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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짧은 연애 이야기 ㅣ 크레용하우스 청소년 시집
이묘신 지음 / 크레용하우스 / 2016년 11월
평점 :
평소 동시를 좋아하여 가까이 하곤 한다. 동시를 감상하면 맑은 마음이 공급되는 느낌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런 동시는 평소 많이 접하고 가까이 하지만, ‘청소년시’는 처음이다. 동시가 어른이 동심을 갖고 쓴 시라고 정의한다면, 청소년시 역시 유사하게 정의할 수 있겠다. 어른이 청소년의 마음으로 써내려간 시가 청소년시라고 할 수 있겠다.
작가 이묘신의 청소년 시집 『내 짧은 연애 이야기』는 마치 한편의 소설과 같은 시집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시집은 청소년 아이의 첫 사랑에 대한 테마 시집이다. 각각의 시가 서로 별개의 내용이 아닌, 순차적으로 이어지는 내용이다.
만남 이전, 만남, 행복한 순간들, 이별, 그 이후까지. 마치 한편의 소설처럼 서사를 갖고 노래하고 있는 시집이다. 한 여자 아이가 문득 눈에 들어와 그 아이를 생각할 때마다 두근거리던 순간. 만남을 앞두고 설레던 가슴. 다가가고 싶지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망설임의 순간들. 거짓말처럼 사귐이 시작되어 한껏 부풀어 오른 행복하던 순간들. 알콩달콩 사귐의 시간들. 처음 손을 잡던 그 행복한 순간. 하지만, 공부해야 한다는 어른들의 반대(어쩌면 공부만 해야 한다는 생각일지도.)로 인해 결국 이별을 맞게 되고. 이별 뒤의 아픔까지 시인은 노래한다.
시집을 읽는 내내 마치 중학생 철부지 순간으로 돌아간 느낌을 가득 받게 된다. 아울러, 이렇게 청소년들의 사랑을 한 편의 드라마처럼 노래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고. 서사가 있는 시집. 무엇보다 청소년들의 마음을 오롯이 잘 표현하고 있음에 시를 통해, 청소년들의 예쁜 사랑, 그 설렘 속으로 들어가게 해준다.
또한 시집을 통해, 나의 학창시절도 떠올려보게 되고. 그래, 그땐 그랬지, 내 얘기 같아, 하는 회상에도 젖어보고. 아울러 그때 어른들의 반대가 그토록 밉고 싫었는데, 이젠 내가 그 어른들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깜짝 놀라게도 된다.
우리 아이들의 사랑을 물론 어른으로서 잘 지도해야 하겠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사랑을 아무것도 아닌 것 마냥 만들어버리고 있진 않은지 하는 반성도 해보게 되고. 비록 어설프지만, 아이들이 이런 사랑도 나중엔 예쁜 추억이 되길 빌어보기도 하고.
아무튼 시집 『내 짧은 연애 이야기』는 청소년들의 사랑을 오롯이 잘 표현하고 있는 시집이다. 때론 민망하기도 하고, 때론 애틋하기도 하며, 때론 사랑의 감정에 달달하기도 하고, 때론 사랑의 아픔까지. 그 서툴지만 예쁜 사랑의 노래들을 만나보는 행복한 시간을 누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