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대중성과 통속성을 그 특징으로 하는 대중문화에서 하나의 이야기가 짜여지는 방식, 그 이야기가 만들어내는 감정이야말로 습관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무엇이 감동적이다, 재미있다, 즐겁다, 슬프다, 라고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다. 다만 그것을 당연한 것인 양 만들어온 일련의 습관과 연결되어 있을 뿐이다. 이런 습관과 감정이 연결되는 바로 그 자리가 이데올로기가 작동하는 곳이다.

비평가는 그 연결 고리에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다. 예컨대 ‘못생긴 여자’를 놀림감으로 삼는 개그는 왜 웃긴가? ‘못생긴 여자’와 재미, 웃음 사이에는 특정한 기준으로 여성의 외모를 평가하는 오래된 가부장제의 습관, 그것을 보면 웃기다고 느끼게 되는 그 습관이 놓여 있다. ‘못생긴’, ‘여자’, ‘웃기다’는 모두 역사적이고 문화적으로 구성된 의미망에 불과하다. 이는 당연하거나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다.”



페미니즘 리부트 : 혐오의 시대를 뚫고 나온 목소리들 | 손희정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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