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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알고리즘 - 인간의 뇌는 어떻게 행동을 설계하는가
러셀 폴드랙 지음, 신솔잎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2월
평점 :
인간이 환경을 만들기도 하겠지만, 많은경우 환경이 인간을 만드는 것 같다.
환경이란 물리적인 공간도 해당이 되겠지만, 주변 사람이나 생활방식도 해당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 습관이 가장 중요할 것인데, 내 가족 내 주변의 습관을 나도 모르게 따르게 되거나, 내가 우연이든 의도적이든 만들어낸 습관도 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능동적이든 수동적이든 우리는 의지보다는 행동과 생각의 습관대로 흘러가듯 사는 것도 같다.
그렇다면 어떤 요소가 습관을 만들어내는 것일까?
무엇보다 우리를 통제하는 시스템인 뇌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뇌과학과 심리학 연구를 바탕으로 행동설계에 관해서 이야기 하는 책이다.
저자는 스텐퍼드 대학의 심리학 담당 석좌교수이자 신경과학자로서 굉장한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그가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은 손실회피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연구하였는데, 의사나 행동 제어 등 뇌 메커니즘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학자라고 한다. 습관에 관한 많은 책들이 나와있고 여러권을 읽어보았지만, 이책만큼 전문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쓰여진 책은 드물 것이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r/i/rimphoo/IMG_20220222_163218.jpg)
많은 자기계발서들에서 습관에 대해서 이야기 하며 과학적인 근거를 들먹였는데, 자신이 직접 연구한 것이 아닌 전문강사의 책이라면 짜집기 식의 확증편향성이 어느정도 있을 수밖에 없는 것같다.
같은 내용의 축구 관련 책을 축구선수 손흥민이 냈다고 하면 많이 팔릴 것이고, 토씨하나 틀리지 않아도 무명선수가 냈다면 별로 팔리지 않을 것이다.
성공한 사람의 결과에만 기댄 자기계발서는 성공한 사람이 없으면 효용이 없다시피 하다. 게다가 그 성공한 사람이 본인이 아닌, 유명인의 시작과 결과만 추려낸 인스턴트 같은 것이라면 그 효과나 감동도 짧을지 모른다. 그런 책들은 대부분 이미 성공한 사람들의 경험을 결과론적으로 이야기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평범한 사람들은 책을 읽을때는 좋다가도 막상 실행이 되질 않아서 좌절을 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이 책도 저자가 사회적으로 저명한 학자이기 때문에 더 신뢰가 가고 읽게 되는 것이 크다. 학자이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근거로 습관의 메커니즘을 밝혀내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믿음이 간다. 또 학자이기 때문에 인용의 출처가 분명하다. 명확하지 않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학자로서 쌓아올린 명성에 금이 갈 수 있는 행위기 때문에 근거 없는 이야기를 할 가능성이 적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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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전문가의 책을 읽는다고 해서 쉽게 습관을 바꾸고 조절할 수 있지는 않다.
그것 또한 이 책에서 언급하고 지적하는 내용인데, 어떻게 보면 인간이 그렇게 구성되어있는 것이다. 인간이 진화를 거듭하면서 진화의 부산물이라고 할 수 있는 행동들이 현대에도 나타나는데, 이것은 현대인에게 필요없는 요소들도 상당히 많다. 인간이 어떤 전지전능한 신에게서 창조되었다면 이런 기재들은 없을지도 모르지만, 진화를 했기 때문에 부산물들이 나타나는 것이다. 사람이 종교를 믿는 것조차도 진화의 과정에서 생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지만, 현대에서는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는 요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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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마법은 없다.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이 책에서 잘 다루고 있다.
낙관적이거나 과장된, 마법같은 좋은 방법은 들어있지 않다. 그래서 실망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더 나은 지름길은 있을지라도 거리 자체를 줄여 줄수는 없는 것이다.
이 책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 된다. 습관의 실체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좀 더 진중하게 생각할 수 있다.
습관이나 변화가 쉽다는 책을 읽고 감동하기는 쉽지만, 그것또한 미루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변화하기 쉽기 때문에 나중에 금방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스며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내가 알지 못하는 획기적인 방법이 어딘가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그 방법만 알면 금방 좋게 바뀔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런 묘약을 기다리느라 아무 변화도 없이 시간만 흘러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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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내가 참 많은 핑계를 대왔음을 깨닫기도 했다.
항상 잔머리, 잔꾀를 생각하곤 하는 나였다. 그것이 먹힐 때도 있어 남들보다 노력없이 빠른길을 갈 수 있다는 것이 즐거움이기도 했다.
그러나 인생 전체로 보면 그것은 오히려 훨씬 느린 길이 되어버렸다.
헛똑똑이가 아닐 수 없다. 그런 작은 요령들이 삶에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모든 부분에서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분별하는 능력이 필요한데 그러지 못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지도 모르겠다.
과장되지 않고 요령없이 습관의 속성이라는 것을 낱낱히 파헤치고, 현실과 진실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해준 책이었다. 읽는이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