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는다는 착각 - 하버드 심리학 거장이 전하는 건강하고 지혜롭게 사는 법
엘렌 랭어 지음, 변용란 옮김 / 유노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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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을 실감을 잘 못할때가 많다.

나이가 들수록 그 나이를 세면서 그 나이에 맞게 성숙한 시늉을 하는 것은 오히려 20대와 30대에 많이 해왔던 것 같다. 한국에서는 나이가 굉장히 중요한 지표가 되기도 하지만, 그 나이가 먹는다고 저절로 성숙해지지도 어른이 되지도 않는다는 것을 비슷한 나이 또래 사람들과 나 자신을 살펴보면서 깨닫게 되었다.

물론 나이만큼 성숙한 어른들도 있지만, 그 나이라는 자리에 맞는 행동은 하지 않으면서 대우만 받으려는, 그러나 마음은 별로 자라지 못한 어른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고집이 세지고 지난 과거를 부정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어른스러워지기는 커녕 더 철이 없어지는 것 같다. 어쩌다 목격하는 노인들의 싸움은 어린아이들 싸움과 별로 다를 게 없다. 노인들이 젋은 세대에 대한 저주같은 한탄을 보면 그게 한탄인지 젊음에 대한 시기인지 헛갈릴 때도 있다.

사실 나는 나이를 따지는 한국 문화가 싫다. 나이 몇 살 많다고 사람을 자동으로 대우하고 싶지도, 어리다고 무조건 하대하고 싶지도 않다. 강박적으로 나이에 대한 것을 시달리다 보니 나이를 좀 잊고 살려고 해도 주변에서 자꾸 확인 시킨다. 몇살이냐는 물음에 애써 잊었던 나이를 되새기는게 지겹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다.

 

노화는 막을 수 없는 현상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피부에 탄력이 없어지고 신진대사는 떨어지며 피로와 무기력이 더해지고 몸이 아파온다.

그런데 그게 과연 진실일까? 우리가 묵시적 합의에 의해서 노화의 단계, 나이 때에 맞는 보편적 얼굴, 행동과 신체 능력 등을 정해놓고 거기에 맞추어 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노인들에 대한 행동 실험은 이런 현상을 설명해주고 있다.

저자가 연구한 시계거꾸로 돌리기 프로젝트는 8명의 노인들을 수도원에서 생활하게 하되 20년 전의 시설을 제공하고 음식과 생활 행동 패턴에 관여하면서 수동적인 방식이 아닌 자신이 선택하고 책임지고 참여하는 방식으로 생활을 하게 하였는데, 이 실험은 노인들에게 가시적인 변화를 일으켰다고 한다.

지팡이를 짚고 다니던 노인이 지팡이의 도움 없이 걷게 되고, 미식축구에 참여하기도 하는 등 체력과 이해력과 기억력과 인지력 미각 청력 시력 등 수 많은 부분이 향상된 결과를 보여주었다.

노화라는 것이 아예 막을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나이가 미치는 영향이 생각이나 사고방식이 미치는 영향보다 그렇게 크지 않았던 것이다. 고정관념과 한계를 설정할 때와 설정하지 않을 때의 현저한 차이를 보여준 것이다. .

 

어떤 이들은 나이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젊어보인다. 나도 그럴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살았고 그런 소리도 들어봤지만 요즘은 예의상 그런 말들을 하기도 하고, 그렇게 놀라울 정도는 아니라는 것을 거울을 볼 때마다 스스로 느끼곤 한다. 툭 튀어나온 뱃살과 떨어지는 체력과 의욕을 마주하며 부정해보지만 식욕도 운동도 잘 지키지 못하는 나 자신의 노화를 마주하면서 늙지 않고 싶다는 소망만 있을 뿐 하는 것은 없다는 것을 느낀다.

인간이 본능적으로 두려워 하는 것은 죽음일 것이고 노화는 그 죽음에 다다르는 노선 같다. 그래서 우리는 노화에 대해서 좋은 인식을 갖지 않고 부정적으로 받아 들인다. 저자는 인간의 노화를 부정적인 의미로 생각하지 말고 변화로 인식하자고 말한다. 자기 통제력을 갖춘 삶을 찾을 때 인간은 젊어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가진 고정 관념을 버리고 활기찬 삶을 살아갈 수 있음을 저자는 보여주고 있다.

인간이 가진 고정관념을 바꾸기란 참 어렵다. 고정관념, 너무 뻔한 생각, 변하지 않는 생각을 싫어하는 사람조차도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는 이상 자동으로 스며들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무의식보다 의식에 집중하고 자신을 관찰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마음챙김이란 바로 자신의 현재를 객관적으로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현재에 머무는 것을 뜻한다.

자꾸 무엇을 잊어먹거나 물건을 찾는 행동을 하면 이제 나도 나이가 들어서 머리가 예전 같지 않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내가 아는 교수님은 8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술술 전문지식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강의를 한다. 사석에서도 젊은 사람보다 더 많은 것들을 기억한다.

그분이 단지 특이한 경우라서 그런게 아니라 직업상 꾸준히 공부를 하는 분이라서 그럴 것이다.

실제로 인간의 뇌세포는 나이가 들어간다고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지만, 70세까지 줄어드는 뇌세포는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도 인간은 새로운 세포를 끊임없이 생산해 내는 것이다.

고정관념을 버리고 마음가짐을 달리 하면 활기와 열정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너무나 강박적으로 그렇게 하지 않으면 큰일나는 것처럼 나이에 맞춰서 삶을 살아가는 방식도 변화할 필요가 있다.




 

여성최초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과 종신 교수직에 임용된 저명한 저자인 만큼 과학적이고 신뢰가 가는 연구들로 인간들에게 희망과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전달하는 이 책은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고 영향을 미치는 가를 다시금 확인시켜 준다. 알면서도 그동안의 습관과 사고방식 때문에 하루 아침에 바꾸긴 어렵겠지만 생각의 전환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계기를 마련해준 것만으로 이 책을 읽을 가치는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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