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으로 읽는 변신이야기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오비디우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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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병희 옮김,『소포클레스 비극 전집』에서 인용)

 

 

(아이약스의 발언 부분)


하지만 나는 여러분의 귀향의 희망인 일천 척의 함선을

내 가슴으로 지켰소. 여러분, 그토록 많은 함선을 지켜준 대가로

이 무구들을 내게 주시오! 사실을 말해도 된다면,

더 큰 명예를 요구하는 것은 나보다는 이 무구들이오.

그것들의 명예와 내 명예는 불가분의 관계요. 이 무구들이 아이약스를

요구하는 것이지, 아이약스가 이 무구들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오.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13권 93∼97행

 

 

 

(아이약스의 발언 부분_계속) 

 

그리고 가장 비겁한 자여, 도망치는 데는 그대가 모두를 능가하지만

저토록 무거운 짐을 끌고서는 재빨리 도망치지 못할 것이오.

게다가 전장에서 그다지 자주 사용하지 않아 말짱한 그대의

그 방패와는 달리 내 방패는 뚫고 들어오는 창을 받느라

수천 군데나 구멍이 나 있어 새로운 후계자가 필요한 형편이오.

끝으로 (말할 필요가 어디 있소?) 행동으로 각자를 보여줍시다!

용감한 영웅의 무구들을 적군의 한가운데 갖다놓게 하고

그것들을 찾게 하되 찾아오는 자를 찾아온 것으로 장식하는 것이오!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13권 115∼122행

 

 

 

 


(천병희 옮김,『소포클레스 비극 전집』에서 인용)

 

 

(울릭세스의 발언 부분) 

 

그러다가 마침내 십 년째 되던 해에 우리는 싸웠소. 그사이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싸움밖에 없는 그대는 무엇을 하고 있었소?

그대는 무슨 쓸모가 있었소? 내가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고

그대가 묻는다면, 나는 적군을 잡으려고 매복하고, 방벽에

해자를 두르고, 지루하고 긴 전쟁을 편안한 마음으로 참고

견디도록 전우들을 격려하고, 우리가 군량과 무구를 공급 받을

방법을 가르쳐주었으며, 필요한 곳에 사절로 가곤 했소.

보시오, 윱피테르의 명령으로 꿈의 환영(幻影)에 속아 왕은

우리더러 이미 시작한 전쟁의 근심을 털어버리라고 명령했소.

왕은 그 출처를 밝힘으로써 자신의 주장을 옹호할 수 있었소.

그때 아아약스는 그것을 제지했어야 할 것이며, 페르가마를

파괴하자고 요구하며 싸웠어야 했소. 그게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왜 그는 귀향하려는 자들을 붙잡지 않았을까요?

왜 무기를 들고는, 우왕좌왕하는 무리들에게 자기를 따르라고

하지 않았을까요? 그것은 입만 벙긋해도 큰소리치는

그에게는 결코 무리한 요구가 아니었소. 한데 그 자신도

도망을 쳤소. 그대가 등을 돌리고 창피하게도 돛을 펼칠

채비를 했을 때, 나는 그것을 보았고, 보기가 심히 민망했소. 나는

지체 없이 말했소. '여러분, 이게 무슨 짓이오? 전우들이여,

그대들은 무슨 광기의 사주를 받아 다 함락된 트로이야를

버리려 하시오? 그대들은 십 년 만에 치욕말고 무엇을 집으로

가져가고 있지요?' 이런 말과 그 밖에 괴로움이 내게 불어넣어주는

다른 말로 나는 그들을 돌려 세워 도망칠 채비를 하고 있던

함대에서 도로 데리고 갔소. 그때 아트레우스의 아들이

아직도 겁에 질려 있던 전우들을 소집했소.

그때에도 텔라몬의 아들은 감히 단 한마디 말도 하지 못했소.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13권 209∼231행

 

 

 

(울릭세스의 발언 부분_계속) 

 

아아, 슬프도다! 그라이키아인들의 보루였던 아킬레스가

쓰러지던 때를 회고하자니 얼마나 괴로운지 모르겠소!

하지만 눈물과 슬픔과 두려움에도 나는 망설이지 않고

그의 시신을 땅에서 들어올렸소. 이 어깨 위에, 그렇소, 이 어깨 위에

나는 아킬레스의 시신을 그의 무구들과 함께 둘러메고 왔소.

그래서 나는 지금도 그 무구들을 입으려고 애쓰는 것이오.

내게는 그 무게들의 무게를 능히 감당할 수 있는 힘이 있고,

여러분이 내게 주실 명예를 평가할 수 있는 마음이 있소이다.

검푸른 바다의 여신인 그의 어머니가 자기 아들을 위하여 그토록

공명심을 품었던 것은, 그러한 하늘의 선물들을, 그토록 위대한

예술품을 저 무식하고 멍청한 병사가 입게 하려는 것이었을까요?

그는 방패에 새겨놓은 돋을새김들을 알지 못하오. 오케아누스와,

여러 나라들과, 별이 총총한 높은 하늘과, 플레이야데스 성단과,

휘아데스 성단과, 바닷물에 멱 감지 않는 큰곰자리와,

여러 도시들과, 오리온의 번쩍이는 칼을 알지 못한단 말이오.

그는 알지도 못하는 무구들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소.

어째서 그는 내가 가혹한 전쟁의 의무를 기피하려다가

전역(戰役)이 시작된 뒤에야 왔다고 나를 나무라는 것이오?

그는 자신이 고매한 아킬레스를 비방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것인가? 그대가 위장한 것을 죄라고 한다면 우리는 둘 다

위장했소이다. 지체한 것이 죄라면 그보다는 내가 좀 빨리 왔소.

나는 사랑하는 아내가, 아킬레스는 사랑하는 어머니가

만류했소이다. 전쟁의 첫 시간을 우리는 그들에게 바쳤으나

나머지 시간은 여러분에게 바쳤소이다. 설사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하더라도 그토록 위대한 영웅과 함께한 죄라면 회피하지 않겠소.

하지만 그는 울릭세스의 기지에 의해 발각되었어요,

울릭세스는 아이약스의 기지에 의해 발각되지는 않았소.

우리는 그가 어리석은 혀로 나에게 욕설을 퍼붓는다고 해서 놀랄

필요는 없을 것이오. 그는 여러분도 부끄러운 짓을 했다고

비난하고 있으니까요. 내가 팔라메데스를 날조된 죄로

고소한 것이 비열한 짓이었다면, 여러분이 그에게

유죄 판결을 내린 것은 자랑거리겠소?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13권 280∼309행

 

 

 

(울릭세스의 발언 부분_계속) 

 

운명은 그 신상 없이는 트로이야가 함락될 수 없다고 했소.

그때 용감한 아이약스는 어디 있었소? 위대한 영웅의 호언장담은

어디 있었소? 왜 그때 그대는 두려워했지요? 왜 울릭세스는

감히 파수병들 사이를 통과하여 밤에다 자신을 맡기고는

무자비한 칼들 사이를 지나 트로이야인들의 성벽뿐만 아니라

성채 꼭대기까지 들어가서는 여신을 신전에서 빼돌린 다음

빼돌린 신상을 적군 사이로 해서 가져왔지요?

내가 그렇게 하지 않았던들, 텔라몬의 아들은 일곱 겹의

쇠가죽 방패를 왼손에 헛되이 들고 다녔을 것이오.

그날 밤 나는 트로이야에 승리를 쟁취했소.

페르가마가 지도록 만든 그때 나는 그것을 이겼던 것이오.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13권 339∼349행

 

 

 

(울릭세스의 발언 부분_계속) 

 

하나 그들은 손이 강하고 전투에서 나만 못하지 않지만

내 지혜에 양보했소이다. 그대의 오른손은 전쟁에서 그대에게

유용하지만 지혜에 관한 한 그대에게는 내 지도가 필요하오.

그대는 힘은 있으되 지혜가 없고, 나는 미래사에 관심이 있소.

그대는 싸울 수 있으나, 아트레우스의 아들은 나와 더불어

싸울 때를 선택하오. 그대는 몸으로 도움을 주지만

나는 정신으로 도움을 주오. 키잡이가 노 젓는 자보다

더 위대하고, 장수가 병졸보다 더 위대한 만큼

나는 그대보다 더 우월하오. 우리 몸에서는 가슴이 손보다

더 유능하고, 우리의 모든 힘은 거기 있기 때문이오.

장수들이여, 여러분은 여러분의 파수꾼에게 상을

주십시오! 그토록 여러 해 동안 여러분을 위하여

노심초사하던 보답으로, 나의 모든 봉사를 보상한다는 뜻에서

이 명예를 내게 주십시오! 이제 내 임무는 끝났소이다.

나는 운명의 장애물들을 제거했고, 높다란 페르가마를

함락될 수 있게 함으로써 그것을 함락했소이다. 이제

우리 모두의 희망에 걸고, 곧 함락될 트로이야인들의 성벽에 걸고,

얼마 전에 우리가 적군에게서 빼앗아온 신들에 걸고, 그리고

아직도 지혜롭게 처리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면 그것에 걸고

부탁하노니, 만약 아직도 위험천만한 곳에서 대담하게

무엇을 구해 와야 한다면, 만약 아직도 트로이야의 파멸에

무엇이 부족하다고 여기신다면, 여러분은 나를 기억하시오!

여러분이 이 무구들을 내게 주시지 않는다면

여기에다 바치십시오!" 그러면서 그는 숙명적인 여신상을 가리켰다.

장수들의 집단은 감동했다. 그리고 결과는 달변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명백히 보여주었다. 용감한 영웅의 무구들은

말 잘하는 자가 가져갔던 것이다. 그러자 그토록 자주 혼자서

헥토르에게 대항하고, 칼과 불과 윱피테르에 대항하던 자도

분노라는 단 한 가지에게만은 대항하지 못했으니,

아무도 이기지 못하던 영웅을 괴로움이 이겼던 것이다.

그는 칼을 빼들고는 말했다. "여기 이것은 확실히 내 것이다.

울릭세스는 이것도 내놓으라고 요구할까? 이것은 내가 나를 위해

써야겠다. 프뤼기아인들의 피에 자주 젖곤 하던 이 칼은

이제 제 임자의 피에 젖게 되리라. 아이약스 외에는

아무도 아이약스를 이길 수 없도록 말이다."

그러더니 그는 그때까지 부상당한 적이 없는 가슴의,

칼이 들어갈 수 있는 곳에다 죽음의 칼을 찔러 넣었다.

어떤 손도 깊이 박힌 무기를 뽑아낼 수 있을 만큼 강하지는

못했다. 하나 피가 그것을 밀어냈다. 그리하여 피로 빨갛게 물든

대지가 초록빛 잔디밭에서, 전에 오이발루스의 자손의 상처에서

태어났던 자줏빛 꽃 한 송이를 피어나게 했다. 그 꽃잎 한가운데에는

영웅과 소년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글자들이 새겨져 있었는데,

여기서는 이름을 나타내고, 거기서는 곡(哭)하는 소리를 나타낸다.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13권 360∼398행

 

 

 


(천병희 옮김,『소포클레스 비극 전집』에서 인용)



 


 - <아이아스의 자살> 에트루리아의 적색 상크라테르 도기, BC 400∼350년 

 

 

 

아킬레우스의 갑옷과 투구를 차지한 오뒷세우스
자신이 갖는 대신 아킬레우스의 아들 네옵톨레모스에게 건네 주고 있다. (출처 : 벌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소포클레스의 『아이아스』
    from Value Investing 2014-08-21 02:07 
    이 작품은 트로이아 전쟁이 벌어지던 와중에 일어난 일을 작품의 소재로 삼았다. 트로이아 전쟁의 영웅이었던 아킬레우스가 마침내 죽고 난 뒤 그의 무구를 둘러싼 장수들 간의 쟁탈전에서 오뒷세우스에게 패한 아이아스가 심한 모멸감 때문에 분노를 참지 못하고 그 스스로 '완전한 파멸'에 이르는 과정을 담았다. 무구재판에 패한 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가혹한 현실' 때문에 극도의 딜레마에 빠진 그는 결국 미친듯이 아군인 그리스 군 진영을 습격하는 만행을 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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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디우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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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아 전쟁에서 가장 용감했던 그리스군 장수, 아킬레우스 
기원전 450년경, 항아리 세부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일리아스』에서 인용)

 

 

프뤼기아인들의 공포의 대상이었고, 펠라스기족이란 이름의

자랑이자 보루였으며, 불패의 우두머리였던 아이아쿠스의 손자는

이제 불태워졌다. 똑같은 신이 그를 무장시켜주고 화장해주었다.

전에는 그토록 위대했던 아킬레스는

항아리 하나도 다 채울 수 없을 만큼의 재로 남았다.

하나 그의 명성은 온 세상을 채우고도 남을 만큼 살아 있다.

온 세상이야말로 그에게 어울리는 척도며, 그곳에서만 펠레우스의

아들은 진정한 자신이기에 공허한 타르타라를 느끼지 못한다.

전에 누구의 것이었는지 그대가 알 수 있도록 그의 방패는

전쟁을 일으켰고, 그의 무구를 차지하려고 사람들은 무기를 들었다.

튀데우스의 아들도, 오일레우스의 아들 아이약스도,

아트레우스의 작은아들도, 더 용감하고 나이 많은 큰아들도,

그 밖에 다른 장수들도 감히 그것들을 요구하지 못했다. 오직

텔라몬의 아들과 라에르테스의 아들만이 그토록 큰 영광을

요구할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 탄탈루스의 자손은 이 가증스런

짐을 벗기 위해 아르고스의 대장들을 진영 한가운데에

모이라고 명령하더기 분쟁의 중재역을 그들 모두에게 떠넘겼다.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12권 612∼628행

 

 

 

 

아킬레스와 펜테실레아, 암포라의 그림 부분, BC 525년경, 런던 대영박물관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일리아스』에서 인용)

 

 

 

아킬레우스의 발에 매달린 프리아모스, 쥘 바스티앙 르파주(Jules Bastien-Lepage), 19세기경, 릴 미술관

 

 

 

주사위 놀이를 하는 아킬레스와 아이약스, 흑회식 히드리 화병, BC 520 ~ BC 510경, 루브르 박물관

 

 

 

아킬레우스의 시신을 수습해 오는 용장 아이아스 (출처 : 벌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트로이아 전쟁과 헬레네의 행방을 둘러싼 이야기
    from Value Investing 2014-08-21 02:08 
    "신화는 당신이 걸려 넘어지는 곳에 당신의 보물이 있음을 알려줍니다." - 조셉 캠벨, 『신화의 이미지』中에서 * * *트로이아 전쟁에서 가장 용감했던 그리스군 장수, 아킬레우스 기원전 450년경, 항아리 세부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일리아스』에서 인용)인류의 역사는 곧 전쟁의 역사라고 흔히들 말한다. 그런데 까마득한 옛날에 벌어진 전쟁 이야기를 살펴보면 꼭 인간들만 전쟁에 열중한 게 아니었던 듯하다. 신들끼리 맞서 싸운 전쟁도 많았고, 인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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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키오네[Alcyone] , 구사노 다쿠미, 출처 : 환상동물사전

 

 


여기서는 물을 퍼내어 바닷물을 도로 바닷물에다 쏟아 부었고,

저기서는 활대를 잡아당겼다. 이런 일들이 무질서하게

진행되는 사이에도 폭풍은 거세어졌으니, 세찬 바람들이

사방에서 공격해 와서는 성난 파도를 휘저어놓았다.

선장 자신도 겁에 질려, 사태가 어떻게 돌아가며,

무엇을 명령하고 무엇을 금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시인했다.

파멸이 그만큼 무겁게 짓눌렀고, 그만큼 그의 기술보다 더 강력했다.

사람들은 고함을 질렀고, 돛대 밧줄들은 덜커덩거렸고,

파도는 파도를 덮쳤으며, 대기는 천둥을 쳤다.

바다는 제 파도들을 타고 솟아올라 하늘에 닿아서는

낮게 드리운 구름들에 물보라를 뿌리는 것처럼 보였다.

바닷물은 때로는 밑바닥에서 황갈색 모래를 쓸어 올려 모래와

한 색깔이 되는가 하면, 때로는 스튁스 강물보다 더 검었으며,

그러다가 다시 흰 거품을 이고는 쉿쉿 소리와 함께 넓게 퍼졌다.

트라킨의 배도 그처럼 오르내리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으니,

어떤 때에는 높이 들어올려져 산꼭대기에서 저 아래로

골짜기들과 아케론의 가장 깊은 곳을 내려다보는 것 같았고,

어떤 때에는 아래로 내려앉아 바닷물에 둘러싸인 채

지하의 심연에서 하늘 꼭대기를 쳐다보는 것 같았다.

배는 가끔 파도에 옆구리를 맞고는 엄청난 굉음을 냈는데,

맞았을 때 나는 소리는 가금 무쇠로 된 충차(衝車)나

노포(弩砲)가 허물어져가는 성채를 칠 때보다 작지 않았다.

마치 사나운 사자들이 힘을 모은 다음 자신들을 겨누고 있는

무기와 창들에 가슴으로 덤벼들곤 하듯이,

꼭 그처럼 파도도 내닫는 바람들에 쫓기게 되자

배의 높은 부분에 덤벼들며 그것을 훌쩍 뛰어넘었다.

그러자 어느새 나무못들이 느슨해지고, 배를 덮고 있던 밀랍 층이

씻겨 나가며 이음새들이 벌어져 치명적인 물결에 길을 내주었다.

보라, 갈라진 구름들에서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그대는 하늘 전체가 바다로 내려오고 있고, 부풀어오른

바다는 하늘나라로 올라가고 있다고 믿었으리라.

돛들은 비에 흠뻑 젖었고, 바다의 파도는 하늘의

물과 섞였다. 하늘에는 별빛도 없었고, 캄캄한 밤은

그 자체의 어둠과 폭풍의 어둠에 짓눌려 있었다.

하지만 번쩍이는 번갯불이 어둠을 가르며 빛을 비춰주자

번개의 불빛에 바닷물도 붉게 타올랐다.

어느새 배의 빈 선체 안으로 파도가 뛰어들어 왔다.

그리고 마치 가끔 포위된 도시의 성벽을 공격할 때면

모든 전우들 중에서 빼어난 한 전사가

마침내 뜻을 이루고는 칭찬에 대한 열정에 불타올라

일천 명의 전사들 가운데 혼자 승리자로서 성벽 위에 서 있듯이,

꼭 그처럼 파도들이 아홉 번이나 배의 높은 옆구리들을

쳤을 때 열 번째 파도가 더 높이 일며 돌진해오더니

말하자면 함락된 배의 성벽 안으로 뛰어들기 전에는

지칠대로 지친 배를 공격하기를 그만두지 않았다.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11권 488∼532행

 

 

 

이 사람은 눈물을 억제하지 못했고, 저 사람은 망연자실했고,

또 다른 사람은 장례식을 기다리고 있는 자들이 행복하다고 했다.

또 어떤 사람은 서약을 하며 보이지 않는 하늘을 향하여 헛되이

팔을 들고 도와 달라고 기도했다. 이 사람은 부모 형제가 생각났고,

저 사람은 집과 자식들과 집에 두고 온 것이 생각났다.

케윅스는 알퀴오네를 떠올렸다. 케윅스의 입에는 알퀴오네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그는 그녀만을 그리워하면서도 그녀가

멀리 떨어져 있어 기뻤다. 그는 고향의 바닷가를 뒤돌아보며

자기 집 쪽으로 얼굴을 돌려 마지막 눈길을 주고 싶었겠지만,

그곳이 어디쯤인지 알지 못했다. 바다가 그만큼 크게

소용돌이치며 끓어오르고, 역청 같은 구름들의 그림자에

온 하늘이 가려져 있어 밤이 곱절로 어두웠기 때문이다.

세찬 회오리바람에 돛대가 부러지더니 배의 키도 부러졌다.

끝까지 살아남은 마지막 파도가 제 전리품들에 의기양양해하며

승리자인 양 몸을 구부리고는 다른 파도들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마치 누가 아토스 산과 핀두스 산을 뿌리채

뽑아 통째로 열린 바다 속으로 던지기라도 한 듯,

그 파도는 거꾸로 곤두박질치며 그 무게와 떨어지는 기세로

배를 맨 밑바닥에 가라앉혔다.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11권 539∼557행

 

 

잠의 신 솜누스

······ 처음에는 그것이 무엇인지 확실치

않았다. 하나 그것이 물결에 조금씩 밀려오자, 비록 멀리 떨어져

있기는 했어도, 시신임이 분명했다. 그녀는 그것이 누구의 시신인지

알지 못했으나, 난파자였기에 불길한 전조에 놀라 마치 알지 못하는

자를 위해 눈물을 흘리는 양 말했다. "아아, 그대가 뉘시든 참

안됐구려. 그리고 그대의 아내도. 그대에게 아내가 있다면 말예요."

그사이 시신이 물결에 더 가까이 밀려왔고, 그녀는 그것을

오래 보면 볼수록 그만큼 더 제정신이 아니었다.

어느새 시신이 육지 가까이 다가오자 이제야 그녀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보았다.

그것은 그녀의 남편이었다. "그이다." 라고 소리치며 그녀는

두 볼과 머리털과 옷을 동시에 찢었고, 떨리는 두 손을

케윅스에게 내밀며 "오오! 이런 모습으로, 더없이 사랑하는 낭군이여,

이런 모습으로 당신은 내게 돌아오시나요, 가련한 이여?" 라고 말했다.

바닷가에는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방파제가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노도를 막으려 달려드는 물결의 예봉을 꺾어놓았다.

그 위에서 그녀는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러자-그녀가 그렇게 할 수 이

있었다는 것은 기적이었다-그녀는 가련하게도 한 마리 새가 되어

방금 생겨난 날개로 가벼운 대기를 치며 수면 위를 스치듯 날았다.

날아다니며 방금 전까지 입이었던 가느다란 부리에서

애도하는 자의 목소리와도 같은 원망으로 가득 찬 소리로

짹짹거렸다. 하나 말없고 핏기 없는 시신 곁에 이르자 그녀는

새로 생겨난 날개로 사랑하던 사지를 껴안으며 딱딱한 부리로

그의 싸늘한 입술에 헛되이 입맞추려 했다.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11권 716∼738행

 

 

 

 

잠의 신 휘프노스(대영 박물관)

최면술을 뜻하는 〈히프노우시스(hypnosis)〉, 〈최면 분석〉을 뜻하는 〈히프노어낼러시스(hypnoanalysis)〉 등의 단어는 이 신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이 신의 로마 이름은〈솜누스(Somnus)〉인데, 〈불면증〉을 뜻하는 〈인솜니어(Insomnia)〉는 이 이름에서 유래한다.(출처:네이버 지식백과)

 

 

 * * *


 

 


밀턴은 『그리스도의 탄생에 부치는 찬가』에서 이 물총새를 다음과 같이 노래하고 있다.

 

그 밤은 평화로웠다.
빛의 왕자가 이 지상을
평화롭게 다스리기 시작한 그 밤은.
바람도 놀라움에 가볍게 떨며
물결에 가볍게 입맞추고
조용한 바다가 귀에 새로운 환희의 속삭임을 전한다.
그 바다도 지금은 제 성미를 잊고 평온의 새를 실어
물결 위에 앉아 알을 품게 한다.

 

 

키츠도 『엔뒤미온』에서 이렇게 노래하고 있다(제1권 453~455행).

 

 

오, 마법의 잠이여, 보기에 좋은 새여.
거친 바다를 껴안아
조용히, 평화롭게 잠재우는
잠이여, 새여.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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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티스와 펠레우스의 결혼, 헨드릭 드 클레르크(Hendrick de Clerck), 16세기경, 루브르 박물관 

 

 


이제 티탄이 아래로 기울어지며 자신의 기울어진 수레를

서쪽 바다로 향하고 있었을 때, 아리따운 네레우스의 딸은

바다를 떠나 늘 찾아가던 잠자리를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그곳에서

펠레우스가 처녀의 사지에 본격적으로 점벼들자 그녀는 모습을

바꾸다가, 마침내 자신의 사지가 붙들려 있고, 두 팔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뻗어 있는 것을 느꼈다. 그러자 마침내 그녀는 한숨을 쉬며

"신의 도움 없이는 그대가 나를 이기지 못했을 것이오." 라고 말하고

테티스로서 모습을 드러냈다. 영웅은 본래의 모습을 드러낸 그녀를

껴안고 소원을 이루며 그녀를 위대한 아킬레스로 가득 채웠다.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11권 257∼265행


 

 


테티스를 제거하는 펠레우스, 붉은색 인물들이 그려진 칼피스 항아리, BC 5세기경,  루브르 박물관

 

 

 

 펠레우스에 의한 테티스의 납치, 케르치 도기, BC 4세기, 런던 대영박물관

 

 

 

 

Thetis Dipping the Infant Achilles into the River Styx, 1625, Peter Paul Rubens

 

 

 

테티스를 붙들고 늘어진 펠레우스와 사자로 변신하는 테티스

 

 

 

제우스와 테티스,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Jean-Auguste-Dominique Ingres), 1811, 그라네 미술관

 

 

 

 



 
 
 
원전으로 읽는 변신이야기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오비디우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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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티로스의 부축을 받는 술 취한 실레노스

안톤 반 다이크(Anthony Van Dyck), 17세기 전반경, 런던 내셔널 갤러리

 

 

 


어느새 열한 번째로 루키페르가 하늘에서 별들의 무리를

몰아냈을 때, 왕은 흐뭇한 마음으로 뤼디아의 들판으로 나가

실레누스를 그의 젊은 양자(養子)에게 돌려주었다. 그러자 신은

양부가 무사히 돌아온 것을 기뻐하며 왕에게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게 해주었는데, 그것은 즐겁기는 하지만

무익한 선물이었다. 선물을 악용할 운명을 타고난 왕은 "내 몸에

닿는 것은 무엇이든 누런 황금이 되게 해주소서!" 라고 말했다.

리베르는 그의 소원대로 해악을 가져다줄 선물을 주며

그가 더 나은 것을 구하지 않은 것을 안타까워했다.

베레퀸테스족의 영웅은 흐뭇한 마음으로 떠나며 자신의 재앙을 기뻐했고,

이것저것 만짐으로써 약속이 과연 진실인지 시험해보았다.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11권 97∼107행

 

 

 

[미다스와 디오니소스], 니콜라 푸생(Nicolas Poussin), 1629∼1630, 뮌헨 알테 피나코테크

 

 


모든 것이 황금으로 변하는 상상을 하자 그는 마음속으로

자신의 희망을 감당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그가 기뻐하고

있을 때 하인들이 진수성찬을 차려 내놓았고, 거기에는 빵도

빠지지 않았다. 그가 케레스의 선물에 손을 뻗치자,

케레스의 선물은 굳어졌다. 그리고 탐욕스런 이빨로

진수성찬을 먹으려고 하면 그의 이빨에 씹히는 것은 얇은

황금 조각들뿐이었다. 그는 이런 선물을 준 박쿠스 신의

포도주를 깨끗한 물로 희석했다. 그대는 녹은 금이

그의 목구멍 사이로 흘러내려 가는 것을 볼 수 있었으리라.

이 이상한 재앙에 깜짝 놀라, 부자이면서도 비참한 그는 자신의

재산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방금 전에 기구했던 것이 싫어졌다.

아무리 많은 음식도 그의 허기를 채워주지 못했다. 목 안은

타는 듯이 말랐다. 그는 제 잘못으로 가증스런 황금으로

고통 받자 하늘을 향하여 두 손과 번쩍이는 두 팔을 들고 말했다.

"아버지 레나이우스여, 용서해주소서. 내가 죄를 지었나이다.

바라옵건대, 나를 불쌍히 여기시어 이 번쩍이는 저주에서 구해주소서!"

박쿠스는 그를 복원시켜주고 계약과 선물을 무효로 하며 말했다.

"그대가 잘못 기구한 황금에 온통 싸여 있지 않도록

강력한 사르데스에 인접해 있는 강으로 가되

그 강의 발원지에 이를 때까지 굴러 내려오는

물결을 거슬러 산등성이 위로 오르도록 하라.

거기 샘물이 거품을 일으키며 가장 많이 솟아나오는 곳에

그대의 머리와 몸을 담가 그대의 죄를 씻어내도록 하라!"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11권 118∼141행

 

 

 

파크톨루스 강의 미다스, 니콜라 푸생(Nicolas Poussin), 17세기경, 페슈 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