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는다는 착각 - 하버드 심리학 거장이 전하는 건강하고 지혜롭게 사는 법
엘렌 랭어 지음, 변용란 옮김 / 유노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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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을 실감을 잘 못할때가 많다.

나이가 들수록 그 나이를 세면서 그 나이에 맞게 성숙한 시늉을 하는 것은 오히려 20대와 30대에 많이 해왔던 것 같다. 한국에서는 나이가 굉장히 중요한 지표가 되기도 하지만, 그 나이가 먹는다고 저절로 성숙해지지도 어른이 되지도 않는다는 것을 비슷한 나이 또래 사람들과 나 자신을 살펴보면서 깨닫게 되었다.

물론 나이만큼 성숙한 어른들도 있지만, 그 나이라는 자리에 맞는 행동은 하지 않으면서 대우만 받으려는, 그러나 마음은 별로 자라지 못한 어른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고집이 세지고 지난 과거를 부정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어른스러워지기는 커녕 더 철이 없어지는 것 같다. 어쩌다 목격하는 노인들의 싸움은 어린아이들 싸움과 별로 다를 게 없다. 노인들이 젋은 세대에 대한 저주같은 한탄을 보면 그게 한탄인지 젊음에 대한 시기인지 헛갈릴 때도 있다.

사실 나는 나이를 따지는 한국 문화가 싫다. 나이 몇 살 많다고 사람을 자동으로 대우하고 싶지도, 어리다고 무조건 하대하고 싶지도 않다. 강박적으로 나이에 대한 것을 시달리다 보니 나이를 좀 잊고 살려고 해도 주변에서 자꾸 확인 시킨다. 몇살이냐는 물음에 애써 잊었던 나이를 되새기는게 지겹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다.

 

노화는 막을 수 없는 현상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피부에 탄력이 없어지고 신진대사는 떨어지며 피로와 무기력이 더해지고 몸이 아파온다.

그런데 그게 과연 진실일까? 우리가 묵시적 합의에 의해서 노화의 단계, 나이 때에 맞는 보편적 얼굴, 행동과 신체 능력 등을 정해놓고 거기에 맞추어 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노인들에 대한 행동 실험은 이런 현상을 설명해주고 있다.

저자가 연구한 시계거꾸로 돌리기 프로젝트는 8명의 노인들을 수도원에서 생활하게 하되 20년 전의 시설을 제공하고 음식과 생활 행동 패턴에 관여하면서 수동적인 방식이 아닌 자신이 선택하고 책임지고 참여하는 방식으로 생활을 하게 하였는데, 이 실험은 노인들에게 가시적인 변화를 일으켰다고 한다.

지팡이를 짚고 다니던 노인이 지팡이의 도움 없이 걷게 되고, 미식축구에 참여하기도 하는 등 체력과 이해력과 기억력과 인지력 미각 청력 시력 등 수 많은 부분이 향상된 결과를 보여주었다.

노화라는 것이 아예 막을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나이가 미치는 영향이 생각이나 사고방식이 미치는 영향보다 그렇게 크지 않았던 것이다. 고정관념과 한계를 설정할 때와 설정하지 않을 때의 현저한 차이를 보여준 것이다. .

 

어떤 이들은 나이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젊어보인다. 나도 그럴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살았고 그런 소리도 들어봤지만 요즘은 예의상 그런 말들을 하기도 하고, 그렇게 놀라울 정도는 아니라는 것을 거울을 볼 때마다 스스로 느끼곤 한다. 툭 튀어나온 뱃살과 떨어지는 체력과 의욕을 마주하며 부정해보지만 식욕도 운동도 잘 지키지 못하는 나 자신의 노화를 마주하면서 늙지 않고 싶다는 소망만 있을 뿐 하는 것은 없다는 것을 느낀다.

인간이 본능적으로 두려워 하는 것은 죽음일 것이고 노화는 그 죽음에 다다르는 노선 같다. 그래서 우리는 노화에 대해서 좋은 인식을 갖지 않고 부정적으로 받아 들인다. 저자는 인간의 노화를 부정적인 의미로 생각하지 말고 변화로 인식하자고 말한다. 자기 통제력을 갖춘 삶을 찾을 때 인간은 젊어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가진 고정 관념을 버리고 활기찬 삶을 살아갈 수 있음을 저자는 보여주고 있다.

인간이 가진 고정관념을 바꾸기란 참 어렵다. 고정관념, 너무 뻔한 생각, 변하지 않는 생각을 싫어하는 사람조차도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는 이상 자동으로 스며들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무의식보다 의식에 집중하고 자신을 관찰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마음챙김이란 바로 자신의 현재를 객관적으로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현재에 머무는 것을 뜻한다.

자꾸 무엇을 잊어먹거나 물건을 찾는 행동을 하면 이제 나도 나이가 들어서 머리가 예전 같지 않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내가 아는 교수님은 8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술술 전문지식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강의를 한다. 사석에서도 젊은 사람보다 더 많은 것들을 기억한다.

그분이 단지 특이한 경우라서 그런게 아니라 직업상 꾸준히 공부를 하는 분이라서 그럴 것이다.

실제로 인간의 뇌세포는 나이가 들어간다고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지만, 70세까지 줄어드는 뇌세포는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도 인간은 새로운 세포를 끊임없이 생산해 내는 것이다.

고정관념을 버리고 마음가짐을 달리 하면 활기와 열정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너무나 강박적으로 그렇게 하지 않으면 큰일나는 것처럼 나이에 맞춰서 삶을 살아가는 방식도 변화할 필요가 있다.




 

여성최초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과 종신 교수직에 임용된 저명한 저자인 만큼 과학적이고 신뢰가 가는 연구들로 인간들에게 희망과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전달하는 이 책은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고 영향을 미치는 가를 다시금 확인시켜 준다. 알면서도 그동안의 습관과 사고방식 때문에 하루 아침에 바꾸긴 어렵겠지만 생각의 전환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계기를 마련해준 것만으로 이 책을 읽을 가치는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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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장 - 매일 10분 가만히 서서 하는 명상 운동
김형찬 지음 / 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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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운동은 필요해지는 몸이 되는데, 하기는 더 싫어진다.

 

에라 모르겠다 하다 보면 목, 허리 디스크가 있는 나는 몸이 슬슬 아파온다. 운동할 시간이 없다지만 영화볼 시간은 있다. 왜 이렇게 운동이 하기 싫을까.

 

명상도 할때는 참 좋았던 기억이 있다. 제대로 했는지는 모르지만 약 보름간을 열심히 했는데, 처음에는 힘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을 느꼈다. 명상을 하면서 졸기도 했지만 말이다. 그런데 참 시작하기가 싫다.

이 책에 관심이 갔던 것은 명상과 운동을 병행할 수 있을것 같아서이다.

참장이 무엇인지도 몰랐지만 책에서 이해를 할 수 있었는데, 재밌는 것은 진화와 관계지어서 이야기 한다는 것이었다.

 

인류가 다른 동물을 두고 단독으로 크게 진화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가지 원인이 있지만 산소혁명이라는 것이 있다.

책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설명하면 너무 길어지지만, 아주 대충 이야기를 해보면 인류는 산소를 이용해 진화를 위한 에너지를 획득하고 직립을 통해 외부의 에너지를 이용하는 힘을 얻었는데, 어떤 세포들에게는 산소가 생존을 위협하는 독이 되기도 한다.

활성산소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인데, 직립보행을 하게 된 것도 기후변화에 따른 식략위기가 있었을 것이라고 한다.

 

아무튼 진화의 시간으로 너무 짧은 기간에 맞이한 장수시대에 건강수명과 기대수명의 차이가 발생한다. 산소를 잘 다루게 되면 건강을 다룰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인데, 생각을 통해 에너지를 조절하고 절제하는 능력을 갈고 닦으면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직립보행은 허리나 목의 통증을 낳았다.

직립보행에 의자에 앉아서 생활하는 방식은 맞지 않고 몸에 무리를 주기도 한다. 계속 서있는다고 건강한 것도 물론 아니다. 하지만 너무 앉아만 있는 것도 문제가 있다.

참장은 서서 몸속을 순환하는 힘을 강화하고 직립의 힘을 키우는 운동이기 때문에 인간에게 잘 맞는 운동이고 신체 기능의 쇠퇴를 막아주기도 한다고 한다.

허리 척추 관절에도 좋다고 하니 나처럼 디스크 질환자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운동인 것 같다.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고 몸과 마음을 같이 운동할 수도 있다.

 

명상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마음챙김 - 현재에 머무는 방법도 훈련을 통해서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현대인들은 의식이 현재에 머물지 못하고 끝없이 생각을 한다. 물건을 어디다 뒀는지 자꾸 잊어버리는 건망증은 기억력의 문제가 아닌 집중력의 문제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현재 어떤 행동을 하면서도 머리는 자꾸 다른 곳에 머물고 있다.

 

미래에 대한 생각, 과거에 있었던 기억을 떠올리거나 현재에 없는 장소나 사람을 떠올린다.

그렇게 머리속에 잔뜩 생각을 떠올리고 주방에 핸드폰을 무심코 놓고 와놓고 어디다 뒀는지 찾아 헤맨다.

 

마음챙김 명상은 생각과 감정을 현재에 머물도록 하며 정신의 휴식을 주는 것이다.

사람은 익숙한 일은 자동화 되어 하는 능력이 있어서 호흡을 내뱉고 들이쉬는 것을 일일히 의식하지 않고 자동으로 하게 된다.

 

대게 무심코 얕은 호흡을 하게 되는데 의식을 현재에 집중하면서 호흡을 의식하고 깊게 복식호흡을 하면서 몸에 산소를 공급하는 명상은 진정한 힐링이 된다. 명상을 깊이 해보질 않아서 정확하게 그렇다라고는 하지 못하겠지만 확실히 도움은 되었다.

 



 

방해를 받지 않는 조용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하니 새벽 시간을 이용하는 것도 좋겠다. 최소 100일 이상 꾸준히 해야 한다고 하는데 쉽지는 않지만 하루에 투자하는 시간은 길지 않으므로 해볼만 할 것이다.

나처럼 그다지 반복되는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부담없이 꾸준히 건강을 위해 실천해볼만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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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을 이기는 습관 - 부와 성공을 부르는 나폴레온 힐의 인생 처방전
나폴레온 힐 지음, 이미정 옮김 / 니들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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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온 힐은 100년 전에 활동하던 인물이지만 그의 저서는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다. 당시에 데일카네기와 함께 라이벌 구도를 이루며 선의의 경쟁을 벌였다고 하는데, 두사람 모두 아직까지 읽히는 책의 저자들이다.

 

이 책은 나폴레온 힐의 책 중에서 '두려움' 이라는 주제에 맞는 이야기들을 엮은 것이다. 나폴레온 힐이 지었다고 할 수 있지만 옮긴이가 엮은 것이기에 원전은 아니라서 '나폴레온 힐은' 이라고 지칭하는 표현이 나온다. 하나의 주제에 맞게 잘 엮어낸 것 같다.

 



100페이지가 조금 안되는 분량으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좋은 구절들이 많아서 요즘말로 박제를 해놓고 싶었다.

 

인간은 두려움 때문에 지금까지 생존하고 진화 해왔지만, 현대에서는 두려움은 어쩌면 필요 이상으로 작동되기도 한다. 현대에는 현대에 맞는 새로운 위험이 존재하고 있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안은 시대에 상관없이 항상 존재해왔다.

 

 

원초적인 두려움은 아무래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일 것이다. 종교가 미래나 사후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주는 역할을 해왔지만, 종교를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나같은 사람들은 거기에 의지를 할 수가 없다. 왜 믿을 수 없는지는 많은 이유가 있지만 한가지만 이야기해보자면 세상의 현상은 바이블에 나오는 것처럼 신화적일 수가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세상은 인간의 상상에 의해 이루어지지만 상상 그대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각자의 생각이 차이가 있기 때문일수도 있고, 인간 중심의 시각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기도 한데, 그 한계가 너무 명확하게 드러나는게 종교이기 때문에 믿고 싶어도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게다가 종교의 어쩔 수 없는 확증 편향성, 답을 정해놓고 거기에 들어맞는 것만 끼워 맞추고 맞지 않는 것들은 억지로 묵살하고 얼버무리는 방식이기 때문에, 믿음을 가지려고 아무리 노력한들 나의 내면은 그 모순을 양심상 묵살할 수가 없다. 억지로 합리화 시켜 답을 주는 지도자들의 코메디 같은 허술함과 오만함은 신의 권위와 이익을 대신 누리고 있는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나같은 무신론자는 미래나 노화 죽음의 공포 등을 신같은 것에 의지할 수가 없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실패를 하기 전부터도 생기고, 실패를 하고 난 후에는 더욱 강해진다. 일에 관한 것은 물론이요 인간관계도 그렇다. 과거의 연인과 전혀 일면식도 없고 관계도 없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과거의 제한되고 좁을 수 밖에 없는 자기 경험에 연연해 대입하게 된다. 그래서 첫사랑이라는, 대부분 외모만 보고 가진 환상 혹은 상처를 지워준 대상을 잊을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중에 실패를 겪지 않은 사람은 없다. 태어날때부터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고 많은 것들을 가진 사람은 운이 좋은 것이지 성공을 한 것이 아니다. 성공은 목적하는 바를 스스로 이루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말대로 두려워 하는 것도 습관이다. 해보기도 전에 이리저리 재보고 걱정부터 하는 습관은 새로운 시작을 망설이게 한다. 이전의 실패 경험들이 그렇게 만든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경험을 토대 삼아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는 사람이 성공하는 것이다. 그 실패를 토대 삼아 걱정만 해서는 아무것도 안되고 계속 마이너스만 될 것이다. 그것을 알면서도 습관적으로 그런 생각이 스며 든다면 생각의 습관 때문일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조언들을 잘 새기면서 그런 습관을 바른 생각을 하는 습관으로 바꾸어 줄 필요가 있는데, 알다시피 습관을 자리잡으려면 많은 반복이 필요하다.

원래 나폴레온 힐의 책은 분량이 길지만 이 책은 짧기 때문에 자주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물론 이 책 뿐만 아니라 다른 힐의 책도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그리고 이 책을 다시 읽어본다면 조금 더 요약하고 기억하는데 도움이 될 것같다.

두려움은 사고 방식의 문제라는 1장의 내용이 가장 와닿았다.

인간은 환경의 노예라고 할만큼 주변 환경이나 타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좋은 영향을 받는 환경에서 자라면 모르겠지만 아닌 환경에서는 그것을 극복하기가 참 어렵다. 어찌저찌 극복했다 하더라도 유년시절 등에 얽힌 감정적 루틴은 지긋지긋하게 나를 따라다닌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수 밖에 없다. 두려움을 극복하는 나폴레온 힐의 조언들이 그 노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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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도 거리두기가 필요합니다 -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는 적정 거리 심리학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6
권수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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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생활을 하다보니 사회에서 만난 사람은 어느정도 거리를 두는 것에 익숙해져버렸다.

그러다 보니 친밀한 관계가 그리울 때도 있다.

그래서인지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에게는 180도 변한 태도로 대하기도 하는데, 그러는 와중에 다툼이 발생하기도 한다. 서슴없이 던진 말이나 행동에 상대가 화나 짜증을 내면 나 또한 화가 나기도 한다. 우리 사이에 이런 것도 못받아줘? 라며 서운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런 마음이 심해지면 오히려 화를 내기도 한다.

어느정도 거리를 둬야 하는지 혼란이 오기도 한다. 그게 무슨 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반대로 나에게 너무 함부러 대하는 사람이 불편하지만, 관계가 틀어지는 것이 두려워 한없이 받아주다가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거리조절이 참 쉽지 않은 것 같다. 나에겐 이쯤이야 싶은것도 상대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이러한 정도가 서로 어긋나기 십상이다.

이 책은 이런 관계의 거리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책이다.

 

대화를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상대가 화를 내는 경우가 있었다.

그럴땐 보통 상대가 민감하다거나 농담을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생각해버리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런 생각은 틀리기도 하고 맞기도 하다. 그 대화와 관계가 없는 기억이나 트라우마를 건드렸을지도 모르는데, 그걸 알리없는 나에게 화를 낸다면 억울하기도 하다.

 

그러나 누구나 세상을 개인화시켜 바라보기 마련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누구든 대화를 하다가 의도치 않게 상대에게 터치된 역린 때문에 분노나 과민반응을 했던 때가 전혀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이해라는 공감과 깊은 관련이 있다. 공감을 하지 못하거나 동의를 하지 못하면 이해가 안된다. 하지만 사실 그렇더라고 하더라도 이해는 할 수 있다. 이해는 동의와 동의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뭐 그럴 수도 있겠네 하는 생각만으로도 가능하다. 물론 동의는 물론 그런 이해조차 안되는 일들도 많지만.

 

인터넷을 하다보면 글이나 덧글을 쓰게 되는데, 때로는 내 의도와는 다른 상대의 반응에 당황하거나 황당하기도 하고 또 짜증이나거나 화가 나기도 하거나 상대가 어리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글은 지극히 부분만 기재가 된다.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부분을 자기 경험이나 경험적 상상으로 채워서 판단하고 단정 짓는다. 덧글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알수도 없는 상대의 정보를 마음대로 추정하고 단정짓고 비하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덧글을 덧글 그대로 그 안에 있는 정보로만 판단을 하고 대화를 한다면 인터넷의 다툼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것이다.

덧글보다 오해가 적긴 하지만 대화도 그러하다.

언어는 사람의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는것 같지만 비언어적인 요소가 오히려 더 큰 경우가 많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자체로 보면 그냥 감사의 표시지만 말투를 빈정대는 말투로 한다면 아무도 감사하다고 해석하지 않을 것이다.

 

덧글도 글자에 불과한 것을 자기 심리 상태나 습관등을 투영시켜 해석함으로서 분쟁이 시작되기도 하는데, 대화도 그러하다. 인간이 언어를 사용한 것은 인간 진화의 역사에 비추면 그리 오래지 않았다. 언어 이전의 습관들이 남아있고 그것이 지금도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우리는 언어를 너무 의지하는 것 같다.

 

사실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은 한계가 있다. 자기 자신의 마음의 이미지나 심정을 언어로 다 표현할 수 있는가? 나는 그런 언어표현의 한계를 느낀적이 참 많다. 그렇기 때문에 언어 외적인 요소에도 주목을 한다면 상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평가나 판단을 쉽게 하지 않고, 느낌에 집중하라는 책의 조언이 와닿는 부분이다.

 

같은 언어권에서는 언어가 같은 의미로 당연히 받아들여지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그렇지도 않다. 대화할 때 단어 선택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도 그 이유일 것이다.

사람은 감정적인 동물이고, 그 감정은 비슷하면서도 미묘한 개인차가 있다. 같은 말을 해도 어떤 표현을 쓰느냐에 따라 받아들여지기도 하고 거부되기도 한다.

순서도 영향을 미친다. 반드시 해야 할 말인데 그게 상대방을 기분나쁘게 하는걸 아는 상황이라면 좋은말을 거친 후 하는 것도 효과가 좋다고 한다. 거절도 잘해야 감정이 상하지 않는 법이다.



 

거리 조절을 잘 한다고 생각해왔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부족한 점이 참 많다는 것을 알았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나 생각을 많이 한다고도 생각해왔는데, 이 또한 부족했다.

 

누구나 자신은 상대에게 기본적인 배려심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한국사회에서의 관습이 그런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는데 그런 관습적 배려와 개인적 관계에서의 배려는 차이가 있다. 이 책을 읽고 관계의 차이, 거리두기의 필요성, 거리두기의 정도 등을 이해하고 생각해보고 내 인간관계에 대입시켜 본다면 조금 더 성숙해진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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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너무 가혹한 당신에게 - 내 몫이 아닌 비합리적 죄책감과 이별하기
일자 샌드 지음, 정지현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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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일자 샌드의 책은 '나의 수치심에게'라는 책으로 처음 접했다.

차분한 목소리로 토닥토닥 다독여주며 상담을 해주는 것처럼 느껴지는 문장이었다.

저자는 여러해 동안 목사로 활동했다고 한다. 수 대째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무신론자가 된 나는 종교인의 편향적일 수 밖에 없는 서적은 일단 선입견을 갖고 보는데, 그 선입견이 틀린 적은 많지 않았지만 가끔 있었고 저자가 그 가끔이었다. 종교적 이야기는 나오지 않아서 좋았고, 균형을 유지한 시각이 좋았다.

 

양심의 가책이라는 것은 인간에게 참 필요한 것 같다. 이 가책이 인간을 스스로 선을 지키게 하기도 하고 타인과 자신을 큰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문제는 컨트롤이다. 비판적인 시각도 긍정적인 시각도 둘 다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좋다, 나쁘다의 시각으로 보는 것은 그 자체가 오히려 부정적인 입장이 되버리는 것이지만, 늘 문제는 정도에 있다.

 

저자는 죄책감을 쉽게 느끼는 사람은 책임을 떠넘기고 싶어하는 사람의 표적이 된다고 지적하는데, 누구나 과거의 경험을 잘 생각해보면 이런 일을 겪었을 것이다. 죄책감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무능감은 혼동하기 쉽지만 분명 다른 것이고 이것을 구분하과 정도를 조절하는 방법을 연습하기를 통해서 훈련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는데, 이 부분이 참 실용적이고 좋은 것 같다.

다만 한 번 읽고 넘어간다면 별 도움이 되진 않을것 같다. 여러 번 반복을 하며 실행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여겨진다.

자기비판의 목소리는 나를 바로 잡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내가 그랬는데, 한창 혈기왕성할 때 크게 어긋나지 않도록 해주었고, 어떤 일을 할 때는 안주하지 않고 성장하게 도움이 되었다.

그렇지만 나쁜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데, 자기 비판이 너무 심한 나머지 좌절하고 자존감이 떨어지고 비관하게 되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장점은 살리되 부정적인 결과를 불러오지 않도록 자기비판이 드는 순간을 스스로 관찰하면서 지금 드는 자기비판적 생각이 바람직한 것인지 아니면 자동으로 떠오르는 습관에 불과한 것인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고, 나쁜 슴관에 해당한다면 건설적 습관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사실 나는 양심의 가책을 느낄만한 일을 한 적이 많지는 않다. 결정적으로 몇 가지가 있지만 그때는 정말 잘못이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에 벗어나기가 힘들었다. 오히려 당사자는 잊고 지낼지도 모르지만 그 순간의 선택과 실수와 잘못이 오랫동안 지워지지가 않는다.

그렇다고 해결이 되는 것도 아닌데.

 

이런 것들을 안고 살면서도 잘 풀어나가는 방법을 이 책에서 배운 것 같다.

다른 사람에게 신세 지는 것을 꺼려하는 나라서 사실 내가 죄책감을 느낄 일보다 남이 나에게 죄책감을 느낄 일이 더 많은것 같기도 하다.

절친한 사이었지만 돈을 빌리고 연락을 끊은 지인이 생각난다.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원망과 궁금증이 함께 일어나면서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던 때도 있었음을 떠올려본다.

 

소년 시절 상처가 되는 말이나 행동을 나에게 퍼부었던 어른들은 지금 생각해도 그렇게까지 해야 했나 싶을 정도다.

그들은 아마 죄책감을 느끼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아예 기억조차 못할지도 모른다.

그런 것이 일상이고 어른으로서 당연한 훈계쯤으로 치부되던 시절이었으니까.

자신의 과실을 크게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도 참 많다. 죄가 드러나고 밝혀져야 그제서야 사과를 하는 범죄자들이나 아무렇지 않게 살다가 나중에 문제가 되자 사과를 하고 자숙을 갖는 공인들은 쉽게 말해서 걸리지 않았으면 죄책감도 없었을 것이다.

 

읽고 보니 내가 자신에게 가혹하고 엄격한 정도가 있기는 하지만 그리 심하지 않은 것 같다. 그렇지만 반드시 이런 패턴을 끊어내야할 부분도 있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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