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꿈 많았던 청년의 죽음‘
이제 막 가난에서 벗어난 30대 중반의 평범한 변호사가 ‘인권운동‘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전두환 정권하에 기획된 ‘부림사건‘때문인데요.(영화 ‘변호인‘ 참고) 왜 그랬을까요? 생면부지의 타인을 위해서 부유하고 안온한 삶이 보장된 미래를 포기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영화나 소설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일이죠. 이 나라가 이만큼이나 민주화될 수 있었던 것 모두 자신과 가족들의 희생덕택이지만이 나라의 현대사가 가르친 것은 기회주의, 보신주의, 반칙만이 승리한다는 것이었을텐데요.
그러나 그의 행보는 불의와 타협없이 거침없었고 드라마틱하게 최정상까지 올라 갑니다. 하지만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하이에나들에게 쫓겨 비상했던 높이만큼이나 깊이 추락하고 맙니다. 그렇게 한국의 민주주의, 자유, 평등, 공정, 정의, 진보가 무너졌지요.
청년 노무현은 자기 자신 말고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재산도 없고, 화려한 학력도 없고 힘있는 친척이나 친구도 없었습니다. 그가 가진 것은 오로지 고통 받는 이웃에 대한 연민, 반칙을 자행하는 자에 대한 분노, 정의가 승리한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려는 열정뿐이었던 것입니다. 바보 노무현....
이 책 ‘운명이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자서전입니다. 유년시절부터 사법고시 합격, 판사, 변호사를 거쳐 인권 변호사 활동, 국회의원 , 해양수산부 장관, 대통령직 수행, 퇴임후 봉하마을, 그리고 돌아가실 때까지의 행보가 담겨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평소 남에게만 들어봤다면 직접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겁니다. 특히 언론을 거치지 않고 그의 생각을 직접 듣는 것은 그를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노 대통령은 당신 스스로 실패한 대통령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실패는 당신 개인의 실패이지 자신이 추구하는 ‘진보‘의 실패가 아님을 강조합니다. 심지어 계속해서 진보와 정의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버리라고까지 합니다. 품격이란 이런 걸까요? 노무현이라는 한 인간의 그릇의 크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나는 왜 그때 노무현을 몰랐을까요? 인생의 모든 비극은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는 모른다에서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고 그의 꿈을 알아가는 것은 그가 꿈꾸던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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