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 비밀노트
크리스티나 스프링거 지음, 한성아 옮김 / 솔출판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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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는 제인은 주문한 커피 종류에 따라 사람의 성향을 틈틈이 적어가고 있다. 고등학교 마지막 학년으로 수업이 자유롭다고 했는데 살짝 부러웠다. 첫번째 네 샷 넣은 무지방 카페라테, 라지사이즈를 주문한 남자에 대한 분석이 시작된다. 한마디로 꽝인 스타일이다. 여러가지 설명이 붙긴 하였지만 대체적으로 여자들이 싫어하는 남자타입이다. 그런데 그 사실을 그 남자는 알고 있을까. 제인은 패션 디자이너가 꿈인데 커피와 그 사람의 스타일등 여러가지를 꽤나 객관적으로 분류하고 있었다. 참신하고 재미있었다. 친한 친구 엠과 카페에서 함께 일해서 더욱 즐거워 보였다.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바리스타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제인이 좋아하는 음료는 무지방 아이스 모카이다. 싫은 사람은 만나지 않으면 좋은데 꼭 부딪치게 되는 것은 왜일까? 제인은 자신을 괴롭혔던 학교 선배였던 멜리사를 만나게 된다. 어떻게든 피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한다. 멜리사는 무지방 카페라테, 스몰사이즈를 주문한다. 바로 못된년이라고 적어 놓은 제인이다. 그런 제인이 귀엽다.

 

아이스 바닐라라테, 미디엄 사이즈 : 똑똑하고 선량하고 신사적임. 말투가 부드럽지만 남에게 만만하게 보일 타입은 아님. 신실하고 신뢰가 감. 좋은 친구. 품위 있는 외모를 지녔음. (35쪽) 그동안 제인이 적은 자료는 방대해졌다. 사람의 스타일이라든지, 좋아하는 성향만으로 그 사람을 다 알 순 없지만 꽤나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외모가 비슷한 사람은 성격이나 성향도 많이 닮아있기 때문이다. 제인은 자신의 정보를 통해서 자주 오는 단골 손님과 친구의 친구를 소개시켜준다. 첫번째 커플의 탄생인데 두 사람은 좋아 죽는다 라는 표현이 딱 맞을 것 같다. 제인은 캠과 함께 과제를 하면서 가까워진다. 그리고 캠이 좋아하는 커피 토피넛라테라는 것을 알게된다. 제인은 엠에게 캠을 소개시켜 준다. 제인 자신의 마음도 모르고서 말이다. 은근히 두사람 일을 신경쓰면서도 정작 제인 자신의 마음은 알지 못한다. 점장님의 귀에 제인의 커피 노트가 발칵된다. 점장님의 머릿속은 반짝반짝 빛나고 제인은 '에스프레솔로지'가 된다. 사람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커피로 인연을 맺어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다. 커피의 매출도 훌쩍 오르고 제인의 인연 이어주기도 매우 성공적이다. 다만 제인은 자신의 머리를 직접 깎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기고 말지만 말이다.

 

커피를 소재로 참신한 느낌이다. 책속에서 밀고 당기는 느낌이 좀 아쉽다. 책 뒷장처럼 너무 달지는 않은 발랄한 로맨스이다. 서로의 인연을 만나게 되어 기뻐하는 사람들과 제인 또한 자신의 인연을 찾게 된다. 하마터면 친한 친구를 잃을 뻔 하였지만 말이다. 뭐랄까 커피의 메뉴가 다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고, 거기에 제인이 적어놓은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 내용이 짧은 것도 같았고 좀 더 길었어도 좋았을 것 같았다. 마지막에 급하게 마무리 지은듯한 느낌이라서 좀 아쉬웠다. 엠의 인연도 찾아주었더라면. 발랄하고 재미있는 느낌이 드라마로 나와도 손색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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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멘토링 - 1년에 1000권 읽는
마쓰모토 유키오 지음, 황혜숙 옮김 / 그린페이퍼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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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열심히 독서를 하자며 나름 굳은 결심하였건만 그랬건만...

흐지부지 요즘엔 한권도 제대로 보기가 쉽지 않다. 요 몇달 완전 나태함이 주르륵 흐른다. 이 책을 보며 다시 맘을 다잡아야 겠다고 생각한다. 나의 책 읽기는 전문적인 지식을 요하는 것이 아닌 재미를 위주로 읽는다. 책을 찢어서 읽으라는 저자의 이야기에 깜짝 놀랬다.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 문제집을 부분별로 뜯어서 본적은 있었지만 책을 뜯어서 보라니.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니 그럴 수 있겠다 싶다. 책 한권을 가방에 넣어다니는게 꽤나 부담이 될때가 많다. 그리고 목표량을 정해서 어디에서든지 가볍게 볼 수 있으니 나름 괜찮다 싶기도 하지만 여전히 내게는 좀 부담스럽다. 아무리 말해도 사람은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듣는 모양이다.

 

전문적인 지식이든 재미를 위해서 시작하는 책 읽기라도 그냥 스쳐지나가는 바람 일뿐이라는 것은 좀 아까운 일이다. 책 속에서 좋은 문구와 기발하고 재미난 이야기, 나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소재가 분명히 담겨있다. 때론 메모하기가 귀찮아서 책꽂이로 꽂아 두곤 하는데 나중에는 적기가 귀찮아진다. 그래서 책을 읽다가 적곤 하는데 맥락이 끊기는 것도 같다. 저자는 책의 여백에 메모를 해보라고 한다.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한 줄로 적어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영화 한줄평처럼 말이다. 정말 실랄하면서도 재치있는 영화평 한줄은 재미도 줄 뿐만 아니라 영화를 선택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지금에야 책에 가끔 줄도 치곤 하지만 교과서나 문제지 말고는 줄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중에 읽을때 그놈의 줄이 넘 싫어지기 때문이다. 요즘엔 큰 맘을 먹고 줄을 긋곤한다. 책을 상전처럼 모시고 사는지도 모르겠다. 이젠 하인취급 해버릴까. 아 그런데 아깝다. 까짓거 시간이 지나면 책 종이가 누렇게 바래고 책벌레가 신나게 돌아다닌다. 아까워하면 뭐할까 싶기도 하다.

 

책의 여백에 메모를 하면 책을 활용하고 요약하는 힘도 길러진다. (61쪽) 책의 여백에 과감하게 글을 써보아야겠다. 처음이 쉽진 않지만 나중에 여백에 써진 글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게 될지 기대된다. 학창시절에 보내지 않은 편지를 보았던 그때처럼 그때를 생각해 보게 될 것 같다. 그래서 가끔은 친구에게 보낸 내 편지를 보러가고 싶어질때가 있다. 독서 감상문을 남겨두고 시간이 지난 후 지금의 자신과 비교해보자. 때때로 성장했다는 것을 실감하거나 반성하는 계기가 된다. (99쪽) 이럴줄 알았으면 독서감상문 좀 써놓을 걸 그랬다. 그때는 숙제라서 의무감으로 쓴 독후감이 전부다.

난독증도 아닌데 글자만 보면 자꾸만 딴 생각이 들고 오죽하면 시험지의 문제도 읽기 싫어했을까. 문제를 잘못 읽어서 틀린 문제가 많았다. 요즘도 사용 설명서는 딱 질색이다.

 

책은 무조건적으로 좋으니까 읽어라가 아닌 어떻게 읽으면 더욱 활용적이고 재미를 붙일 수 있는지 저자의 경험을 통해서 이야기 해주고 있다. 짤막하고 다소 복잡할 것도 없어 보이지만,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정도의 수준에 오르고 있음을 느낄것이 분명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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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원미동 사람들 2
변기현 지음, 양귀자 원작 / 북스토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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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간다>편에서는 은혜아빠네 집수리 이야기와 연탄배달 임씨 아저씨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오늘도 내일도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게 얼마나 좋은건지. 이 역시 살아보지 않고서는 그러지 않고서는 잘 못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행복사진관 엄씨와 한강인삼찻집 홍 마담의 이야기가 '불륜'이라고 욕할수없는 것 역시 내가 엄씨의 부인이 아니기 때문일터이다. 홍마담을 안쓰럽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떡하니 내 앞의 일이 아니라면 매우 관대해지기도 한다. 사람은 처지에 따라서 그때 그때 입장이 달라진다. 그게 당연한게 아닐까 싶다가도 입장을 바꾸면 머릿속이 복잡하다. 이거 아니면 저거가 아니라 세상이 훨씬 살만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전에는 대체적으로 상도덕이 있어서 지킬것은 지켜가며 장사를 했다. 자본주의는 상도덕 따위 개나 주라고 말한다. 돈이 최고이기 때문이다. 원미동에서 형제슈퍼 김 반장과 김포 쌀상회 경호 아빠 역시 이익을 위해서 지킬것을 과감히 내던져 버린다. 그리고 이것저것 팔다가 서로 경쟁이 붙는다. 치고 박고 싸우다가 원미동 사람들이 잠시 이득을 보다가 두 사람의 공공의 적이 나타나 합심하게 된다. 그러고보면 지금의 상황과 똑같지 않은지. 규모가 달라졌을 뿐이다. 공공의 적을 두 사람이 함십해서 물리치고 김반장은 미친듯이 그 어르신을 패기까지 한다. 패는 장면이 생생하게 그려져있다. 김반장의 광기가 무섭게 느껴졌다.

 

사람들의 감정 변화와 표정을 만화로 고스란히 담아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가 바드득 거리는 아저씨의 모습이 매우 웃겼지만 그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홍 마담의 씁쓸한 눈빛과 바람에 흩날리는 머릿결이 잘 표현되어 있었다. 그녀의 가녀리고 힘겨워보이는 어깨가 안타까웠다. 사람들이 눈물짓는 모습이, 누군가를 죽이고 싶어하는 증오섞인 모습등 원미동 사람들의 표정안에서 그시절의 삶이 느껴지는 것 같다. 요즘엔 복잡하고 우울한 건 딱 질색인 분위기다. 드라마도 내용적인면에서 탄탄하다고 볼 수 없는 것 같고 재미적인 요소를 많이 추구한다. 나 역시도 우울한 내용은 보고 싶지 않다. 그때 그 시절 드라마도 별로 보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원미동 사람들은 이래서 죽고 싶다 라거나 하는 표정을 짓고 있지 않는다. 힘들어도 오늘을 살아내고 내일을 바라보는 원미동 사람들에게 아직은 살아가야 할 날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딴 생각할 겨를도 없다. 발에 땀나게 열심히 일해서 대출금도 값아야 하고 아이들이 크는 모습도 봐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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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원미동 사람들 1
변기현 지음, 양귀자 원작 / 북스토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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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 아빠 이야기로부터 시작이다. 전세계약을 했지만 보름만에 집이 팔려서 어쩔 수 없이 서울을 떠난다. 그때는 집주인이 나가라면 나가고 오라면 오고 그랬어야 했으니 집없는 서러움은 말할것도 없을 것이다. 내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에 살던 집에 다른 것을 짓는다며 우리집도 뜯겼다. 보상금 그런게 어디 있겠는가. 가라고 하면 가는거지. 아버지는 목조를 가져다가 집을 지으셨다고 한다. 엄마도 벽돌을 날으셨다고 한다. 천막에서 살고 일해서 번돈으로 그때그때 집을 완성하셨다고 한다. 사람이 세상이 두동강나도 죽으란 법은 없는 모양이다. 다들 그렇게 살아가던 시절엔 별 수 없다 힘들고 배고파도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내는 것이 최선이였다. 그렇게 원미동 사람들도 살아간다. 내가 죽어야지 하는 멜로디는 술이 거나하게 취해 들어오시는 할머니 차지다. 내가 너무 오래 살았다며 눈물바람이시다. 도대체 왜 그러신건지 모르겠지만 술이란 건 원래 사람을 그렇게 만드는 모양이다.

 

은혜 아빠는 부인이 그토록 소원하던 우리집을 장만하지만 산넘어 산이다. 있는 돈 모조리 털고 대출 받아서 산 집이건만 이사한지 얼마되지도 않아 사고를 친다. 내집을 사도 마음이 편치않다. 부인이 행복해하니까 그걸로 괜찮다고 위안을 삼는다. 집을 고칠때 너무 많은 수리비를 달라고 하지 않을까 신경전을 벌였지만 그게 참 면목없게 되어 버렸다. 집을 고쳐 준 사람도 산전수전 공수전을 겪은 아저씨였다. 일하고 상대방 뒷목잡게 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였다. 그 아저씨의 사연도 만만치 않았다. 남의 돈 떼먹고 지는 좋은집에 살면서 큰소리 치는 사람들 사는게 편한지 궁금하다. 편하니까 남의 돈 떼어먹고도 그러겠지. 집장만에 목을 매는지, 그럴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럴수밖에 없어지기 때문이다. 원미동 사람들이 만화로 다시 태어났다. 1980년대에 태어났던 나에게 그 시절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화로 보는게 정겹기도 하면서 안쓰럽고 눈물난다. 나쁜 사람은 없다고 세상 사는게 얼마나 고달펐으면 그랬겠냐고 어르신들은 말씀하신다. 좋은게 좋은건 아니다.

 

회사에서 잘린 진만아빠는 물건을 파는 외판원이 되었다. 어떻게서든지 이 직장에서 버티기 위해서 용쓰고 있지만 사람들에게 말문을 열지 못한다. 혼자서 중얼중얼 거리다가 밖으로 나온 말을 주워 삼키기만 한다. 공원에서 옆에 앉은 사람에게 말을 걸어 보려고 하다가 머쓱해서 고개를 돌리다 목뼈가 삐끗하고 만다. 소심해 보이고 목이 삐끗해서 뜨악하는 진만아빠의 표정에 웃음이 나면서도 안타깝다.  집에는 아내와 아이가 기다리고 있고 물건을 하나도 팔지 못해 외상값이 줄줄이 달렸다. 아이가 자꾸만 슈퍼맨 연습을 해서 팔이 부러져도 돈이 없어서  눈물짓던 진만씨 부인의 모습이 애처롭다. 첫 고객으로 진만아빠의 이야기를 성심껏 들어주신 기사분이 물건을 하나 팔아주신다. 그 기사분의 사연도 참으로 길고도 길었다. 어디 사연없는 사람 없다더니 그말이 사실인 모양이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것인데 먹고 사는일이 무척이나 고되다.

 

땅 부자 노인 강만성 할아버지의 이야기도 시작된다. 개발로 인해 땅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그 땅 판 돈으로 밑빠진 자식독에 쏟아 부었다. 그래도 자식들은 아버지를 원망한다. 나머지 땅도 팔아서 사업비로 더 주었으면 하나 보다. 쉽게 번돈은 쉽게 나간다고 강만성 할아버지가 하신 말씀이 떠오른다. 자식한테 큰돈을 주는게 좋은 것 같지 않다. 현실속 누군가의 이야기를 할머니나 어머니의 입을 통해서 들어온 바 강만성 할아버지와 같은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부모 마음 자식이 몰라준다더니 서글픈 일이다. 좋은 부모 만나기도 좋은 자식 만나기도 참 어려운 일이다. 전에는 밭에 오물로 거름을 하곤했는데 그 방식 그대로 하니까 주변 사람들이 난리다. 땅 팔아서 돈 좀 거머쥐어 보려고 하는데 할아버지때문에 이도저도 못하니 신경질 나나 보다. 차라리 화학비료를 쓰라고 한다. 오물냄새 정말 심하다. 내가 그 빌라에 사는 주민이라도 그렇게 말했을 거다. 그전에 그곳이 다 논과 밭이였을때는 상관없었겠지만 이젠 세상이 변했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할아버지 말씀처럼 땅에다 화학비료 뿌리면 냄새는 안나겠지만 땅이 썩고 결국엔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모른다. 눈 앞의 것만 본다. 나 역시도 아빠랑 밭에 다닐때 오물을 자전거 뒤에 싣고 갈때 냄새때문에 정말 싫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불편함과 냄새때문에 소중한 땅을 자손들에게 남겨줄 수가 없게 되었다. 나 역시도 반성 많이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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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디자인 산책]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런던 디자인 산책 디자인 산책 시리즈 2
김지원 지음 / 나무수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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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자체가 살아있는 디자인이라고 했던 책속의 까칠한 어떤이.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이 마음에 든다. 한편으로는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반듯반듯한 도시계획은 정말 무엇을 위한 것일까 하는 생각. 지금 이땅에선 친숙하고 정겨운 추억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산책하는 가벼운 기분으로 읽기에 좋았다. 그래서 책 제목이 <런던 디자인 산책>인가 보다 라는 생각을 했다. 좋아하는 인형만들기가 전세계적인 기업이 된 것도 좋았다. 왜냐하면 인형이 행복해 보인다라고 할까. 사람들의 다양한 표정이 인형속에 살아나는 것 같았다. 행복하고 좋아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말하지 않아도 감출수가 없다. 그래서 좋은게 아닐까. 오래된 건축물, 그것만으로도 그들이 얼마나 자신들의 나라를 아끼고 사랑하는지 알 것 같다.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것 뿐만아니라 현대를 함께 숨쉬고 살아가기를 바라는 희망. 오래된 것도 쉽사리 버리지 않고 아껴주는 마음. 거기에 상업적인 마음이 들어 있다고 하더라도 어쨌든 그런 모습이 좋게 생각된다. 가끔은 삶의 무게에 힘들어서 아무것도 둘러보지 못하고 아름다운 것을 보고도 큰 감흥이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커다란 나무통을 12단계로 잘라 만든 조명등을 보면서 목욕탕에 가서 앉아 있는 플라스틱 의자를 생각했다. 그리고선 가끔은 눈높이를 낮춰서 여럿이 앉아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같은 사물을 보고도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건 참 재미있는 일이다. 여러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나눌때는 더욱더 그렇다. 그동안 내가 숨쉬고 살았던 곳이 아니라 다른 곳이라는 것 만으로도 신날꺼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다. 그랬다면 내가 좀 달랐을까. 자연을 담은 찻잔부터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 자연스럽다는 것, 삶속에서의 즐거움, 옛것을 되살리는 디자인, 벽의 낙서가 예술품으로 태어나는, 재치있고 재미있고 편안한 공간이 있다. 자연에 방치되어 이끼가 잔뜩 낀 테이블이 그것만으로도 멋지다. 휴, 나에게는 그 이끼가 미울 것만 같다. 버리고 싶을 것 같다. 좀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새로운 것만을 찾을게 아니라 그 안에서 새로움을 알아가게 된다면 좋겠다.

 

전통을 버리지 말고 그것이 인습이라면 바꾸고 아끼고 보살피며 21세기를 함께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런던 뿐만 아니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에도 사람의 옷깃을 스쳐야만 지나갈 수 있는 골목과 골목이 여전히 부대끼며 살아갈 수 있도록 말이다. 머릿속이 복잡하다면 잠시 내려놓고 이 책을 읽어 보면 어떨까. 런던에 직접 가서 쉴수는 없겠지만(그럼 정말 좋을지 모르겠다. 누군가가 자금을 되준다면 매우 좋겠지만.)이 책속에서 보여주는 런던은 참으로 희망적이다. 희망을 보는 이에게는 불행은 그냥 골라내어야 할 돌뿌리 일지도 모른다. 참신하다기 보다 친숙한 디자인이다. 그래서 좋은 것 같다. 어린시절 질질 끌고 다녔던 곰인형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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