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함께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카테고리입니다. 이 카테고리에 글쓰기

연합뉴스에 실린 기사.


------

11일 베이징에서 지병으로 숨진 중국 동방학의 대가 지셴린(季羨林)은 정관계나 학계에서 난더후투의 경지에 오른 대표적인 인물로 유명하다. 12개 언어를 구사하는 천재 지셴린은 황갈색 누더기 옷과 누더기 가방을 낀 노동자 행색으로 캠퍼스를 누볐었다. 원자바오 총리가 만모한 싱 인도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지 교수를자신의 정신적인 스승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도덕적인 수양과 인품의 수준이 높았다. 중국 언론은 그에게 ‘인간 국보’라는 별칭을 붙여주고 있다.
1911년 산둥(山東)성 칭핑(淸平)에서 태어난 고인은 칭화(淸華)대학에서 서양문학을 전공하고 1935년 독일로 유학을 떠나 산스크리트어, 범어 등 인도 고문자와 고대문화를 공부했으며 1941년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1946년 독일에서 귀국, 베이징대학 교수로 근무했다. 지 교수는 베이징대학에 동방어문학과를 처음 만들었으며 1956년 중국과학원 철학사회과학부 위원에 당선됐다. 문화대혁명 시기에는 산스크리트어로 된 서사시 ‘라마야나’를 중국어로 번역했다. 고대 인도 언어와 동양철학, 불교문화 등을 연구하며 문학, 문화, 예술, 철학, 종교에 관한 전집을 저술했다.
중국 지성계의 태두로 불리는 지 교수는 1978년 베이징대 부총장을 지냈다. 모두 24권으로 된 ‘지셴린문집’은 인도 고대언어와 중국-인도 문화관계, 인도 역사와 문화, 중국 문화와 동방문화, 불교, 비교문학과 민간문학, 각종 고대 문학작품 번역등을 담고 있다.

---


중국의 지성, 지셴린(계선림)이 사망했다. <우붕잡억>을 읽으면서 한없이 깊고 또 무거우면서도 따뜻한 '지식인론'에 감동받은 지가 엊그제같은데. (리뷰를 써놓았던 것을 찾아보니 그 책을 읽은 것도 벌써 5년 전이다)


찾아보니 SBS가 학문하는 즐거움에 대한 다큐멘터리에서 지셴린을 인터뷰해놓은 동영상이 있다.





알라딘에는 지셴린의 책으로 <다 지나간다>만 올라와 있는데, <우붕잡억>도 버젓한 지셴린의 책이다.


  

<다 지나간다>를 하나 사놓아야겠다.

댓글(2) 먼댓글(1)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청소부가 된 성자
    from 로쟈의 저공비행 2009-07-12 19:29 
    모처럼 장마다운 비가 내린 하루였다. 그래도 중년의 빗줄기였는지 오후로 접어들면서는 빗발이 약해졌고 끊기기도 했다. 잠시 끊긴 틈을 타서 동네도서관에 가 진화심리학 관련서 두 권과 함께(강의용이다) 계선림의 <우붕잡억>(미다스북스, 2004)를 대출했다. 딸기님의 '계선림, 어느 지식인의 죽음'이란 페이퍼를 읽은 탓이다. 계선림, 혹은 지셴린은 어제 세상을 떠난 중국의 석학이다. 저자에 대해 내가 과문했던 건 이 책이 2004년에 나온 것과
 
 
로쟈 2009-07-12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 24권으로 된 ‘지셴린문집’이 바로 소개될 정도는 돼야 우리도 어깨를 나란히 할 텐데요...

딸기 2009-07-12 17:04   좋아요 0 | URL
문혁의 소용돌이에 외양간(우붕) 청소부와 경비원으로 처지가 바뀌어서도 지식인의 책무라며 라마야나 등 동방의 사상들을 번역하던 사람인데... 우리에게는 그런 지식인으로 어떤 분들이 계실까요.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를 노래하다가 '쥐박이 실용주의자'로 변모한 사람이 생각나 씁쓸하네요.
 

 

 

저자 사인 들어간, 책 세 권을 알라디너들께 선물하려는 저의 착한 마음씨... 가 아니고,
뭐 제 서재에 자주 오가시는 분들은 아실만큼 아시겠지만 ^^;;

울오빠 책이 나왔습니다. <한국의 대리들> <한국의 글쟁이들>을 낸 어엿한 베스트셀러 작가,
한겨레 구본준 기자와 김미영 기자의 공저 <서른살 직장인 책읽기를 배우다>!!!

그래서 이벤트 합니다.
저자와의 만남;;도 준비하려고 해요.

이 책을 꼭! 읽고 싶으신 분이 계시면, 댓글 남겨주세요.
댓글 적으실 때에는

1. 최근 읽은 가장 거지같은 책(내가 이걸 왜 돈버리고 시간버리며 읽었던가 하는 책)
2. 내가 쓰고 싶은 책(어차피 상상이니깐 마음~껏 날려주세요)

적어주시고요 :)


댓글(3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nine 2009-06-23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생각해도 1번은...흑흑. 그 정도로 혹평할만한 책은 지금까지 없었던 것 같아요.
2번은 Life Science for Dummies, 뭐 이런 책이요. (어차피 상상이니깐~ ^^)

딸기 2009-06-24 14:33   좋아요 0 | URL
Life Science for Dummies... 재밌을 것 같아요 ^^

가을산 2009-06-23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Weaving without a Loom --> 베틀조차 필요 없는 직조법이라는 제목에 혹해서 샀는데, 아뿔싸, 실용서가 아니라 '창의성'을 자극하기 위한 책이었음. 그렇다고 거지같은 책은 아니구요... 창의적인 사람들을 위해서는 좋은 책임다.

2. 머리 아플 때를 위한 딴짓거리 1004 가지 --- 어때요? ^^;;

꼭 책을 받기 위해서는 아니고... 축하드리는 의미에서 이벤트 참여함다.

딸기 2009-06-24 14:34   좋아요 0 | URL
베틀조차 필요없는 직조법... 아니 그럼 그게 실용서인 줄 알고 사셨다면, 베짜기를 하려고 하셨던 거예요?
머리 아플 때를 위한 딴짓거리 1004 가지, 넘 재밌는데요.
가을산님 서재에 포스팅 하나 올려놓으시고 오만가지 아이디어를 모집해보면 어떨까요 ^^

[해이] 2009-06-23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사람을 얻는 기술 : 대인관계를 원만하게 하는 팁을 담은 자기계발서인데, 미국에서 쓴 책이라 한국상황과 전혀 안맞았습니다... ㅠ
2. 제 자서전을 한 번 써보고싶어요. 나중에 유명한 사람 되면ㅋ

저도 꼭 책을 받기 위해서는 아니고(!!!) 축하드리는 의미에서 이벤트 참여합니다. 남매 모두에게 축하드려요^^

딸기 2009-06-24 14:35   좋아요 0 | URL
ㅋㅋ 사람을 '기술'로 얻을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좀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 꼭! 유명한 사람 되세요 ^^

chika 2009-06-23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홍~! 또 책을 내셨군요.

1번..을 아무리 생각해보려해도, 그지같은 책을 끝까지 읽을만큼 인내심이 강하질 못해서 말이죠. ㄲㄲㄲ
가뜩이나 읽을 책이 쌓여있다고 하는 판에 - 없으면 도서관에서 빌려서라도 읽는판에 그지같은 책은 그냥 미련없이 데껴(던져)버립시다요~;;;

2번은...그림여행일기,를 만들고 싶어요. 출판의 목적이 아니라 기록의 목적으로다가. 그래서 정말 그림을 잘 그리고 싶은데, 흑흑흑

저는 꼭 책을 받고 싶은데 (아니, 왜 다들 책을 받기 위해서는 아니라고...흑흑, 다들 사 읽으신다는거죠? ㅠ.ㅠ)..
근데 딸기님도 글 쓰시면 좋은 책 한 권 나올 것 같기도 한데 말이지요 ^^

딸기 2009-06-24 14:36   좋아요 0 | URL
사실은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렇게 그지같은 책이면 읽다가 때려치울 테니깐... ㅋㅋ
그림여행일기! 그런데 어디를 여행하고 싶으신 거예요?

호옷이벤트다 2009-06-23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1. 제임스조이스의 '율리시스'-현재 반 정도 읽었는데...읽을 때마다 욕 나옴.
2. 야구를 주재로한 소설.

딸기 2009-06-24 14:37   좋아요 0 | URL
율리시스... ㅋㅋㅋㅋ
저는 그 책 갖고있다가, 구경 슬쩍 해보고 조용히 팔아버렸어요.
그런데 처음 뵙는 분인 것 같네요. :)

라주미힌 2009-06-23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기님도 책 내셔야 할텐뎅... ㅋ

1. 책을 별로 안읽어서.. 패쓰..
2. 상식을 깨는 책(?).. 지적 쾌감만큼 좋은 책은 없는 듯 싶네용..

딸기 2009-06-24 14:37   좋아요 0 | URL
제가 무슨 책을 내겠어요 ^^
상식을 깨는 책, 정말정말 환영이예요. 뭔지는 모르지만 암튼 너무 신기한 책....

순오기 2009-06-24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축하합니다~ '한국의 글쟁이들'을 선물받았으므로 이번에도 욕심내면 염치없지요.^^
1. 적어도 그지같은 책은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읽지 않으므로 없어용.ㅋㅋ
2. 여고때부터 우리엄마에게 바치는 시를 하나 쓰고 싶었는데 아직도 미완성이고,
우리 삼남매를 비롯한 초딩들 글모음집은 하나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앗~ 내가 쓰고 싶은 책이었구낭~ 그렇다면 제2의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같은 소설~ 멋지잖아요!ㅋㅋ

딸기 2009-06-24 14:38   좋아요 0 | URL
엄마에게 바치는 시...
순오기님 서재에서도 늘 느끼는 거지만, 참 마음이 따뜻하세요.
매디슨 카운티라... 혹시 요즘 ㅇ ㅕ ㄴ ㅇ ㅐ 가 하고 싶으신...? ^^

순오기 2009-07-07 02:07   좋아요 0 | URL
하하~ 연애야 항상 하고 싶죠? ㅋㅋ

머큐리 2009-06-24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간 축하드려요....^^
1. 회사다니다 보니 이런저런 자기개발 서적들이 대체적으로 체질에 안맞는거 같고...
2.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매혹적인 글을 하나 쓰고 싶은 욕심은 있는데...노력도 재능도...휴~

딸기 2009-06-24 14:41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요. 특히, 돈 많이 벌고 직장에서 빨리 승진하기 위한 자기계발서들...
(저 책도 자기계발서이긴 합니다만, 책을 읽고 지식을 쌓으라 얘기한다는 점에서는 조금 다른 듯.)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매혹적인 글... 요새 그런 책들도 많고, 정말 매력적이죠!
머큐리님도 저랑 취향이 비슷하신가봐요. ^^

마늘빵 2009-06-28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출간 축하드립니다.

1. 저는 맘에 안드는 책은 거의 안 읽기 때문에 패스. 그중 불만족스러운, 저랑 코드가 안맞는 책이 있긴 했으나 혹평할 만한 책은 아니므로.
2. 쓰고픈 책은 많지만 가장 현실과 먼 꿈과 같은 컨셉을 설정한다면, 김상봉 선생님의 '서로주체성의 이념'과 같은 우리의 주체적인 철학 작업이에요. 정말 현실과 너무나 먼, 그냥 꿈만 꿔도 기분 좋은.

딸기 2009-06-29 11:43   좋아요 0 | URL
우와...
사실은 정말 필요한 게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북한에서 그런 거 만든다고 주체사상이란 걸 만들어서 인민들 드잡이하는 데에 쓰고 있지만...

요즘 돌아가는 거 보면, 주체를 논하기 이전에 남들에게서 빌려온 철학이나마 좀 잘 가르쳐서 제대로 된 시민을 맹글어놨어야 했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이러면서 또 딴길로 새고 있는...)

다락방 2009-06-29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저는 '박광수'의 [참 서툰 사람들] - 읽다 말았어요. 중학생이 읽는 원태연의 시 같은 느낌이어서 말이죠. 내가 뭐하는건가 싶어져서 읽다가 다른 책 읽자 싶어서 덮어놓았답니다.

2. 제가 지은 시(?)들을 모아 시집을 내고 싶어요. 하하핫.


딸기님 본인의 책은 아니라 하더라도, 책 출간 축하드려요!! :)

딸기 2009-06-29 11:43   좋아요 0 | URL
히히 저는 박광수도 원태연도 모르니까 일단 패스하고 넘어갑니다만,
다락방님의 시집이 나오면, 반드시! 사서 보겠다고 약속드리는 바입니다... ^^

딸기 2009-06-30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 저자가 책을 아직도 안 보내줘서, 이벤트 결과 발표를 못 하고 있어요.
죄송... 책 받는대로 세 분 뽑아서 보내드릴게요 ~~

serendipity 2009-07-01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사랑과 연애의 달인 - 작가의 말보다는 인용이 많아서,오히려 그 인용된 책을 샀어야했는데..라는 후회했죠.
서평이 별로 없어서 끌리는대로 샀지만..결과는;;신중하게 골라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2. 에세이..제가 살아가면서 느낀 생각이나 새로운 발견? 같은걸 써보고 싶어요..물론 쓸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저..이책 꼭 받고 싶습니다. 저도 올해 서른살 직장인!! ^^

딸기 2009-07-02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세렌디피티님, 조금만 일찍 올려주시지...
이미 저자에게서 사인본 책을 3부를 받아왔는데... ㅠ.ㅠ
너무 아쉽네요. 서른살 직장인이신데...

딸기 2009-07-02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큐리님, 아프락사스님, 치카언니, 세 분께 보내드릴게요.
비가 넘 많이 와서 오늘은 못 보내고요, 며칠 내로 ^^;; 보내겠습니다.
서울에 계신 분은 직접 만나뵙고 드리고 싶기도 하지만...

주소 비밀글로 남겨 주세요~~~

저자와의 만남은... 시간과 장소 관계상 생략... 죄송... ^^

순오기 2009-07-07 02:07   좋아요 0 | URL
결과가 궁금해서 와봤어요.
세 분 축하드려요~ ^^

딸기 2009-07-07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 그런데 두분이 아직도 주소를 안 남겨주셨어요 ㅠ.ㅠ

2009-07-07 1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07 1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딸기 2009-07-08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조만간!!! 부치겠습니다아아~~

시에나 2009-07-14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앗 언니 저 이거 지금봤어요. 엉.ㅠㅠ
 




어제는 꼼양은 물론, 꼼양 친구들까지 데리고 포스터 만들기 놀이.
이거 넘 재밌어서 완전 꽂혔어요.
친구 두 명은 각각 '식품과 영양' 그리고 '식물' 가지고 하고,
꼼이는 위에 보이는 것처럼 '인체'를 가지고 만들었습니다.
각각 이렇게 컬러인쇄를 해서 관련있는 그림이나 사진을 뽑아주고,
설명을 써서 오려붙이고, 그림과 글씨로 꾸미도록 했어요.

꼼꼼이가 맨 위에 그려놓은 것(조그만 빨강 동그라미)은 방울토마토(나를 먹어)와 '싫어'라는 말풍선.
저 그림 위에 상상 속 자기가 있는 거래요 ^^





포스터 아랫부분입니다. 확실히 꼼양이, 엄마랑 이런 거를 많이 해봐서 그런지
꾸미고 싶은대로 꾸미기 같은 것을 잘 해요. 
꼼이 친구들은 "마음대로 꾸며보라"고 하면 어쩔 줄을 몰라하는데
꼼이는 "난 그럼 내가 만들고 싶은 세포를 만들래요" 하면서 신나게 꾸밉니다.

여자애들 셋을 데리고 이 놀이를 해보니까, 성향이 정말 딱 구분이 되더군요.
예를 들면 우리 꼼꼼이는, 미술을 좋아하고 상상을 잘 하는 대신 논리력이 약합니다.
그래서 포스터에 그림 배치를 잘 하고, 멋지게 꾸미는 데에 신경을 쓰고요
자유롭게 빈 공간을 채우는 것을 잘 합니다.
하지만 <인체>라는 책을 읽고도 이를 과학 or 지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닙니다.
비트루비어스 인체도 컬러인쇄한 것이 양피지 느낌이 나니까
"엄마, 소중한 느낌이 들어서 너무 마음에 들어요" 하며 좋아하고요
보티첼리 비너스의 탄생을 보면서 "나는 큐피드의 친구예요." 하며 좋아라 합니다.

우리 꼼양의 친구 S는 적극적이면서도 논리적입니다.
그 친구는 <WHY> 시리즈 중에서 <식품과 영양>을 가지고 저런 포스터를 만들었어요.
그 애에게는 영양성분 피라미드 그림과, 여러 종류의 음식 사진 열댓장을 조그맣게 뽑아 잘라줬지요.
S는 마음대로 작은 음식사진들을 배치해 붙였는데, 나름 구분을 했더군요.
단 음식, 조금 단 음식, 몸에 좋은 음식, 이렇게요.
우리 꼼이더러 그걸 배치하라고 시키면 아마 얘는 '이쁜 음식과 미운 음식' 이렇게 나누거나
'빨간 음식 파란 음식' 아니면 사진 배치를 어떻게 하트 모양으로 할까... 아마 이랬을 거예요.
S는 훨씬 논리적이고, 머리 속에 구획이 잘되어 있는 편이죠.

또다른 친구 H는 차분하고 얌전합니다.
그 애는 같은 시리즈의 <식물>로 포스터를 꾸몄는데,
가로 판형으로 흰 종이를 눕힌 뒤 각도 맞춰 순서대로 아이템들을 잘 줄세워 배치하더군요.
모두 직각으로 배치... 식물 그림그리기도 하늘을 향해 똑바로 곧게...

아이들마다 이렇게 다르니, 아이들마다 다르게 가르쳐야 할텐데...
학교에선 그게 안 되는 게 참 문제이지 싶었습니다.
집에서 열심히 잘 하는 우리 딸은, 학교에서는 획일화된 분위기에 눌려서
발표도 안 하고 약간 주눅들어 있는 것 같더군요.
집에서 포스터 놓고 발표해보라고 했더니, 너무 좋아하면서 잘 했답니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노아 2009-06-14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예요. 이렇게 이미 다른 아이들인데, 그걸 잘 살려주지 못하는 공교육이 아쉽고 안타깝네요. 엄마가 숙제를 많이 안 내게 해주는 세포라니, 꼼양 완전 귀여워요!

hnine 2009-06-14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의 적성에 따른 맞춤형 교육이라...그래서 또 집에서 엄마의 역할이 한가지 늘어나는 것이겠지요. 이래저래 엄마는 수퍼우먼이 되어야 한다니까요.
내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도 혼자 놓고 볼때에는 잘 안되겠군요.
내가 만들고 싶은 세포라, 저에게는 갑자기 너무 어려운 주제로 받아들여지는걸요. 내가 만들고 싶은 집이라든지 도서관이라든지 책이라든지, 이런 것들이면 어떻게 끄적거려 볼텐데요.

딸기 2009-06-14 16:43   좋아요 0 | URL
우리 꼼양은, 세포가 무슨 마법의 약이나 변신 도구 같은 거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는 듯해요.^^

집에서 엄마의 역할이 늘어난다... 맞습니다. 엄마는 수퍼우먼이어야 하지요.
하지만 또 바꿔놓고 생각해보면,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고 아이에게 뭐가 좋은지를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부모의 당연한 역할이 아닐까 싶어요.
학원과 교사들에게만 맡겨놓아서는 안 되는 부모의 역할...
그런데 그게 '공부 잘하는-시험 잘 보는 아이 만들기'와 엮이다보니,
본래의 의미를 벗어나기 쉽고, 엄마의 지나친 부담이 되고
또 아빠들은 나몰라라 하고 엄마들에게만 강요되어 부당하게 느껴지게 되는 것 같아요.

바람돌이 2009-06-14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다른 아이들이 한 교실에서 똑같은 수업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말도 안되는 일이죠.
학교 적응을 가장 잘 할 타입은 역시 중간에 s양, 학교 교과서도 수업도 저렇게 배치되어있으니까요. 꼼양의 창의성도 같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교실은 정말 어려운걸까요? 저는 꼼양의 저 빛나는 창의성이 무척 맘에 드는데 말이죠.

딸기 2009-06-15 10:05   좋아요 0 | URL
한 교실에서 수업을 받더라도, 선생님이 조금만 배려를 해주시면 아주아주 즐겁게 잘 지내더군요. 선생님이 획일화를 유독 강조하는 분이면 한 해가 힘든 것 같고...

무스탕 2009-06-15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다 다르다고 느끼는 세 아이가 즐겁게 지내는게 신기해요. 자기랑 다른걸 배척하지 않고 그 자체를 인정하면서 즐겁게 지내는 능력.. 애들이니까 가능하겠죠?
몸속에서 나오지 말고 한시간동안 있으라고 불게 적으놓은건 누가 적은거죠? ㅎㅎ

딸기 2009-06-15 10:06   좋아요 0 | URL
그건 제가 적었죠. 엄마 귀찮게 굴지 말고 좀 들어가 있으라고... ㅋㅋㅋ
 

 


사계절의 <한국생활사박물관 1- 선사생활관>을 잼나게 보고,
어제 우리 딸 꼼꼼이랑 둘이 원시인 생활 포스터 만들기 놀이를 했다.

우선 꼼꼼이가 그 책을 통해 알게된 내용, 주로 선사시대의 돌로 만든 도구들을 항목별로
'연구공책'(꼼꼼이가 책에서 본 내용을 사전 식으로 정리한 것)에 적었다.





엄마는 인터넷에서 선사시대 생활을 담은 사진과 그림 자료를 찾아 컬러인쇄하고
꼼꼼이가 정리한 것은 노트를 복사해서 항목별로 잘랐다. 
그리고 A3 용지 두 장을 맞붙여 크게 만든 종이에 제목 인쇄한 것을 잘라 붙이고,
나머지 자료들도 적당히 배치해 붙였다.
빈 부분에는 꼼꼼이가 그림을 그려넣고 무지개색으로 칠을 했다. 




원시인 생활 포스터 완성.  

이 선사생활관 세트(12권)를 지를 기회(?)가 있어서 과감히 질렀는데...
잘 질렀다. 너무 맘에 든다.
우선은 그림&사진 위주로 아이랑 같이 보고(사실 어른이 봐도 됨. 수준 은근히 높으면서도 재미있음;;)
아이가 좀 자라면 내용도 읽게 하면 좋을 것 같다.

역사를 좋아하는 어른들,
아이 핑계 대고 역사책 좀 지르고 싶은 부모들에게
초강추.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연사랑 2009-06-10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수준높은 독후활동을 하신 것 아니예요? 부러워라~
꼼꼼양의 연구 공책, 노하우를 좀 알려주세용^^

딸기 2009-06-11 11:00   좋아요 0 | URL
어이구... 요즘 내가 꼼양 땜시 얼마나 복장터지고 열받는지 알어... ㅠ.ㅠ

마노아 2009-06-10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꼼꼼이는 엄친딸이에요. 어쩜 이렇게 야무지게 잘해낼까요. 이 책 시리즈 너무 훌륭하죠. 5월에 파주에서 행사할 때 못 본 북한생활사 박물관을 샀어야 했는데 집에 와서야 생각이 난 거 있죠. 사계절 부스에서 죄다 동화책만 사왔어요ㅠ.ㅠ

딸기 2009-06-11 11:01   좋아요 0 | URL
꼼양이 야무진 거하고는 너무나너무나 거리가 멀어서 내가 아주 미치고 팔짝 뛸 지경...

암튼 이 시리즈는 넘 맘에 들어. 난 요즘 이거하고,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클래식에 꽂혔는데
네버랜드 클래식은 돈이 없어 못 사주고 있어. 한편씩 열씨미 사모아야지.

희망찬샘 2010-01-21 0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계절 네이버 카페 이벤트와 중고샵 뒤져서 12권 책장에 가득 채워 두고 얼마나 뿌듯해 하고 있는지 모른답니다. 1~6권 주는 이벤트였는데, 여섯 권을 이미 가지고 있다고 특별히 나머지 부분을 부탁드렸더니 관계자분께서 감사하게도 그렇게 해 주셨어요. 잘 읽고 리뷰 쓰겠다고 약속드렸는데, 아직 뻥인채로 남아있네요. 어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막 들어요. 아이들에게는 4학년 5학년 쯤에 역사 도서 밀어주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6학년도 중학생도 쭈욱~

딸기 2010-01-24 19:46   좋아요 0 | URL
울 딸은 이제 3학년 되는데, 사실 얘한테는 좀 어렵지 싶어요. 하지만 책이 넘 맘에 들어서, 책꽂이에 꽂아놓고 오는 손님들에게마다 자랑하고 있어요 ^^
 

누가 5공, 6공의 후예 아니랄까봐
이 정권은 황지우마저 쫓아내려고 안달을 냈다고 한다.
한예종 총장을 하던 황지우 시인이 기어이 '표적 감사'에 걸려 물러나게 된 모양이다.
문화계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관심이 통 없었으니 그런 소식에 내가 어두운 것은 당연하지만
어제 어느 선배를 만났다가 마침 그 얘기가 나왔다.

황 총장을 쫓아내려고, 무지하게 털었단다. 그러면 먼지가 나겠거니 하고.
이 정권의 모든 놈들이 털면 먼지사막을 이룰 자들이니, 지들이 그러면 남들도 그렇겠거니 했겠지.
그런데 무슨 전시회 한다고 정부에서 600만원을 지원받았는데 아직 전시회를 못 열어 보류된 것,
그거 하나 나와서 '공금횡령'으로 어찌어찌 옭아맸단다.
그리고 황 총장이 외국 출장가는데 일정을 앞당겨 하루 먼저 가놓고 미리 보고 안 한 것,
그걸로 또 '공무원 근무지 이탈'이라는 죄목을 씌웠단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세상에 이렇게 깨끗한 공직자가 어디 있었으랴 싶다.
시비 걸려고 오만 군데를 다 뒤졌을 텐데 기껏 저런 흠집 정도였다니 거의 부처님 수준 아닌가.
저걸로 사람을 죄인 만들 생각을 한 자들은 대가리를 댓돌에 찧어야 할 놈들이다.


새벽은 밤을 꼬박 지샌 자에게만 온다.
낙타야,
모래박힌 눈으로
동트는 地平線을 보아라.
바람에 떠밀려 새 날이 온다.
일어나 또 가자.
사막은 뱃속에서 또 꾸르륵거리는구나.
지금 나에게는 칼도 經도 없다.
經이 길을 가르쳐 주진 않는다.
길은,
가면 뒤에 있다.
단 한 걸음도 생략할 수 없는 걸음으로
그러나 너와 나는 九萬里 靑天으로 걸어가고 있다.
나는 너니까.
우리는 自己야.
우리 마음의 地圖 속의 별자리가 여기까지
오게 한 거야.



황지우 시인의 <나는 너다>라는 시집은, 내게는 오랜 기억처럼, 사진첩처럼,
그렇게 남아 있는 시집이다. 브레히트의 <살아남은 자의 슬픔>보다도, 박노해의 <노동의 새벽>보다도,
기형도의 <입 속의 검은 잎>보다도, 신동엽의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보다도,

신경림의 <새재>보다도, 김용택의 <섬진강>보다도, 더 많이 남아 있는 시집.
고등학교 시절 국어선생님께서 읽어보라 하셔서 처음으로 그런 무겁고 어둡고
뭉툭한 듯 하면서도 날카로운 시를 읽었다.


길은,
가면 뒤에 있다.


저 시의 구절은 언제나 잊혀지지 않고 마음에 남아 있다. 


칼이 없으면
날개라도 있어야 해.

이건 네가 깨질 때면
맨날 하는 소리였지.

촛불이 타고 있는 동안
촛불의 靈魂은 타고 있다.

네가 너의 날개를 달면
나에게 날아오렴.

바람이 세운 石柱 위 둥지에
지지지 타들어가는 내 靈魂이 孵化하고 있어.

칼만 있으면
질질 흐르는 이 石柱 밑둥을 쳐버릴텐데.



어느 한 편 스쳐지나치기 미안한 시들이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칼날 같았던,
아니 독약 같았던 시 한 편.


스시마 해협을 통과하는 핵잠.
물에 '기쓰(きず)' 난다.



이것이 내가 황지우에 대해 갖고 있는 나만의 추억이다.
그런데 이제는 신문 지상에서, 말도 안되는 누명을 쓴 그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감히 '대학 총장'이라는 친정부 권력을 탐했던 대가다, 라고 이 나라의 보수파들은 말하고 있는 걸까.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무처럼 2009-05-20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 한국에서 가장 깨끗한 사람 중 한 명이 전 KBS사장 정연주 씨라고... 국정원이 반 년 넘게 털었는데 먼지가 나오지 않더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황시인도 그런 류의 사람이었던 모양인데 이렇게 물러나는 게 화나는 일이지만 한예종 총장 자리가 시인에게는 역시 잘 어울리는 자리같지는 않다는 점에서 그에게 전화위복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딸기 2009-05-20 22:59   좋아요 0 | URL
동감이예요. :)

[해이] 2009-05-21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인촌의 평생의 숙원이 바로 서울대 운동권 출신들을 문화예술계에서 싹쓰리 하는거라고 하더군요. 화이팅입니다^^

딸기 2009-05-22 18:46   좋아요 0 | URL
불만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어떻게 문화예술계에 있었던 사람의 숙원이 될까요.
유인촌이라는 사람이 특별히 이상한 사람이라곤 생각 안 해요.
하지만 이 정권의 '오만'을 대변하는 인물 같긴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