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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치있는 프랑스 사람 몽테뉴는 여행을 무척이나 즐겼던 인물이다. 그가 '하늘나라에 가서 저 광대하고 거룩한 천체들 속을 산책한다고 해도 같이 갈 친구가 없으면 불쾌할 것'이라고 했던 어느 옛 사람의 말을 인용하면서, 그 말이 자신의 성미에도 맞다고 맞장구를 친 적이 있다. 그가 거기에 덧붙여 '어떠한 쾌락도 남에게 통해 주지 않으면 내게는 멋이 없다.'고 한 말은 내 성미에도 딱 맞다.
 
청산유수처럼 많은 말을 쏟아냈던 몽테뉴는 심지어 "예지를 누구에게도 전하지 않고 자기 혼자만 가진다는 조건으로 하기라면, 나는 그것을 거절하겠다."고 했던 세네카의 언급까지 곁들이며, '마음속에 아무리 좋은 생각이 난다고 해도, 그것을 나 혼자 지어냈고 아무에게도 말해 줄 사람이 없다면 화가 난다.'고까지 너스레를 떨었다.

결국 어떠한 즐거움도 '남에게 통해 주어야' 비로소 자기 자신도 즐거워진다는 몽테뉴의 재치있는 말은 인간사의 바탕에 깔린 묘한 이치를 다시금 되새겨보게 만드는 말임에 틀림없다. 하물며 머나먼 나라에서 마주친 낯설고 매혹적인 풍경들과 그 땅에 사는 다종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실컷 구경하고 돌아온 어느 여행객이, 그가 여행에서 돌아온 뒤에도 한참 동안이나 '입'을 꾹 다물 남들에게 단 한 장의 사진조차 보여줄 형편이 되지 못한다면, 그 여행객은 또 얼마나 처지가 딱하고 속이 답답할까 싶은 생각도 든다. 솔직히 말해, 나는 그렇게까지 딱한 처지에 놓인 여행자가 되고 싶지는 않다.

혼자서 지어낸 생각만으로도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얘기를 쏟아내 왔던가. 그에 비하면 여행을 다니며 겪은 일들을 이야기나 사진으로 남기는 것은, 그 사람에게는 '일상에서 한참이나 멀리 떨어진 경험'을 얘기하는 일일지 몰라도 결국에는 지극히 현실적인 경험을 이야기를 하는 셈이다. 

나는 여행을 다니면서 마주치는 수많은 순간들을 '렌즈를 통해' 조금쯤 달리 들여다볼 때마다 '결코 나 혼자만 즐겁자'고 셔터를 누르지는 않는다고 생각하는 묘한 버릇이 있다. 그리고 그런 '기록에 대한 어떤 의무감' 비슷한 감정이 스며들 때마다 조금은 더 과감하게 피사체를 향해 카메라를 들이댈 수 있는 용기가 생기는 것도 느낀다. 하기야 누군들 그런 생각조차 없이 무작정 무거운 카메라를 거추장스럽게 들고 다닐 것이며, 가끔씩은 남들의 눈치까지 살펴가며 애써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풍경들'을 부지런히 카메라에 담을 수 있겠는가.

어쨌든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달아나는 현실 앞에서 모든 능력을 집중해 그 숨결을 포착하는 것이다. 이미지의 포착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커다란 즐거움이다."(앙리 까르띠에 브레송)
결국 여행에서 되돌아 오면 그리 흡족하지 못한 사진들만 잔뜩 쓸어담아 온 것으로 판명나고 말더라도, 그래도 늘 '사진은 오래도록 남는다.'는 알량한 위안이 그런 헛수고조차 힘겹게 느껴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도 사실이다.

나 자신을 포함하여, 훗날 언젠가는 반드시 그 여행을 되돌아볼 '함께 여행을 즐겼던 동반자들'을 위해서라면 사진을 많이 찍는 일이 도대체 무슨 허물이 될 수 있겠는가. 더군다나 미래에 언젠가는 또 나와 비슷한 여행을 떠나기를 꿈꾸는 더 많은 사람들까지 고려할 경우, 결국 셔터를 부지런히 눌렀던 매순간들이 그다지 아깝게 여겨질 이유는 별로 없다. 그렇지만 늘상 반복적으로 느끼는 것처럼, 내가 여행을 떠나기 전에 미리 이런 저런 경로를 통해 듣고 봐왔던 멋진 풍경들은 언제나 책 속에만 머물 뿐이며, 내가 카메라에 담은 풍경들은 언제나 결정적이지도 못하고 환상적이지도 못한 채 그저 밋밋한 현실 속을 맴도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 매번 아쉽다.

그런데도 왜 나는 스스로조차 그리 만족하지 못하는 사진들을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그리도 많이 찍어 왔을까. 그건 아마도 '내가 담은 순간들'은 내가 아니었더라면 결코 누구도 완벽하게 똑같은 순간을 담아내지 못하리라는 '명백한 확실성'을 언제나 보장받는 느낌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 짜릿한 '희소성' 하나만으로도 사진은 누구에게나 '유일한 가치'를 항상 제공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우리가 아무리 자주 셔터를 누른다고 하더라도 그런 시도가 '매순간이 고유하다'는 자연법칙에 무슨 훼손이라도 가하려는 불순한 짓이라고 누가 감히 시비를 걸 수 있겠는가. 그러니 여행에서 돌아오면 언제나 '버릴 사진을 고르는 일'이 어느새 '밀린 숙제 해치우듯' 자연스런 일이 되고, 그런 '힘든 후공정'과 맞닥뜨려야 한다는 사실까지도 미리 계산에 넣으면서 사진을 찍는 악습마저도 어느새 몸에 붙게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어쨌든 이번 여행에서 내가 메모리 카드 몇 개에 나눠 담은 사진은 2,000 장을 훌쩍 넘었는데 며칠 동안 틈을 내어 부지런히 '삭제'와 '확인'을 반복하고 났더니 여태까지도 그런 '검열'에서 살아남은 사진들이 어느새 대략 900 장쯤으로 많이 줄어들었다.(여행 동반자들의 모습을 담은 인물사진까지 함부로 버릴 수도 없는 형편이니 그만하면 많은 진척을 본 셈이다.) 그 가운데 일부만 골라 '여행 후기' 대신 '미리보기' 삼아 먼저 정리해 봤다. 17일 동안의 여행 후기를 '사진과 함께' 쓸려면 당연히 적지 않은 시간을 요구할 테니, 그런 힘든 글쓰기는 여독이 충분히 풀리고 한가한 시간들이 밀려올 때까지 더 기다렸다가(?) 쓰더라도 결코 늦지는 않을 듯싶다.

남자 넷이서, 외국어도 좀 서툴고, 게다가 덩치도 제법 큰 자동차까지 빌려서 직접 몰고 다니며, 낯선 나라들을 여기 저기 자유롭게(?) 쏘다니다 왔으니 여행지에서 일어난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어디 한둘로 그쳤을까. 당연히 아니다. 진땀을 빼는 순간들도 결코 적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런 '애환'까지 길게 늘어놓기에는 이 글이 그 무게를 지탱하지 못할 듯싶다. 아래에 올린 사진들에 대해서는 (이 글에서는) 간략한 소개로 그치고, 훗날 여행기를 맘먹고 쓰게 된다면 조금 더 디테일한 사연들과 더 많은 사진들로 보충하고 싶다. 사진을 올리는 순서는 '날짜 및 시간대 순'이다.


 * *


1. 여행 첫날, 뮌헨에 도착해서 미리 예약해 놓은 차를 빌려 호텔까지 이동. 체크인 뒤 저녁때쯤 시내로 나섰다.
    '마리엔 광장'에서 만난 '거리의 악사'가 들려주는 흥겨운 선율이 여행의 즐거움을 더욱 북돋아 주는 듯했다.




2. 첫날 저녁 마리엔 광장 근처에서 독일 맥주와 함께 주문한 요리. 쏘세지와 감자와 오리고기 맛이 일품이다.



3. 뮌헨을 떠나 뉘른베르크로 이동. 여행 안내서에 쓰여진 그대로 '은근히 매력적인 도시'임에 틀림없었다.




4. 뉘른베르크를 떠나 (점심은 차에서 '빵과 쏘시지'로 해결하고) 오후 늦게 드레스덴의 '츠빙거 궁전'까지 진출했다.





5. '드레스덴 잼퍼 오페라 하우스'를 찾아 기나긴 '고난의 행군'을 거친 뒤 마침내 찾아온 휴식과 저녁은 달콤했다.
    배를 잔뜩 불린 뒤 '야경'을 즐기러 나서자 말자 길거리에서 '매혹적인 오페라 아리아'가 들려왔다. 끝나고 한 컷.





6. 독일 작센주의 주도이자 문화·예술의 도시로 유명한 드레스덴의 야경. 위도(북위 51.3도)가 높아,
    저녁 9시 30분이 넘도록 해가 지지 않았다. 뒤늦게 밤이 찾아와 엘베강변을 거닐며 '야경'을 즐겼다.





7. 여러 시간을 고되게 걷고 난 뒤에 저녁을 배불리 먹고 나니, '드레스덴의 야경' 또한 한결 아름답게 보였다.




8. 드레스덴에서 1박 후 라이프찌히로 이동, 성 토마스 교회에서 '바하'를 만났다. 여기서 바하가 직접 연주했던
    그 '파이프 오르간 연주'를 마침 실제 상황으로 들을 수 있었다. 그 웅장한 연주를 무려 1시간 가까이 듣고 나왔다.




9. 라이프찌히는 여러모로 유서깊은 곳이지만, '독일 통일의 시발점' 역할을 떠맡았다는 자부심 또한 큰 도시라고.





10. 베를린에서 저녁겸 축구 경기(독일이 프랑스를 꺾고 4강에 진출)를 보고 나왔더니 시내가 온통 북새통이었다.





11.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온통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날에 아리따운 미녀들이 빠질 순 없지.





12. 독일 분단 시절 동·서 베를린의 경계였으며 '베를린 장벽'의 상징이 된 브란덴부르크 문




13. 체크포인트 찰리.(동·서독 분단시 연합군과 외교관들이 동 베를린과 서 베를린을 드나들 수 있었던 유일한 관문)





14. 시티투어를 너무 즐기느라 그만 깜빡 버스에서 두고 내린 '비싼 카메라 렌즈'를 불과 2시간 만에 되찾아준
      몹시도 고마운 '베를린 시티투어' 운전기사 아저씨와 함께. 독일 사람들의 정직성을 실감한 좋은 기회였다.





15. 베를린 대성당. 외관도 멋지지만 내부 또한 베드로 대성당을 연상케 할 만큼 웅장했다.





16. 무거운 카메라와 생수 등을 배낭에 잔뜩 담고 대성당 꼭대기까지 걸어 올라가 내려다본 '베를린 시내 풍경'





17. 날은 저물고 '책에 나온 식당' 찾아 삼만리를 헤매며 걷고 있는데 웬 아가씨들이 느닷없이 나타나서 한 컷. 




18. 함부르크로 이동 중 '주유소'에 들렀다.(검은색 밴) 하늘은 눈부시게 파랗고 주유소 지붕은 몹시도 빨갛다.





19. 오늘은 날이 저물기 전에 함부르크까지 가야 하니 '점심'은 '주유소에 딸린 휴게소'에서 '최대한 간단히'





20. 저녁을 손수 지어 먹고 시티투어에 나섰다. 저녁때면 홍등가로 유명한 함부르크 선창가.(버스 안에서 찰칵)





21.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는 '고흐 미술관'에 들렀다.'미술관 앞에서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만 찍을 수밖에.



22. 고흐 미술관을 나와서 '안네 프랑크의 집'으로 서둘러 이동하였으나 줄이 엄청나게 길어서 관람 포기.





23. 암스테르담 시내를 여러 갈래로 관통하는 운하. 단풍이 예쁘게 드는 '가을에 오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생각뿐.




24. 암스테르담을 떠난 지 몇 시간 후 벨기에의 안트페르펜의 중심 광장에 정말이지 '우연히' 닿았다.





25. 벨기에 브뤼셀에서 여장을 푼 뒤 맨처음 달려간 곳은 당연히 이곳 그랑 플라스.
      빅토르 위고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 장 콕토가 '화려한 극장'이라고 극찬했던 곳이다.




26. 현지 발음으로는 '그헝 쁠러스'로 불리는 브뤼셀 중심 광장의 눈부신 야경. (삼각대 이용, 노출시간은 5초)





27. 벨기에에서 이틀째. 브뤼셀에서 브뤼헤로 가다가 들른 고속도로 휴게소의 어느 카페. 벨기에 스타일이 느껴진다.




28. 쏟아지는 비를 뚫고 북해쪽으로 거슬러 올라간 브뤼헤의 어느 식당. 맛의 나라 답게 음식 맛이 일품이었다.





29. 축구를 보러 브뤼셀에서 이틀째 밤에도 전날 들른 맥주집을 찾았다. 루마니아에서 이주해 왔다는 맥주집 사장님.



30. 아르헨티나가 네덜란드를 꺾고 결승에 진출한 날 밤. 브뤼셀 광장을 들썩거리게 만든 아르헨티나 팬들.





31. 벨기에를 떠나 뤽상부르를 거쳐 다시 독일로 이동 중에 잠시 차에서 내려 '인적이 드문 울창한 숲'에서 잠시 휴식.





32. 독일의 휴양 도시 '트리어'로 이동하다가 잠시 차에서 내려 휴식 중 만난 풍경. 밀밭과 푸른 하늘이 잘 어울렸다.



33. 로마 시대의 유적이 유난히 많은 도시 트리어. 룩셈부르크와의 국경 가까이 모젤강(江)에 접해 있다.
     기원전 15년경 아우구스투스 황제에 의하여 로마의 마을이 건설되었다고. 정면에 보이는 건물이 황제의 목욕탕.




34. 석양이 깔리는 초저녁. 지팡이를 들고 구부정한 허리로 그늘진 광장을 조심스레 천천히 걸어가는 노신사와,
     그를 세심하게 부축하며 곁에서 따라 걷는 멋쟁이 할머니의 모습이 여간 안쓰러운 게 아니었다. 한참이나 멍했다.




35. 트리어 중심 광장의 야경. 저녁때까지 사람들로 몹시 북적거렸는데 밤 10시가 가까워 지니 무척이나 고요했다.





36. 모젤강변 도시 트리어에 온 만큼 오늘 밤은 '모젤 와인'으로 마무리. 맛과 향기가 '너무나 그윽했다.'





37. '길이 544km에 걸쳐 흐르는' 모젤강변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 백포도주로 유명한 '모젤 와인'의 주산지.




38. 하이델베르크에 와서 이번 여행중 처음으로 들른 한식당. 삼겹살에 소주를 곁들이니 더 바랄 게 없다.





39. 하이델베르크에서 이틀째. 카를 테오도르 다리와 하이델베르크 고성은 십여 년 만에 다시 보니 더욱 반갑다.





40. '1인당 20유로'라는 믿기 어려운 가격으로 티켓 4장을 확보, 하이델베르크 고성에서 멋진 음악연주회를 들었다.
      특히 마지막 프로그램이었던 드보르작의 교향곡 8번 가운데 3악장을 들을 땐 감동에 젖어 거의 울 뻔했다.





41. 밤 10시 경 음악연주회를 마치고 나서니 하이델베르크 고성의 매혹적인 야경이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42. 고성에서 내려다본 하이텔베르크 시내 풍경. 이날 밤 여기서 불꽃놀이도 볼 수 있었다. 마침 축제기간이었다.



43. 남부 독일의 퓌센에 도착하던 날 '월드컵 결승전'이 열렸다. 경기가 끝나자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왔다.





44. 통독후 처음으로 '월드컴 우승'에 도취된 독일 사람들. 아무에게나 카메라를 들이대도 다들 '의기양양'했다.
     이번 여행에서 새삼 느꼈지만 독일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으로 '정말 강하고 튼튼하다' 싶었다.





45. 미국의 디즈니랜드가 '모델'로 삼았다는 퓌센의 노이슈반슈타인성(일명 '백조의 성')
      문학과 오페라에 심취했던 루드비히 2세가 바그너 작품『로엔그린』의 파르지팔을 떠올리며 지었다고 한다.





46. 독일 퓌센을 떠나 오스트리아 잘츠감머굿으로 가는 길. 알프스 산자락이 자못 웅장하다.





47. 잘츠감머굿 알프스 산자락에 피어난 야생화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삽입곡 '에델바이스'가 절로 떠오른다.




48. 일행들은 쉬겠다고 해서 나홀로 자동차를 몰고 빗길을 뚫고 드라이브에 나섰다. 비가 쏟아지다가,
      금새 햇볕이 환하게 비춘다.
햇살에 비친 빗방울들이 파스텔 톤의 건물벽들을 희뿌옇게 채색한 듯하다.




49.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무대였던 잘츠감머굿. 인적은 드물고, 마을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앙증맞기만 하다.





50. 잘츠감머굿의 백미로 불리는 할슈타트. 방금까지 내렸던 비가 그치고 안개가 조금씩 걷히고 있다.





51. 할슈타트의 호수 반대편 산자락엔 아직도 물안개가 가득 머물러 있다. 여기가 알프스의 깊은 산 속임을 실감.




52. 이 아름다운 곳까지 머나먼 길을 자동차로 달려왔으나 우린 여기서 고작 30분밖에 머물 시간을 내지 못했다.
     다음에 다시 여기에 올 땐 꼭 시간을 넉넉히 할애해서 이곳에서 '물놀이'도 좀 즐기고 갔으면 싶은 생각뿐.




53. 오스트리아를 떠나 다시 독일 뮌헨으로 이동하는 중 차창 밖으로 보이는 그림같이 예쁜 풍경.



54. 어느새 기나긴 여행도 고작 이틀밤 밖에 남지 않았다. 밤 12시를 훌쩍 넘긴 늦은 시각 뮌헨의 슈바빙 거리.





55. 50년 전 독일로 이민오신 민사장님의 배려 덕분에 예정에 전혀 없었던 '골프'까지 즐겼다.
      운동을 끝낸 뒤 저녁 노을을 바라보며 마시는 '바이스 비어' 맛이 너무나 환상적이었다. 각 2잔씩 마셨다.





56. 골프 라운딩 도중 우연히 '민사장님'을 알아본 한국 교민들과 이날 저녁 식당에서 다시 조우했다.
      저녁 식사 자리가 새벽 1시를 넘겨 겨우 끝났고, 이 분들과 자리를 옮겨가며 새벽3시까지 술자리를 즐겼다.





 * * *


이번 여행을 떠나기 전에 아래에 나열한 10권의 책을 샀다. 워낙 급작스레 떠나게 된 여행이라 저토록 가벼운(?) 책을 읽을 시간조차 별로 없어서 이 가운데 겨우 두 권만 달랑 읽고 비행기에 올랐다. 그 두 권은 사진작가 백상현 님이 쓴 『내 생애 최고의 여행사진 남기기』와 『유럽에 취하고 사진에 미치다』였는데, 두 권의 책 속에 담긴 멋진 사진과 글들이 정말 '이번 여행'에 더없이 좋은 참고가 되었다.

네 권의 책은 정말이지 너무 무거워서 여행용 트렁크와 카메라 가방에 나눠 넣었다. 그 가운데 『BEST of Europe 230』과 『네덜란드/벨기에 미술관 산책』은 뮌헨에 착륙하기 전까지 다 읽었고, 나머지 두 권 『Just go 독일』과 『Just go 오스트리아·부다페스트·프라하』는 여행을 다니며 틈틈이 찾아 읽었다. 'Just go' 시리즈는 여행 현장에서 실제적인 도움이 필요할 때(가령 저녁을 먹을 음식점을 찾거나, 숙박할 호텔을 뒤질 때 등) 정말 유용했다.

나머지 네 권의 책은 외관만 보더라도 무척이나 예쁜데 아직까지 제대로 펼쳐보지 못해 뭐라고 말할 형편이 못 된다.

워낙 두서없이 갑자기 떠나게 된 여행이라 무엇보다 '예습 부족'을 몹시도 절감했던 여행이었다. 심지어 독일에서 오스트리아로 넘어갈 때 꼭 필요한 '비넷'을 어디서 구입해야 하는지도 '현장에서' 물어보며 해결하고 다닐 정도였으니,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고 다닌 여행지가 한둘이 아니었음은 불문가지였고, 일상다반사처럼 당연시 여겼었다.

비싼 비용과 귀한 시간을 할애하여 떠나는 게 '여행'인 만큼 다음엔 이같은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그렇더라도 이번 여행 일정을 처음부터 구상하고, 우리가 움직이는 동선까지도 미리 세심하게 고려하면서 호텔 등 숙박 장소를 싼 값에 예약하고, 또한 국내에서 미리 준비한 네비게이션에 숙소와 방문 예정 도시를 일일이 '즐겨찾기'로 등록해 두는 등 매우 짧은 시간 동안에 무척이나 많은 준비를 해주신 분이 계셨다. 그 교수님의 숨은 노고조차 없었더라면 우린 정말 엄청난 고생을 겪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준비할 시간도 부족했던 데다가 다소 무모했던 여행 일정이었지만 별다른 난관없이 무사히 다녀올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그 교수님의 꼼꼼한 준비 덕분이었다.)

그렇지만 지금이라도 어느 누가 불쑥 '어디로 함께 여행가지 않을래?' 하고 물으면 그땐 또 생각이 달라질 게 틀림없겠지만. 아무래도 여행은 준비가 많을수록 더욱 알찬 여행이 되기 쉽다. 더구나 '여행 준비' 자체가 이미 여행의 일부분임과 아울러 여행의 즐거움을 자기 마음대로 상상하며 끌어올릴 수 있는 때가 바로 여행 준비 단계에서 누릴 수 있는 독특한 즐거움이다. 그러니 많이 준비할수록 여행의 즐거움 또한 더욱더 커지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이치일 터이고.

언제든 멋진 여행을 꿈꾸고 계획하시는 분들은 부디 평소에 미리 미리 많은 여행서를 두루 읽고 떠나시길.













































 

 



 
 
세실 2014-07-25 17:35   댓글달기 | URL
오홋.......17일간의 여행이라니요^^ 멋진 풍경에 제가 막 설레입니다~~
트리어, 브뤼셀, 하이델 베르크 야경이 환타스틱합니다.
오스트리아도 꼭 가보고 싶네요.
고흐미술관이랑 암스테르담 운하는 가본 곳이라 조금 위안이 됩니다.


oren 2014-07-25 23:42   URL
몇 년 전에 세실 님께서 암스테르담에 가셨을 때 올려주신 글과 사진을 저도 봤더랬습니다.
그땐 세실 님이 무척이나 부러웠었지요. ㅎㅎ

여러 도시들의 아름다운 야경도 뺴놓기 어려운 볼거리였지만, 자동차를 몰고 여기저기 쏘다니며 마주친 끝없이 스쳐가는 여러 풍경들도 우리나라와는 너무나 달라서, 먼 데서 찾아간 여행객에겐 참으로 커다란 볼거리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낯선 곳, 낯선 도시에서 각양각색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보는 일이 그 가운데 가장 흥미로웠던 듯하구요~~

아롬 2014-07-26 02:03   댓글달기 | URL
오렌님께서 찍고 남기신 900여장의 사진을 다 보고싶은 걸요!!!
저는 예전 배낭여행 선두자로써 유럽 여행을 한 달동안 한 적이 있어서 가봤던 곳이지만
이렇게 오렌님의 사진으로 보니 까마득한 옛이야기처럼 기억조차 흐릿하네요~~~~.^^;;
오렌님 여행정보 공유하실 수 있으세요??? ^^
혹 가능하시다면 부탁드려요~~~~. 저도 열심히 돈 모아서 가족들이랑 차 렌트해서 유렵여행 하고 싶네요~~~~.^^
아~~~그 생각 만으로도 가슴이 뛰어요!! 사진 정말 잘 찍으세요!!

oren 2014-07-26 15:36   URL
아롬 님께서 예전에 한 달 동안 유럽 배낭여행을 다니셨다니, 그 때가 언제쯤이었을까 무척 궁금하네요. 아마도 까마득한 옛날 꿈많던 처녀시절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그 때 바라봤던 세상과, 지금 또다시 유럽을 여행하시게 되면 마주치게 될 세상은 무척이나 달리 보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해 보게 됩니다. 저 역시 13년 만에 유럽을 다시 가 본 셈인데, '세상'은 비록 많이 변하지 않았다고 하더라고 내 자신이 적잖이 변했음을 실감했으니까요.

여행 정보를 아롬 님께 알려드리는 데는 아무런 장애도 있을 수 없겠지요. 여행 후기의 full-version을 써 볼 생각이니까요. 저도 이번에 여행을 다니며 '네이버 블로그 검색'을 통해 유용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찾아 활용한 적이 여러 번 있었고, 그런 여행 후기를 남겨주신 분들이 무척이나 고마웠답니다.

아롬 님께서 가족들과 자동차를 렌트해서 유럽을 여행하신다면 '의사소통'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아주 즐겁게 다니실 수 있을 듯해요. 제가 이번 여행지에서 마음에 들어 추천해 드리고 싶은 음식점이나 호텔 혹은 팬션 등에 대한 정보를 아롬 님께서 나중에 '실제로' 유용하게 활용하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transient-guest 2014-07-29 01:27   댓글달기 | URL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ㅎ 사진으로 눈이 정화되는 것 같구요, 꼭 제가 다녀온 것 같네요. 운동 후에 마시는 시원한 바이스 비어는 또 얼마나 좋았을까요?ㅎㅎ 미국 서부지역에 살아서 그런지 유럽 스케줄은 쉽게 생각을 못하구요. coast를 따라서 위/아래로 다녀볼 생각합니다.

oren 2014-07-29 11:07   URL
저도 패키지 여행이 아닌 '자유 일정'으로 무려 17일 동안이나 유럽의 여러 나라들을 자동차를 직접 몰아가며 여행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었지요. 쉽지 않은 기회다 싶어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다녀오게 된 것이구요.

미국 서부지역은 캘리포니아 해변을 따라 자동차를 몰고 다니며 여행하기 아주 좋은 곳으로 정평이 난 곳이니 님께서도 가끔씩 틈을 내어 여행을 다니시면 너무나 좋을 듯해요. 이글스의 '호텔 캘리포니아'도 들어가면서 말이지요. (저는 1995년에 와이프랑 '절반쯤 자유일정'으로 미국 서부지역을 8박 9일 동안 여행했던 적이 있었는데, 서부 해안길은 겨우 LA에서 San Diego 까지만 가 봤을 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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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그 비용 때문에만 힘이 든다

 - 몽테뉴

 * * *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것들 가운데 '우연'이 차지하는 비중은 과연 얼마나 될까?

요즘 들어 문득 그런 생각을 자주 해보게 된다. 어떨 땐 세상사 모든 일이 '필연' 혹은 '인연'이 아닌 게 없다 싶다가도, 또 어떨 땐 결국 많은 일들이 '우연'에 따라 순식간에 뒤바뀌게 된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울 때도 많다.

어느날 갑자기 예정에 전혀 없던 '장거리 여행'을 준비하느라. 일상적인 일들은 갑자기 대수롭지도 않게 자꾸만 뒷전으로 밀려나고, 생전 가보지도 못한 낯선 도시들과 풍경들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느라 여념이 없게 된 요즘의 상황들도 결국은 나의 자발적인 의지보다는 '우연의 힘'이 훨씬 더 크게 작용한 것처럼 느껴진다.

오랫동안 꿈꿔오던 여행일수록 그 '출발'이 막상 코앞에 현실로 닥쳐올 때만큼 가슴이 두근거리고 흥분되는 일도 드물다. 그런데 '당분간' 별다른 뚜렷한 계획이 없었음에도 어느날 갑자기 '마냥 꿈같은 여행'이 문득 진짜로 눈앞의 현실로 자꾸만 다가오게 되는 경우라면 어떨까. 이 또한 몹시도 가슴 설레는 일임을 나는 이번에 처음으로 알았다.

그러니까 어느날 저녁에 세 사람이 '일상적으로'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끝에 불쑥 '여행' 이야기가 나왔고, 그 세 사람이 즉석에서 '의기투합'하여 7월 초순에 '동유럽 여러 나라'로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면서, 나더러 함께 떠날 의향이 없느냐는 몹시도 어리둥절한 얘기를 선배와의 전화 통화에서 들었던 게 대략 보름쯤 전이었던 듯하다. 이제부터 '자유로운 일정'을 잡아서 우리 마음 내키는 대로 돌아다니는 여행인 만큼 이런 기회가 언제 또 있겠느냐면서, '이왕이면 넷'이서 함께 떠나면 정말 여러모로 좋을테니 꼭 함께 가자는 선배의 부탁이 자못 간절했다.

호텔방은 어차피 2인 1실로 써야 될텐데 네 명이 함께 가게 되면 1인당 숙박비 부담도 조금씩 덜게 되고, 자동차를 한 대 렌트해서 다닐 예정인데 교통비 부담 또한 'n이 늘어나는 만큼' 줄어들 뿐만 아니라, 운전기사도 한 명 더 늘어나는 셈이니 '운전 부담'도 조금씩 덜게 되고, '내 카메라'도 함께 가져 가면 좋은 풍경도 더 많이 찍지 않겠느냐는 등등... 실로 '넷이서 함께' 여행을 떠나야할 이유는 많고도 많았다.

놀기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하는 나로서도 이런 일이라면 늘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이겠지만, 이럴 때마다 몹시도 풀기 어려운 '큰 난관' 하나가 늘 중차대한 문제로 남게 마련이다. 어느날 느닷없이 불쑥 꺼내는 바깥 양반의 그럴듯한 출타 계획을 듣고 보면 언제나 억울한 심정부터 슬며시 앞서게 마련인 불쌍한 안사람을 설득하는 일이 늘 남정네들의 크나큰 고민거리가 아니던가. 어쨌든 그런 얘기를 꺼내는 일은 적당한 때를 찾기도 여려울 뿐만 아니라 입을 떼는 일 자체가 몹시도 힘이 들게 마련이다.

그나마 이제는 나이를 얼마쯤 먹고 연륜(?)마저 쌓이다 보니 어지간한 '난관'조차도 묘한 꾀를 내어 슬기롭게 빠져나갈 궁리를 그리 어렵지 않게 짜낼 수 있게 되었던지, 머지않은 미래에 적잖은 비용을 '당신을 위해' 별도로 지출하는 조건으로 '빅딜'을 타결하고 나니 곧바로 '여행 준비'가 일사천리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뒤늦게 합류한 나를 포함한 '세 사람'은 20 년쯤 전인 1990년대 중반부터 같은 회사의 같은 부서에서 직장 선·후배 사이로 만난 사이인데, 여태껏 적잖은 세월을 자주 함께 어울려 쏘다녔던 터여서 다들 좋아라 반겼지만, 이번 여행을 처음부터 기획하고 여행 계획에 필요한 모든 사소한 일들까지도 혼자서 도맡아 진행하시는 분은 안타깝게도 내가 전혀 모르는 분이었다.

그 분은 이미 오래 전부터 방학때만 되면 어김없이 장거리 여행을 다녀올 정도로 소위 '여행 매니아'인 분이었다. 마침 올 여름엔 늘 함께 다니던 '여행 동료들'이 각자 저마다의 사정들이 생겨서 '홀로' 유럽 여행을 다녀올 궁리를 하고 있던 참이었단다. 그럴 때 마침 셋이서 '딴 일'로 만났다가 이번 여행이 우연히 성사된 셈이었다.

어쨌든 그 분은 젊었을 때부터 그렇게 여행을 자주 다니다 보니 어느새 '여행 전문가'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는데, 거기다 음악과 미술에도 남다른 애정을 기울인 덕분에 그쪽으로도 상당한 조예를 지니신 분이었다. 비록 직업은 무미건조하고 딱딱해 보이는 공대 교수였으나 취미는 전공과 전혀 어울리지 않게 몹시도 말랑말랑한 편이었고,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직접 만나보니 실제 나이보다 대략 십 년은 더 젊어 보일 정도였다. 환갑을 넘긴 분이라고는 전혀 믿기지 않았고 얼핏 보면 그저 우리와 '같은 또래'쯤으로 보여서 서로 어울리기 좋은 느낌마저 들었다.

일반적인 팩키지 여행도 아니고, 대중교통에 의지해야 하는 적잖이 고생스러운 배낭여행도 아닌, 우리 마음대로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여행이다 보니 두세 차례의 '여행 준비모임' 동안에도 벌써 '여행 계획'이 밀가루반죽이 주물럭거릴 때마다 모양을 이리저리 바꾸듯 자꾸만 다양한 모습으로 변해가는 것도 재미있었다.

'동유럽 여러 나라'로 다닐 예정이던 여행이 어느새 '독일을 중심으로' 바뀌었고, 여행 일정도 당초 15일 정도로 잡았다가 '아무리 계산해도' 그 일정으로는 너무 빡빡하다 싶어 이틀을 불쑥 늘렸다. 엊그제 만나서 '대략적으로' 그려본 여행 일정 또한 아직까지도 '가변적'이라는 전제가 붙었다. 현지 사정에 따라 당초 일정을 슬쩍 비트는 재미 또한 자유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싶어 '곧이 곧대로' 직진하는 성향이 강한 나로서도 어쩐지 불만보다 기대가 훨씬 더 크다.

그러고 보니 내가 맨처음 유럽을 가본 지도 어느새 13년이나 훌쩍 지났다. 2001년 가을에 가족들과 함께 유럽에 처음 갈 때만 하더라도 아이들이 무척 어렸었다. 그 당시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아들과 유치원생이던 딸을 데리고 여행지를 다닐 때마다 '아이들에게' 한 가지라도 더 보여주고 설명해 주느라 '뻔한 헛수고'를 조금도 아끼지 않았던 기억과, 아침 식사가 끝날 때마다 부리나케 아이들 방으로 올라가 흐트러진 옷가지들을 빠짐없이 챙겨 여행가방을 꾸리느라 애쓰고, 함께 움직이던 일행들의 '아침 출발 예정 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매번 진땀을 흘렸던 기억이 새롭다.


그런데 어느새 시간이 참 많이도 흘렀다. 이젠 아이들이 둘 다 대학에 다니는 나이가 되고 보니,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다니며 아웅다웅 다투던 그때가 오히려 그리울 지경이다. 이번 여행만 하더라도 벌써 가족들은 고스란히 '일상' 속에 남겨진 채로 나만 홀로 떠나는 여행이 아닌가. 누가 보더라도 '오십대 아저씨들'임에 분명한 남자 넷이서 자동차 한 대를 빌려 타고 발길 닿는대로 마음껏 돌아다니는 여행은 어쩌면 몹시도 특별한 경험이다. 그래서 이런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한편으로는 몹시도 기대되고 날아갈 듯한 기분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왠지 한켠이 약간은 허전한 느낌도 없지 않다.

그렇지만 가족에 대한 미안함은 다른 기회에 또 부지런히 벌충하면 되지 않겠나 싶고, 당장은 여행 준비에 좀 더 열중하고 싶다. 그리고 좋은 여행을 위해 필수적인 영양가 높은 책들도 열심히 골라 장바구니로 옮겨야겠다. 

더구나 이번 여행의 리더를 자임한 분이 '음악'과 '미술'에 특별히 관심이 많은 분이어서 여행을 떠나기 전에 미리 얼마간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 될 듯한 생각마저 들기도 한다. 게다가 이번에 찾아가게 될 여행지들이야말로 '음악'과 '미술' 분야에서는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매우 특별한 도시들이 아닌가.

이번 여행의 리더를 맡으신 분이 그런 도시들을 들를 때마다 맨먼저 하는 일이 '음악회 티켓'부터 찾아보는 일이라고 하니, 우리의 여행 일정이 아무리 빡빡하더라도 음악 연주회에 할애하는 시간만큼은 결코 뒷전으로 밀려나는 일이 없을 듯하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유럽의 음악 도시에서 직접 현지의 관객들과 함께 어울려 음악 연주회를 감상할 기회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 여태까지 그런 경험이 전혀 없는 나로서는 그런 연주회를 직접 보고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여행이 너무나 흥분되고 기대된다.

또한 우리가 찾아갈 도시들은 꼭 음악으로만 유명한 곳들도 아니다. 오래된 궁전들은 물론 유서깊은 미술관과 박물관 등도 여기저기 수두룩한 것 같다. 그만큼 이번 여행을 위해서는 미리 다양한 책들을 세심하게 골라 미리 공부를 해둘 필요를 느낀다. 그런 책들을 사서 미리 읽거나 아니면 여행을 다닐 때마다 틈틈이 현장에서 직접 펼쳐 읽어도 좋을 듯싶다.

오랜 역사를 지닌 유럽의 구석 구석을 마음껏 두루 찾아다닐 수 있는 자유 여행의 매력 가운데 하나는 무엇보다도 '동화 속에서나 나올 듯한 그림같은 풍경' 속으로 풍덩 빠져들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멋진 여행 안내서의 책갈피마다 가득 담긴 그림처럼 아름답게 펼쳐진 풍경들을 직접 마주하면서 그냥 넋놓고 바라보는 일만으로도 충분히 즐겁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런 풍경들을 제대로 카메라에 쏙쏙 담아내기 위해서라도 이번에는 몇몇 여행 사진책들까지도 함께 사들이지 않을 수 없을 듯하다. 아직까지 한 권의 책도 주문하지 않았는데 도대체 여행을 떠나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책들을 골라서 주문하게 될지 나조차도 궁금해진다.

여행을 정말 좋아했던 몽테뉴는 '여행하기 좋은 나이'를 두고 지금의 내 형편에 딱 맞는 말을 남겨 놓았다. 바로 '50이 지나고 60을 넘기기 전'이 '여행하기 딱 좋은 나이'라는 것이다. 그 재치있는 프랑스 사람의 말마따나 이런 나이에 조금이라도 더 많이 여행을 다닐 수 있게 만든 '어느날 문득 다가온 기막힌 우연'이 그래서 더욱 반갑고 기쁘다.

 

40이나 50세 전에

청춘이 정열을 추구하는 것은 용서하고, 노년이 쾌락을 찾는 일은 금지하는 것은 잘못이다. 나는 젊었을 때는 불타는 정열을 조심성으로 은폐했다. 이제 늙어서는 음산한 심정을 방종으로 풀어 준다. 그 때문에 플라톤의 법칙은 편력을 더 유익하고 교양적인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40이나 50세 전에 돌아다니는 것을 금지한다. 나는 바로 이 규칙의 제2항으로 60세가 넘어서는 편력을 금지하는 데 기꺼이 동의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나이에 길을 떠나다가는 그 먼 길에서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 아니오?" 무슨 상관이 있나? 나는 여행에서 돌아오거나 여행을 완수하려고 떠나려는 것이 아니다. 나는 단지 움직이는 것이 기분 좋은 동안은 움직여 보려고 하는 것이다. 바람을 쏘이기 위해서 나는 바람을 쐰다. 이득이나 토끼를 보고 달려가는 자는 달려가는 것이 아니다.(1085쪽)



비록 지금으로부터 한참이나 지나서야 '겨우' 가능한 일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아무쪼록 즐거운 시간, 아름다운 추억, 멋진 풍경들로 가득찬 사진들을 담아 '우연히 떠난 여행'의 뒷얘기까지 마저 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 구글 어스로 살펴본 유럽





■ 알록달록한 유럽 지도



 



■ 유럽 지도_'독일을 중심으로'
 






■ 구글 지도로 살펴본 '여행 예정 경로'
 

 



■ 여행 계획표(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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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일반

 













































 












































 















 















 

 
■ 독일
















 


























■ 오스트리아






































■ 스위스,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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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그 비용 때문에만 힘이 든다

여행은 그 비용 때문에만 힘이 든다. 그것은 힘겨울 만큼 무거운 부담이다. 나는 돌아다니는 쾌락 때문에 휴식의 쾌락을 제쳐놓고 싶지는 않다. 그 반대로 이 두 가지가 서로 거들고 가꾸어 주도록 하고 싶다.(1051쪽)



 

여행을 즐기는 이유

나는 여행을 즐기는 이유를 물어 보는 사람들에게, 내가 버리고 떠나는 것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으나, 이제부터 찾아보려는 것은 무엇인지 잘 모른다고 대답한다.(1078쪽)



 

여행은 유익한 수양

이런 이유들 외에도 내게는 여행이 유익한 수양으로 보인다. 심령은 여행을 하는 동안 늘 알지 못하는 새로운 사물들을 주목하느라고 계속적으로 훈련 받는다. 그리고 내가 여러 번 말한 바와 같이, 사람에게 끊임없이 다른 나라의 색다른 생활과 사상과 습관 등을 제시해 주며, 우리들의 천성인 끊임없이 변해 가는 형태를 음미시키는 것보다 인생을 형성하는 데 더 효과적인 학문이 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1080쪽)


 

 

같이 갈 친구가 없으면

어떠한 쾌락도 남에게 통해 주지 않으면 내게는 멋이 없다. 마음속에 아무리 좋은 생각이 난다고 해도, 그것을 나 혼자 지어냈고 아무에게도 말해 줄 사람이 없다면 화가 난다. "예지를 누구에게도 전하지 않고 자기 혼자만 가진다는 조건으로 하기라면, 나는 그것을 거절하겠다."(세네카) 또 한 사람은 그것을 더 심한 어조로 말하였다. "만일 한 현자가 모든 필요한 사건들을 풍부하게 받아들이고, 그가 알아 둘 가치 있는 사항을 자유로이 관찰하며 한가롭고 여유있게 연구하는 생활을 가졌다면, 그리고도 외롭고 쓸쓸함이 어느 인간도 결코 만나 볼 수 없을 정도라면 그는 인생에서 물러날 일이다."(키케로) 아르키타스의 말에, 그가 하늘나라에 가서 저 광대하고 거룩한 천체들 속을 산택한다고 해도 같이 갈 친구가 없으면 불쾌할 것이라고 한 말은 내 성미에 맞는다. 그러나 어색하고 서투른 동행과 여행하는 것이라면 차라리 혼자서 하는 편이 낫다.
(1096쪽)



 



  1. 17일 동안의 유럽 여행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
    from Value Investing 2014-07-25 12:24 
    재치있는 프랑스 사람 몽테뉴는 여행을 무척이나 즐겼던 인물이다. 그가 '하늘나라에 가서 저 광대하고 거룩한 천체들 속을 산책한다고 해도 같이 갈 친구가 없으면 불쾌할 것'이라고 했던 어느 옛 사람의 말을 인용하면서, 그 말이 자신의 성미에도 맞다고 맞장구를 친 적이 있다. 그가 거기에 덧붙여 '어떠한 쾌락도 남에게 통해 주지 않으면 내게는 멋이 없다.'고 한 말은 내 성미에도 딱 맞다. 청산유수처럼 많은 말을 쏟아냈던 몽테뉴는 심지어 "예지를 누구에게도
 
 
야클 2014-06-23 12:55   댓글달기 | URL
여행 가실 생각에 많이 설레시겠군요. 일단, 감기 조심부터. ^^

oren 2014-06-23 22:11   URL
야클 님 반갑습니다. 어젯밤에 축구 경기를 보느라 잠을 불과 두 시간도 채 못 잤더니 오늘 '하루'가 몹시도 힘들고, 댓글도 지금에야 겨우 달게 되는군요.

다음주에 유럽으로 건너가면 그때까지도 여전히 월드컵이 한창일 텐데, 아마도 유럽의 몇몇 축구 강국들, 가령 독일이나 네덜란드 등이 승승장구하여 혹시라도 결승까지 진출한다면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보다는 훨씬 더 더 편한 저녁 시간에 맥주를 마시면서 즐겁게 축구 경기를 즐길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문득 드네요. ㅎㅎ

transient-guest 2014-06-24 09:08   댓글달기 | URL
부럽습니다. 일을 하면서는 자신만의 시간에 일주일 이상을 투자하기 어렵더군요. 부디 즐거운 여행하시고 많은 흔적을 포스팅하셔서 불쌍한 중생의 눈을 즐겁게 해주시길...

oren 2014-06-24 10:26   URL
transient-guest 님 반갑습니다. 님의 댓글을 읽어보니 문득 일과 여가를 균형있게 다룰 줄 아는 능력이야말로 참다운 삶의 지혜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누구라도 자신의 일에서 훌쩍 벗어나 '많은 여가'에 듬뿍 시간을 할애하기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인 듯싶어요. 그래도 그럴 때마다 좀 무리를 해서라도 일을 버리고 여가를 선택하는 쪽이 더 낫다 싶고, 결국 나중에라도 크게 후회할 일은 별로 없더라구요. 저는 여행에 관한 일이라면 '돈 버는 일'은 한사코 마다하고 오롯이 자신의 삶을 살았던 헨리 데이빗 소로우를 늘 떠올립니다. 그가 『월든』에 담아 놓은 말들 가운데 인상적인 대목들을 여기에 조금 덧붙여 봅니다.

* * *

이미 말한 여러 방법으로 몸을 따뜻하게 하고 나면 사람들은 그 다음에는 무엇을 바라겠는가? 같은 종류의 열을 더 바라지는 않을 것이 분명하다. 즉 더 풍부하고 기름진 음식, 더 크고 화려한 집, 입고 남을 정도의 더 좋은 옷, 끝없이 타오르는 더 뜨거운 불 따위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생활필수품을 마련한 다음에는, 여분의 것을 더 장만하기보다는 다른 할 일이 있는 것이다. 바로 먹고 사는 것을 마련하는 투박한 일에서 여가를 얻어 인생의 모험을 떠나는 것이다.

이처럼 쓸모없는 노년기에 미심쩍은 자유를 누리기 위하여 인생의 황금 시절을 돈 버는 일로 보내는 사람들을 보면, 고국에 돌아와 시인 생활을 하기 위하여 먼저 인도로 건너가서 돈을 벌려고 했던 어떤 영국 사람이 생각난다. 그는 당장 다락방에 올라가 시를 쓰기 시작했어야 했다.

transient-guest 2014-06-25 08:32   URL
아직은 조금 이른 듯 합니다. 내려놓기에는 말이죠.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아요. 커리어가 남들보다 늦은 탓도 있으니까요. 조금 작게 생각하고 작게 살고, 적은 것에 만족하면서 여가를 즐기는 것은 꿈꾸는 삶이죠. 제가 욕심이 많다기보다는 아직은 어느 레벨에 올라오지 못한 탓인 것 같네요.ㅎ

oren 2014-06-25 11:24   URL
일생 동안에 어느 한 시기에는 죽어라 일만 해야 할 때도 있는 듯합니다. 그럴 때조차도 일에만 너무 매몰되지 않고 잠시라도 한숨 돌려가며 삶의 여유를 찾는 일이 필요하겠지요. 일이 상당히 진척되고나서도 더욱 일을 많이 벌리는 경우도 자주 보게 되는데, 그런 경우라도 본인이 (여가를 즐기지 못한 데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면 뭐라 나무랄 수도 없는 일이겠지요.

LAYLA 2014-07-15 22:19   댓글달기 | URL
곧 돌아오시겠군요.
벌써부터 여행기가 기대됩니다^^

oren 2014-07-17 21:03   URL
LAYLA 님 반갑습니다.
안 그래도 지금 막 뮌헨공항 도착해서 짐 다 부치고 귀국 비행기에 탑승하기 직전이랍니다. 보름여 동안 자동차를 빌려 직접 운전하고 다니며 온갖 '우여곡절'을 다 겪다보니, 여행후기로 쓸 애기가 너무나 많아 오히려 걱정이군요. 매일매일이 우연과 사건의 연속이라서 마치 귀신에 홀린 기분조차 듭니다.

어제 오후만 하더라도 느닷없이 골프장으로 이동하여 18홀을 돌았고, 라운딩 도중 (우리 일행 세사람의 골프를 주선해준) 민사장님을 알아본 한국 여성 두 분과 마주쳤는데, 글쎄 그 두 여성분들을 저녁때 우연히 식당에서 다시 만나 새벽 늦게까지 온갖 술(바이스비어로부터 시작하여 소주와 와인도 모자라 꼬냑 까지...)을 다 마셔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한 분은 베늘린음대를 졸업한 피아니스트였고, 또 한 분은 사업을 하시는 뮌헨한인회장이셨는데, 중년의 남녀들이 뮌헨의 슈바빙 거리를 쏘다니며 옛날 학창시절로 돌아간듯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쏘다니는 재미가 정말 좋았답니다.

여행 기간 동안 하필이면 독일이 승승장구하며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바람에 하루 일정이 새벽 한 시 이전에 끝나는 날이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이졔 그런 자유와 일탈과 방종들을 다 뒤로하고 막상 한국으로 되돌아갈려니 한편으로는 너무 아쉽기도 하네요...
암튼 나중에 여행후기 쓰게 되면 그때 다시 글로 뵙지요...

LAYLA님 블로그를 읽을 겨를이 없어 안타깝네요.. 아무쪼록 즐거운 여행 되시길 바랄께요...
 




꽃들이 저마다 가장 환한 웃음을 피워내던 그 아름답던 5월은 다 어디로 갔나 싶다.


아무리 예쁜 꽃을 보아도 자꾸만 슬픈 감정부터 불쑥 제 먼저 찾아든다.
저토록 예쁜 꽃들은 한 해의 절정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 듯하다.

그들은 떠나가는 이 봄에 조금도 미련을 두지 않는 듯하다.
그들은 이 봄을 아예 조금도 슬퍼하지 않는 듯하다.

아름다운 꽃을 마음껏 피웠으면 그저 그 뿐.
더 바랄 게 뭐 있으랴 싶은 그 마음이 그저 부럽다.

어느 해 사월과 오월이 또다시 이토록 아플 수 있을까.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도
마 영영 잊지 못할 듯한 이 계절을
저 꽃들마저 눈치챈 건 설마 아니겠지.

하늘 아래 그 어떤 삶이 감히 영속을 도모하랴만,

그래도 어느 봄날 하루 아침에,
느닷없이, 
어이없이,
스러질 틈조차 없이 숨이 막혀 끝나고 만,
꽃다운 저 푸른 청춘들은 도대체 어쩌란 말이냐.


 * * *

(그저 답답하고 울적한 마음을 달래려 꽃박람회에 갔다가, 예쁜 꽃들이 반가워 사진에 부지런히 담아 왔지만, 좀체로 사진을 올릴 마음조차 내키지 않아 미적거리다가, 끝내 이렇게라도 갈무리를 시도해 본다. 꽃들이 너무 아프다.)




 



 



 



 



 



 



 



 



 



 



 



 



 




 



 



 



 



 



 



 



 



 



 



 




 



 



 
 
 



일시 : 2014. 5. 1(목) ∼ 5. 3(토)

이동 경로
 
    일산 → 변산반도 국립공원 → 남여치통제소 → 월명암 → 직소폭포 → 원암통제소 → 내소사
→ 곰소 염전
    → 채석강, 격포항(1박) → 새만금방조제 → 성주사지 → 성주산 자연휴양림(2박) → 보령댐 → 일산




 - 변산반도 국립공원 안내도




 - 현위치는 남여치통제소. 직소폭포를 지나 재백이고개를 넘어 내소사 쪽으로 넘어가는 데 4시간이면 충분하다.





 - 봄빛 따사로운 월명암.
   (월명암은 쌍선봉 정상 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사찰로 신라 신문왕 12년(692년)에 부설거사가 창건하였다.)





 - (이때만 해도) 부처님 오신 날이 코앞에 있었다.





 - 월명암을 지나 고개를 넘으니 갑자기 눈 앞이 탁~ 트이고 까마득히 저 멀리 호수가 반짝 빛난다.





 - 호수 너머로 보이는 바닷가는 '곰소 젓갈'로 유명한 곰소항 앞바다이자 줄포만일 듯.



 - 초록빛 숲에 둘러싸인 호수가 봄 햇살에 에메랄드처럼 빛난다.





 - 산 속 깊숙한 곳에 핀 붉디붉은 철쭉엔 호랑나비들이 연신 자리를 옮겨 앉느라 바쁘다.





 - 새봄을 맞아 온갖 새소리와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서로 노래하며 화답하듯 재잘거린다.




 - 직소보에 가득 담긴 물 덕분에 숲들이 더욱 울울창창한 듯...




 - 저 계곡 끝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얼마나 맑고 깊은 샘이 나올까.





 - 호수를 지나 얼마 안 가니 어김없이(?) '선녀탕'이 나타난다.




 - 과연 선녀탕은 '나뭇군'이 금새라도 훌렁훌렁 옷을 벗고 물 속으로 풍덩 뛰어들고 싶을 만큼 물이 맑았다.



 


 - 가파르게 이어지는 산길 옆으로는 크고 작은 폭포가 하얀 물줄기를 쏟아내기 바쁘다.





 - 직소폭포.
(변산 8경중 2경에 해당하는 곳으로 30m 높이에서 힘찬 물줄기가 쏟아지는 것이 압권이다. "직소폭포와 중계 계곡을 보지 않고서는 변산에 관해 말 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비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 내소사(633년 백제 무왕 34년에 혜구두타가 창건)



 - 일주문에서 천왕문까지 이어지는 600m 전나무숲길은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었다고 한다.




 - 대웅보전. 보물 제291호로 지정된 문화재. 못을 전혀 쓰지 않고 나무토막을 끼워맞춘 것으로 유명하다.



 - 대웅보전의 문살 문양. 연꽃·국화·모란 등의 꽃문양이 새겨져 있는 문살을 보면 마치 '꽃밭'을 연상케 한다.




 - '대웅보전의 문살문양은 원래 채색이 돼 있었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모두 벗겨져 나뭇결만 남았다'고 한다.
(대웅보전 문살에 새겨진 모란·연꽃·국화 등의 문양에는 청빈과 절개, 평안을 기원하는 목공의 소박한 희망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고, '꽃공양'을 하려 했던 목공의 깊은 불심을 엿볼 수 있다'고.)





 - 늦은 오후의 따사로운 봄 햇살이 내소사에 핀 꽃과 나뭇잎과 연등까지 온통 환하고 비추고 있다.





 - 절 뒷편으로 보이는 산이 관음봉(433m)인 듯하다.





 - 며칠쯤 더 여유가 있다면 '승복'으로 잠시 갈아 입고 좀 더 편안하게 머물고 싶은 곳이다.





 - 곰소항 주변은 온통 '젓갈' 간판들로 가득하다. 알고 보니 '염전'에서 생산하는 천일염이 큰 역할을 맡은 듯하다.





 - 여기가 바로 '소금밭'이로구나.





 - 오늘은 마침 '노동절'이다. '염전 노동자'도 오늘 하루만큼은 '노동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을 듯.



 - 격포항 앞바다에 닿고 보니 서녘 바다 위에 뜬 해가 바다와 개펄을 구분없이 금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 적잖이 뜨겁게 느껴지던 태양의 열기도 바다로 가까이 내려서자 금새 서늘하게 식는 듯하다.




 - 성주사지 석불입상. 부처님이 언뜻 소박한 여인네로 보인다.
(성주사지내 강당지 동편에 있는 석불입상으로 얼굴이 타원형으로 인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얼굴부위, 목부위,
 가슴부위가 일부 훼손되어 있으며 조성시기는 조선시대 중·후반기에 조각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 성주사지 석탑.
(『승암산 성주사 사적』에 성주사의 규모가 불전 80칸에 행랑채가 800여 칸, 수각 7칸, 고사 50여 칸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전체는 1,000여 칸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성주산파의 총본산으로 크게 발전하였던 이 절에서 한때 2천 5백 명가량의 승려들이 도를 닦았다고 하는데, 임진왜란 때 불에 탄 뒤 중건하지 못하여 폐사지만이 사적 제307호로 지정되었다. 성주사가 번창하였을 때는 절에서 쌀 씻은 물이 성주천을 따라 십 리나 흘렀다고 하는데, 오늘날 절은 간 데 없고 석조물만이 절터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 '신정일의 새로 쓰는 택리지' 중에서)





 - 성주사지 오층석탑(보물 제19호)과 8각 석등.
   (통일신라(統一新羅) 성주사(聖住寺) 창건기(創建期)에 세워진 신라양식(新羅樣式)의 석등(石燈)이다.)





 - 성주산 자연휴양림 내, 서정주 시 『추천사(鞦韆詞)





 - 성주산 자연휴양림 내, 조지훈 시 『완화삼』





 - 성주산 자연휴양림 내, 유치환 시 『바위』





 - 예약도 없이 불쑥 찾았는데 운좋게 방을 얻어 편히 묵었던 '성주산 자연휴양관'





 - 보령호. 2박 3일 일정의 마지막 코스였던 곳.

(끝)





 
 
Nussbaum 2014-05-18 18:25   댓글달기 | URL
oren님 사진을 보면 꼭 자리를 박차고 어디론가 떠나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멋진 그림을 보면 그림에 빠져들 듯, 올려주신 멋진 사진을 보니 사진에 마음이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듭니다.

조금씩 더워지는 오월에 푸른 하늘이 느껴지는 사진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

oren 2014-05-19 13:32   URL
계절마다 자연은 늘 저토록 눈부시게 아름다운데, 그런 자연을 늘 제쳐두고 끊임없이 바쁜 일상에 내몰리는 현실이 늘 미워질 때가 많아요. 늘 더 자주 대자연의 품 속으로 깊숙하게 빠져들고픈 욕망은 가득하지만, 쉽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나약함에 스스로 서글퍼 질 때, 그 때가 바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설 때인데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