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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르다는 착각 - 우리는 왜 게으름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가
데번 프라이스 지음, 이현 옮김 / 웨일북 / 2022년 4월
평점 :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r/i/rimphoo/IMG_20220419_100919.jpg)
나는 스스로를 게으르다라고 생각을 하는 사람이다.
실제로도 행동이 느릴때는 아주 느리고 그것이 좋을때가 있다. 여유있는 호흡을 좋아하는 사람인것 같다.
물론 이런 특성은 내가 정해놓은 가치관 같은 거여서 일괄적이지는 않다. 줄을 기다리는 것을 못참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강박적으로 싫어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기다리게 하는 것에는 불안함을 느껴서 빠르게 하기도 한다.
업무를 할때는 일을 빨리 하고 쉬는 것을 즐기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빨리 하려고 할 때도 많았다. 그러나 평소에는 느린 호흡을 즐기는 편이다.
그리고 게으르기도 하다. 세차를 자주 하지 않고 청소도 그렇고 처리해야할 것들을 미루는 것을 좋아한다.
영화를 볼때도 멈춰놨다가 다른 생각난 것들을 하고, 영화를 보다 생긴 궁금증을 검색으로 풀어내기 위해 정지를 시키기도 한다. 끝까지 다 보지만 꽤 많은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게으르다 라는 것을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것들을 착각이라고 이야기 하는 책을 손에 들고도 그래도 나는 게으르다는 생각이 들다.
그게 어감 때문인지 사회적 인식 때문인지 몰라도 게으르다는 말은 참 부정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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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두께를 보고 정말 게으른 사람들이 이 책을 읽을까?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게으른 사람이 책을 읽는 것은 보지 못했다. 귀찮다는 말을 달고 사는 사람은 일은 돈을 받기 때문에 열심히 하지만 퇴근하거나 주말에는 나가기도 싫어하고 멍하니 티비를 보면서 시간을 보낸다.
나도 그러한 편이긴 하나 멍하니 티비를 보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같이 멍하니 티비나 예능을 보다가 돌아온 경험이 여러번 있는데 그때마다 느낀 것은 이건 시간 낭비고 의미가 없다 라는 생각이었다.
그렇다면 이 책은 내가 게으르다는 죄책감을 가진 게으르지 않은 사람들이, 그렇다고 엄청 부지런하지도 않은 사람들이 많이 볼것 같은 책이다.
게으르다는 말은 주로 어릴적 남의 평가에 의해서 듣고 자주 들으면 내가 그렇구나 하고 인식을 하고 그게 지금까지 가지고 온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사회심리학자인 저자는 생산적 인간이 가치 있다는 자본주의 신념체계를 정면으로 반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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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일을 오래 한다고 해서 생산성이 있지는 않다. 기술직일 경우 얼마나 숙달되었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인 것은 직접 경험을 했다.
나는 일을 빨리 하고 쉬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빠르게 할 수 있는 일은 그렇게 하는데, 부하직원이 내가 한시간에 할 일을 잔업까지 하면서 서너시간을 해도 잘 못하는 것을 보고 답답함을 느낀적이 참 많다.
반대로 내가 하는 행동도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비출 수 있다.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거나 예매를 하는 것을 바로 하는 사람이 있노라면 나는 그것을 여러 방면에서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오래 걸린다. 오래걸리기 때문에 힘들고 그래서 당장 하기 싫어서 차일 피일 미룬다. 그러다보면 며칠이 걸리는데, 그 과정을 싫어하는 배우자는 빨리 빨리 결정을 하고 가격 차이가 나든 말든 결제를 해버리는 스타일이라 나를 답답해 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 방법의 장점도 알고 있는 터라 크게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 이렇듯 관점의 차이가 있고 장단점이 있는 행위를 우리는 그저 게으르다 라는 한마디로 평가를 해버리기 십상이다.
저자는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생산성은 오랜 시간을 투자하는것에 따라 결정되는 업무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한다. 그것은 설문조사나 통계자료로 증명이 되는 부분이다.
외국도 그렇겠지만 특히 우리나라는 보편적인 가치를 따르지 않는 것에 대한 시선이 좋지 않다고 본다.
남들과 생각이 다르면 4차원이라는 꼬리표를 붙여 웃음거리로 만들기도 한다.
재미로 몇번 하는 거야 좋지만 계속해서 그런 소리를 들으면 그것에 벗어나기 위해서 보편적 가치관을 자꾸 따르게 된다. 그 보편적 가치관은 사회규범이 만든 것일까? 그럴수도 있겠지만 단순히 우연히 형성되거나 미디어의 영향에 의해서 형성된 것일 가능성도 높다고 한다.
외모나 체중 등의 외적인 요소의 표준을 강요하고 그것에 못미치면 초면에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하는 어찌보면 참 잔혹인 일들을 무심코 하는 것이 인간이다.
인터넷 시대에는 잘 모르는 것에 대해서 쉽게 비판하고 간섭하고 오지랖을 부리는 덧글들로 남을 상처주는 일이 참 많다.
내가 가진 흠은 잘 못보면서 남의 티끌은 잘보인다. 내로남불은 그저 우스겟소리가 아닌 현실이고 누구나 조금씩은 하는 것이다. 누구나 한다고 면죄부를 갖자는 것이 아니라 그러지 말기로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다.
떠올려보면 나도 그런적이 상당히 많았다는 것을 자각한다. 사회가 부과한 이런 관념들을 버리는 것이 어찌보면 스트레스를 버리고 자유를 얻는 길인것 같다. 게으르다, 부지런하다 이런 단순한 한마디의 평가에 반응하는 것에서 벗어나 나 자신을 좀 더 소중하게 대하고 휴식을 취하고 인생을 즐길줄 알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면역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삶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r/i/rimphoo/temp/IMG_20220419_100922.jpg)
책에 나오는 사람들 처럼 아주 부지런하게 살아보지는 않아서 여전히 나는 게으른 것이 맞기도 하다. 하지만 난 그게 좋다. 정신적으로 쫓기고 지치는 삶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때로는 게을러도 괜찮다라는 인식을 가지게 해준다. 그런데 나처럼 정말 게으를때 게으른 사람이 이 책을 봐서 게으른 스스로의 행동에 정당화를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무엇이든 적당히 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모아니면 도를 싫어하는 사람으로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하겠다는 생각을 더한다.
[이 글은 네이버 컬처블룸 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