들과의 대결을 통해, 뤼팽은 감춰진 능력을 깨우게 된다. 아울러 조제핀은 뤼팽의 연인이자 서로를 증오하게 되는 적이 되기도 한다.

 

또한 이 12번째 이야기가 갖는 의의라면, 이 사건을 통해, 뤼팽은 가장 큰 가치관을 형성하게 된다. 바로 살인만은 안 된다는 가치관 말이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뤼팽은 조제핀과 결정적으로 어긋나게 된다. 조제핀은 뤼팽에게는 아닌 척 하지만, 실상은 살인에도 꿈쩍하지 않는 잔혹한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뿐 아니라, 이 사건을 통해 뤼팽은 또 하나의 모습을 갖추게 되는 데, 그것은 바로 조직의 리더가 되는 것이다. 뤼팽은 비록 개인의 뛰어난 재능을 통해, 조제핀과 보마냥 조직들과의 대결에서 나름 대등한 싸움을 싸워가지만, 그럼에도 뤼팽은 조직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됨으로 후에 조직을 만들게 된다.

 

아울러 이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칼리오스트로 백작부인이 밝힌 네 가지 수수께지 목록은 이 책의 기반이 되고 있는 칠지 촛대 비밀뿐 아니라, 3번째 책인 『기암성』의 배경이 되는 ‘프랑스 왕들의 보물’수수께끼, 그리고 9번째 책인 『서른 개의 관』의 배경이 되는 ‘보헤미아의 왕들의 묘석’ 수수께끼도 언급함으로 작가의 전편 이야기의 배경 설명도 해주고 있다.

 

뤼팽의 첫사랑의 광기어린 열정, 광기어린 사랑이야기를 엿볼 수 있으며, 뤼팽의 첫 번째 모험 이야기, 수사들의 감춰진 보물을 찾아 나선 뤼팽과 발사모, 보마냥의 경쟁이 이 책의 큰 볼거리다. 역시 뤼팽 시리즈는 한편 한편이 재미있을뿐더러 흥미진진한 모험이야기로 가득하다. 뤼팽의 첫 번째 모험이야기이기에 뤼팽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빠뜨릴 수 없는 소중한 책임에 분명하다. 이 이야기와 연관된 19번째 책인 『칼리오스트로 백작부인의 복수』 역시 기대된다. 물론, 다음 편 13편 역시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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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의 시계 종소리 - 최신 원전 완역본 아르센 뤼팽 전집 11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바른번역 옮김, 장경현.나혁진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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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스톤에서 완역 출간되는 아르센 뤼팽 전집의 11번째 이야기는 『여덟 번의 시계 종소리』이다. 레닌과 오르탕스가 겪어나가는 8개의 모험을 다루고 있지만, 실상은 이러한 8번의 모험을 통한 레닌과 오르탕스의 사랑의 모험 이야기이기도 하다.

 

오르탕스에게 반한 레닌은 오르탕스와 산책을 나가길 원하고, 그렇게 간 곳에서 20년 전에 벌어진 살인사건 현장을 목도하게 된다. 망루에서 발견된 오래된 남녀의 시신. 과연 이들에겐 어떤 사연이 감춰져 있는 것일까? 레닌은 그의 냉철한 추리력으로 이 사건을 재구성하게 됨으로 범인을 색출하게 된다. 그리고 이 사건의 계기로 레닌은 오르탕스에게 앞으로 3개월 동안 또 다른 7개의 모험(한 번의 모험은 이미 했으므로 도합 8개의 모험이다)을 함께 할 것을 요청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모험들을 통해, 오르탕스가 즐겁게 된다면, 마음을 받아 줄 것을 요청한다. 기한은 3개월 후 오래된 망루 그곳의 괘종시계가 여덟 번 울리기 전까지다.

 

이렇게 하여 레닌과 오르탕스는 8건의 사건들을 해결하게 된다. 물론 레닌이 해결하지만. 그러니 11번째 책인 『여덟 번의 시계 종소리』는 레닌과 오르탕스가 풀어가는 8개의 단편 추리소설을 모아놓은 것이라 봐도 무방하겠다. 짧은 8번의 사건 이야기들이 모두 흥미롭고 재미나다.

 

아무래도 이 책의 관심은 그렇다면 레닌 공작이 과연 누구냐 하는 점이 아닐까 싶다. 레닌이 과연 뤼팽일까? 물론 책의 시작 부분에서 이 여덟 개의 이야기들은 뤼팽이 자신의 친구 레닌에게서 들은 이야기라고 언급하고 있지만, 아마도 레닌을 뤼팽이라 보는 것이 무난하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여섯 번째 이야기인 「도끼를 든 여인」을 시작하며, 레닌 공작을 말하며, “아니, 아르센 뤼팽이라고 해야 할까?”라는 구절을 집어넣음으로 레닌이 뤼팽임을 암시한다.

 

뿐 아니라, 뛰어난 능력과 권위,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설득력. 여기에 모험보다 가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 자세. 뿐 아니라 사건을 추리하고 해결해나가는 뛰어난 방식들이 레닌이 바로 뤼팽임을 보여준다. 아마도 자신을 은근히 뽐내기를 좋아하는 뤼팽이 친구 이야기라고 에둘러 말하면서 자신의 모험담을 은근히 뽐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사실 레닌이 뤼팽인지 아닌지는 중요치 않다. 레닌이 오르탕스의 마음을 차지하기 위해 만들어 가는 8편의 추리모험이야기. 독자들은 이 신나는 모험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 레닌의 모험, 레닌의 활약을 그대로 즐기면 그만이겠다. 레닌공작과 함께 사랑도 챙기고 모험도 챙기는 신나는 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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