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같은 말들. 책을 사러 나왔습니다. 이건 미중전쟁을 소설화한 신간이니까. 이건 노암 촘스키의 신간에다 불평등의 이유가 주제니까. 이건 문단의 성희롱,성폭력을 다룬 페미니즘 에세이니까. 이건 심리에 관한 거니까. 이건 150쇄나 나간 인문 베스트셀러니까 하며 주섬주섬 바구니에 담은 책이 한가득입니다. 수북하게 쌓인 책을 보고 ‘지금은 아니야. 이제는 책을 사기 보다는 읽고 쓰는 것에 집중할 때야. 책값도 장난아니자나‘ 라는 생각이 송곳처럼 가슴을 찔러댑니다. 빈 손으로 집에 돌아가며 가지고 나온 ‘송곳‘을 읽습니다. 이 책의 제목이 왜 ‘송곳‘인지 알겠습니다. 책 속의 문장들이 송곳처럼 제 가슴을 찔러대기 때문입니다. ˝눈을 감고 고개를 돌리면 나 하나는 지킬 수 있다. 적어도 이 곳에서는 그렇게 눈을 감고 조용히 세상과 나의 거리를 좁혀나갈 수 있을 거라 믿었다.˝삶의 각 지점에서 누군가의 걸림돌이었다는 ‘이수인‘은 마지막 도피처라 생각했던 ‘푸르미‘에서도 선택을 강요받습니다. 저는 이수인처럼 행동하지 못할 겁니다. 노력은 할테지만. 공감은 하지만. 눈물은 흘리겠지만 과연 행동할 수 있을까요? 양심이 송곳처럼 찔러댑니다. ˝밥부터 같이 먹어요. 사람들은 옳은 사람 말 안 들어. 좋은 사람 말을 듣지. ˝옳은 것이 이기지 못하는 세태를 송곳처럼 시원하게 표현한 말입니다. 내일부턴 부지런히 밥을 같이 먹으러 다녀야겠어요. #송곳 #창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