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시우라 사진관의 비밀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사진에는 생각보다 많은 정보가 담겨 있다. 선명한 화질을 자랑하고 자유로운 확대/축소가 가능한 디지털 사진들은 우연찮게 스캔들의 증거가 되기도 한다. 필름사진에도 필름카메라와 그 인화 과정 등을 잘 알고 있는 사람만이 알아챌 수 있는 비밀이 있다. 그런 비밀들을 간직한 채 다정하게 미소 짓는 곳, 니시우라 사진관이다.

 

아주 작은 섬에 위치한 아주 오래된 사진관을 중심으로, 사진관을 오갔던 몇 사람과 얽힌 이야기들을 잘 직조했다. 구성과 분량면에서 가볍게 읽기에는 최적이다. 내용은 지나치게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적당한 긴장감(추리소설과 유사한)과 정서적 위안(성장소설과 유사한)을 준다. 필름카메라와 오래된 사진들은 기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낡은 목조건물의 삐걱거림과 나무냄새가 느껴지는 듯하다. 초현실적인 상상을 하게 만드는 다소 오싹한 설정도 제법 괜찮다.

 

장소는 에노시마, 어린애 걸음으로도 한 바퀴를 돌 수 있는 작은 섬이다. 주인공 가쓰라기 마유는 외할머니인 니시우라 후지코의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후지코가 운영하던 에노시마의 니시우라 사진관으로 향한다.

에노시마에서 발견되는 미스테리의 중심은 마도리 아키타카라는 젊은 남자의 가족에 얽힌 이야기이고, 마유와 아키타카가 가까워지면서 밝혀지는 마유의 과거는 나가노 루이라는 인물과 사이에 있었던 사건에 얽매여 있다. 두 사람은 각자의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면서 과거를 극복해낸다. 부수적인 사건으로 에노시마에 거주하는 다치카와 겐지와 할머니 후지코 사이에 있었던 일도 등장한다. 전체적으로 단순한 구성이고, 등장인물이 많지 않아 헷갈릴 염려도 없다. 짧고 간결하다. 여행지에 들고 가 읽고 오기 좋은 책.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쪽이 더 평이 좋은 것 같던데, 기회가 되면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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