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관계에도 거리두기가 필요합니다 -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는 적정 거리 심리학 ㅣ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6
권수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월
평점 :
사회 생활을 하다보니 사회에서 만난 사람은 어느정도 거리를 두는 것에 익숙해져버렸다.
그러다 보니 친밀한 관계가 그리울 때도 있다.
그래서인지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에게는 180도 변한 태도로 대하기도 하는데, 그러는 와중에 다툼이 발생하기도 한다. 서슴없이 던진 말이나 행동에 상대가 화나 짜증을 내면 나 또한 화가 나기도 한다. 우리 사이에 이런 것도 못받아줘? 라며 서운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런 마음이 심해지면 오히려 화를 내기도 한다.
어느정도 거리를 둬야 하는지 혼란이 오기도 한다. 그게 무슨 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반대로 나에게 너무 함부러 대하는 사람이 불편하지만, 관계가 틀어지는 것이 두려워 한없이 받아주다가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거리조절이 참 쉽지 않은 것 같다. 나에겐 이쯤이야 싶은것도 상대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이러한 정도가 서로 어긋나기 십상이다.
이 책은 이런 관계의 거리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책이다.

대화를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상대가 화를 내는 경우가 있었다.
그럴땐 보통 상대가 민감하다거나 농담을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생각해버리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런 생각은 틀리기도 하고 맞기도 하다. 그 대화와 관계가 없는 기억이나 트라우마를 건드렸을지도 모르는데, 그걸 알리없는 나에게 화를 낸다면 억울하기도 하다.
그러나 누구나 세상을 개인화시켜 바라보기 마련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누구든 대화를 하다가 의도치 않게 상대에게 터치된 역린 때문에 분노나 과민반응을 했던 때가 전혀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이해라는 공감과 깊은 관련이 있다. 공감을 하지 못하거나 동의를 하지 못하면 이해가 안된다. 하지만 사실 그렇더라고 하더라도 이해는 할 수 있다. 이해는 동의와 동의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뭐 그럴 수도 있겠네 하는 생각만으로도 가능하다. 물론 동의는 물론 그런 이해조차 안되는 일들도 많지만.
인터넷을 하다보면 글이나 덧글을 쓰게 되는데, 때로는 내 의도와는 다른 상대의 반응에 당황하거나 황당하기도 하고 또 짜증이나거나 화가 나기도 하거나 상대가 어리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글은 지극히 부분만 기재가 된다.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부분을 자기 경험이나 경험적 상상으로 채워서 판단하고 단정 짓는다. 덧글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알수도 없는 상대의 정보를 마음대로 추정하고 단정짓고 비하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덧글을 덧글 그대로 그 안에 있는 정보로만 판단을 하고 대화를 한다면 인터넷의 다툼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것이다.

덧글보다 오해가 적긴 하지만 대화도 그러하다.
언어는 사람의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는것 같지만 비언어적인 요소가 오히려 더 큰 경우가 많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자체로 보면 그냥 감사의 표시지만 말투를 빈정대는 말투로 한다면 아무도 감사하다고 해석하지 않을 것이다.
덧글도 글자에 불과한 것을 자기 심리 상태나 습관등을 투영시켜 해석함으로서 분쟁이 시작되기도 하는데, 대화도 그러하다. 인간이 언어를 사용한 것은 인간 진화의 역사에 비추면 그리 오래지 않았다. 언어 이전의 습관들이 남아있고 그것이 지금도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우리는 언어를 너무 의지하는 것 같다.
사실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은 한계가 있다. 자기 자신의 마음의 이미지나 심정을 언어로 다 표현할 수 있는가? 나는 그런 언어표현의 한계를 느낀적이 참 많다. 그렇기 때문에 언어 외적인 요소에도 주목을 한다면 상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평가나 판단을 쉽게 하지 않고, 느낌에 집중하라는 책의 조언이 와닿는 부분이다.
같은 언어권에서는 언어가 같은 의미로 당연히 받아들여지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그렇지도 않다. 대화할 때 단어 선택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도 그 이유일 것이다.
사람은 감정적인 동물이고, 그 감정은 비슷하면서도 미묘한 개인차가 있다. 같은 말을 해도 어떤 표현을 쓰느냐에 따라 받아들여지기도 하고 거부되기도 한다.
순서도 영향을 미친다. 반드시 해야 할 말인데 그게 상대방을 기분나쁘게 하는걸 아는 상황이라면 좋은말을 거친 후 하는 것도 효과가 좋다고 한다. 거절도 잘해야 감정이 상하지 않는 법이다.

거리 조절을 잘 한다고 생각해왔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부족한 점이 참 많다는 것을 알았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나 생각을 많이 한다고도 생각해왔는데, 이 또한 부족했다.
누구나 자신은 상대에게 기본적인 배려심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한국사회에서의 관습이 그런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는데 그런 관습적 배려와 개인적 관계에서의 배려는 차이가 있다. 이 책을 읽고 관계의 차이, 거리두기의 필요성, 거리두기의 정도 등을 이해하고 생각해보고 내 인간관계에 대입시켜 본다면 조금 더 성숙해진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