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 클럽 4 - 미라의 저주 암호 클럽 4
페니 워너 지음, 효고노스케 그림, 박다솜 옮김 / 가람어린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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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푸는 것을 너무나도 좋아하여 암호클럽이란 모임을 만들고 시간이 날 때마다 암호 푸는 것을 생활화할뿐더러, 암호를 풀어나감으로 사건들을 해결하는 암호클럽의 네 명의 아이들. 이번엔 박물관이다.

 

학교에서 로지크루시안 이집트 박물관 견학을 하게 된 것이다. 언제나 흥미로운 수업을 하시는 스태들호퍼 선생님은 견학을 앞두고 아이들에게 암호문 풀이를 훈련시킨다. 각자 암호문을 내게 하고 이를 함께 푸는 건데, 아무도 낸 사람이 없는 암호문이 아이들이 만든 암호문 사이에 끼여 있다. 쉽게 풀리지 않는 암호문인데, 과연 무슨 내용일까? 그리고 누가 넣은 걸까?(이 부분이 뭔가 큰 역할을 할 것 같은 기대감. 후후~ 하지만...)

 

아이들이 박물관을 방문하여 모든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가운데 암호클럽 아이들은 뭔가 특별한 일이 벌어졌음을 알게 된다. 바로 박물관의 귀한 유물인 호루스의 눈이 가짜로 바뀐 것. 이에 아이들은 유물을 바꿔치기 하기에 가장 유리한 조던 박사를 의심하는데, 정말 박사가 범인일까? 만약 조던 박사가 범인이 아니라면 범인은 누구일까?

 

이 범인에 대한 정보는 끊임없이 소설 속에서 암시하고 있다. 특별한 행동으로. 누군가의 어떤 행동이 계속 눈에 거슬린다면 맞다. 그 사람이다.^^

 

이번에도 암호클럽 회원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이번 이야기는 어쩐지 전편들에 비해 추리소설 느낌이 더 물씬 풍긴다. 물론, 암호를 풀어나가는 모습도 많이 나오지만, 암호를 푸는 것이 사건을 해결하는 것과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기보다는 암호클럽 회원들 간에 서로 비밀스럽게 의견을 주고받는 일에 더 많이 사용된다. 게다가 마지막 범인을 붙잡기 위한 신의 한 수가 감춰져 있다. 바로 미라의 저주란 신의 한 수가. ‘미라의 저주를 끌어내는(?) 아이들의 순발력과 재치가 돋보인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암호를 푸는 소재. 여기에 추잡한 범죄사건과의 연루. 그리고 이런 사건을 아이들이 직접 해결해 내는 멋진 활약 등이 잘 버무려져 신나고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는 암호클럽네 번째 이야기. 이번 이야기 미라의 저주는 회가 거듭되며 자칫 느슨해질 수도 있고, 식상해질 수도 있는 이야기를 어쩐지 더 재미나게 풀어낸 이야기로 읽힌다.

 

다음번엔 워싱턴 DC로 가게 된다는데, 그곳에선 또 어떤 신나는, 아니 위험한 사건에 휘말리게 될지 기대해본다.

 

마지막으로 마음을 울리는 대목을 적어본다.

 

왜 그런 짓을 했을까요?”

사람들이 욕심을 부리는 데에는 이유가 없단다.”(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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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치기 로코 푸르른 숲
데보라 홉킨슨 지음, 김수현 옮김 / 씨드북(주)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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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보라 홉킨슨이란 작가의 책을 처음 만난 것은 살아남은 여름 1854(서울: 씨드북, 2016)이었다. 영국에서 발생한 콜레라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역사추리소설이었다. 이번에 두 번째로 만난 소설 소매치기 로코역시 비슷한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역사소설이다. 살아남은 여름 1854가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면, 소매치기 로코는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 소년 로코는 성 로코의 기념일(816)에 태어나 로코란 이름을 갖게 되었다.

 

성 로코(St. Rochus)에 대해 찾아보니, 그는 14세기에 활동한 프랑스의 은수자로 외과의사, 약사, 순례자, 여행자, 병약한 사람, 가난한 사람, 죄수들의 수호성인이라 한다.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의 사망 후 막대한 유산을 가난한 이웃을 위해 사용하라는 아버지의 유언대로 모든 것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고 로마로 순례 여행을 떠나, 전쟁과 페스트로 고통당하는 수많은 병자들을 돕는 일을 했다는 성 로코. 나중엔 병에 걸려 죽어갈 위기 가운데서 개의 도움으로 살아나게 되고, 뿐더러 치유의 능력을 갖게 되어 많은 사람들의 병든 몸을 치유해 줬다는 성인이다.

 

주인공의 이름이 바로 이런 성 로코의 이름을 가져왔다면, 주인공이 로코와 비슷한 역할을 하게 됨을 추측할 수 있다. 물론, 소설 속 로코는 성 로코와는 전혀 다르게 너무나도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소년이지만 말이다. 로코는 이탈리아 남부 칼베로라는 마을에서 태어나 남의 나귀를 돌보는 목동 일을 하다가 동네 부자의 돈을 훔쳤다는 누명을 쓰게 되고, 결국 이 일이 빌미가 되어 어떤 사람에게 팔려 미국으로 가는 배를 타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미국 뉴욕 생활은 너무나도 처참하고 끔찍하기만 하다. 로코를 데려간 두목은 우리식으로 말하면 앵벌이를 시키는 자다. 아이들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입술 주변에 같은 모양의 상처를 내는 잔혹한 두목(어느 위치에 상처가 있느냐에 따라 어떤 두목 아래 있는 소년인지를 알 수 있다.). 아이들을 밖으로 내보내 악기를 연주하게 하는데, 하루 상납금 1달러를 채우지 못하는 소년들은 어떤 일기 속에서도 안으로 들여보내지 않고, 먹을 것도 제공하지 않는다. 입의 흉터 때문에 도망갈 수도 없는 아이들은 벌레가 득실거리는 밀짚을 깔아놓은 지하에서 집단생활을 하게 된다. 모포는커녕 의복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아이들. 신발을 신은 아이들은 그나마 행운아인 셈. 후에 로코가 보호소에 수감되었을 때, 보호소의 침대가 로코 평생 가장 깨끗한 침대라고 고백할 정도이니, 그 열악한 환경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한다. 이처럼 처참한 인권 유린의 현장에서 살아가는 아이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런 생활에 관심을 기울이는 자도, 제대로 알고 있는 자들도 없다.

 

어쩌면, 그 실상을 몰라서일 수 있다. 하지만, 또 어떤 이들은 일부러 외면하고 눈을 감고, 귀를 닫진 않았을까? 어쩜 우리 역시 그럴지도 모르겠고.

 

아무튼 이런 로코에게 검은 유혹이 뻗어오고, 로코는 어떤 망설임도 없이 소매치기가 된다. 그러다 보호소에 수감되고, 그곳을 탈옥하게 되는 로코, 로코를 기다리는 운명은 무엇일까?

    

소설의 표지 그림이 마치 time 지를 연상시킨다. 이는 이 책에 등장하는 실제 역사 속 인물들 가운데 두 사람 맥스 피첼(1863-1939), 제이콥 리스(1849-1914)를 염두에 둔 그림이 아닐까 싶다. 특히, 이 가운데 제이콥 리스는 당시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던 또 다른 공간, 그 반쪽의 삶에 대해 사진을 찍어 다른 반쪽의 삶이란 책을 냈다고 한다. 소설 속에서도 제이콥 리스가 기자로 등장하는데, 로코는 제이콥 리스의 조수 노릇을 하며, 자신이 도망친 그곳 앵벌이 소년들의 참상을 사진으로 찍어 제이콥 리스에게 전해 준다. 언론의 참 역할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해준다. 오늘날 권력자 앞에서 벙어리가 되어버린 이 땅의 언론, 아니 권력의 앞잡이가 되어 버린 언론이 얼마나 한심한지도 생각하게 해주고.

 

이처럼 소설은 당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몰려든 수많은 이민자들의 처참한 삶. 특히 그 가운데서도 힘없는 아이들이 어떻게 착취당하며, 인권유린을 당했는지를 고발하고 있다.

 

소설 속의 로코는 자신의 이름 그대로 행하게 된다. 마치 성 로코처럼 사회의 썩고 곪은 부분을 드러내고, 그로 인해 그곳을 도려내고 치료하게 하니 말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용기가 참 멋스럽다.

    

이 책은 인권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앵벌이 소년들에 대한 인권의 문제를 생각하게 하며, 인권 뿐 아니라 동물권에 대한 고발 역시 하고 있다. 소설 속에서 수많은 말들이 열악한 근로조건에서 일하며 죽어간다. 이런 말들을 향해 소리를 내는 일명 참견쟁이 메리, 그리고 위대한 간섭꾼 헨리 버그씨(헨리 버그씨는 실존인물이다.) 등과 로코가 연결된다. 보호소에서 탈출한 로코는 바로 메리의 아버지 집에서 의탁하게 된다. 이렇게 로코는 그 이름처럼 또 하나의 수호 성인이 된다. 말들의 권리를 보호해주는 그런 역할을 말이다.

 

이처럼 소설은 착취당하는 소년들과 말들의 인권과 동물권을 위해 외치고 있다. 그 시대로부터 많은 시간이 지났다. 과연 지금 시대, 그때보다 훨씬 더 좋아진 세상이라는 지금, 더 많은 진보를 이룩했다는 지금은 과연 어떤가 생각해본다. 오늘도 우린 여전히 사회 반쪽의 삶을 향해 모른 척 외면하고 살고 있진 않은지. 여전히 그 반쪽의 삶에는 무지한 채 축복받은 삶만을 주문처럼 읊조리고 있진 않은지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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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걸스 1 -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러면 널 죽여야만 해 스파이 걸스 1
앨리 카터 지음, 민지현 옮김 / 가람어린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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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좋은 책으로 어린이 독자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가람어린이에서 또 다시 좋은 시리즈로 독자를 찾아왔다. 앨리 카터라는 작가의 스파이 걸스란 책이다(기숙학교 갤러허 아카데미의 이름을 따 갤러허 걸스 시리즈라 불리고 있다.). 그 첫 번째인 1권에는 이런 부제가 붙어 있다.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러면 널 죽여야만 해. ~ 무시무시한 제목이다. 과연 어떤 비밀이 있기에 이렇게 말하는 걸까?

 

이번엔 스파이 학교다. 소녀들로만 구성된 학교. 외부적으로는 상류층 딸들만이 입학할 수 있는 부유층 학교로 인식되어 있지만, 실제는 스파이를 길러내는 학교다. 수많은 나라의 언어에 능통해야 하며, 무술, 암호해독, 온갖 최첨단 기계 조작 등 일류 스파이가 되기 위한 훈련을 거쳐야만 하는 학교.

 

주인공은 캐미라는 여학생(물론, 이 학교에는 모두 여학생 뿐이다.)으로 부모님이 모두 일류 스파이 출신으로 아버지는 작전 중 돌아가셨고, 엄마는 바로 이 놀라운 학교 갤러허 아카데미의 매력적인 교장선생님이다. 그러니 캐미는 어쩌면 어린 시절부터 스파이의 길을 숙명으로 알고 자란 아이다. 14개 국어에 능통하고 무술도 어마무시하여 귀여운 소녀라고 얕봤다가는 큰 코 다치게 될 그런 소녀다.

 

캐미에겐 다른 친구들에겐 없는 또 하나의 능력이 있다. 바로 자신의 존재감을 지울 수 있는 능력이다. 마치 전설적 닌자나, 자객처럼 말이다. 그래서 친구들은 캐미를 카멜레온이라 부른다. 그런 캐미가 마을로 작전 실습을 나갔다. 캐미의 이런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같은 조원 절친 친구들도 캐미를 놓치곤 한다. 서로 통신을 하면서도 뛰어난 스파이 후보생들인 친구들의 시선에서도 쉽게 사라지는 캐미. 그런데, 캐미에게 말을 걸어오는 소년이 있다. 그것도 아주 평범한 소년. 카멜레온인 캐미를 눈여겨보고 말을 걸어오는 이 소년 정말 평범한 소년일까?

 

이렇게 작전 중 접촉이 있었던 의문의 소년에 대해 캐미와 절친들은 비밀 조사에 착수하게 되고. 그런 가운데 캐미와 소년(조쉬) 간에는 풋풋한 사랑의 감정이 자리 잡게 된다. 과연 둘 간의 관계 이대로 둬도 괜찮을까?

 

스파이 걸스는 최상류층 소녀들만이 다니는 기숙학교 갤러허 아카데미라는 존재가 가장 매력적이다. 마을 속에 있지만 마을과 철저하게 단절된 공간. 그 안에서 벌어지는 아무도 상상할 수 없는 놀라운 교육들. 이처럼 스파이를 양성하는 그 교육이 매력적인 소설이다.

 

높은 담으로 둘러싸인 이 학교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사실 달갑지 않다. 아니 어쩌면 그들만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부잣집 공주들을 향한 적개감이 가득하다. 이게 바로 외부의 시선이다. 조쉬는 당연히 외부의 시선에 속한 아이이고, 캐미는 그런 그들의 적개심의 대상에 속한 아이. 과연 이 둘의 만남이 계속 될 수 있을까? 게다가 스파이 학교 교사들의 시선도 피하며 이어가야 하는 캐미의 아슬아슬한 풋사랑이 과연 어떤 결말을 낳게 될까? 바로 이런 아슬아슬한 사랑, 그 스릴과 달달함이야말로 스파이 걸스1권의 매력이다.

 

또 하나 결코 평범할 수 없는 소녀들의 극히 평범한 우정 역시 이 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보물이다. 물론, 평범한 소녀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서로를 위하고 챙겨주지만, 그럼에도 우정의 색깔과 농도는 같다. 이런 소녀들의 끈끈한 우정을 발견하는 것 역시 스파이 걸스가 주는 선물이다.

 

물론, 스파이를 꿈꾸며 나아가는 소녀들의 멋진 활약 역시 재미나다. 앞으로 계속될 캐미와 친구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다음편에서는 과연 또 어떤 재미난 일들이 벌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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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어때서
왕수펀 지음, 쉬즈홍 그림, 심봉희 옮김 / 챕터하우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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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소설 괴물이 어때서의 작가 왕수펀은 대만작가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날아라 허동구>(2006, 박규태 감독)란 영화의 원작 동화인 나는 백치다(파주: 웅진주니어, 2004)의 작가다. 왕수펀의 괴물이 어때서는 왕따 문제를 다루고 있는 성장소설이다.

 

14살 소녀 장중신은 언제나 1등만 하고 악기 연주 재능도 있는 천재소녀다. 얼굴도 예쁘고, 집안도 부유하여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 장중신, 이 아이에겐 한 가지 부족한 게 있다. 바로 친구. 장중신은 예전엔 많은 친구들을 거느린 여왕벌과 같은 존재였지만, 정말 우연치 않은 사소한 사건으로 인해 친구들로부터 외면 받게 된다(물론, 그 이면에는 장중신을 의도적으로 왕따 시킨 아이가 있다.).

 

언제나 친구들에게 부러움의 대상, 선망의 대상이었던 존재에서 괴물과 같은 존재로 전락해 버린 장중신은 같은 학년 다른 반의 왕따들, 일명 괴물로 불리는 아이들을 불러 모은다. 이들과 함께 괴물 클럽을 만들고, 자신들을 괴물로 만들고 몰아세운 진짜 괴물들을 향한 복수를 꿈꾼다.

 

이렇게 장중신에 의해 함께 하게 된 친구들은 루웨이양(언제나 세상에 불만이 가득하다. 그 이면에는 독재자 아빠에 대한 반항심 때문이기도 하다.), 양카이(순수한 친구이지만, 엄마가 챙겨주지 못해 씻지 않고 다님으로 아이들에게 괴물 취급을 받게 된 아이다.). 과연 이들 괴물클럽은 자신들을 괴물로 몰아세우고 왕따 시킨 가해자(?)들을 향해 통쾌한 복수를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복수가 만약 성공한다면 정말 통쾌하게 될까?

 

성장소설 괴물이 어때서은 왕따 문제를 다루고 있다. 괴물로 불리며 몰아세움을 당하는 아이들. 하지만, 이들은 괴물이 아니다. 루웨이양의 말이 큰 울림을 준다.

 

난 괴물이 아니야. 나를 괴물이라고 부르는 애들이야말로 진짜 괴물이지.”(23)

 

그렇다. 누군가를 어떤 이유에서건 괴물로 단정 짓고 몰아세우는 이들이야말로 진짜 괴물들이다. 우리 곁엔 이런 괴물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리고 이런 괴물들로 인해 괴로워하는 이들도 얼마나 많은가. 참 안타까운 일이다.

 

작가는 이처럼 누군가를 괴물로 몰아세우는 이들을 고발한다. 어떤 이유에서건 누군가를 향해 왕따의 폭력을 행하는 자들. 그들은 괴물이다. 하지만, 작가는 괴물로 몰리는 아이들에게도 문제가 없진 않다고 조심스레 언급한다. ‘괴물클럽의 세 명의 친구들, 그들이 괴물로 몰림을 받는 건 분명 잘못이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각기 문제의 원인이 있다. 루웨이양은 언제나 인상을 쓰고 다닌다. 그리곤 친구들에게 함부로 말을 하여 상처를 준다. 모두를 공포의 분위기로 몰아세운다. 그러다 그들의 역습으로 괴물이 된다. 양카이는 조금만 씻으면 될 텐데, 그러지 못한다. 그래서 언제나 좋지 않은 냄새가 나기에 친구들이 멀리하게 된다. 장중신은? 장중신이 한참 인기 있을 때, 장중신과 친구가 되길 원하던 아이를 향해, 상처주고 괴물로 불렀던 실수가 있다. 그래서 이 아이가 장중신을 향해 원한을 품고, 결국 그것이 빌미로 괴물로 몰림을 받는다. 물론, 어떤 이유에서건 괴물로 몰림을 받아선 안 된다. 하지만, 작가는 괴물로 몰림을 받는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길 원하고 있다.

 

또한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고, 또 다른 희생자를 낳을 뿐임을 소설은 이야기한다. 그 단적 예가 사실 장중신이다. 그럼에도 장중신은 자신을 왕따로 몰아세운 아이를 향해 복수하게 되고. 하지만, 복수의 끝은 결코 달콤하지 않다. 이런 모습을 통해, 복수가 답이 아님을 소설은 말한다.

 

그럼, 진짜 답은 무엇일까? 물론, 주변의 아이들이 괴물로 몰리는 아이들을 품어줘야 하겠다. 그리고 괴물 클럽처럼 약자들의 연대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작가가 소설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또 하나의 답은 자존감이다. 작가는 괴물로 몰린 아이들 스스로 자신에 대해 자존감을 갖아야 함을 이야기를 통해 전해준다. 그리고 자신들의 마음을 붙잡아줄 뭔가를 찾고 행할 수 있게 한다. 소설 속에서 루웨이양에겐 그것이 음악이고, 양카이에겐 음식 만들기다. 이런 것들을 통해, 자존감을 갖게 되고, 더 나아가 관계의 회복까지 이루게 된다.

 

소설 괴물이 어때서는 뭔지 모르겠지만, 우리의 정서와 약간의 괴리감이 없진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왕따 문제에 대해 우리가 생각해볼 것들을 잘 전달하고 있다. 무엇보다, 난 결코 괴물이 아니라는 자존감을 이 땅의 모든 청소년들이 회복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이 바람처럼, 이땅의 모든 청소년들이 자존감을 회복하여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잘 견뎌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누군가를 괴물로 몰아세우는 진짜 괴물들이 되지 않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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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짧은 연애 이야기 크레용하우스 청소년 시집
이묘신 지음 / 크레용하우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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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동시를 좋아하여 가까이 하곤 한다. 동시를 감상하면 맑은 마음이 공급되는 느낌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런 동시는 평소 많이 접하고 가까이 하지만, ‘청소년시는 처음이다. 동시가 어른이 동심을 갖고 쓴 시라고 정의한다면, 청소년시 역시 유사하게 정의할 수 있겠다. 어른이 청소년의 마음으로 써내려간 시가 청소년시라고 할 수 있겠다.

 

작가 이묘신의 청소년 시집 내 짧은 연애 이야기는 마치 한편의 소설과 같은 시집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시집은 청소년 아이의 첫 사랑에 대한 테마 시집이다. 각각의 시가 서로 별개의 내용이 아닌, 순차적으로 이어지는 내용이다.

 

만남 이전, 만남, 행복한 순간들, 이별, 그 이후까지. 마치 한편의 소설처럼 서사를 갖고 노래하고 있는 시집이다. 한 여자 아이가 문득 눈에 들어와 그 아이를 생각할 때마다 두근거리던 순간. 만남을 앞두고 설레던 가슴. 다가가고 싶지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망설임의 순간들. 거짓말처럼 사귐이 시작되어 한껏 부풀어 오른 행복하던 순간들. 알콩달콩 사귐의 시간들. 처음 손을 잡던 그 행복한 순간. 하지만, 공부해야 한다는 어른들의 반대(어쩌면 공부만 해야 한다는 생각일지도.)로 인해 결국 이별을 맞게 되고. 이별 뒤의 아픔까지 시인은 노래한다.

 

시집을 읽는 내내 마치 중학생 철부지 순간으로 돌아간 느낌을 가득 받게 된다. 아울러, 이렇게 청소년들의 사랑을 한 편의 드라마처럼 노래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고. 서사가 있는 시집. 무엇보다 청소년들의 마음을 오롯이 잘 표현하고 있음에 시를 통해, 청소년들의 예쁜 사랑, 그 설렘 속으로 들어가게 해준다.

 

또한 시집을 통해, 나의 학창시절도 떠올려보게 되고. 그래, 그땐 그랬지, 내 얘기 같아, 하는 회상에도 젖어보고. 아울러 그때 어른들의 반대가 그토록 밉고 싫었는데, 이젠 내가 그 어른들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깜짝 놀라게도 된다.

 

우리 아이들의 사랑을 물론 어른으로서 잘 지도해야 하겠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사랑을 아무것도 아닌 것 마냥 만들어버리고 있진 않은지 하는 반성도 해보게 되고. 비록 어설프지만, 아이들이 이런 사랑도 나중엔 예쁜 추억이 되길 빌어보기도 하고.

 

아무튼 시집 내 짧은 연애 이야기는 청소년들의 사랑을 오롯이 잘 표현하고 있는 시집이다. 때론 민망하기도 하고, 때론 애틋하기도 하며, 때론 사랑의 감정에 달달하기도 하고, 때론 사랑의 아픔까지. 그 서툴지만 예쁜 사랑의 노래들을 만나보는 행복한 시간을 누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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