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에서 숲까지 식물의 마법 여행 1 - 권오길 박사님의 생명일기 씨앗에서 숲까지 식물의 마법 여행 1
권오길 지음, 황경택 그림 / 지구의아침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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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 교수의 어린이들을 위한 식물 이야기책이 출간되어 읽게 되었습니다. 씨앗에서 숲까지 식물의 마법 여행이란 제목의 책인데, 2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작가의 말을 통해, 이 책이 어린이들로 하여금 먼 곳에 있는 과학이 아닌 가까운 과학, 생활 속 과학, 쉬운 과학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길라잡이가 되었으면한다고 말합니다.

 

우리 역시 살기 위해선 뭔가를 먹고, 숨을 쉬어야만 합니다. 식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바로 그 내용 식물은 어떻게 살아가는지부터 책은 시작합니다. 이어서 식물을 구분하는 방법, 식물의 잎 줄기 뿌리 가운데 잎에 대해서 1권은 이야기합니다.

 

과학과목 가운데 식물에 대해 어린이들이 배우게 될 중요한 내용들이 책 속에 모두 친절한 설명과 함께 담겨 있습니다. 책을 따라 쭉 읽어 나가다보면 자연스레 이런 내용들이 이해가 되고, 익숙해지게 됩니다. 잎이 잎맥은 쌍떡잎식물과 외떡잎식물이 어떻게 다른지. 잎에서는 식물이 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작용(광합성과 증산작용)이 어떻게 일어나게 되는지. 또한 잎이 줄기에 붙어 있는 모양으로 마주나기, 어긋나기, 돌려나기, 뭉쳐나기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는 것 등등 이외에도 다양한 정보를 알게 됩니다.

 

이런 내용을 통해, 과학적 지식을 배우게 될뿐더러, 주변에서 만나게 될 식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는 만큼 관심을 갖고 관찰하게 될 테니 말입니다. 책을 읽고 난 후, 마당 식물의 잎을 살펴봤어요. 그랬더니, 찔레와 국화는 어긋나기, 개나리는 마주나기더라고요.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쳐 버렸던 식물의 잎 모양에 대해 아이들과 함께 나누는 것도 즐거운 소득이 되었습니다.

 

또한 다양한 실험을 직접 해볼 수 있도록 제시하고 있음도 좋습니다. 집에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쉽게 할 수 있는 실험들이기에 주말에 해보면 좋을 것 같아, 몇 개의 실험은 꼭 해봐야지 싶답니다.

 

, 1권에서는 대나무는 과연 나무인지, 풀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기도 합니다.

 

씨앗에서 숲까지 식물의 마법 여행을 통해, 무엇보다 식물에 대한 사랑이 깊어지는 마법 여행이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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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과학상식 : 가상 현실.증강 현실 퀴즈! 과학상식 77
도기성 지음, 민준홍 감수 / 글송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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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글송이에서 출간되고 있는 <퀴즈! 과학상식 시리즈>은 어린이들의 과학상식을 풍성하게 해줄 좋은 내용들로 채워져 있는 학습만화 시리즈입니다. ~ 벌써 77번째 책이 나왔네요. 이번 책 제목은 가상현실 증강현실입니다. 말 그대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에 대해 친절하게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쉽고 재밌는 스토리텔링 과학을 지향하는 만큼, 학습만화로 되어 있어 딱딱하지 않고 보다 쉽게 과학적 내용들과 가까워질 수 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물론, 전체적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스토리를 가지고 진행되는 건 아니기에 재미 면에 있어서는 조금 부족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대신 알찬 과학적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이런 부족함을 상쇄하고 남습니다.

  

  

책을 통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이 어떻게 다른지를 확연하게 알 수 있습니다. 각각의 개념을 확실히 잡아주며, 원리는 무엇인지, 장비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등을 알려줍니다. 현재 VR, AR의 수준이 어느 정도에 이르렀는지. 아울러 이것들은 실생활 속에서 어느 분야에, 어떤 식으로 실제 적용되고 활용되고 있으며, 장차 어느 수준까지 발전하고 적용될 것인지 등도 친절하게 하나하나 알려주고 있습니다. 흔히 오락적인 부분, 게임과 같은 내용을 먼저 떠올리곤 하지만, 과학, 의학, 관광산업 등에 얼마나 유익하게 사용될 수 있는지를 알고는 입을 떡 벌렸답니다.

  

  

무엇보다 이번 내용에 있어서는 거의 대부분의 내용들을 관련검색어를 제시해줌으로 유튜브에서 검색하여 동영상을 함께 봄으로 이해를 돕고 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어린이 독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학습만화이지만, 부모님이 보기에도 부족함이 없습니다(아이들에게 뒤처지지 않으려면 사실 부모님이 먼저 봐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른인 저 역시 이 책을 통해, 미처 정확히 몰랐던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에 대해 하나하나 차근차근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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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권일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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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미로관이다.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세 번째 책은 미로관의 살인이다. 기인 건축가 나카무라 세이지가 설계한 기이한 건물들, 이번엔 미로관이다. 책 속에 미로관의 도면이 나오는데(물론, ‘관 시리즈의 모든 책은 이 도면이 나온다.), 도면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정말 이런 건물 하나 있어도 좋겠다는 터무니없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괜히 집안에서 길 잃어버리고 울려고.^^

 

이번 미로관의 살인작품 속에 작품이 들어 있는 액자 구조의 형태를 띠고 있다. 시마다 앞으로 책 한 권이 도착한다. <미로관의 살인>이란 제목의 책. 저자는 시시야 가도미다. 시시야 가도미가 관 시리즈에서 드디어 등장한다. 과연 시시야 가도미는 누구일지.

 

이렇게 작품 속의 작품인 <미로관의 살인>이 시작된다. 표지부터 책 본문, 그리고 마지막 서지까지. 구색을 다 갖추고 있는 책 속의 책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이렇게 시마다에게 전달된 <미로관의 살인>은 이제는 절필한 한 노년의 작가(요즘으로 생각하면 노년도 아니다. 환갑 기념 파티를 하니 말이다. 요새에 환갑은 새로운 청춘의 시작이니 말이다.)가 자신의 환갑을 기념하여 추리 작가 네 사람, 평론가, 편집자(부부동반), 그리고 추리소설 마니아인 시마다 기시요를 초청한다.

 

그런데, 41일 만우절에 모인 환갑 기념 파티, 그 자리에서 손님들을 경악케 한 소식을 듣는다. 초대한 주인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만우절에 들려온 거짓말 같은 소식, 게다가 자살한 노 작가는 자신의 유산 가운데 절반을 걸고, 자신의 제자 격인 네 사람의 작가들이 미로관에서 단편소설을 써 그곳에 있는 또 다른 손님, 평론가, 편집자, 그리고 소설 마니아, 이렇게 세 사람의 심사로 우승자를 뽑게 한다는 것. , 등장인물은 현 미로관에 있는 인물들로, 피해자는 작가 본인으로 한 작품을 써야 한다. 과연 이들은 주어진 시간 안에 작품을 완성 시킬 수 있을까?

 

미로관에서 머무는 첫 날 밤,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다. 네 사람의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 끔찍한 모습으로 살해 된 것. 게다가 그 모습은 작가 본인이 적어놓은 작품의 내용과 일치하는 상황. 과연 누가 범인인 걸까? 무엇을 노리고?

 

솔직히, 처음 대목부터 범인으로 의심스러운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작품 속 작품<미로관의 살인>에서의 그 범인은 예상대로였다(물론, 범인에 대해 스포일러를 하진 않겠다.). 그런데, 아뿔싸! 작가가 호언장담 하듯, 진범은 따로 있었다. 작심하고 독자들을 속인 작가에게 한 방 맞았다. 본격추리소설은 소설 속에서 범인이 밝혀지기 전, 범인을 나름 추리하고 맞추는 재미도 있지만, 이처럼 의외의 범인이 밝혀지고, 찬찬히 생각해보면, 범인에 대한 나름의 힌트들이 감춰져 있었음을 발견하는 재미는 더 쏠쏠하다.

 

여기에 이번 사건에서 또 하나의 재미는 시시야 가도미가 누구인가 하는 점이다. 역시 여기에도 트릭이 감춰져 있다. 독자를 속이기 위한 트릭이 말이다. 당연히 시시야 가도미가 누구일 것이라 처음 외피부터 추측했었는데, 정작 마지막 외피에서의 돌아가는 품새에 멘붕.^^ 머릿속에 누구일 것이라 예상했던 인물이 시시야를 만나 식사를 하는 장면에선 순간 멘붕이... 그러다, 아하~ 하게 만든다. 역시 작가가 작심하고 속이면 속을 수밖에. 이렇게 속는 재미가 있다.

 

이 작품, 미로관의 살인이 출간된 것이 1988년이니, 벌써 30년 전의 작품이다. 게다가 요즘은 사회파 미스터리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본격미스터리 작품이다. 하지만, 결코 이상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물론, 당시에는 최첨단 기기여서 작품 속에 등장한 플로피 디스켓의 경우 이제는 사라져버렸다는 시대적 간극을 느낄 수도 있지만 말이다. 오히려 당시대를 떠올려보게 하는 즐거움도 있는 대목이다. 아무튼 본격미스터리 소설은 여전히 재미나다.

 

작가의 작품을 네 권 째 읽었는데, 이번엔 또 다른 묘한 매력이 있다. 얼른 관 시리즈 네 번째 작품인 인형관의 살인을 펼쳐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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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면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박수지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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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야츠지 유키토의 기면관의 살인을 읽었다. 지금은 절판되었지만, 마침 재정가 도서로 판매되기에 구입해두고 잊었던 책. ‘관 시리즈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첫 번째 책인 십각관의 살인을 재미나게 읽었던 터라 수차관의 살인과 함께 구입해둔 책이다.

 

알고 보니 이 책 기면관의 살인은 작가의 관 시리즈’ 9번째 작품이다. 첫 번째 이야기와 두 번째 이야기(수차관의 살인)를 읽은 후, 건너 뛰어 현재까지는 마지막인 작품을 읽은 셈이다. 그랬기에 이 책에 대한 평가가 본격추리소설로의 복귀라는 말에는 다소 공감하지 못하고 책을 읽었다. 건너 뛰어 읽은 나에겐 여전한 본격추리소설의 맛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기에.

 

관 시리즈는 건축가 나카무라 세이지가 건축한 기이한 건물들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다. 독특한 외양이나 형태, 뿐 아니라 비밀 통로로 비밀의 방 등을 만들어 놓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기인 건축가가 만든 다양한 , 이번엔 기면관이다. ‘관 시리즈가 처음 발표된 이후(십각관의 살인, 1987년 발표), 9번째 작품인 기면관의 살인(2012)25년 만에 발표되었다고 한다. 열 개의 관 시리즈를 생각한다는 작가, 과연 열 번째 이야기는 언제 만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추리소설 작가인 시시야 가도미는 동료 작가이자 후배인 휴가 교스케에게서 이상한 제안을 받게 된다. 후배 작가 휴가가 초대받은 모임에 시시야가 대신 참석해 줄 것을 요청받은 것이다. 그것도 휴가 인 척 하면서 말이다. 마침 둘의 외모가 도플갱어라 말할 정도로 비슷하여 사람들이 혼동할 지경임을 이용한 것인데, 이런 이상한 요청에 시시야는 승낙한다. 모임이 열리는 장소가 다름 아닌 기면관이기에, 시시야가 관심을 갖고 있는 나카무라 세이지가 설계한 장소이기에 말이다.

 

그곳 기면관에서 열리는 모임은 주인 가게야마 이쓰시가 또 하나의 자신을 찾으려는 모임이다. 또 하나의 자신이 나타나면 행운을 가져올 것이라는 가문의 체험과 전통에 따라 또 하나의 자신을 찾는 것. 이때 규칙이 있다. 참가자들은 모두 가면을 써야 하는 것.

 

모임 첫 날 밤을 보낸 후, 모임의 주관자인 기면관의 주인이 죽었다. 목이 잘려 사라지고, 열 손가락이 잘려나간 채. 또 하나 이상한 점은 참석한 여섯 명 모두 밤사이 자신들의 가면이 씌워졌고, 가면을 벗는 열쇠가 사라졌다. 때늦은 폭설로 고립된 외딴 곳의 기면관. 전화마저 망가뜨려져 외부로 연락할 수도 없는 상태의 고립된 공간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주관자는 시체로 발견되고 참석한 자들은 가면을 벗을 수 없는 괴이한 상황, 주인공 시시야 가도미는 이 이상한 사건의 범인을 찾는 추리를 펼쳐 나간다. 범인은 누구일까? 의문의 살인사건에서 왜 머리가 잘렸는지, 그리고 왜 손가락이 잘려나갔는지, 아울러 참석한 6명의 얼굴에는 왜 가면이 씌워져 잠겨버렸는지. 사실 미지의 범인이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 가면을 통해 감추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등은 그리 어렵지 않게 밝혀질 수 있다. 소설 속에서도 역시 이 부분은 그리 어렵지 않게 밝혀진다. 하지만, 가면으로 얼굴이 가려진 상황에서 범인이 누구인지를 밝혀내는 것은 쉽지만은 않다. 과연 시시야 가도미는 어떻게 범인을 밝혀낼 수 있을까? 이 과정이야말로 소설의 진가를 담고 있지 않을까 싶다.

 

관 시리즈는 순서 없이 읽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왕이면 1권부터 읽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특히, 이번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시시야 가도미의 경우, 앞에서 벌어진 모든 사건들에 참여한 것으로 여러 차례 언급되는데(특히, 수차관의 살인사건), 수차관의 살인사건을 읽고, 연달아 이 책을 읽었는데, 수차관의 살인사건에는 시시야 가도미가 등장하지 않는데, 그래서 더 궁금했다. 그래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3권인 미로관의 살인을 읽어보니, 시시야 가도미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그러니, 이왕이면 차례대로 읽으면 더 좋겠다.

 

기면관의 살인은 본격추리소설이다. 이 책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암흑관의 살인같은 고딕 취미나 기괴 환상 취미는 되도록 줄이고 시리즈 초기의, 예를 들어 미로관의 살인처럼 어떤 의미로는 놀이에 가까운 경쾌한 퍼즐 맞추기를 이쯤에서 하나 내고 싶기도 했습니다.(작가 후기에서)

 

작가가 작심하고, 퍼즐 맞추기와 같은 본격추리소설로 쓴 작품인 만큼, 본격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선물과 같은 작품이 아닐까 싶다.

 

아야츠지 유키토란 작가의 작품을 뒤늦게 읽고 있지만, 참 매력적인 작가다. 특히, 본격추리소설로서 너무 매력적이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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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을 향해 쏴라 이카가와 시 시리즈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임희선 옮김 / 지식여행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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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작품을 대여섯 권 읽었는데, 어쩌다 보니 모두 연작단편소설이었다. 그래서 작가는 장편보다는 연작단편소설을 주로 쓰는 줄 알았다. 그러던 차 얼마 전 작가의 데뷔작인 밀실의 열쇠를 빌려 드립니다를 읽었다. 데뷔작이 장편소설인줄 그 때에야 알았다. 그리고 얼마나 매력적인 본격추리소설인지도. 더 기분 좋은 건, 밀실의 열쇠를 빌려 드립니다부터 시작되는 <아카가와 시 시리즈>가 여러 권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이렇게 매력적인 본격추리소설이 시리즈로 여러 권 있다니. 행복한 비명을 지르며, <아카가와 시 시리즈>에 대한 궁금증을 달래기 위해 몇 권을 찾아 읽게 되었다.

 

먼저, 밀실을 향해 쏴라. 이 작품은 <아카가와 시 시리즈> 두 번째 작품으로 2002년에 발표된 작품이다. 데뷔작인 밀실의 열쇠를 빌려 드립니다역시 2002년 작품인 것을 생각한다면, 데뷔작 이후 곧장 발표된 작품임을 알 수 있다. 본격추리소설의 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으며,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한 미스터리를 맛볼 수 있는 소설이다.

 

1편에서 살인용의자로 몰려 궁지에 몰렸던 도무라 류헤이와 사립 탐정 우카이(류헤이의 전 매형이다.), 이 두 콤비가 역시 주인공이다. 여기에 1편에서 사건이 벌어졌던 낡은 아파트의 젊은 여사장이었던 니노미야 아케미가 그 낡은 아파트를 처분하고 새로운 빌딩을 구입했다. 바로 우카이의 탐정사무소가 세 들어 있는 빌딩을. 이렇게 아케미는 우카이와는 건물주와 세입자라는 관계로 얽히게 되는데. 의도치 않게 의뢰인이 찾아온 자리에서 탐정과 직원으로 소개되는 바람에 계속 탐정사무소 업무에 이런저런 모습으로 개입하게 된다. 그래서 탐정 사무소 측 인원은 대외적으로는 탐정 우카이, 제자 류헤이와 아케미, 이렇게 세 사람이 사건 속으로 관여하게 된다.

 

여기에 또 다른 콤비가 등장한다. 바로 형사 콤비다. 스나가와 경부와 시키 형사가 그들이다(역시 1권에서도 등장했던 인물들이다.). 이렇게 탐정 콤비와 형사 콤비의 대결이 재미나게 펼쳐진다. 솔직히 우카이 탐정의 판정승이다(아니, 이 정도면 KO 승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반면 형사 콤비는 마치 덤 앤 더머 콤비 같다.

 

사건은 덤 앤 더머 형사 콤비가 범인을 검거하려다가 의도치 않게 범인이 총기를 제작함을 알게 되지만, 눈앞에서 권총 한 자루를 잃어버리며 시작된다. 얼마 후 해변에서 총상을 입은 노숙자 시신을 발견하게 되고. 이 노숙자의 지갑에서 우카이 모리오 탐정사무소전화번호가 발견된다. 이렇게 해서 또 다시 경쟁관계에 있는 탐정과 형사 콤비가 얽히게 된다.

 

탐정 우카이는 제자(류헤이) 덕에 지역 유지인 주죠지 주죠(주죠지 식품의 창업자)에게 명탐정으로 알려지게 되고, 명탐정에 걸 맞는(?) 의뢰를 맡게 된다. 다름 아닌 주죠지 주죠의 손녀 사위감으로 저울질 하는 세 청년들의 뒷조사. ~ 명탐정인지 흥신소 직원인지 구분이 가지 않지만, 밀린 세를 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

 

이렇게 해서 사건조사를 완수한 탐정 우카이와 조수 류헤이는 주죠지 저택에 조사 보고 차 방문하게 되고, 그곳에서 의도치 않은 살인사건과 만나게 된다. 저택에 모여 있던 신랑감 후보 셋 가운데 하나가 총에 맞아 죽고, 저택의 보디가드가 팔에 총상을 입은 것.

 

범인은 흰 옷에 가면을 쓴 괴한인데,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던 가운데 사라졌다. 절벽 방향으로. 범행이 저질러진 장소는 저택 앞 편이 절벽이기에 일종의 밀실 상태. 과연 범인은 누구이며, 어디로 사라진 걸까?

 

역시 본격추리소설의 최애 소재인 밀실이 등장한다. 오픈된 공간이지만 밀실과 다름없어 공중밀실이라 지칭하게 되는 밀실. 이번 사건에서는 류헤이의 활약, 탐정으로서의 성장도 돋보인다. 물론, 사건의 모든 것을 해결한 것은 아니지만, 범인이 누구인지는 정확하게 짚어냈다. 자신이 관찰한 몇몇 단서들을 조합하여 말이다. ~ 이제 류헤이도 명탐정으로 급성장하는 걸까? 그건, 두고 볼 일이다.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냈는데, 더 꼬이게 된다. 왜냐하면, ‘공중밀실속에서 사건이 진행될 당시 범인은 저택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야에 있었기 때문이다. , 모든 사람들의 증언으로 범인은 범인이 아닐 수밖에 없다. 과연 어떤 트릭이 감춰져 있는 걸까?

 

이 트릭은 탐정이 해결해 낸다. 역시 이런 점은 명탐정임을 입증하는 모습이다. 범인이 범인임을 입증하기 위해선 총성 알리바이의 비밀을 풀어야 한다. 소설이 시작되며 잃어버렸던 권총 한 자루. 권총에 남은 총알과 총성이 울릴 당시 저택에 있던 자들의 위치 등을 꼼꼼하게 살펴야 하는데, 여기에는 범인의 의도적인 트릭이 감춰져 있다. 이 트릭을 밝혀내야 한다. 물론, 우리의 명탐정은 멋지게 해결해 내지만 말이다.

 

여기에 또 한 가지 범인은 왜 노숙자를 죽여야 했으며, 신랑감 후보 가운데 하나를 죽여야만 했을까? 그 범행 동기를 찾아내고 밝혀내는 것 역시 흥미진진하다.

 

소설에서 빠뜨릴 수 없는 재미는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함이다. 소설은 전반적으로 유쾌하다. 무겁지 않다. 낄낄낄 웃으며 읽게 된다. 그래서 작가의 작품을 유머 미스터리라 부르나 보다. 그러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다. 사건 속에 감춰진 트릭이 짜임새가 있다. 얼렁뚱땅 웃으며 진행되는 것 같지만, 하나하나 놀라울 만큼 촘촘하다. 본격추리소설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줄 만큼. 소설 밀실을 향해 쏴라는 히가시가와 도쿠야라는 작가에게 푹 빠질 수밖에 없게 만드는 매력적인 소설이다.

 

아무래도 <아카가와 시 시리즈> 여기에서 멈출 수 없겠다. 계속하여 후속 작품들도 찾아 봐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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