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 - 상
지영 지음 / 아름다운날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네버엔딩스토리 에서 활약하시는  프레야님의 '렌'이 책으로 나왔다. 조급증으로 말미암아, 연재하는 소설은 읽지 않기 때문에 어떤 내용인지는 전혀 모르고 책을 샀다. 다만, 많은 사람들에게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라 어느 정도는 기대를 했었고, 역시나 그 기대는 충족되었다..^^*

때는 조선 선조 30년, 임진왜란이 끝날 무렵이다. 양반집 자제였던 여주인공 설연은 11살의 나이로 어머니와 함께, 퇴각하는 왜인들의 포로가 되어 왜국으로 끌려간다. 낯선 땅 왜국에서 천민으로 살아가는 조선 백성들의 삶은 짐작할 수 있다시피 비참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설연은 조선에서 도움을 주었던 왜인을 만나 천민의 신분에서 벗어나게 되고.. 세월이 흘러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는 그의 양녀가 된다.   하나, 그녀의 운명은 그리 평탄치 않아, 결국 세력다툼의 희생양이 되어 미인계의 목적으로 다른 곳으로 보내진다.

읽으면서 처음에는 새로운 용어와 생소한 지명과 낯선 인물들 때문에 조금은 버거웠다. 아래쪽에 각주를 달아놓았지만, 한번 본다고 외워지는 것도 아니고, 자꾸만 각주를 봐야 하니 흐름이 끊기기도 하고...

예를 들어, 에타 - 주로 강가에 살며 마소의 도촉업이나 청소를 담당하던 천민. 갖바치나 백정과 유사 ;;  히닌 - 에도 시대 사형장에서 잡역에 종사하던 사람. 시체 처리를 도맡아 함 ; ; 동자치 - 동자아치의 준말. 남의 집에서 부엌일을 하는 여자. 식모 ;;  토노 - 영주. 귀인에 대한 높임 말 등등...

게다가 워낙에 일본식 이름 외우는데 소질이 없는 나는 도쿠가와 가문의 누구, 도요토미 가문의 누구등  비슷하게 자꾸 등장하는 이름들이 너무나도 헷갈렸다. 다 읽고난 지금도 두 주인공들이 살았던 시대적 배경을 어렴풋이 밖에 파악하지 못했음이 안타깝다. -.-  연표로라도 정리를 해주었으면 좋았을텐데..

렌..  설연의 일본식 이름이다. 기타카와가에 미인계로 바쳐진 렌은 사실 미인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고고함과 단아함.. 뛰어난 총명함은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매력이었다. 여자에 대해서라면 질렸다고 자부하던 기타카와가의 영주 류타카도 이런 렌의 매력에 속수무책이었다.

렌은 말없이 소맷자락에서 손수건을 꺼내 건넸다. 그러자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던 그가 살며시 고개를 흔들며 옷소매로 이마를 대충 문질렀다. 그녀가 이상한 듯 쳐다보자 그는 멋쩍은 표정으로 대꾸했다. 

"손수건에서 나는 네 향이 없어질까 그런다." 

그리고는 그녀에게서 손수건을 받아 마치 귀한 것을 간직하듯 품안에 집어넣었다.

두 사람의 사랑은 평범할 수가 없다. 포로가 되어 같이 끌려온 사촌오라비를 위해 왜국 영주의 측실이 되었지만, 조선을 그리워하고 돌아가고 싶어하는 마음을 어이할까!  또한, 조선인 포로들의 비웃음과, 순결을 목숨보다 중요시하던 당시의 상황은 렌에게는 고통이다.   항상 떠날것만 같은 렌을 바라보는 류타카의 심정도 괴롭다.  정략결혼으로 여러번의 결혼을 하였던 류타카가 처음으로 마음을 준 사람..  그는 닿지 않는 사랑에 가슴 아파한다.

"왜 하필 왜놈이냐? 차라리 양민이라도 조선인 사내를 만나지, 어째서 그놈이야?"

사납게 힐난하는 오라비의 외침에 그녀는 쓰라린 어조로 되물었다.

"죄입니까? 그를 마음에 품은 것이 그리도 큰 죄인가요?"

"죄다. 나라를 팔고, 가문을 욕되게 한 죄다. 부모를 버리고 형제를 부정한 죄란 말이다!"

"허면, 그 죄...... 나중에 제가 죽어 받으면 안 될까요?  그 사람을 사랑합니다. 제가 가진 상처와 눈물을 가슴으로 받아 준 사내예요. 정이 많고 깊어 따스하고 온화한 사람입니다. "

렌이 왜국에서 고생하는 동안, 조선에서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렌과 그녀의 어머니에 대한 장례가 진행이 된 것이다. 가문의 명예를 위해서, 끌려간 사람을 찾을 생각은 않고 서둘러 죽었다고 처리해 버리는 무정함..  왜국으로 끌려간 조선인들은 이미 배에 태워진 순간 조선에서는 버려진 것이다.  렌이 그토록 마음 고생을 할 이유가 뭐가 있단 말인가!  예나 지금이나 백성들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나라의 모습이 서글프다...

어느 나라건 세력다툼은 있게 마련이고, 기타카와가도 예외는 아니었다. 암투와 배신으로 갖은 어려움을 겪은 두 주인공이 죽을뻔한 위기를 벗어나고서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은 가슴을 짠~하게 한다.

로맨스 소설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철저한 해피엔딩을 바란다. 하지만, 렌의 결말은 뭐라고 해야 할까..  결론에 대해 여러 말들이 있음을 알았기에, 결말을 읽을때는 가슴을 콩닥거리며 읽었다. 사실 두 주인공의 상황이 완전한 해피엔딩을 바라기에는 조금은 무리였다는걸 감안한다면 나는 어느 정도 만족한다. 물론 궁금하시다면 결말은 직접 읽으시기 바란다..^^

두 권을 숨죽이며 읽어 내려갔다. 뒤가 궁금해서 도저히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오랜만에 괜찮은 국내로설이 나와 너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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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자 2004-11-15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재미있을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역사물이라 맘에드는데...님의 리뷰까지 보니...진짜 보고 싶어요~ 돈이 없어 지금은 못사지만...ㅠ.ㅠ 땡스투와 추천 날립니다.

날개 2004-11-15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놀자님..^^ 땡스투를 날리시다니, 꼭 알라딘에서 책 사셔요..헤헤~

로드무비 2004-11-15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헹, 내가 안 보인다고 허전하다더니 페이퍼 올려도 본 척도 안하시고......

(날개님, 택배사에서 전화한다더니 연락이 안 오네요.)

날개 2004-11-15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아니여요~ 모른척하다니요.. 페이퍼 올리실 때마다 젤 먼저가서 꼬박꼬박 다 봤다구요.. 댓글을 남기는데 좀 게은른 면이 있지만.. ㅠ.ㅠ 죽을 죄를 졌어요..

로드무비 2004-11-16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면 제가 무안하잖아요.

농담인데......(약간 뼈있는...)ㅎㅎ

로드무비 2004-11-16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즐과 따로 넣은 예쁜 노트북은 날아갔나요?

하기야 택배 아저씨가 주머니 돈 털어 물어줘야 한다면

저라도 그 정도 선에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겠네요.

퍼즐은 그렇다치고 참 예쁜 노트북이었는데...쩝.

날개 2004-11-16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흑~ 뼈있는 농담....

댓글이란게.. 참 그렇더군요.. 뭐라고 쓰고는 싶은데, 어떨땐 도통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넘어가고, 어떨 땐 끼어들기 뻘쭘해서 그냥 넘어가고...

다른 분의 글들에도 그렇지만.. 로드무비님의 글에도 수십개의 댓글들이 달릴뻔 하다 말았습니다...ㅎㅎㅎ

그래서, 로드무비님이 여러군데 댓글 달아놓으신 거 보면 존경스럽다구요..^^*



아!!! 그리고 퍼즐에다 노트북이라니..ㅜ.ㅠ 정말 생각할 수록 아까워 죽 겠네.. 아저씨가 직접 오셔서 이런저런 사정 얘기 하시는 바람에 어쩔 수가 없었어요..흑흑~


2004-11-16 1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4-11-16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고마워용~ 싸랑해용~ ^^

loveyun 2004-12-10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리뷰를 열심히 쓰려구 노력하는데, 님의 리뷰는 참 멋지네요....이책을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님의 리뷰를 보고 구입했답니다. 님의 리뷰를 읽고 책을 읽어서인지 좀더 이해가 잘되더라구요...앞으로도 책 많이 읽고 리뷰많이 하세요~

날개 2004-12-10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nes님 고맙습니다..^^ 도움이 되셨다니 기쁘군요.요런 얘길 들으면 리뷰 쓸 맛이 난다지요..헤헤~

리뷰에 더욱 매진을!!! 이라고 하고싶지만, 요즘읽는 로설들이 쉬원찮아서.. 쓰고싶은게 없네요.. 좀 더 멋진 소설들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kmr5023 2007-10-22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가장 애장하는 책이예요... 눈물도 눈물이지만, 여운이 너무도 오래남아 오랜 날을 후유증에 시달렸었지요. 마지막 장면을 잊을 수가 없네요. 사랑하는 여인의 죽음 후에 머리가 하얘져 여자의 방을 나오던 류타카의 모습... 어느정도의 슬픔과 상실감이어야만 그렇게 될 수 있는걸까요? 그리고 훗날 완전한 일본여인의 모습으로 일본무사의 영정과 함께 나란히 놓인 딸의 영정을 바라보는 조선인 아버지의 모습... 슬프면서도 왜그리 아름다워보이던지... 한장면 한장면 잊을 수가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나나세 4 - 완결
츠츠이 야스다카 글, 사야카 야마자키 그림 / 삼양출판사(만화)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을수 있다면.. 그 사람은 편리할까?  혹은 행복할까?

나나세는 정신감응력자이다.. 흔히 말하는 타인의 생각을 읽는 초능력자..  일견 편리해 보이는 이 능력은 그녀에겐 고통이다..  끊임없이 흘러들어오는 남자들의 그녀에 대한 성적 상상, 여자들의 시기와 질투,  알고싶지 않지만 알게되는 타인의 깊은 속내들..

가끔씩은 이 능력으로 위험을 감지하고 피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뻔히 다른 사람의 위험을 알고서도 자신의 능력을 숨기기 위해 모른체 해야한다..

자신이 있을 자리를 찾기 위해 헤매야 하는 그녀에게.. 같은 정신 감응력자인 소년 노리오는 일종의 구원이었다.  위험을 무릅쓰고 노리오를 죽음의 직전에서 구한 그녀는 염동력을 지닌 협력자 헨리와 셋이서 기묘한 동거생활을 하게 된다..

능력자이기에.. 다른 능력자들과의 만남은 필연적으로 계속되지만,  근본적으로 불신을 품고 사는 그들이 서로 마음을 내어주기는 힘든 일..   친구가 되기도 하고, 적이 되기도 하지만 결국 자신의 고독속으로 되돌아 올 뿐이다.

어디서나 시기와 질투는 존재한다..  어설픈 능력밖에 가지지 못한 자의 비틀린 사고는 능력자들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진다..  숨가쁜 대결과 그에 따른 슬픈 결말.. ㅡ.ㅜ

네 권이라는 짧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알차게 읽은 느낌이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 그림체였지만, 전혀 구애되지가 않았다.  나나세가 겪는 사건 하나하나가 흥미롭게 진행되고, 적절한 액션신과 그에 뒤지지 않는 심리묘사로 쉬지않고 책장을 넘기게 한다..  간간히 '19세미만불가'일 듯한 내용들이 섞여 나오긴 하지만 이야기의 진행상 필요한 도구로 생각하고 넘어가도 좋을 듯하다..

재미있었다.. 한번쯤 읽어봐도 후회하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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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einsusun 2004-12-23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윽....생각만 해도 끔찍해요. 지나가는 사람들의 생각, 지하철에 같이 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다 들린다면 얼마나 머리가 아플까? 영화 " What women want" 가 생각나네요.

날개 2004-12-23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저로서도 준다해도 갖고 싶지 않는 능력이예요..^^* 생길일도 없겠지만요..
 
판테온 4
하루노 나나에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9월
평점 :
절판


판테온의 표지들을 자세히 보노라면 공허함이 묻어 나옵니다..   표지에서 풍겨나오는 공허한 이미지는 작품 전반에 걸쳐서 끊임없이 흘러나옵니다..

'파파톨드미'의 작가이신 나나에 하루노님의 또 다른 이야기 '판테온'을 읽었습니다.. 전 4권의 짧다면 짧을 수 있는 이야기..
읽는 내내 약간은 허공에 붕 뜬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어린시절, 부모의 이혼문제로 오빠 료이치와 오랫동안 떨어져 지내던 쇼코는 고교를 진학하게 되면서 오빠와 같이 지내게 됩니다..
어린마음에.. 오빠에 대한 아버지의 폭력이 강하게 남아있던 쇼코에게..
아버지는 증오의 대상이고, 오빠는 정신적 지주입니다..

공허한 눈,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오빠외에 다른 사람에겐 관심이 없는 쇼코..

새로운 학교에서, 그런 그녀에게 관심을 쏟는 여자친구 모모코가 있습니다..
모모코는 쇼코와는 완전히 다른 성격이죠..
자신의 확실한 꿈이 있고, 리더쉽도 있고, 한마디로 주도권을 잡는 스타일입니다..

너무 다르기에 쇼코에게 끌리는 모모코..
모모코는 쇼코를 현실 세계로 끌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친오빠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만 쇼코에게, 삶은 너무 버겁습니다..
자살미수.. 그리고, 모모코와 료이치에 의한 치유..
시간이 흘러, 서서히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면서.. 쇼코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이즈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게도 되죠..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구요..
사람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마음의 성을 쌓고 사는 쇼코의 허무한 눈빛을 보노라면..
읽는 독자마저 그 허무함에 빠지게 됩니다..

조용조용한 대화.. 표정만으로 내뱉는 독백.. 일상에서 느껴지는 외로움..
이것들이 네 권에 담겨있는 내용입니다..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시는분께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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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10-06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접니다!
파파톨드미의 작가라면 더 볼 것도 없군요.
당장 사볼게요.^^
(그런데 이 시간에 웬일이신지? 반가워서!^^)

날개 2004-10-07 0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이 좋아하실줄 알았습니다..^^* 옆지기가 축구에 정신이 없길래, 전 옆에서 서재질을~ 헤헤

겨울 2004-10-08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서재에서 이 페이퍼 읽고 코멘트 남겼는데요, 저도 이 작가의 만화라면 무조건 좋아합니다.

날개 2004-10-09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우울과몽상님..^^
저두 님을 로드무비님 서재에서 뵙고서, 님의 방에 슬쩍 다녀왔었답니다.. ㅎㅎ
요런 분위기의 만화를 좋아하시나봐요.. 저두 좋아라 하는 만화랍니다..^^*
 
잠자는 숲 속의 왕자님
카렌 마리 모닝 지음, 박희경 옮김 / 신영미디어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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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카렌 마리 모닝의 시리즈 중 네번째 이야기.. [잠자는 숲속의 왕자님]을 읽었습니다..^^

오오~  이 작가분은 어찌하여 갈수록 더 맘에 든단 말입니까!

다른 작가분들의 시리즈물은 첫번째가 가장 재밌고 다른 것들은 좀 못하거나 비슷한 정도였는데..

카렌 마리 모닝의 하이랜더 시리즈는..  어찌된 일인지 시리즈를 더해갈수록 점점 더 재밌어집니다..

 

저는 원래 시간여행에 관련된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처음 하이랜더 시리즈가 나왔을때.. 거의 무조건적으로 책을 샀었지요..

하지만,  하이랜더 시리즈에 사용된 시간여행이란 소재는 뭐랄까.. 좀 부차적인 문제 정도의..

말하자면,  단지 시간여행을 했다..란 의미밖에 없는 정도랄까요..

시간여행에 따른 인과관계나.. 그외 일반 시간여행SF 소설에 등장하는 위험성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삼지 않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잠자는 숲속의 왕자님]에선 좀 더 본격적인 시간여행 이야기가 나옵니다..

남주 드루스탄과 여주 그웬의 슬픈 이별도 이 시간여행의 인과관계에 따른 것이었지요..

 

스코틀랜드의 영주 드루스탄은 어리석은 한 인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주문에 걸려 그만 500년간 잠이 들고 맙니다..

그리고 현대.. 운명의 시간에 그웬은 우연히 그의 잠을 깨우게 되지요..

드루스탄은 그웬을 처음 본 순간부터 그녀에게 끌립니다.. 그웬도 마찬가지였구요..^^

거석을 향한 둘의 여행은 그들이 사랑에 빠지는데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시간여행을 하게 해 줄 거석에 도착한 후.. 그들은 사랑을 나눕니다..

드루스탄은 그녀에게 영원히 묶이게 될 주문을 그녀에게 바치지요..

 

- 만약 무언가를 잃어야 한다면, 당신을 위해 내 명예를 잃으리라

- 만약 누군가가 버림을 받아야 한다면, 당신을 위해 내 영혼을 버리리라

- 만약 죽음이 가까이 다가온다면, 당신을 위해 내 목숨을 바치리라

- 난 바쳐진 자라

 

아아~ 감동적인 주문입니다..^^

 

드루스탄은 그웬에게 모든걸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혹여나 도망갈까 두려웠기 때문이죠..

그러나.. 그로인해 그들은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거석에서의 의식이 잘못되어 원래 가야할 시간보다 더 과거로 떨어지면서..

드루스탄은 존재하는 과거의 자신때문에 사라지게 되고,

그웬은 뭘 어찌해야 할지 정확히 모른채.. 아직 자신을 모르는 드루스탄 앞에 서게 된거죠..

 

책을 읽으면서 또 한가지 정말 마음에 드는 점..

우리의 여주인공 그웬이 너무나도 똑똑하고, 현명하고, 용감하다는 것이죠..^^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웬은 현명하게 처신합니다..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드루스탄을 끈질기게 설득하고.. 결국 미래의 기억을 되돌려 놓습니다..

 

하지만, 그웬과 드루스탄은 시간여행의 인과관계에 의해 이별을 하게 됩니다..ㅜ.ㅜ

모든 위험을 물리친 드루스탄은 잠이 들지 않았으니.. 미래의 그웬을 만날 이유가 없었던거죠..

해피엔딩이란걸 모르고 보고 있는 책이라면 꽤나 속상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16세기에 있는 드루스탄과 현대의 그웬은 어떻게 다시 만날까요?

읽으면서 내내 이것저것 상상을 해봤는데.. ㅎㅎ 저는 상상대로 이루어졌습니다..

역시나.. 그 방법밖에 없지요.. ^^ 궁금하시면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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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씬의 마법 플라스크
카렌 마리 모닝 지음, 박희경 옮김 / 신영미디어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카렌 마리 모닝의 시간여행 시리즈중 세번째 작품인 <써씬의 마법 플라스크>를 읽었습니다..
한마디로 유쾌하고 재밌는 작품이네요..

이 작가님의 전작들인 <한여름밤의 꿈>, <미녀와 하이랜더> 도 재밌었지만..
저는 이 세번째 이야기가 좀 더 낫군요..^^
갈수록 더 재밌어진다는 느낌입니다..

1편에 나왔었던 요정 아담 블랙이 이번 3편에서 연결고리로 등장을 합니다..

요정들의 성물을 보호하는 자인 써씬은 성물인 플라스크를 그만 잃어버리고 맙니다..
그는 그 플라스크에 마법을 걸어놓았는데.. 누구든지 그 플라스크에 손을 대기만 하면,
자신에게로 되돌아오게 돼 있었죠..

문제는.. 그가 아담에게 그 플라스크를 가져오는 자를 죽이겠다는 맹세를 한것에 있습니다..

시대가 흘러.. 그 플라스크는 700년후 현대에 발견됩니다..
박물관에서 청소일을 하던 리사는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에 그 플라스크를 만지게 되고..
결국 플라스크와 함께 과거에.. 써씬의 앞에 나타나게 되죠..

플라스크를 가져오는 자를 죽이겠다고 맹세를 한 써씬..
하나, 그의 앞에 나타난 아름다운 리사에게 처음부터 정신을 빼앗기게 됩니다..

하나의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게되고..^^
리사를 보호하기 위해 왕의 사촌이라고 속였던 써씬은,
그 왕에 의해 리사와 결혼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되죠..

써씬은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맹세도 했었습니다..
그 이유는 그가 불사의 몸이기 때문이었죠..
더이상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가는 것을 볼 수가 없다는 마음에, 아무것에도 마음을 주지 않는 생활을 계속해 왔지만.. 리사를 사랑하는 마음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자신의 맹세가 계속 깨어지고.. 마음이 흔들리고.. 그토록 거부해왔던 자신의 능력을
리사때문에 받아들이게 됩니다..

둘이 처음 나눈 사랑의 결과로 아이가 생기는데..(둘은 첨엔 모르지만요..)
그 아이로 인해 둘 사이에 교감의 능력이 생깁니다..
말을 안해도 서로 느끼고, 이해하고, 감정을 주고받는..
아~ 정말 편하겠다.. 란 생각을 했습니다..
오해가 끼어들 여지가 없더군요..^^  다 보여주는 거라..

사실 끝부분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능력을 써씬이 계속 발휘해버리는 바람에..
조금 아쉽기도 했습니다..
뭔가 좀 모자르는게 있어야.. 더 안타깝고 할텐데 말이죠..^^;;;
과거와 현대를 오고가며 살다니.. 참 멋진일이기도 하지만요..

한가지 더 생각한건.. 써씬과 리사의 자식들은 불사일까요? 아닐까요?
만일 불사가 된다면.. 자식들의 배우자도 또 불사로 만들어줘야 하고.. 또 그 후손들도?
불사 인구가 엄청 늘어나겠군.. 하는 엉뚱한 생각을 했습니다..^^;;;;

술술 잘 넘어가던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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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05-03-04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재미있게 봤어요~~~^*^

날개 2005-03-04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이거 정말 한참전에 쓴 리뷴데..ㅎㅎ

Phantomlady 2005-05-20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렌 마리 모닝이라 어떤 작가인지 궁금해요.. 우리 동네 대여점엔 로맨스 소설이 없어서 몇 년 째 거의 못 보고 있는데.. 사서 읽어야 하나.. ^^;

날개 2005-05-20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렌 마리 모닝이 이 시리즈를 다섯권 내었었는데, 한창 인기가 있었어요.. 시리즈가 갈수록 재밌어지는 형태라.. 구해서 보시면 괜찮으실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