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림 2 - 게임명: 피어 잇셀프 스크림 2
제프 크리피 지음, 성세희 옮김 / 길벗어린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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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공포 영화의 계보를 잇는 시리즈 영화 가운데 <스크림>이란 영화가 있습니다. 공포 동화 스크림을 접하면서 아무래도 동명의 영화 시리즈를 먼저 떠올려보게 됩니다. 스크림역시 동명의 영화처럼 공포를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동화인 만큼 과한 느낌은 없습니다. 마치 <구스범스 시리즈> 비슷한 느낌이라고 하면 설명이 될 것 같습니다.

 

2권의 제목은 게임명: 피어 잇셀프>입니다. 제목에 동화의 큰 틀이 담겨 있는데요. 내용을 살펴보기에 앞서 먼저, 책이 소개하는 <공포 동화 정복하기!>를 살펴봅니다. 책은 공포 동화를 정복하는 방법으로 다음의 것들을 권하고 있습니다.

 

- 손전등 하나를 챙겨요.

- 불을 끄고 침대에 쏙 들어가 이불을 뒤집어써요.

- 책장을 조심스레 펼쳐요.

- 무서워도 손을 떨지 않고 모든 페이지를 읽어요.

- 무서워도 소리를 지르면 안 돼요!

- 무서워서 머리카락이 쭈뼛 서면.... 탈락!

 

여기에 한 가지 내용을 더 추가한다면, “모두가 잠든 새벽 시간 혼자만의 공간에서 읽어요.”를 추가하고 싶어요. 그럼 오싹함이 배가 될 테니 말입니다.

 

, 그럼 준비되었으면 공포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봅니다.

 

스케이트보드 타기를 좋아하던 에이든은 교통사고를 당한 후, 스케이트보드 타는 것에 두려움을 갖고 있답니다. 대신 컴퓨터 게임에 푹 빠져 있답니다. 부모님 역시 위험한 스케이트보드보단 안전한(?) 컴퓨터 게임이 더 낫다고 여깁니다. 아빠가 새로 사준 게임을 하는데, 뭔가 이상합니다. 게임 속 내용이 가상 같지 않고 실제 상황처럼 느껴진답니다. 게임 속 악령인 셰도우를 만난 순간 교통사고가 나던 순간의 공포를 떠올린 에이든. 이때부터 셰도우가 게임 속 가상의 존재로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심지어 게임 속에서 봤던 풍경들이 실제 공간에 나타나기도 하고, 교장 선생님이 셰도우로 변하는 환상을 보기도 한답니다.

   

 

게임에 너무나도 몰입했던 부작용일까요? 그런데, 주변에서 아이들이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에이든은 아이들의 실종사건 뒤에 게임 속 셰도우가 존재함을 알게 되고, 이에 절친 케이틀린과 함께 게임 속으로 들어갔다가 케이틀린마저 셰도우에게 붙잡히게 됩니다. 과연 가상과 현실을 구분할 수 없는 셰도우란 존재는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셰도우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요?

 

공포동화의 주인공은 언제나 조금은 겁쟁이가 안성맞춤인 것 같아요. 이번 동화의 주인공 에이든 역시 그렇답니다. 에이든을 괴롭히는 스티브란 아이는 마치 근육질 투사 같은 분위기인 반면, 에이든은 게임에 푹 빠져 있는 겁쟁이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런 겁쟁이가 공포에 직면하면서 도리어 공포를 이겨낼뿐더러 용기를 내어 세상을 구해내는 용사처럼 멋지게 성장하게 됩니다. 이것이야말로 공포동화가 어린이 독자들에게 주는 선물이 아닐까 싶어요. 공포를 딛고 용기를 내는 성장 말입니다.

  

  

여기에 자신을 괴롭히던 아이와 함께 협력하여 사건을 해결해나간다는 다소 뻔한 설정이 이야기를 끌고 갑니다. 어쩌면 뻔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과 현실을 오가는 공포, 그리고 공포를 먹고 성장하는 악령의 존재를 통해, 공포를 딛고 용기를 붙잡게 하는 이야기는 무더운 여름을 잠시 잊게 해주기에 충분합니다.

 

셰도우는 언제든 현실에 나타날 수 있다. 그것은 공포를 먹잇감으로 삼기 때문이다. 바다 속 상어가 피 냄새를 맡고 몰려들 듯 셰도우는 공포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나타난다. 그곳에서 공포를 느끼는 인간을 희생양으로 삼고, 공포의 힘으로 더욱 거대해진다. 셰도우는 벌레와 곤충을 조종할 수 있고 누구에게든 최면을 걸 수 있다.(86)

 

조심해야겠어요. 뭔가가 날 공포로 짓누르고 있다면, 그 공포를 이용하여 셰도우가 최면을 걸 수도 있을 테니 말입니다.

 

오늘 우리를 짓누르는 다양한 공포들은 삶 속에서 어떤 셰도우를 만들어 내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비록 공포가 우릴 움츠러들게 만들지라도 결국엔 용기를 품고 어떤 셰도우라 할지라도 이겨내면 좋겠어요. 스크림을 읽은 어린이 독자들이라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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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인간 윤봉구 2 : 버킷리스트 - 제5회 스토리킹 수상작 후속작 복제인간 윤봉구 2
임은하 지음, 정용환 그림 / 비룡소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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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스토리킹 수상작인 복제인간 윤봉구2권이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이야기의 제목은 버킷리스트입니다.

 

자신이 복제인간임을 알고 정체성의 혼란과 함께 갈등의 시간을 가졌던 윤봉구. 이번엔 또 다른 고민이 봉구를 뒤흔들어 놓습니다. 그건 바로 복제로 태어난 동물들은 정상적인 동물들보다 훨씬 수명이 짧아 빨리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겁니다. 이 사실을 알려준 아이는 얄미운 서준이란 아이입니다. 짧은 커트 머리에 차갑고 냉정한 캐릭터인 서준, 사내아이 이름을 가졌지만 알고 보면 예쁜 여자아이랍니다. 물론, 봉구에겐 너무나도 얄미운 녀석이고요. 우연히 봉구가 복제인간임을 알게 되면서, 복제인간은 빨리 죽는다며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얄미운 녀석이랍니다.

  

  

이렇게 자신이 일찍 죽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된 봉구는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 버킷리스트를 작성합니다.

 

1. 내가 만든 짜장면을 손님에게 팔아 본다.

2. 서울에서 가장 크고 손님이 많은 중국집에 가서 짜장면을 먹어 본다.

3. 엄마랑 형이랑 놀이공원에 간다.

4. 죽기 전에 멋진 사랑을 해 본다.

5. 유서를 쓴다.

 

과연 이 가운데 몇 개나 봉구는 해보게 될까요?

 

자신이 복제인간임을 알게 된 봉구이지만, 봉구는 자신의 꿈인 짜장면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합니다. 가족의 사랑 역시 의심치 않고요. 하지만, 여전히 자신은 진짜가 아닌 가짜라는 생각을 하곤 하네요.

  

  

하지만 정말 가짜일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비록 동화 속 봉구는 진짜 사람들과 달리 눈물을 흘리지 못하고 슬플 때마다 재채기를 한다는 설정으로 가짜임을 드러내지만 말입니다. 제 친구 중엔 트림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는 친구가 있답니다. 정말 그럴까 싶었는데, 이 친구는 탄산음료를 아무리 잔뜩 마셔도 트림을 하질 못하더라고요. 그럼, 이 친구도 가짜일까요? 물론, 절대 아닙니다. ‘진짜랍니다.

 

봉구 역시 복제를 통해 태어났다 할지라도 이미 진짜인간이랍니다. 그렇기에 감정이 있고, 자신이 원하는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기도 하죠. 사랑이란 묘한 감정에 빠지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봉구가 정말 자신의 버킷 리스트처럼 멋진 사랑을 하게 될까요? 만약 하게 된다면 그 상대는 누구일까요? 괜스레 제가 설레게 되네요.^^

 

흔히 속편의 저주란 말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동화 복제인간 윤봉구속편의 저주가 없답니다. 제 생각엔 2권이 1권보다 더 재미있게 느껴지거든요. 가슴 뭉클한 감동도 있고 말입니다. 앞으로의 이야기 역시 기대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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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구미호 블랙홀 청소년 문고 7
김태호 외 지음 / 블랙홀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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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집 이웃집 구미호는 특별한 책입니다. 우선 각 단편들은 모두 이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되거나, 존재할 수 없는 존재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귀신이 등장하고, 구미호가 등장하며, 좀비가 등장하기도 합니다(좀비를 퇴치하는 퇴마사와 비슷한 느낌을 갖는 죽지 않는 노인이 등장하기도 하고요.).

 

다섯 작가들의 서로 다른 느낌의 이야기들이 폭염에 시달리는 여름밤을 잠시나마 잊게 만들어 줍니다.

 

첫 번째 이야기 사라진 얼굴1등이 인생의 목표가 되어버린 아이들 이야기입니다. ‘이룸 기숙학원이란 곳에 들어가 1등이 되길 꿈꾸는 아이들. 아이들의 관심은 최연소 수능 만점자였던 수연이의 만점노트입니다. 수연과 같은 방 룸메이트가 되길 소원하는 아이들. 수연과 같은 방이 된 아이들은 처음엔 성적이 확 오르는데, 언젠가부터 정신적으로 문제를 겪게 됩니다. 어쩐지 수연이란 존재가 의심스럽답니다.

 

이야기는 1등을 위해선 자신의 얼굴이 사라져도, 자신의 이목구비가 사라져도 감수할 용의가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왜 하필 얼굴이 사라지는가를 생각해봤습니다. 그건, 1등을 위해선 봐야할 것을 보지 않고, 들어야 할 소리를 듣지 않는 아이들의 현주소를 상징하는 게 아닐까요? 아이들에겐 곁에서 함께 공부하는 아이들이 어떻게 되는 건 관심도 없습니다. 그저, 자신의 성적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오히려 나보다 성적이 좋은 아이가 떨어져나가면 자신에게 기회가 온다 생각하며 좋아합니다. 아니, 나보다 성적이 좋은 아이들에게 뭔가 일이 생겨 떨어져 나가길 바라는 아이들입니다. 이런 아이들의 모습이 어쩜 귀신보다 더 무서운 모습이 아닐까요? 아니, 아이들을 이런 상태로 몰아넣는 세상이야말로 귀신보다 더 무서운 존재가 아닐까요?

 

이웃집 구미호에서는 구미호가 등장합니다. 수호는 언젠가부터 혼자만 이상한 소리를 듣습니다. 남들은 듣지 못하는 이상한 소리. 병원에서는 이명이라 하지만, 수호에겐 실제 들리는 소리입니다. 결국 수호는 이 소리가 옆집에서 들려오는 소리임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옆집엔 너무나 예쁜 소녀 강미호가 살고 있었고요. 입술이 빨간 소녀 미호. 그런데, 미호에겐 감춰진 비밀이 있습니다. 미호는 다름 아닌 구미호거든요. 그런, 미호에게 감춰진 비밀은 또 있어요. 다름 아닌 아빠의 폭력으로 시달린다는 겁니다. 여러 차례 아빠가 바뀌었는데, 그때마다 아빠다운 아빠를 만나지 못하고 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미호. 그래서 더욱 애틋합니다.

 

이야기 속 구미호는 선한 마음으로 인간과 천 일을 살아야만 사람이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선한 마음을 품을 수 없게 만드는 인간들뿐입니다. 미호는 한 번도 온전히 천 일을 선사해준 아빠(새아빠)를 만난 적이 없습니다.

 

수호네 집 현관문 구멍으로 안을 들여다보다 수호와 눈이 마주진 미호의 빨간 눈동자를 상상하다 오싹했답니다. 그런데, 정말 오싹한 건, 인간이 되기 위해 선한 마음을 품고 살아가지만, 그런 구미호에게 선한 마음을 품을 수 없게 만드는 인간들의 모습입니다. 특히나 가정에서 폭력을 일삼는 자들의 모습이 머리를 쭈뼛쭈뼛 서게 만듭니다.

 

지박령 열차에선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던 청춘들이 나옵니다. 취직하고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해하던 청춘이었는데,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끊어야만 할 정도로 힘겨워 하던 직장생활이 못내 먹먹하게 다가오는 이야기입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그럼에도 자신을 기다릴 엄마를 향한 그리움, 미안함, 애틋함 등으로 인해 저승으로 떠나지 못하고 같은 곳을 순환하는 열차의 지박령이 되어 같은 곳만을 맴도는 영혼. 그 애틋함, 먹먹함이 오롯이 느껴져 눈물짓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소녀가 돌아올 때는 마치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읽는 느낌도 받게 합니다. 이사 간 새로운 집, 새 방에서 만나게 되는 귀신. 그 귀신에겐 세상을 떠날 수 없는, 아니 남아 있는 자들에게 외치고 싶은 경고의 음성이 있답니다. 그건 바로 미성년 성폭행을 행하고 영상을 찍어 퍼뜨림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들었던 원흉의 정체에 대해 외치고 싶은 겁니다. 이야기는 미성년 성폭력, 리벤지 포르노의 폭력성과 피해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아울러 범인을 잡아내는 통쾌한 결말은 덤이고요.

 

마지막 이야기 재차의를 찾아서는 토종 좀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 문헌에 재차의란 존재가 등장하는데, 이 재차의를 좀비로 해석하여 풀어나가는 이야기입니다. 역시 좀비에 관심이 많은 작가이기에 좀비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재차의란 나 여기 있다.’라고 하며 나타나지만 실재로는 있어서는 안 되는 존재들을 가리킵니다. 소설 속 주인공은 이들 재차의(좀비)들을 그들이 있어야 할 죽음의 공간으로 몰아넣게 됩니다. 이런 이야기를 통해, 혹 오늘 우리에겐 이런 행위가 있는지. 없다면, 혹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있어서는 안 되는 존재들로 가득한, 자신의 의지나 생각이 아닌 그저 좀비들로만 가득한 세상은 아닌지를 돌아보게 합니다.

 

다섯 이야기 속엔 모두 우릴 오싹하게 하는 존재들이 등장하는데, 정말 오싹한 존재들은 누구일지를 묻게 됩니다. 오히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존재들은 대체로 연민을 품게 합니다. 그렇다면, 이들 귀신이나 구미호 등이 이 세상에 있어서는 안 되는 존재들이 아닙니다. 귀신이 아니지만, 구미호도 아니지만, 멀쩡한 인간이지만, 있어서는 안 되는 존재들이 이 세상엔 가득하고, 그들로 인해 세상은 더욱 혼란스러워지고 있는 건 아닌지 묻게 됩니다. 진짜 오싹한 존재들은 어쩌면 내 곁에 있는 사람일 수 있다는 것, 이 사실이 등골을 시원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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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걸스 4 - 어린 스파이에게 불가능이란 없다 스파이 걸스 4
앨리 카터 지음, 김시경 옮김 / 가람어린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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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를 양성하는 비밀스러운 학교, ‘갤러허 아카데미에 다니는 소녀들 이야기 스파이 걸스4권이 나왔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어린 스파이에게 불가능이란 없다랍니다. 뭘 하기에, 불가능이란 없다는 걸까요? 책속으로 잠시 들어가 봅니다.

 

비밀스러운 조직 캐번 서클에 의해 위협받는 주인공 소녀 케미는 이번에 또 다른 멘붕 사건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그건 학교에서 많은 학생들에게 사랑받고 신뢰받던 선생님인 솔로몬 선생님의 또 다른 얼굴을 알게 된 겁니다.

 

알고 보니 솔로몬 선생님이야말로 캐번 서클의 조직원이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케미의 아빠를 죽게 한 장본인이라고 합니다. 이로 인해 정보기관들에 의해 추격 받는 솔로몬 선생님. 수많은 감시를 뚫고 선생님이 케미를 찾아와 알 수 없는 이상한 이야기를 하고 사라집니다. ‘비둘기를 따라가라.’고 말입니다.

 

믿었던 선생님의 또 다른 얼굴을 알게 된 케미는 멘붕에 빠지게 됩니다. 여기에 솔로몬 선생님의 후배이자, 케미의 마음을 훔쳐갔던 잭, 잭의 정체는 뭘까요? 생각해보면, ‘캐번 서클이 등장하는 장소엔 언제나 잭이 있었는데, 과연 잭을 믿어도 좋을까요? 아님, 잭 역시 캐번 서클의 숨겨진 조직원인 걸까요? 사실, 잭의 경우, 앞에서도 계속하여 그 진정한 신분에 대한 의심을 품게 하는 분위기였는데, 정말 의심스러운 걸까요?

 

그런데, 잠깐! 솔로몬 선생님이 그렇게 나쁜 악당이자, 이중 스파이였다면 왜 위험을 무릅쓰고 케미를 찾아왔던 걸까요? 과연 선생님이 전해준 이상한 말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요?

 

스파이란 존재는 언제나 위장이 일상이게 마련입니다.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닌, 진실에 대한 의심을 품게 하는 존재가 스파이입니다. 소설은 이러한 스파이의 맹점을 파고들며, 과연 진실이 뭘까 하는 의심을 품게 함으로 재미를 끌어냅니다. 여기에 아직은 숙련되지 않았지만, 언제나 주인공들이 그렇듯, 숙련된 스파이들을 대상으로 작전을 하게 되는 주인공들의 활약이 돋보이고요. 이번 이야기에서는 소녀들의 활약이 더 본격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는 완성된 스파이들을 만나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제목이 어린 스파이에게 불가능이란 없다가 아닐까요?

 

또한 이번 이야기를 통해, 앞에서 계속 의심케 했던 잭의 진실에 한 걸음 다가가게 됩니다. 아울러 케미의 아버지 죽음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진실에도 말입니다. 그리고 의심을 잠재우며 언제나 신뢰할 수 있는 상대, 영원한 우군이 있음도 알게 되고요.

 

누구도 믿을 수 없으며, 믿어서도 안 되는 스파이의 자리.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신뢰하며 자신의 등 뒤를 맡길 수 있는 친구들이 있고, 친지들이 있음이 <스파이 걸스 시리즈(‘갤러허 걸스 시리즈’)의 또 하나의 반짝거림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진실을 의심해야만 하는 자리에 있는 스파이들이지만, 그럼에도 진실은 언제나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죠.

 

하나의 진실, 그 장막을 걷어낸 이번 이야기 이후로는 또 어떤 사건과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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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지 게임 - 저학년을 위한 동화
최은영 지음, 김민준 그림 / 예림당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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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울적하고 답답할 때, 무엇을 하면 막힌 스트레스가 확 풀릴까요? 지금은 흔치 않게 되었지만, 예전엔 곳곳에 두더지 게임이란 오락기가 있어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100원짜리 동전 하나 넣고, 이곳저곳에서 튀어 오르는 두더지를 망치로 쾅쾅 두드리다보면, 이마엔 땀방울이 맺히고, 팔은 뻐근한 느낌이 오지만, 이와 함께 어느 샌가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을 갖게 해주는 게임이었습니다.

 

최은영 작가의 신작 동화 두더지 게임은 바로 이 게임을 모티브로 전개되는 동화입니다.

  

  

두원이는 요즘 답답한 일이 많습니다. 동생이 자꾸 말썽을 피우는데도 할머니는 동생편만 듭니다. 동생 때문에 교과서를 빠뜨리고 가 선생님께 꾸중을 들기도 합니다. 수지 역시 자꾸 두원에게 시비를 거는데, 그 일로 자꾸 두원이만 혼을 나게 됩니다. 그러니 더욱 답답하기만 합니다.

 

답답함을 풀어보기 위해 집에 돌아가는 길에 빽 소리를 질러보지만, 그래도 풀리지 않습니다. 여전히 답답하기만 합니다. 그런, 두원에게 이상한 할아버지가 나타나, ‘두더지 게임한 번 해보라 권합니다. 처음엔 이게 무슨 구닥다리 게임인가 싶었지만, 해보니 가슴이 시원해집니다. 그래서 더 하고 싶다고 하자, 할아버지는 두더지 마을에 두원을 초대합니다.

 

과연 두더지 마을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처음 본 이상한 할아버지를 믿고 두더지 마을에 가도 되는 걸까요?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을 무시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나도 몰래 아이들의 생각을 존중하지 않고 내 생각을 강요할 때도 있습니다. 아이들의 고민쯤, ‘쪼그만 것이라는 생각으로 무시해버릴 때도 있고요. 동화 두더지 게임을 통해, 그런 생각을 먼저 반성해보게 됩니다.

 

두원이는 물론 어른들 보기에 쪼그만아이에 불과하지만, 자신의 생각이 있고, 억울한 자신의 입장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어른들 때문에 답답하기만 합니다.

 

또한 어른들은 자꾸 하지 말라는 것만 만들어냅니다. 뭘 그리 해서는 안 되는 것들만 가득한지. 때론 마음껏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때론 마음껏 떠들어도 좋고. 때론 마음껏 뛰어도 좋고. 때론 마음껏 낙서해도 좋은 그런 공간, 시간이 주어진다면. 동화를 보며, 나 역시 어쩔 수 없는 어른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더 답답하게 만들고 있음에 반성하게 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답답함을 풀 건강한 탈출구, 각자만의 두더지 게임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어쩜 두더지 게임으론 부족하고, ‘두더지 마을이 필요할 만큼 우리 아이들이 답답함에 짓눌려 있는 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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