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왕성 연대기 - 우리가 사랑한 작은 행성의 파란만장한 역사
닐 디그래스 타이슨 지음, 김유제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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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0 닐 디그레스 타이슨.

6년 전 이맘쯤 뉴호라이즌호는 9년 반 동안 우주를 달려 명왕성에 근접했다. 인터넷 뉴스에서 명왕성 사진을 보고 신기해서 한동안 아이패드 잠금화면에 띄워놨다. 나를 행성에서 쫓아냈지만 그래도 사랑해요, 하는 것 같아서.
그래서인가, 이 년 전 이 책이 나왔다는 광고를 보고 많이 궁금했는데 이제야 읽었다. 원서는 번역서보다 10년 더 먼저 나와서 뉴호라이즌호가 알려준 사실들을 수정, 보완한 옮긴이 주가 조금 달려 있다. 크게 달라진 내용이 없는 걸 보면 50억킬로미터 밖 먼 천체에 관해 과학자들은 지구에 앉아서도 제법 많은 걸 알아냈던가 보다. 대단해.

과학은 절대적 진리와 진실을 알려준다는 믿음을 갖기 쉽다. 그런데 2006년까지 행성에 관한 명확한 합의가 없었다는 걸 책에서 알고 놀랐다. 생각보다 과학이 다루지 못한, 정리하지 못한 세계의 부분이 많다는 걸 새삼 느꼈다.
태양 주위를 도는 적당히 큰 천체들을 사람들은 큰 고민 없이 행성이라 불렀고, 1930년에 발견된 명왕성 또한 큰 의심을 받지 않고 행성 대열에 합류했다. 그래서 2006년 이전에 공교육과정에서 과학 교과를 배운 사람들은 수금지화목토천해명, 하고 천체의 순서를 외운 기억이 있을 것이다.
2000년 무렵에야 닐 디그레스 타이슨을 비롯한 과학자 몇 명이 학술 연구 과정은 아니었지만, 교육 목적으로 천체 관련 전시관을 구상하면서 명왕성을 지구형 행성도 목성형 행성도 아닌, 카이퍼대의 천체들과 함께 묶어 전시하기로 결정한다. 전시관 설립 몇 년 후 이러한 전시 방식이 알려지면서, 행성의 정의가 제대로 정립되어 있지 않은 상황을 과학자들 사이에 이슈화하는데 기여한다. 언론이나 관람자, 대중은 이런 전시 형태를 명왕성을 행성 범주로부터 배제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닐에게 온갖 항의 편지를 보냈다. 이 책은 대중의 반응, 항의 편지 원문, 언론과 대중문화에서 다루어진 명왕성, 학계에서 명왕성을 어떻게 분류할 것인지 고심하고 논쟁한 흔적까지, 학계의 이론적 논의의 주제로만 명왕성을 가두지 않고 저자가 할 수 있는 한 다양한 분야에 걸쳐 수집하고 겪고 지켜본 이야기들을 유머를 버무려서 정리해 놓았다. 명왕성이 그저 태양계 끄트머리 어드메 있다는 것만 알았지 그동안 별 관심이 없었는데 오히려 이 천체를 분류하는 방식이 변화하면서, 그것을 왠지 모르게 강등, 배제, 제외로 받아들이면서 명왕성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된 것 같다.

명명과 범주에 관해 우리는 굉장히 많은 의미를 둔다. 사실 그게 전부일 때가 있다. 너와 나 사이의 교류와 감정에 관해 사랑이라는 이름을 붙일 때 비로소 사랑이 되고. 집착 미련 불륜 패륜 스토킹 가스라이팅 구속 속박 폭력 그런 이름을 붙이는 순간 또 그런 것들이 된다. 사람 사이의 일은 말이 전부는 아니지만 중요하다. 그런데 사람과 세계 사이의 일로 가면, 사람과 말이 사라진 자리에서 이름은, 범주화는 생각보다 별 거 아닐 수도 있겠다. 명왕성 논쟁을 지켜보는 동안 그런 생각이 자꾸 들었다. 이 책의 말미에서처럼 “이제 명왕성은 행성이 아니다.” 하는 말에 명왕성은 “그렇다고 내가 뭐 콧방귀라도 뀔 줄 알았냐?”하거나…사실 명왕성은 콧방귀도 못 뀌고, 우리가 자기를 어디에 넣었다 뺏다 하는지 관심이 없다. 그냥 제자리에서 뻉 돌고 또 이백 몇 년에 걸쳐 태양 주변을 다른 행성이 어찌 돌든 거기 따르지 않고 타원형으로 제멋대로 돈다. 나는 그게 명왕성에 관한 사실 중 제일 마음에 든다. 기우뚱 비뚤 하면서 다른 행성 궤도 침범하는 거 ㅋㅋㅋ. 명왕성은 질량이든 중력이든 깜냥이 안 되서 주변 우주 물질도 안(못) 치우고 안(못) 끌어당기고 그냥 그러고 있다.

많은 것들이 사람이 만든 일이고 사람의 일이다. 물론 뭔가가 어딘가에 어떤 형태로 있는 건 사실이겠지만. 우리는 그 뭔가에 관해 열심히 알아내려 노력하는 과학자들 덕에 겉핥기라도 조금씩 머나먼 세계에 대해 알아갈 수 있지만. 지금 아는 게 나중에는 틀릴 수도 있고 변할 수도 있다. 아주 먼 곳의 어떤 것들은 이미 변했을 수도 있다.

갓 스물 대학 처음 들어가서 반해버린 선배는 윤리를 연구하면서 천문학이랑 컴퓨터공학도 복수전공과 부전공하는 수재였다. 그 선배를 안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좋아한다고 고백했다. 설익은 마음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나는 그게 슬퍼서 술을 아주 많이 먹었고 울었고 그래서 많은 일들이 기억이 잘 안 난다. 과반 사람들과 놀러갔던 시골 어드메 어두운 구석에서 나는 왜 안 돼요?하고 묻는 내게 선배는 하늘을 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건넨 말들은 그래도 어렴풋하게 기억이 난다.
반아, 저기 하늘을 봐. 아주 오래 전에 멀리 있던 빛이 지금 우리한테 보이지만 지금도 그 별이 거기서 빛나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어. 넓고 무수한 별 사이에 있는 우리는 정말 작고 작은 존재잖아. 지금 이 순간도 아주 짧게 지나가는 중이고. 그러니까, 나아질 거야. 너무 아파하지 말자.
양념을 많이 쳤음ㅋㅋㅋ. 기억이 안 나니까 내 맘이다. (많은 것들이 사람이, 말이 만든 일이니까 ㅋㅋㅋ) 아마도 저런 비슷한 말들을 했고, 저 말을 하던 그 선배는 조기입학한 터라 나보다 한 살 어렸는데 십 대의 그 깜찍한 것이, 하여간에 범우주적인 거절을 했다. 그러나 위로가 되지 않아서 술을 더 많이 먹고 더 울다가 다른 과사람들 노는 중에 혼자 구석방에서 잠들었다…
밤하늘을 오래 보는 사람들은 그렇게 인간의 유한함과 왜소함을 새기며 사는가 보다. 그걸 알고 나면 지금 여기의 아픔도 슬픔도 조금 더 작아지는 지도. 그러니까 가끔은 흐릿한 도시의 밤하늘이라도 쳐다봐야겠다.


+밑줄 긋기

-개인적으로 저는 어느쪽 주장이든 관심 없습니다. 명왕성은 우리가 어떻게 분류하든 상관 없이 그저 자기 갈 길을 갈 뿐입니다…만약 명왕성이 계속해서 아홉 번째 행성으로 불린다면 이는 오로지 관습과 감상적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행성에 대해 생각할 때 가정, 삶, 행복한 추억과 같은 상념이 떠오르므로 사람들은 행성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천문학자들 또한 행여 누락되는 행성이 없도록 항상 더 많은 행성을 찾아 헤맵니다. 결국, 문제의 요지는 다음 질문으로 귀착됩니다. 과학은 민주적 절차에 따라야 하는가? 아니면 논리에 근거해야 하는가?
(112-113, 제인 루, 카이퍼대 천자와 유사 천체 공동 발견자의 발언)

-오스트라이커는 언론 반응을 루가 토론회에서 그러했듯이 철저히 무시했다. 그런 요란법석은 진정한 과학적 질문들, 즉 태양계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현재의 모습으로 진화해 왔는지 등과 전혀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사물을 어떤 이름으로 부를 건가의 문제는 우주의 근원적인 이슈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 낸 허상에 대한 논쟁일 뿐이다. 지구에서 우리끼리 아무리 핏대를 올린들, 명왕성이나 우주는 우리가 그들을 어떻게 분류하건 상관없이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뿐이다. (136)

-2007년3월 8일, 48대 뉴멕시코 주 의회는 요니 마리 구티에레 주의원이 발의한 법안에 근거해서 주 경계 안에서는 명왕성이 행성이라고 선언하고 2007년 3월 13일을 주 전체에 ‘명왕성 행성의 날’로 선포하는 상하원 공동 발의안을 통과시켰다…그런데 궁금한 점이 있다. 만약 뉴멕시코 주의 어느 공공 장소에서 “명왕성은 행성이 아니다!”라고 소리친다면 혹시 체포되는 걸까? (208-209)

-결국, 직장에서 흔히 목격하게 되는 구태의연한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이봐, 플루트, 기분 상한 건 아는데, 하지만 이건 사실상 그냥 수평 인사 이동일 뿐이지 결코 좌천이 아니야. 자네는 아직 우리 태양계의 중요한 일원이고 자네와 팀원이 될 만한 비슷한 크기의 다른 천체들도 찾아보는 중이라네.” (216)

-여기서부터는 닉스를 명왕성으로, 농구팀을 행성으로 바꿔 넣으면 실제 과학적 논쟁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엿볼 수 있다.
“비록 뉴욕 닉스가 농구팀에 걸맞은 자질을 일부 보유하고 있으나 닉스는 본질적으로 농구팀과는 전혀 다르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라고 도쿄 대학교의 히로시 교스케 박사는 말했다. “이제 닉스는 난쟁이 팀이라고 부르는 것이 좀 더 정확할 것입니다.” 교스케 박사에 따르면, 과학자들이 오랫동안 닉스를 농구팀으로 가정했던 것은 “이해할 만하다.”라고 했다. 왜냐하면, 닉스가 얼핏 보기에 일사분란하게 농구 경기장을 움직여 다니거나 주황색 둥근 물체를 집어 던지는 등, 농구팀과 유사한 행동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 다음 보로위츠는 정곡을 찌른다.
“그러나 닉스는 모든 농구팀에 공통되는 두 가지 특성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라고 교스케 박사는 덧붙였다. ‘득점과 승리.’ 뉴욕에서 닉스의 코치 아이재이어 토머스는 난쟁이 팀으로의 지정이 닉스와 같은 리그 팀에게는 의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며 닉스의 달라진 위상을 환영했다. “이로 말미암아, 이제부터 실제 난쟁이들을 상대로 경기를 할 수 있게 된다면 어쩌면 우리도 드디어 승리하게 될지, 누가 압니까.” (219-220)

-to pluto/ to be plutoed 국제 천문 연맹 총회에서 명왕성이 더 이상 행성의 정의를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결정했을 때, 왕년의 행성 명왕성에게 일어난 상황처럼 어떤 것 혹은 어떤 사람을 강등하거나 평가 절하하는 것을 의미한다. (224, 미국 방언 협회는 영어 단어 pluto의 지위를 동사로 격상시킴…ㅋㅋㅋ)

-밀도 개념으로 시작하는 어느 태양계 교육 과정을 상상해 보자. 초등학교 3학년생에게는 좀 벅찬 개념이지만 그렇다고 이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암석과 금속은 높은 밀도를 갖는다. 풍선과 비치볼은 낮은 밀도를 갖는다. 이런 방식으로, 높은 밀도와 낮은 밀도의 천체 표본으로서 내행성과 외행성을 분류해 보자. 토성은 코르크와 비슷하게 물보다 밀도가 낮기 때문에 재미있는 상상의 날개를 펼칠 수 있다. 즉 태양계의 다른 천체들과는 달리 토성은 욕조 물에서 둥둥 뜰 것이다.
절대로 천처들을 순서대로 열거하지 마라. 절대로 분류학적 범주의 정의에 대해 걱정하지 마라. 태양계를 이해하려면 천체의 정식 명칭을 암기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기억법을 찾으려고 절대 애쓰지 마라.
그러다 보면 구형과 고립이라는 공통 기준에 호기심이 생길지 모른다. 이 기준은 어찌나 공평무사한지 조그맣고 암석으로 이뤄지고 철이 풍부한 수성과 거대한 데다가 엄청난 질량에 기체로 이뤄진 목성을 동일한 범주에 함께 넣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쯤 되면, 한참 전인 2006년 8월 IAU가 이런 부류의 천체들을 위한 명칭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그들의 문서 기록을 뒤져서 행성이라는 단어를 찾은 다음에, 관심을 끄는 태양계의 다른 항목들도 재빠르게 훑어보라.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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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7-21 00: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명왕성이 이제는 행성이 아니라는 말을 언뜻 들은 기억이 나는데, 정말 아닌가 보네요.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이 아니라니...
선배의 거절 멘트는 시의 한구절 같네요. 천문학 전공자의 포스가 느껴짐 👍

반유행열반인 2021-07-21 07:59   좋아요 3 | URL
그래서 저도 반대의 입장으로 비슷한 날이 오면 써 먹으려고 멘트 준비했는데... “이제 명왕성은 행성이 아니잖아. 어쩔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는 거지.” ㅋㅋㅋ쓸데가 없어서 다행입니다.

얄라알라 2021-07-21 15:43   좋아요 2 | URL
낭만적인데 ‘거절 멘트‘로 요약되니, 가슴이 싸아 합니다~~ 아름다운 추억이네요. 글로 보니 아름다운데 당시 열반인님 맘은 얼마나 아프셨을까요^^;;;;

파이버 2021-07-21 09: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지구 생명체들이 명왕성을 행성으로 부르든 부르지 않든 명왕성은 그냥 그러고 있다는게 너무 귀엽네요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07-21 09:12   좋아요 2 | URL
그쵸 명왕성도 귀엽고 천문학자들 명왕성가지고 행성이다 아니다 투닥거리는 거도 귀여웠어요. 여기 관심 가지고 항의 편지 쓴 어린이들은 더 귀여움 ㅋㅋㅋㅋ

Yeagene 2021-07-21 14: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열반인님 이젠 명왕성에 대한 책까지 읽으시는군요.명왕성이 이젠 행성이 아니라는 사실도,항의 편지를 보낸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도, 선배의 거절멘트도 놀랍지만 열반인님의 넓은 관심분야가 가장 놀랍습니다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07-21 14:38   좋아요 3 | URL
가끔 우주책 보면 좋더라구요 ㅋㅋ내가 작아지는게 나랑 큰 관련 없는 책 읽는게 생각보다 편해요 ㅋㅋㅋ

얄라알라 2021-07-21 15: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윤리와 천문학을 연구하시던 선배님꼐서 ˝반아...˝이렇게 부르며 하신 말씀, 와~~ 낭만이 쩔어요. 양념 정말 엄청 치신건가요?^^

˝나를 행성에서 쫓아냈지만 그래도 사랑해요˝ 이 대목에서 열반인님 스톼일 세상보기를 엿보게 됩니다. 팬입니다! 저

반유행열반인 2021-07-21 15:46   좋아요 2 | URL
팬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얄님 ㅋㅋ 제 사랑은 손절이 빨라서 금세 다른 대상을 찾아 나섰습니다 ㅋㅋㅋ그 선배랑은 허물 없이 잘 지내다 제가 그 선배 결혼식날 축가를 하니 몇 년 전 저 흉한 꼴(?)만 보던 주변 사람들은 둘이 막역해진 걸 모르고 니가 여기서 왜 나와...하고 뜨악해 했네요 ㅋㅋㅋㅋㅋㅋ 대체로 해피엔딩입니다 ㅋㅋㅋㅋ

공쟝쟝 2021-07-22 21: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명왕성이다 우주 좋아 헷 이러다 막판에 윤리-천문-컴공 선배가 오글토글해서 내 감동 다 깎아먹음. 나는 왜 안돼요? 그런 대사를 날렸다고요? 반님이? 🤣🤣🤣🤣 아이고, 나는 왜 안돼요? 안되나요~|~

반유행열반인 2021-07-22 21:22   좋아요 1 | URL
나는 그러면 안 되냐? ㅋㅋㅋㅋㅋㅋ안 되나요??? ㅋㅋㅋㅋ나는 왜 안 돼요…왜…이러고 징징 울었다…그후로도 비슷한 일은 생애 내내 반복되었다고 한다…자니…안 되니…

공쟝쟝 2021-07-22 22:05   좋아요 1 | URL
놀리면 안되는 거규나….ㅋㅋㅋ 미안요 ㅋㅋㅋ ㅠㅠ

반유행열반인 2021-07-22 22:35   좋아요 2 | URL
아니에여 이제 유효기간 지나서 맘껏 놀려도 됨 ㅋㅋㅋ이제는 다 됩니다 ㅋㅋㅋㅋㅋ

scott 2021-08-06 15: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이달의 당선작 추카!

그런데 분명 제가 명왕성 연대기 열반인님 리뷰에 댓글 쓴거는 어데로 ㅠ.ㅠ

반유행열반인 2021-08-06 15:40   좋아요 2 | URL
으아니 댓글을 다셨었나요? 댓글 실종?! 명왕성 마냥 행성 외로 간 것인지 ㅠㅠ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찾아주시는 scott님 덕분입니다 ㅎㅎ scott님도 당선 축하드려요! 인상 깊게 읽은 도리스 레싱 페이퍼로 되셨네요 ㅎㅎㅎㅎ

새파랑 2021-08-06 16:06   좋아요 2 | URL
열반인님과 명왕성과 완전 어울려요. 색깔도 검정 ⚫
축하드려요 ^^

반유행열반인 2021-08-06 16:21   좋아요 1 | URL
새파랑님 정말 감사합니다!!! 새파랑님의 당선도 축하드려요!!! 저 그런데 정작 많은 아이디에는 달(luna 알 빼고 ㅋㅋ) 목성(jupiter)을 넣고 있습니다 ㅋㅋ 말씀 듣고 보니 천상 아싸라 플루토 했어야 하는데 ㅋㅋㅋ

초딩 2021-08-06 17: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앙 이달의 당선작 축하요~~~~~ ^^ 멋집니다.

반유행열반인 2021-08-06 18:50   좋아요 0 | URL
초딩님 당선 축하드립니다.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의책장 2021-08-14 0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반유행열반인 2021-08-14 05:51   좋아요 0 | URL
축하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http://bookple.aladin.co.kr/~r/feed/433862663
일 년 전에는 이렇게나 좋은 책을 읽었구나. 밑줄 긋기만 읽어도 심장 터지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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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0 09: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20 1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붕붕툐툐 2021-07-20 10: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심장 터지고 싶네용! 찜!!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07-20 11:31   좋아요 1 | URL
같이 터져봅시다 ㅎㅎㅎ

라로 2021-08-24 01: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시작했어요. 정말 처음부터 좋네요!!👍

반유행열반인 2021-08-24 07:03   좋아요 0 | URL
홍승은님 글 정말 잘 쓰시죠 삶 자체가 어마어마하긴 해요 대단하지 않은 삶 어딨나마는...
 
[eBook] 인플레이션 - 부의 탄생, 부의 현재, 부의 미래, 개정판
하노 벡.우르반 바허.마르코 헤으만 지음, 강영옥 옮김 / 다산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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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19 하노벡, 우르반 바허, 마르코 헤르만.

2015년 개정 교육과정 중학교 사회 교과서에서는 단 세 개의 단원으로 경제 일반과 경제 체제, 미시 경제, 거시(국민) 경제, 국제 경제를 다룬다. 그 안에 물가와 실업이라는 주제 안에 단 2쪽 가량에 물가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물가와 인플레이션이란 무엇인지, 물가가 오르면 누가 어떤 영향을 받는지, 물가 안정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지, 끝. 이전 교육과정 교과서에서는 물가상승률이나 물가지수도 다루고 경제성장률도 다루고 했는데 이번엔 계산이나 공식 같은 건 실업률 빼고는 싹 빠졌다. 심지어 물가가 왜 오르는지는 언급도 제대로 안 한다. 그저 돈의 가치가 하락한다, 정부는 재정지출(심지어 재정지출이 뭔지 주석조차 안 달려 있어…)을 줄여 물가 상승을 억제한다, 하는 서술에서 통화량과 물가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학부 때 주전공은 아니지만 어쩌다보니 경제 수업을 여러 개 들었다. 전공에도 경제 들어가는 게 많긴 했지만 모학문이랄 게 없이 잡탕 전공이라 깊이 있게 공부하진 못했다. 그나마 취업 준비하면서 경제학원론 책을 파고 암흑의 경로로 구한 7급 공무원용 경제학 강의 덕에 거시경제 공부를 열심히 했지만 싹-다-잊어 버렸다. ㅋㅋㅋ

졸업한 뒤로는 장하준이 쓴 경제학 책들 신간 나오면 사 보고 청소년용 교양서 조금씩 챙겨보면서 그나마 경제에 대한 끈을 완전히 놓진 않았다. 솔직히 이론 경제학은 나의 생활과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다. 나의 생활 경제란 노동 수입과 생존 소비의 균형을 깨지 않는 일. 최저가 구매를 위해 인터넷에 몇 시간이고 매달리는 일. 전세자금대출과 주택구입자금대출과 학부 대학원 15년을 다닌(가방끈이 길어도 너무 길다…) 곁의 사람의 학자금대출을 갚는 일이었다.

그랬는데 어쩌다보니 한 달 전부터 주식 공부를 하고 있다. ㅋㅋㅋ생각보다 재미있다. 작년에 어떤 어린이가 인플레이션의 원인은 교과서에 안 나온다고 물어봐서 나름대로 설명해주다가 이런 책도 있다고 소개해놓고 나도 보려고 빌려놓고 결국 하나도 안 보고 반납하고 일 년이 흘렀다. 그러고나서 다시 읽게 되었다.

이 책은 300여페이지 쯤 되는데 같이 빌려 읽는 중인 금융위기에 관한 책인 ‘붕괴’가 900페이지가 넘고 내용도 많이 어려워서 그거 보다 이 책을 읽으면 뭔가 암죽 먹는 듯 잘 넘어갔다. 둘다 금융사인데 인플레이션은 그동안 배운 통사를 다시 언급하면서, 비교적 긴 기간 동안 발생한 인플레이션 사례들을 하나하나 끄집어내서 흥미롭고 어렵지 않게 읽혔다. 여기에서도 금융위기를 다루긴 하지만 아주 잠깐 언급하고 넘어간다. 반면에 붕괴는 아예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까지의 배경과 그 이후로부터 오늘날까지 비교적 최단기 기간의 금융사를 세세하게 다루고 있다. 어려운데도 참고 졸면서 3분의 1 이상 읽었다. 아 나새끼 칭찬해주자…ㅋㅋㅋ 언젠간 다 읽겠지.

인플레이션은 물가가 핵심인 책이지만 3분의 2 쪼금 넘게 읽으면 갑자기 투자에 관한 책으로 돌변한다. 역사를 언급하는 중간중간 머니인사이트라는 조그만 팁 부분이 생뚱맞게 등장해서 뭐지, 했는데 책 마무리에서 그러니 이런 인플레이션이 끝없이 계속되고 반복되는 불확실성의 세상에서 어떻게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하는가!로 넘어가고 팁을 던져준다. 이게 기대도 안 했는데 얻은 소득이었다. 엄청난 실무서는 아닌데 투자에 대한 태도 교육을 한 번 더 제대로 받는 느낌이었다. 포트폴리오니 분산투자니 하는 말은 어디서나 반복되는데 이 책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게 분산인지, 어떤 게 가짜 분산인지 짚어주는 부분이 좋았다.

물가에 관해, 지금의 엄청난 양적완화 정책이 도달할 근미래에 관해, 이런 상황에서 내 돈을 안 날릴 최선에 관해 궁금한 사람이라면 쉽고 재미있게 읽을 만한 책 같다.

그래서 나는…주식도 해답이 아닌 거 같으니 천천히 정리를 하고 실물 자산에 눈을 돌리기로 한다. ㅋㅋㅋㅋ 아니 선물 펀드 같은 건 마이너스를 벗어나는대로 싹 집어 치워야겠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나서 금융 위기 비스무레한 침체기가 오면 그때 주식 다시 사야겠다. 지금은 너무 상승장에 다 사 버렸어 ㅋㅋㅋㅋ 그러면서 오늘 코스피 1퍼센트 내릴 동안 떨어진 주식들 한 주 두 주 줍줍 하고 있는 멍청이…. 전 합리적인 투자자 안 될 거 같네요…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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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공 2021-07-19 23: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야 ~~밑줄친 부분 양을 보니 엄청 열공하신가봅니다.^^
˝주식도 해답이 아닌거 같으니 실물 자산에 눈을 돌린다˝ㅋㅋ 경제분야 눈이 먼 저는 반성하고 갑니다.

반유행열반인 2021-07-19 23:06   좋아요 4 | URL
해답은 아닌데 부분 정답 쯤은 되는…것 같은데 아직 공부가 부족한지라 정확한 말씀을 못 드리겠어요 ㅋㅋㅋ확실한 건 스스로 판단하고 망해도 내가 책임지는 수 밖에 없구나…하는 거요 ㅋㅋㅋ

2021-07-20 0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20 06: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20 15: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Yeagene 2021-07-20 1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진짜 밑줄 많이 그으셨네요..전 워낙 경제분야에 까막눈이어서 이런 책 이해할 수 있을라나 싶어요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07-20 13:55   좋아요 1 | URL
이 책은 그래도 읽어볼 만 했어요 ㅋ 역사책 느낌도 나고요 그러다가 갑자기 투자 얘기함 ㅋㅋㅋ

link123q34 2021-07-20 13: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실물자산 공감해요.. 저도 공부하면서 확실한 건.. 가격이야 사이클따라 변하지만 돈은 정치랑 바로 연결되있구나~ 하는 거요. 이래서 사람들이 돈을 중심으로 모이고 단체를 만들고 하구나. 뭉치표를 내는 사람들 자산가치를 떨어뜨리면 안되는 거구나. 그래서(?) 원화자산은 부동산, 달러자산은 주식 으로 마음정리를 했어요.ㅋㅋㅋ(가상자산............) 공부는 어차피 해야되는 거니까ㅋㅋㅋㅋㅋㅋ 반님도 미국주식으로 오새옼ㅋㅋㅋㅋㅋ 미국은 은퇴자들 연금도 있고 주식장에 표가 영향받는다 하더라고요ㅋㅋㅋㅋㅋ 오래된 배당주들에 돈 실어놓으면 인플레 반영해서 꾸준하게 가격상승하면서 달러현금도 배당해주고. 처음에는 눈꼽만 하지만요.......ㅋㅋㅋㅋㅋㅋ 카톡으로 띵동! 하고 입금되니 신세계더라고요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1-07-20 13:58   좋아요 0 | URL
저는 환헷지? 뭐 이런 거 너무 복잡해서 그냥 미국주식 70퍼라는 메타버스 펀드랑 다우존스ETF 이런 거를 조금 샀는데 둘다 큰 재미는 못 보고 있어요 ㅋㅋㅋ메타버스는 내가 사니까 막 떨어져요...저는 미국 주식도 또 버블버블 아닐까 하고 몸을 사리는 중입니다 ㅋㅋㅋㅋ(그래봤자 겨우 한달 된 주간난이 ㅋㅋㅋ)

link123q34 2021-07-20 17:28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아 맞다 저번에 펀드 얘기하셨는데 깜박하고 또 말했네요 ㅋㅋㅋ 메타버스 미주가 70%면 .. 들고 있다 참고 있다 들고 있다 참고있다 반복하면 올라있겠죠 뭐... ㅋㅋㅋㅋㅋㅋㅋ 미국주식이 좋은건 경제는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는 말이 통해서.(국장은 좀 다르고요) 다우존스 etf라니 참 지혜로워.. 역시 주간난이반님. 좋은 투자는 참으로 지루하댔어요 ㅋㅋ 참기만 하면 스노우볼처럼 불어나 있다고들 하니 적립식으로 착실하게 조금씩 모아보세요ㅋㅋ 버블은 저는 잘 모르지만 암튼 빅테크주식들이 사상 최고가를 막 경쟁적으로 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ㅋㅋㅋㅋㅋ 환율, 금리나 돈의 흐름에 대해서 <부의 대이동>에 구어체로 잘 설명되어있어서 좋았어요~
기냥 후려쳐서 환헷지는 국제적으로 경제위기가 발생하면 전세계 돈이 달러로 미국으로 복귀하는데(달러 제외 다른 모든 자산이 폭락하니까)->그럼 신흥국이나 기타 나라에서 투자되있던 자산들을 다 팔아해치우고 달러로 들고 미국으로 돌아가려고함->환전 수요가 폭발하니까 각 나라마다 달러 몸값 급폭등.각 나라 통화가치는 폭락.->다른 자산 가치 하락 + 달러 자산 가치 상승->폭등한 달러를 다시 원화로 환전해서 폭락한 국내 자산 구입->정상화되면 다시 상승한 원화자산 팔고 정상환율로 돌아온 달러 다시 구입-> 총자산 규모 커짐. 이런 느낌이에요.
종목마다 다르겠지만 버블버블한 것도 있을거고 사는것도 사는거지만 한번씩 관심두고 지켜보면 잉? 뭔가 싼데? 싸서 사고싶을떄 조금씩 모으면 그자체로 달러를 보유하는거라 좋은것 같아요ㅋㅋ
라고는 해도 저도 앞으로 열심히 공부해야하는 주간난이..처지 ㅋㅋㅋ 저는 빅테크랑 배당주 조금. 암튼 꾸준하게 관심두면서 같이 공부해요~~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1-07-20 17:30   좋아요 1 | URL
우앙 귀신이시네 저 어제 부의 대이동 빌렸는데... ㅋㅋㅋㅋㅋㅋㅋ

link123q34 2021-07-20 17:31   좋아요 1 | URL
흐아닠ㅋㅋㅋㅋㅋㅉㅉㅃ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1-07-20 17:33   좋아요 1 | URL
막 저보다 오래 공부하신 내공이 느껴지는 친절한 답변 감사합니다. 저도 정말로 장기 투자 할라 그랬는데... 충동구매로 유동성이 딸려버리는 상황이 와서 주식은 역시 찬찬히 정리하고 말씀대로 꾸준히 모아 장기 보유 하는 날들 맞이하려고 합니다 ㅋㅋㅋ(그런데 앞으로 한참 파란날일 거 같은 불길함이요 ㅋㅋㅋㅋ금융위기 책 보다 보니 지금벌어지는 모습이랑 너무 똑같음....나같은 애도 투자한다고 설침ㅋㅋㅋㅋ)

link123q34 2021-07-22 13:26   좋아요 1 | URL
흑.. 유동성은 너무나 슬픕니다.... 아닙니다.. 주먹 꽉쥐고 저도 열심히 공부해야되는데 요즘 약간 쉬어가는 타임이네요.. 사실 저는 정말로 이 서재에서 글이나 문장같은 거에 대한 수다를 떨고 싶었는데.. 반님의 한샘처럼.. 암튼 뜻밖에 이런(?) 주제의 이야기라도 함께해서 재미지고 좋아요~~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1-07-22 14:13   좋아요 1 | URL
한샘은 그냥 조용한 주식이었는데 그렇게 이슈되고 나니 고점 물린 사람들의 성토장이 되어 저는 당분간 (11만원 이하 되는 무렵까지…)근처에 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ㅋㅋㅋ(사실 돈이 없어요 주식 살 돈이…ㅋㅋㅋ)

link123q34 2021-07-27 09:01   좋아요 1 | URL
ㅋㅋㅋ 착한 주식이네요~ 살돈 있을때 사고나니 올랐다 내려앉고 다시 살돈 없을땐 잠잠한 주식!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1-07-27 09:27   좋아요 1 | URL
돈이 없어서 카카오뱅크 같은 거 쳐다도 안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ㅋㅋㅋㅋ
 
르완다 카베자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2년 6월
평점 :
품절


내 알람 아닌데 새벽 5시 반에 눈이 떠졌다. 직장에서 자정부터 백신 예약하랬는데 분명 서버 터지겠지 하고 그냥 잤다. 눈 뜬 김에 화장실 가서 대충 뚜까뚜까 하니까 7월 말일 토요일에 백신 예약이 잡혔다. 맞는 구나… 휴가 쓰는 거 가지고 보쓰가 막 이상한 소리를 하면서 언제 맞아라 (금요일 오전 업무 마치고 대충 오후에 맞고 주말 동안 앓아라…) 어쩌고저쩌고 해서 사람들이 주말에 병원도 안 여는데 무책임하다! 뭐 이러고 단톡방에서 개겼다는데 나는 단톡에 안 들어간 관계로 무심… 하다가 그냥 토요일로 잡았다. 백신 휴가 치사해서 퉤퉤. 맞고 안 아팠으면 좋겠다. 혈전 이슈가 제일 무서웠는데 아스트라제네카는 이제 예약도 안 받는 듯…

아 너무 일찍 일어났어…어제 온 르완다 카베자를 깠다. 아직 새 그려진 엘 소코로도 다 안 먹었는데 그냥 새 커피가 먹고 싶었다. 내려 먹어보니 왜 쌍화탕 맛이 나…
어려서 아빠는 날 보고 에티오피아 난민, 르완다 난민, 같다고 놀리곤 했다. 딴에는 마르고 측은해 보여 그런 말을 했겠지만. 그래서 아프리카의 그 내전 국가들은 거울 속 마르고 검은 얼굴과 바글거리는 곱슬머리 안에 남았다. 내 형제들이 거기에 있다고… 에티오피아 커피는 원두 말고 인스턴트 먹을 때도 접해봤는데 르완다는 진짜 처음이다.

괜히 걱정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르완다를 검색해 보았다. 최근에는 별 이슈는 없어 보여 안도했다. 1994년의 대학살에 관한 프랑스 책임 이야기가 나오고, 학살 전범이 잡힌 뉴스도 나오고, 우리 접종률이 르완다 만도 못하다, 뭐 그런 비교 대상으로도 나오고. 커피 덕에 새로운 희망을 꿈꾼다는 소식도 보인다. 더 바닥이 없던 나라들이 그나마 나아진다 소리는 다행인 것도 같고 그저 우리한테 들리는 소식이 적어 다행으로 착각하는 것도 같다.

커피 먹다 갑자기 주식 생각나서… 어제 한 달 전 내가 처음 산 주식인 한샘이 갑자기 올랐다. 뭐지뭐지 하다가 장 마감 되고 뉴스가 떴는데 사모펀드에 회사를 팔 거라는 뉴스가 떴다. 뭐 그런 뉴스를 누가 슬쩍 흘렸는지 한 달 내내 횡보하던 주가가 풀쩍 올랐던 거지…공부용으로 꼴랑 여섯 개 산 주식이 그래도 수익률 10퍼센트입니다, 하고 찍히니 아직 팔지도 않았고 실현된 수익도 아닌데 뭔가 기분은 좋았다. 오 완전 거지같은 걸 찍은 건 아니었어..하고. 그런데 또 회사 매각이 호재네 악재네 쟤네 맨날 판다판다 하고 주가만 올려 놓고 주식 팔아 튀는 게 특기라고 하는 댓글들 보면 뉴스 발표 후 처음 열리는 오늘 시장을 한 번 보긴 해야겠다 싶었다. 나는 수익률 12퍼센트 되면 판다, 주식일기(그래 이런 거도 쓴다)에 써 놨던데 그냥 어제 10퍼센트가 일시적인 거고 오늘 다시 제자리 회복되면 웃길 것 같다. 커피 사면서 빌려 읽었던 월가의 영웅 중고책도 같이 구입했다. 중고인데 표지 커버만 좀 접혔고 양장본에 21년도 인쇄본이라 완전 새 거 같아서 오, 좋네, 했다. 그런데 다시 펼쳐보려면 몇 년 지나야 할 듯 ㅋㅋㅋ

명왕성에 관한 책이랑 금융위기에 관한 책을 보고 있다. 소설도 좀 봐야 하는데… 더운 날들이다. 덥고 정신 없고 그래도 곧 여름 휴가가 있고 어디 놀러갈 예정은 없고 커피 두 봉 다리나 열심히 내리며 여유적적 땀 줄줄 흘리며 책이나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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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14 1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14 1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14 15: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Yeagene 2021-07-14 18: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르완다 카베자 주문해서 오늘 도착했다고 문자 왔네요ㅎㅎ
커피 하나에 엄청난 정보를 담은 열반인님의 리뷰입니다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07-14 20:51   좋아요 1 | URL
엄청난 까지는 과찬이시고 생각이 너무 이리저리 막 튀어서 저랑 이야기하다보면 혼란하다는 친구도 있어요 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1-07-14 20:51   좋아요 2 | URL
제 입엔 근데 왜 쌍화탕일까요 카베자 ㅋㅋㅋ

하나의책장 2021-07-16 00: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읽고나니, 은근히 주제가 많은 일상글이네요😊 저희 아빠도, 아빠 친구들도, 의료계 종사하는 친구들도 부작용없이 열만 살짝 나고 끝났더라고요! 주말에 맞으시는 백신, 열 없이 무탈하게 지나가시길 바랄게요🍀

반유행열반인 2021-07-16 07:03   좋아요 0 | URL
좋게 기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두 주나 남았는데도 떨려요 ㅋㅋㅋ
 
[eBook] 크레이지 호르몬
랜디 허터 엡스타인 지음, 양병찬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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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12 랜디 허터 엡스타인.

작년에는 뇌와 호르몬에 대한 책을 많이 읽었다. 도파민형 인간은 너무 한 가지 호르몬에 치중해서 조금 무리다 싶은 주장도 있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
이번 책은 뇌과학에 대한 것은 아니고, 내분비학이라는 호르몬 관련 의학, 과학의 발전 과정을 다루면서 우리 몸과 마음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에 대해 소개하고 있었다. 호르몬 이상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 그게 호르몬 때문이라는 걸 알기 위해 연구를 거듭한 의사와 과학자들, 그 과정에서 생긴 여러 경악할 만한 일화들을 보면 지금 우리가 어렵지 않게 처방 받는 경구 피임약이나 향정신성 약물이 개발되기 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관심과 의문을 가지고 분투했는지 알게 된다.
이 책은 향정신성-우울감이나 정신과 질환에 관계된 호르몬에 대해서는 자세히 다루지는 않는다. 뜨악했던 부분은 시신에서 뇌하수체를 수집, 모금하던 방식이나, 거기에서 추출한 오염된 성장호르몬이 CJD(소위 인간 광우병이라 불리던 전염성해면상뇌병증)의 원인이 되어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다는 사례 소개였다. 갱년기 증상 완화를 위한 호르몬 치료에 대해 과학자들이 오락가락하는 부분도 마찬가지였다. 천연도, 과학도 만능이 아니고 새로운 기술이 도입된 이후 곧 그 효과나 유해성에 대해 뒤집히는 일이 생기는 것을 보면, 환자 입장에서는 어떤 방향을 따라야 할지 혼란스럽기도 하겠다.
마지막 렙틴 호르몬 관련해서는, 그렇게나 많은 사람이 식욕 억제에 실패하고 다이어트를 어려워하는 것이 우리가 본디 생겨 먹은 것을 뛰어넘고자 하기 때문일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아무도 한 번에 10미터짜리 벽을 뛰어넘으려고 하지 않는데, 어쩌면 수많은 시도들, 저녁을 굶고, 체중을 줄이고, 더 많은 운동으로 칼로리를 소모하고, 그런 일들 자체가 그렇게 높은 벽을 강제로 넘으라고 떠미는 분위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밑줄 긋기
-어떤 사람들은 조금 다 오래 살거나 더 기분이 좋아지기 위해, 호르몬에 대한 과장 광고만 들으면 사족을 못 쓴다(문자 그대로 사족을 못 쓰게 되는 경우도 있다).

-호르몬은 인체의 한 부분에 있는 세포에서 출발해 멀리 떨어진 목적지에 도착하는데, 연결선 따위는 전혀 필요 없다. 마치 무선 통신망과 같다.

-호르몬은 성장, 대사, 행동, 수면, 수유, 스트레스, 기분 변화, 수면-각성 주기, 면역계, 짝짓기, 투쟁-도피, 사춘기, 자녀 양육, 섹스를 통제한다. 호르몬의 목적은, 단적으로 말하면 신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하지만 호르몬은 소란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내과 의사의 관점에서 보면, 아름다움은 피부 한 겹에 불과하다. <<타임>>매거진과 같은 언론이 질병의 비극을 경솔하게 다뤘다니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쿠싱의 말)

-병사들은 편지에 자신의 위치를 적지 못하도록 되어 있었지만, 존스는 시거에게 위치를 몰래 알려주는 방법을 고안해냈다.존스는 전선으로 떠나기 전에 편지와 똑같은 크기의 유럽지도 두 장을 구입해 그 중 한 장을 시거에게 나눠줬다. 그러고는 “앞으로 편지를 쓸 때마다 지도 위에 편지를 올려놓고 내가 있는 장소 위에 바늘로 작은 구멍을 뚫겠소”라고 했다. 시거는 존스가 보낸 편지를 받을 때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지도 위에 편지를 올려놓고 구멍이 뚫린 곳의 위치를 확인했다.

-다른 트랜스젠더들과 마찬가지로, 멜은 ‘나의 해부학적 성은 내적 감정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뿌리 깊은 신념을 갖고 있었다. 그의 믿음은 성정체성과 관련된 것으로, 욕망과 관련된 성지향성과 다르다. 트랜스젠더들은 이렇게 말하고 싶어한다. “성지향성은 ‘누구와 함께 잠자리를 하고 싶은가’에 관한 것이고, 성정체성은 ‘누구로서 잠자리에 드는가’에 관한 것이다.”

-“성전환은 고통을 수반하는 과정이에요. 많은 손실을 감내해야 하며, 심지어 이혼을 겪을 수도 있어요”라고 멜은 말했다. “당신이 사랑했던 사람과 장차 당신의 일부가 될 거라고 상상했던 사람이 갑자기 변하고, 장및빛 미래가 순식간에 사라지죠. 젠더는 우리의 자기감과 사회적 동아리에 너무나 깊게 스며들어 있어요. 성전환을 하면 삶의 모든 측면들이 송두리째 뒤집어져요. 바뀐다는 건 본질적으로 슬픔을 초래하죠.”

-멜은 자신이 ‘젠더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돕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세상에 두 가지 젠더가 존재하는 건 사실이지만, 거기에 너무 큰 비중을 두는 게 문제예요. 젠더가 ‘우리의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에 미치는 영향’이 덜 분명하고 덜 엄격했으면 좋겠어요.”

-렙틴 유전자를 발견한 프리드먼은 “우리는 ‘뭔가를 마음대로 조절하고 싶다’는 헛된 욕망을 품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비만의 경우만 해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식사량을 줄이면 체중을 줄일 수 있다는 환상을 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입니다. 행동의 밑바탕에는 식욕, 성욕, 수면욕 등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기본적 충동이 도사리고 있으며, 그 충동의 밑바탕에는 호르몬이 깔려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본적 충동이 얼마나 강력한지’, ‘스런 충동을 의식적으로 조절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인간의 모든 행동을 조절하는 것은 여러 가지 호르몬이며, 그 호르몬들의 작용은 서로 복잡미묘하게 얽히고설켜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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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7-12 16: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흥미로울 거 같아요!!^^

반유행열반인 2021-07-12 16:06   좋아요 2 | URL
다른 뇌과학 책들이 더 재미있습니다 ㅋ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1-07-12 16: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제가 Aroused, 흥분한, 인 것에 비하면 번역 제목은 너무 나갔다 싶다. 미친 건 별로 안 나옴 ㅋㅋㅋ

얄라알라 2021-07-12 17: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맞아요. 열반인님 건강과 인체의 신비 관련 책 많이 읽으시죠^^
˝시신에서 뇌하수체를 수집, 모금하던 방식˝ 이 사례를 더 알고 싶어서라도 책 위시리스트에 올려야겠네요.

반유행열반인 2021-07-12 17:30   좋아요 1 | URL
뒤에 챕터에서 반전(?)이 나오는데 뭔가 무섭더라구요… 시체를 부위별로 팝니다 란 책도 살짝 생각났구요…

Yeagene 2021-07-12 17: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래전에 내분비학에 대해 배웠는데,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밌었던 생각이 나네요.근데 다 까먹었어요...ㅠㅠ

반유행열반인 2021-07-12 17:30   좋아요 2 | URL
예진님 이과이셨던 건가요!!!배우신 분!!!전 천상 문돌이 무지한 문과출신입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