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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않는 한국사 -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한 우리 역사의 불편한 진실
최성락 지음 / 페이퍼로드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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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야구 칼럼인 <백〇〇의 야구는 구라다>를 즐겨 읽는 편이다. 스포츠 칼럼리스트인 백〇〇은 자신의 글을 두고 이렇게 말한다. 자신의 글에는 추측과 억측과 구라가 난무하다고 말이다. 한 마디로 자신의 글은 사실과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글을 읽어보면, 본인의 말처럼 구라가 난무한 글들이 나름대로 개연성을 가지고 있음을 안다. 그렇기에 즐겨 보게 된다.

 

왜 이런 말로 서평을 시작하나 궁금해 할지도 모르겠다. 그건, 이 책 『말하지 않는 한국사』를 읽으며 느낀 느낌이 <백〇〇의 야구는 구라다>를 읽는 느낌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 책 『말하지 않는 한국사』에는 저자의 추측이 가득하다. 물론, 이런 추측들은 전혀 허무맹랑하지 않다. 모두 나름 역사적 근거가 있는 이야기들이며, 또한 역사적 상황 하에서의 근거 있는 바른 판단들로 여겨진다(물론, 간혹 억측이 없진 않다.^^ 이건 뒤에서 잠깐 언급하겠다.). 그러니 개연성 있는 추측들이 가득하다는 말이다.

 

또한 저자의 글들은 재미있다. 그리고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전해주기도 한다. 무엇보다 우리의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해 그동안 감춰졌던 역사들을 끄집어내고 있음이 가장 큰 공헌이라 하겠다. 저자의 작업과 같은 시도들이 많아질 때, 우리는 역사를 판단할 다양한 관점을 갖게 될 것이며, 이러한 다양한 관점이 모여 보다 더 정확한 판단과 접근을 할 수 있게 되리라 믿는다.

 

저자는 말한다. 역사를 자꾸 감추고 말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감춰진 역사를 알게 된 후에는 도리어 엄청난 배신감을 갖게 된다고. 이는 나와 같은 국정교과서로 역사를 배운 사람들이 갖는 공통된 경험일 것이다. 나 역시 학창시절 배운 역사가 많은 경우 사실과 다르다는 것, 그리고 정말 중요한 역사를 감춰두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얼마나 허탈했으며, 그런 역사를 가르쳐 온 국가를 향해 분노와 배신감을 느꼈던가. 그런데, 이제 또다시 옛날과 같은 시도를 하려 하는 모습에 안타까울 따름이다. 예전은 그나마 말이 막혀 있던 시대였다. 그런 시대에도 결코 감출 수 없었는데, 하물며 요즘처럼 모든 것이 열려 있는 시대라면 이런 시도는 어쩌면 정부를 향한 배신감만을 더욱 키워줄 수 있는 우매한 시도가 아닐까 여겨지기도 한다.

 

각설하고, 저자가 이 책 『말하지 않는 한국사』에서 이야기하는 내용들은 어쩌면 많은 분들이 한 번쯤 의아해하거나 궁금해 하던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삼국통일을 했는데 왜 도리어 영토는 작아졌는지부터 시작하여 태극기 안에 담긴 사상은 도교사상, 즉 우리의 것이 아닌 중국의 것임에도 우리의 국기가 되었는지에 이르는 다양한 꼭지들은 하나하나 읽어갈 수록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질 만큼 재미나다. 그렇기에 금세 책의 마지막까지 이르게 하는 힘이 있는 책이다.

 

때론 궁금했던 내용들에 대해 명확한 답을 얻기도 하고, 때론 저자의 말에 무릎을 치며 고개를 끄덕이게도 된다. 아울러 저자는 때론 더 발전하여 생각해볼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기도 하며, 때론 명확한 답을 의뭉거리며 단순히 문제제기를 하기도 한다. 아무튼 모든 내용들이 역사를 향한 생각의 지평을 넓혀주는 힘이 있다. 아울러 우리의 부끄러운 과거의 모습들을 드러내고 있지만, 이것은 결국 우리 선조들을 깔아뭉개기 위함이 아니라, 그런 부끄러움을 통해, 보다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하고 열어가게 하기 위함임도 느껴진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말하지 않는 한국사』는 참 좋은 책이다.

 

물론, 저자의 어떤 추측들은 조금 개연성이 떨어지거나 때론 억측이라 여겨질 만한 내용 역시 없지 않다. 특히, 마지막 꼭지의 내용 가운데 무궁화를 이승만과 하와이로 연결하는 접근이 그러하다. 왜냐하면 무궁화는 이승만 이전 일제치하에서 항일운동의 일환이 되기도 했기 때문이다(그 대표적인 것이 한서 남궁억 선생의 무궁화 운동이다. 아울러, 일제를 향한 항일 놀이이기도 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역시 고려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 놀이에 대한 기원은 여전히 오리무중이긴 하지만.).

 

그렇기에 다시 <백〇〇의 야구는 구라다>가 떠오른다. 저자의 개연성 있는 역사 탐구와 풀이는 우리의 역사적 시야를 넓혀주기에 충분하다. 또한 많은 내용들이 우리에게 바른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 글에는 추측과 억측과 구라가 난무한다.”는 백〇〇의 말을 이 책에도 조금 적용하면서 책을 읽는다면 너무나도 기분 좋은 역사 읽기의 시간이 되며, 우리의 시야가 넓어지는 행복한 시간이 될 만한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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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톡 2 - 조선 패밀리의 활극 조선왕조실톡 2
무적핑크 지음, 와이랩(YLAB) 기획, 이한 해설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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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H. 카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말했다. 그렇다. 역사에서는 대화가 중요하다. 그런데, 이런 대화를 조금 다른 각도에서 현실화한 책이 있다. 바로 『조선왕조실톡』이란 책이다. 이 책은 오늘 날의 가장 두드러진 사회현상 가운데 하나인 터치, ‘톡’을 그 매개로 하여 역사, 그 중에서도 우리의 조선시대의 역사를 풀어나간다. 그래서 제목이 『조선왕조실톡』이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역사는 과거의 지나가버린 그저 고리타분한 이야기로 폄하하기도 한다. 또 어떤 이에게 역사는 그저 시험을 위해서 암기해야만 하는 내용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또 어떤 이들에게는 역사란 그저 오늘 내가 살아가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죽은 문자 기록에 불과하다고 여길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책은 자칫 죽은 언어에 불과할 수 이쓴 역사를 오늘 우리 시대에 제일 빈번하게 사용하는 터치, 그 ‘톡톡’을 통해, 역사 속의 인물들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음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마치 친구와 가볍게 톡을 하며 일상을 나누는 것처럼 역사의 주인공들이 서로 톡을 하는 가운데 그 톡을 읽는 우리로 하여금 역사의 큰 사건들을 이해하게 만든다.

 

그러니, 이 책의 가장 큰 의의는 다소 우리와 멀게 느껴지는 역사,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역사를 독자로 하여금 친근하고 쉽게 느끼게 한다는 점이 아닐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역사를 너무 가볍게만 만들어 버리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조선시대의 역사의 흐름을 조선왕조실록에 기반하여 거시적으로 이야기해준다. 뿐 아니라, ‘실록 돋보기’라 하여 각각의 스토리를 더하여 역사전공자의 해설이 덧붙여져 있는데, 이 부분 역시 조선왕조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2권에서의 시대적 범위는 중종-인종-명종-선조-광해군 시대이다. 이 시대는 당파가 시작되고 자리 잡게 되는 시기이며, 또한 임진왜란이 발발하는 시대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이 두 가지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임진왜란이라는 전대미문의 전쟁 내용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주로 왕들이 주인공인 역사 이야기들을 읽으며,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왕이 국가를 위해 존재하는가? 아님 국가가 왕을 위해 존재하는가? 아무래도 조선시대의 대다수의 왕들은 후자가 아닌가 싶다(물론 그렇지 않은 왕들도 많이 있지만.). 왕을 위해 존재하는 국가, 왕을 위해 존재하는 백성들. 이 얼마나 본질을 상실한 모습인가.

 

오늘날 정치인이 필요한 이유는 국민을 위해서이다. 국민을 위해 정치인이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가를 위해 국민이 존재하는 것이라면, 그 사회는 희망과는 상당히 멀어진 시회가 아닐까? 나라와 백성보다는 자기 자신을 더 중요하게 여긴 왕들의 모습을 보며, 그런 모습은 옛 시절의 지나가 버린 모습에 불과하길 희망해본다. 결코 오늘 이 시대에도 그런 모습으로 존재하는 정치인이 없길 바라는 마음이다. 하지만, 과연 이 바람이 이루어질지...

 

아울러, 『조선왕조실톡』 3편도 속히 만날 수 있게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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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도 흔들리는 땅 - 조선시대 지진과 재난 이야기
최범영 지음 / 소명출판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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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학자가 쓴 「조선시대의 지진과 재난 이야기」를 만났다. 『바람에도 흔들리는 땅』이란 제목의 두툼한 책이다(600페이지 가량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이 책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를 먼저 생각해본다. 저자는 소설의 형식을 빌려, 조선 시대의 지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정작 소설이라 말할 수 없는 책이다. 오히려 조선시대의 지진과 재난에 대한 역사적 자료를 연구하고 정리한 논문에 가깝지 않을까? 하지만 논문이라 하기엔 어쩐지 정리되지 못하고 산만한 느낌이 든다. 그러니, 큰 카테고리 안에서는 지질학자이지만, 자신의 전공분야가 아닌 지진에 대해, 특히 조선시대의 고문서들을 통해 지진에 대해 접근하며 공부한 것들을 정리한 보고서 정도라면 맞지 않을까 싶다. 여기에 중간중간 소설적 설정에 가미된 책이라 보면 적당하겠다.

 

저자는 조선시대의 역사적 기록으로 『조선왕조실록』, 『승정원 일기』, 『해괴제등록』(땅에서 일어나는 변괴를 풀기 위해 드리는 국가가 주관한 제사에 대한 기록) 이렇게 세 가지 자료를 참고하여 그 안에서 발견되는 지진이나 화산활동, 해일 등에 관한 내용들을 정리하며, 당시 지진의 지리적 범위나 지진의 강도와 피해 등을 학문적으로 재구성한다(이런 내용들이 책의 주를 이루고 있다.). 뿐 아니라, 책의 뒤편에는 조선 시대 지진 화산 해일에 대한 기록들을 시기 순으로 정리해 놓고 있다. 이 부분이 250페이지 가량의 분량이나 되는데, 이러한 자료 정리만으로도 큰 의의가 있다고 여겨진다. 이 부분은 조선시대 지진에 대해 알길 원하는 이들에게는 큰 도움을 줄 학문적 가치가 있다.

 

그렇다면, 저자는 이렇게 조선시대의 지진과 화산, 해일 등에 관한 자료들을 연구하고 정리함으로 독자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려던 것일까? 물론, 어쩌면 자신이 공부하고 연구한 자료들을 정리하여 독자들에게 소개한다는 의의를 갖고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을 읽고 난 이후, 이러한 지진에 대한 정보들을 통해 느낀 점이 있는데, 그것들이 바로 저자가 의도하고 있는 바가 아닐까 싶다.

 

첫째, 조선시대의 지진에 대한 기록이 대단히 방대하며 자세하다는 점이다. 이는 저자 역시 책 내용 가운데 언급하고 있는 바인데, 우리 선조들의 기록문화가 결코 부끄러운 수준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니 오히려 자긍심을 가질 수준이었음을 이야기한다. 우린 우리의 것에 대한 자긍심을 갖기보다는 도리어 부끄러워하고 스스로 폄하하는 모습들을 보일 때가 종종 있다. 이런 시선의 전환을 저자는 꾀하고 있지 않을까?

 

둘째, 우리나라가 결코 지진으로부터의 안전지대는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에겐 안전불감증이란 고질병이 있다. 한반도에 수많은 지진이 실제 일어남에도 불구하고, 지진은 우리의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물론, 필요이상의 공포감을 조성함으로 사회를 불안하게 해서는 안 되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막연히 안전하다는 생각만을 갖고, 정작 위험에 대비하지 않는다는 것은 더 큰 재앙을 낳게 될 죄악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셋째, 지진은 나는 곳에서 거듭하여 발생하고 있음을 저자는 역사적 기록을 통해 고발한다. 이를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이었을까? 직접적으로 꼬집어 말하고 있진 않지만, 에둘러 말하는 바는 원전에 대한 경고가 아닐까?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를 통해, 어느 원전도 안전하지 않음을 우린 발견하게 되었다. 아울러 실제 선진국들은 원전을 축소하는 경향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국가적 차원에서 오히려 원전 의존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안전하다는 말, 정부를 믿어달라는 말로 의뭉거릴 뿐이다. 하지만, 오늘 우리의 원전이 위치한 자리들이야말로 조선시대 지진이 빈번하게 일어난 곳임을 이 책을 통해 발견하게 된다.

 

넷째, 소설적인 접근을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재난에 대한 접근이다. 바로 재난을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부조리에 대한 고발이다. 재난의 피해자들에 대한 보호와 구출, 돌아봄보다는 정권의 안보를 먼저 생각하는 구조의 폐해를 저자는 소설적인 접근을 통해, 말하고 있다. 심지어 이런 재난이 누군가에게는 이익을 창출하는 기회가 되고 있음도 저자는 말한다. 바로 연민공동체의 작동을 거부하는 재난 자본주의의 모습인데, 어째 우리 눈에 익숙한 모습처럼 느껴져 씁쓸하기도 하며, 위기감을 느끼게도 한다.

 

다소 책의 내용은 산만하며, 정체성이 모호한 책이라 느껴짐에도 조선시대의 역사적 자료들을 통해, 지진과 해일, 화산활동 등에 대한 연구와 자료 정리라는 측면, 그 노력은 가히 박수를 받아 마땅한 책이다. 어쩌면 노력의 모습 앞에 다소 산만함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좋은 책이며, 자료로 참고할 가치가 충분한 좋은 책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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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한국 현대사 - 피와 순수의 시대를 살아간 항일독립운동가 19인 이야기
안재성 지음 / 인문서원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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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의 압제와 억압 아래 신음하던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기 위해 젊음을 바치고 인생을 바친 사람들의 삶의 흔적이 우리의 역사 가운데서 사라져버렸다면 어떨까? 실제 이런 일이 우리의 역사 속에서 일어났다면 왜, 무슨 이유로 이들의 흔적을 우린 잃어버린 것일까?

 

아마 말도 안 되는 일이라 치부해 버릴 사람들도 없지 않을 것 같다. 또한 이런 되도 않는 소리를 지껄인다고 폄하하는 사람들도 없지 않을 것 같다. 아니 어쩌면, 이런 위험한 소리들 때문에라도 역사의 창구는 반드시 단 하나여야 한다고 항변하는 자들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사실이다. 실제 독립을 위해 목숨을 내놓고 항일을 하였던 이들의 그 헌신과 노력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함도 사실이다.

 

왜 그랬을까? 이들은 너무 순수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들은 대체로 꿈과 이상을 좇던 사람들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또한 우리에겐 공산주의에 대한 거부감이 너무 짙게 배어 있어서 이기도 할 것이고 말이다(공산주의라는 이상이나 이념과 김일성 일가가 만들어간 현실적 모습은 엄격히 다름에도 말이다.).

 

여기 『잃어버린 한국 현대사』란 책에서는 이렇게 항일 운동에 젊음을 바쳤음에도 단지 공산주의자라는 이유로 인해 우리의 역사에서 사라져버린 이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어느 누구보다도 더 치열하게 항일운동을 하였던 독립운동가들이지만, 단지 공산주의자라는 이유만으로 우리에게서 감춰져버린 이들. 그렇다면 이들은 북녘 땅에서는 제대로 된 역사적 평가를 받고 있는 걸까? 그렇지도 않다. 여기 소개하는 19명 대부분이 북녘 땅에서도 대접받지 못한다. 오히려 많은 이들이 숙청의 대상이 되었을 뿐이다. 왜냐하면 김일성 자신의 권좌에 위협이 될 만큼 정치적으로 자신을 앞선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며, 이들이 꿈꾸는 공산주의 이념은 김일성만의 권좌와 욕망, 자신만의 왕국을 세우는 데는 방해가 될 뿐이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독립운동의 지대한 업적들이 있음에도 남북 양쪽의 정치적 상관관계에 의해, 한반도 어디에서도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한 이들의 모습을 읽으며, 참 안타까운 마음을 품게 된다. 물론, 저자는 이들 19인에 대해 무작정 찬양하지만은 않는다. 각 인물들에게 있어, 단점이나 그들의 한계, 그리고 그들에게 잘못이 있는 경우 그 부분도 솔직하게 언급한다. 하지만, 그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일제시대의 이들의 공은 비교할 수 없이 크기에 이 부분에 있어 정당한 평가가 필요함을 이야기한다.

 

어쩌면 이들 모두는 정치적 실패자들이다. 그랬기에 그들의 꿈과 이상은 실패하였다. 만약 이들의 꿈과 이상이 어느 정도 실현되었다면 어땠을까? 그렇다면 저 북녘 땅도 지금보다는 더 나은 모습이 아닐까? 물론, 역사에서 만약은 의미 없는 접근이지만 말이다.

 

사실, 읽다보면 19명의 성품이나 특성, 그리고 그들의 항일 투쟁의 삶의 자리나 업적 등이 분명 다르긴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나 말하고자 하는 바는 비슷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나면, 다음 사람에 대한 궁금증으로 인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책을 읽게 되는 묘한 매력을 가진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이야기하는 19명의 생, 그리고 그들의 공과(功過)가 있는 그대로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다면 좋겠다. 우리가 잃어버린 현대사의 한 단면을 되찾게 해주는 참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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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의 행복
달라이 라마.하워드 C. 커틀러 지음, 김미나 옮김, 황중환 그림 / 자음과모음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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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느 누구도 행복한 삶을 원치 않는 사람은 없다. 그렇기에 행복이 곧 우리 삶의 목적이 될 수 있다. 우리 모두는 행복을 향해 오늘의 힘겨운 시간들을 견뎌낸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럼, 이런 행복에 대해 달라이 라마는 뭐라고 말할까? 이 책, 『달라이 라마의 행복』를 통해, 영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가 행복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 지를 한번 정리해본다(물론, 저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이해하여 정리할 수 있음을 고백한다).

 

먼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네 가지 조건이 필요한데, 부, 세속적인 만족, 영성, 깨우침이 바로 그것이다. 이 가운데 앞의 두 가지 조건을 외적인 환경이나 외적 조건이라 말할 수 있는데, 이것 역시 우리 삶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외적 환경을 갖추었다 할지라도 마음의 평화가 없다면, 외적 조건들이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못한다. 반대로 마음에 평화가 주어진다면 행복의 외적 조건들이 비록 없다할지라도 행복을 누릴 수 있다. 그렇기에 마음의 평화를 누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수 있겠다.

 

그럼 마음의 평화는 어떻게 가능한가? 마음의 평화를 갖기 위해 우리는 우리의 마음을 긍정적 방향으로 바꾸어 나가야 하는데, 이 과정이 바로 깨달음의 과정이고 이것이 영성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참 행복을 누리기 위해선 무엇보다 연민, 자비의 마음의 필요하다고 말한다. 연민은 공감의 능력이기도 하다. 이러한 공감의 능력인 연민은 타인과의 관계맺음에 큰 역할을 할 뿐더러, 타인의 고통에 대해 함께 공감하게 함으로 궁극적으로는 타인의 행복을 추구하게끔 한다. 그렇기에 연민의 마음이 중요하다.

 

아울러 행복의 반대적 개념인 고통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고통은 우리가 모두 원치 않은 것이지만, 그럼에도 고통에 유익이 있음도 말한다. 내가 고통을 누릴 때, 타인의 고통에도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줌으로 궁극적으로 연민의 마음을 갖게 한다. 또한 고통은 행복과 즐거움에 대한 열망을 키워줌으로 행복한 삶을 향한 열정을 도리어 뜨겁게 달궈주기도 한다.

 

이 책이 말하는 내용들은 기승전결을 갖춘 형태는 아니다. 마치 경구처럼 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글도 있고, 길어야 서너 문단을 넘기지 않는 짧은 글들로 책은 이루어져 있다. 때론 반복되는 내용들도 있으며, 때론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한 문장 한 문장을 읽어가는 가운데, 종교를 떠나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연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며, 진정한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 어떠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하는 힘이 있다.

 

우리가 살아가며 외형적 조건의 행복도 갖추어갈 수 있다면 좋겠다. 하지만, 이 외형적 행복의 조건이 나를 향해서만 사용되어진다면 그 행복은 결국 썩게 마련이다. 나에게 주어진 외형적 행복의 조건들을 밖으로 향하여 사용되어질 때, 진정한 행복을 누리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연민을 강조하는 것일 테고 말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삶이 조금이나마 행복해질 수 있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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