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단어의 힘 - 내가 선명해지는
에번 카마이클 지음, 김고명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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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한 단어를 알면 

당신의 길에 걸맞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68쪽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 가면 나에게 묻는다. 하는 일이 뭔지를 알고 싶어 한다. 그럴 때마다 뭐라고 말을 할까,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한다. 모임의 성격에 따라서 다르게 표현을 하는데 어떤 게 좋을지 때로 갈등한다. 왜 그런 걸까.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업력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왜 그랬을까, 내 스스로 부족한 부분이 어떤 것인가를 알면서도 그것을 채우기 위한 노력은 없었다. 내 인생 이력이 좀 더 또렷해야 한다고 느낀다. 이 책은 그러한 생각이 드는 나에게 힘을 준다.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나에게 결정의 힘을 준다. 더 이상의 갈등이나 혼란을 없애기 위해서 내가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한다. 배우고 익힌 대로 써먹을 일만 남았다. 


나를 드러내는 한 단어, 나를 기억할 수 있는 한 단어를 만드는 게 제일 큰일이다. 그 일을 하도록 자극하는 책이 <내가 선명해지는 한 단어의 힘>이다.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를 발견하는 게 첫 번째 과제다. 한 단어의 힘을 찾아가는 길이다. 어떤 일을 할 때 나의 행복도가 올라갔는가를 한 번 돌아보자. 어떤 이는 즐거움에서 자신의 한 단어를 발견하고 어떤 이는 비범함에서 자신의 인생 행복을 찾았다. 그럼 나는 어떤 것에서 나의 행복을 발견할 수 있을까. 더 따라가보자.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 것을 망라한 목로을 보고, 

그 모든 것을 관통하는 주제를 찾아서 적어보자."

-93쪽


부모와 친구 등 주변사람들로부터 가져온 인생 가치는 없는지도 살펴보라고 말한다. 목록을 만드는 게 우선이다. 인생 과정 중 변화를 시키거나 혹은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일들을 떠올려보고 거기에서 한 단어를 가져와 적어보는 것이다. 사람들이 나로부터 받은 인상들은 어떤 것인가. 그것들도 기록해보자. 그리고 그 가운데서 결정을 해보자. 누구에게 맡길 것이 아니라 그건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사업을 하는 경영자나 조직을 이끄는 팀 리더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비전을 설정하는 일이다. 어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가져야 할 원칙이다. 그 원칙을 만드는 일도 한 단어를 찾는 일이다. 


우리 시대를 이끄는 사람들을 한 번 떠올려보자. 아니면 역사적 인물을 떠올려보고 그들을 상징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자. 저자는 윈스터 처칠을 떠올리는 한 단어는 무엇인가라고 했을 때 그로부터 가져올 수 있는 것은 '승리'라고 말한다.



그간 돌아보면 적지 않은 일을 했다. 그렇지만 각각이 다르다. 하나로 뭉쳐낼 한 단어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내 스스로도 나를 표현하는 게 어려웠다. 앞으로는 좀 쉬울까. 그렇게 하려면 공식을 좀 더 따라서 해야할 일이다. 그렇게 목록을 만들고 그 중 하나를 갖고 테스트 하는 게 두 번째 일이다. 그리고 그렇게 테스트를 통해 한 단어를 강하게 만들 이야기를 꾸미는 게 세 번째 일이다. 더 강력한 힘을 실어줄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브랜드 네임을 정하는 일이나 자신의 경력을 대변할 단어를 만드는 일이 다르지 않다. 받아들이는 사람이 복잡하게 생각하게 해서는 안 된다. 한 번에 바로 눈치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지만 확산될 수 있는 코드를 심어두어야 한다. 그래야 죽지 않고 살 수 있다. <한 단어의 힘>은 인생 마케팅을 위한 가이드북이다. 우리가 인상적으로 받아들인 로고가 있는 것처럼 나를 대변할 수 있는 로고를 만들어볼 것을 권한다.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정하고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서 옷을 입혀야 한다. 다양성을 부여하면서도 일관성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돈 버는 회사들의 이유는 한 단어의 힘에서 찾을 수 있다. 함께 일할 사람을 모으는 일과 회사를 알리는 일은 한 단어에 달렸다.그렇게 중요한 일인데도 그것을 무시한다. 한 단어는 사람을 끄는 힘이 있다. 한 단어는 사람들을 움직이게 한다.


"이름은 사물에 의미를 부여한다. 

이름으로 팀에 생기를 불어넣자."

-277쪽


한 단어가 만들어졌다면 그것이 살아 움직이도록 관리해야 한다.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즐거움,  경이로움, 가족, 비범함과 정직함을 갖고 한 단어의 힘을 풀었다. 저자의 이야기는 간결하면서도 필요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돈을 벌고 싶다면 돈버는 회사를 분석해야 한다. 그것이 일의 시작이다. 회사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이 먼저 읽어봐야 할 책이다. 인생 중반의 정리가 필요한 분들에게도 역시.


"당신 회사의 물리적 환경은 어떤가? 

당신과 팀원이 더 열심히 노력하고, 더 많은 일을 하고, 

당신의 한 단어를 따르도록 유도하는 환경인가?"

-2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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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취향을 팝니다 - 콘셉트부터 디자인, 서비스, 마케팅까지 취향 저격 ‘공간’ 브랜딩의 모든 것
이경미.정은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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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구성에 따라 사람들은 지갑을 연다. 지갑을 여는 공간의 구성은 그럼 어떻게 생긴 걸까. 누가 그런 공간을 갖고 있는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이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나름대로 독자적인 공간을 구성했다고 해도 사람이 오지 않으면 무슨 소용인가. 주인 혼자 종업원 혼자 있는 공간은 존재 의미가 없다.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공간 구성의 비밀을 담은 책이 나왔다. 


이경미와 정은아 두 작가가 나서서 취향 저격을 위한 공간 콘셉트부터 마케팅까지 공간 브랜드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을 썼다. <취향을 팝니다>는 손님과의 소통을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가이드북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나 누구나 할 수 없는 것을 해야 한다. 그래야 관심을 갖는다. 최근 문을 연 블루 보틀은 어떤가. 성수동에 이어 삼청동에 문을 열었다. 블루 보틀이 주는 공간의 매력은 무엇인가. 그들은 자신들의 브랜드를 어떻게 브랜딩 해왔는가. 크고 작은 브랜들의 경쟁하는 공간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은 독특한 매력밖에 없다. 어떻게 하면 독특한 매력을 발산할 수 있을까.


디테일의 차이


"디자인 콘셉트에 대한 이해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감성의 표현이 공간의 어디에까지 스며들었는지도 중요합니다. 그에 따라 공간은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공간을 찾는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느낌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결국 공간의 '개성'이라는 건 그러한 디테일의 차이입니다."-42쪽


사람들을 끄는 공간, 디자인 콘셉트가 우선 다르다. 처음 기획 단계부터 고민한 흔적이 들어 있다. 많은 제품을 보여주기보다는 대표적인 상품을 보여주고 나머지 것들을 찾아볼 수 있게 한다. 하나의 제품이 브랜드의 모든 것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콘셉트가 아닌가.


시선을 유도하는 모든 장치들은 서로 흥미를 끌어야 하며 그러한 것들은 결국에는 구매로 집결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단지 보고 매장을 나가는 것만이 아니라 지갑을 열도록 하는 데 있다. 비주얼 포인트를 어디에 둘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작은 것 하나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 사람들은 전혀 예상치 않은 데에서 흥미를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디테일의 힘이다. 상호 협조적인 인테리어가 되고 있는지를 늘 살펴야 한다.




"공간은 그 안에 담겨지는 내용물을 더 좋아 보이게 하는 큰 그릇과도 같아야 하고 내용물과 그릇은 서로 조화롭게 어울려야 합니다. 아무리 좋아 보이는 것들이라도 서로 어울리지 않은다면 불협화음만 내게 됩니다. 공간의 모든 구성요소들은 맛있는 것을 더 맛있게 느껴지도록 하는 효과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127쪽


가보고 싶은 리스트에 올려두는 매장은 어떤 곳인가를 생각해보면 저자의 이야기에 좀 더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맛있는 공간은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다. 어떤 매력을 뿜어내길래 사람들이 꼬리를 물고 그곳을 찾는 것일까. 요즘 가장 많은 화제에 오르는 공간 중 하나는 서점이 아닐까 싶다. 츠타야의 공간은 어떤가. 땡스북스는 또 어떤가. 카페와 리빙스타일을 추구하는 매장을 한 번 가보면 차이점을 느낄 수 있는가. 그저 그런 곳이라면 더 이상 가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다시 가보고 싶은 이유는? 갈 때마다 새롭다. 비주얼 포인트를 바꾸며 새로운 공간 연출을 통해 구매 포인트를 올린다. 




일본의 생활용품 전문점의 공간 구성을 보면 우리나라 매장의 공간 변화 구성을 예측해볼 수 있다. 크게 차이가 없지만 그래도 그 흐름을 따라가고 있는 듯하다. 저자들은 취향 저격의 공간으로 일본의 매장을 소개한다. 기계로 가득 찬 공간을 커피 매장으로 변화시켜 사람들의 방문을 이끄는 곳도 있다. 공간은 사람의 생각을 바꾼다. 머물고 싶은 공간, 나누고 싶은 공간을 찾는다. 


재방문을 하게 만드는 공간


디자인 유행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그 흐름에 맞춰 변화하는 게 최선이다. 멈춰있지 않은 공간, 시간이 흐르는 공간은 매력적이다. 시간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은 살아있는 공간이다. 


"모든 공간에는 소비자의 재방문이 중요합니다. 기업에서 브랜드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이유도 기존 소비자의 충성도를 높이는 것이 신규 소비자를 유치하는 것보다 비용 면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충성도'라는 말이 다소 딱딱하게 들릴 수 있지만 바꿔 말하면 한번 혼 사람을 계속 오게 하고, 다른 공간보다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한 번 방문했던 공간을 선택지 중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164쪽




끌리고는 공간, 취향 저격의 공간이 어떠한가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사진과 정갈한 텍스트가 맛있게 느껴진다. 저자의 발품 덕에 좀 더 가깝게 현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내 취향도 중요하지만 타인의 취향은 어떠한가를 좀 더 살펴보고 살아갈 일이다. 지루한 삶으로부터 벗어날 자유가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공간을 보는 눈의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나오는 출구까지 어떤 전략을 펼치고 있는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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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는 길이 꽃길이다 - 누가 뭐라고 해도
손미나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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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에서 터닝포인트가 된 사건이 있나요? 


이런 질문을 해온다면, 나는 대답할 답이 없다. 내 스스로 만든 것보다는 수동적인 변화에 따라간 것 말고는 내가 만들어낸 물결이 없다. 따라간 것이라도 뭐 그게 어디냐고 하면 또 그럴 것도 같지만 말이다. 손미나라는 이름이 주는 느낌은, 자유로움이다. 그 전 작품 영향일까. 아니면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직장을 말 그대로 때려치우고 나온 용기 때문일까. 


'노력'과 '열정'의 의미가 퇴색한 요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들이 인생에 중요한 열쇠인 것은 변함이 없다. 꿈이 있다면, 주저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길을 찾아야 한다. 때때로 뒤통수를 맞기도 하지만, 열정이라는 이름으로 옮겨가는 발걸음에는 언젠가 행운이 따라오게 되어 있다.


여행은 그녀의 삶을 바꿨다. 손미나의 터닝포인트는 여행이다. 여행에서 자유를 찾고 미래를 찾고 자신의 자리를 찾았기 때문이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 그렇기에 약간은 힘을 빼도 괜찮고, 남들과 좀 달라도 괜찮고, 

어쩌다 넘어지거나 길을 잃어도  괜찮다. 가비 할머니와 다시 말을 타고 하산하는 길, 

내 마음은 더할 나위 없이 가벼워져 마히 하늘 높이 날아갈 것만 같았다.





여행을 통해 인연을 만들고 인연 속에서 삶의 지혜를 얻은 그녀는 이번 책으로 또 다른 삶을 향한 다짐을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매 순간 만나는 사람들과 최선을 다해 이야기를 나누고 솔직함으로 대할 때 내 삶의 또 다른 길을 만날 수 있다. 겉으로 건성으로 사는 것은 화려할 수는 있어도 의미는 약하다. 망설임 없는 삶을 살려면 평상시 훈련이 되어야 한다. 삶의 목표와 인생 항로가 결정되면 결정이 쉽다. 여행의 삶을 좀 더 깊이 있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해준다.


나는 유달리 용감한 사람도, 불안을 모르는 사람도 아니다. 하지만 도전에는 두려움과 불안이 동반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감내하기로 마음먹었을 뿐이다. 그렇다. 행복의 비결은 많은 것, 혹은 좋은 것을 손에 넣는 것이 아니라 포기할 것을 확실히 아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미 잘 가꿔진 꽃길을 찾아 걷는 것이 아니라, 내 앞에 놓인 길에 꽃씨를 뿌리고, 가꾸고, 이따금 우연히 발견하는 꽃들에 감사하는 것, 바로 그것일 테다.



수많은 인생 선택의 길에서 여행은 선택의 결정적 요소들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보이지 않던 것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이다. 누구보다 무엇보다 내 행복한 삶을 위한 길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면 결정은 좀 더 쉽다. 


주변의 것들을 생각하느라 망설이고 눈치 보다 시간은 엉망으로 흐르고 만다. 가져야 할 것들을 생각하느라 분주한 몸을 만들면 정신이 혼란스러워질 뿐이다. 가벼워지는 것, 단순해지는 삶은 어디에 있는 걸까. 버릴 줄 아는 삶이다. 미나는 그러한 깨달음을 여행을 통해 얻었다. 여행을 통해 알게 된 친구의 결혼식에서 시간과 정성이 진정한 결혼을 만드는 요소임을 깨닫는다. 



결정을 내리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의 소리를 들은 이상 그것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나에게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이 절실했다. 나는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해, 주저 없이 몸을 던졌다. 모든 방송을 내려놓고, 유학을 떠나기로 결심한 것이다.



독특한 화자,  S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글을 끌고 가는 저자는 분주한 삶을 벗어던지고, 좀 더 빡빡한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늘도 여행을 떠난다. 교통사고 속에서 살아난 후 삶의 의미를 다시금 찾았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고 돈으로 살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그녀는 몸소 느끼도록 해준다. 선택의 어려움을 여행의 즐거움 속에서 해결해보면 어떨까. 내가 만드는 길이 꽃길이라는 저자의 깨달음을 함께 찾아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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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결혼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이주윤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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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보지 않고 말을 하고 행동하는 게 인간의 권리라고 하지만 사회 위치에 따라서 숨기거나 자제하며 사는 게 또 인간이다. 집에서나 직장에서나 사회생활 속에서 어디에 있는가에 따라 행동과 말을 달리한다. 이주윤은 그러한 행동과 말에 반기를 건다. 아니 당연한 권리인데 그걸 왜 눈치 보고, 하지도 않을 일을 의무감에 할 이유가 업다고 말한다. 그의 별명은 이직선이다. 직선과 곡선의 그 직선이다. 


결혼을 하라는 아버지 어머니의 등쌀에도 굿굿하게 자신의 길을 간다. 적게 벌어도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제대로 숨을 쉬고 싶다는 게 그녀의 삶의 신조다. 세상의 변화에 좀 뒤처지는 게 뭐 대수인가. 알면 좋지만 몰라도 문제 될 게 없다. 작은 일상의 일들을 현미경을 통해 보듯 못 보고 지나친 것들, 혹은 무시하며 산 것들을 보여준다. 누구나 겪어봄직한 일들은 작가의 글 솜씨로 인해 다르게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처음에 사는 게 가시밭길인 줄 알면서도 나를 낳은 엄마가 미웠다. 그다음에는 이렇게 사느니 콱 죽어버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다가 끝내는 죽기는 내가 왜 죽어 백이십 살까지 살면서 하고 싶은 일 다 할 거야! 마음을 고쳐먹었다."


엄마, 아빠 그리고 친구 사이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에피소드들을 통해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시각의 차이를 새삼 느껴볼 수 있었다. 다른 작가들이 그렇게 하세요, 해보면 어떨까요,라고 말할 때 이주윤은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좆 까라 그래"


물론 작가도 들은 말을 다시 자신의 삶 속에서 꺼내 한 말이지만 시원하게(?) 말한다. 내가 내 원하는 방식대로 살겠다는데 왜 토를 다냔다. 


"무엇이든 네가 느끼는 대로 하면 되는 거다. 남의 말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 너만의 방식대로 해서 누군가가 알아주면 좋은 거고 만약 알아주지 않더라도 너의 것이 남으니 그것 또한 좋은 일 아니겠느냐. 그러니 누가 시키는 대로 하지 말고 무엇이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네 마음이 가는 대로 해라."


추석, 고향 명절, 결혼 등 사람이 모이고 가족이 모이는 자리면 언제나 터져 나오는 관습적인 질문에 킥을 날리는 작가의 직선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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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 심리학, 어른의 안부를 묻다
김혜남.박종석 지음 / 포르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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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행복을 위한 삶이 무엇인가를 발견하는 것만큼 멋진 삶은 없다. 돈을 아무리 벌어도 망가진 정신을 회복하는 일은 더 많은 돈이 들 수도 있다. 적게 벌고 내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남과 비교하지 않으며 내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는 살며 '나도 힘들고 남도 힘들게 하는 병을 갖고 살고 있는 것'도 모른다. 상대로부터 문제를 찾지 말고 내 안에 들어 있는 마음을 살펴보자. 소비 부채질을 하는 마케팅에 마음을 놓치지 말 일이다.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키우자. 감정을 감추는 건 결국 내 몸의 병이 된다. 


"만성피로 증후군 환자의 80%가 주요 우울증의 소견을 보이지만, 이것이 만성피로에 의한 이차적인 우울인지 분명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들이 자신은 자각하고 있지 못할지라도 우울증을 경험하며, 그 증상의 밑바닥을 파보면 어린 시절의 우울이 깊게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86쪽 중


<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에는 인간이 갖고 사는 마음의 병을 펼쳐놓고 하나하나 그 병의 특징과 해결점을 제시한다. 우울증과 조울증 등 내 마음의 경계에 걸려 있는 병은 없는지 진단해볼 수 있다. 수치는 높지 않지만 잠재된 병이 아닌가. 다만 그것이 어떤 일을 당해 더없이 높아질 수 있는 위험요소를 갖고 있다. 


쉬지 못하고 사는 삶과 낮과 밤이 섞여 있는 사회생활 속에 정신을 지키는 일이 만만하지 않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이러한 사회생활 속에서 마음을 다스리는 일을 뒤로 미뤄서는 될 일이 아니다. 비슷한 듯하지만 차이 있는 마음의 병, 이 책 속에 소개하는 공황장애를 보며 이 병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감정은 분출하는 것이 아니라 표현하는 것이다. 이것은 감정의 원래 기능 중 하나가 소통이라는 것을 기억하면 쉽게 이해될 수 있다.'슬플 때 가장 위로가 되는 것은 나의 슬픔을 이해하고 옆에서 등 두드려주는 사람'이란 말처럼 감정은 누군가의 공감을 필요로 한다."-131쪽 중


결국 쉼과 여유로운 삶이 병을 줄여나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돈 안 들이고 할 수 있는 일을 우리는 돈과 시간을 들여 병든 육신과 정신의 자리를 다시 잡고자 고군분투한다. 피곤한 삶을 제거하는 것이 우리 삶의 중요한 미션이다. 오늘도 파이팅 해야 한다. 


"쓸데없이 과장하여 허세 부리지 않는 삶, 나아가 현재의 내 삶에 감사하고 느리지만 쉼 없이 발전하는 삶을 바란다면 남에게 자랑할 수 있는 겉모습이 아니라 자신의 몸과 내면을 단련해야 한다."-103쪽


마음이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그들의 병을 없애는 길이면서 함께 살아가는 길이다. 마음이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타인의 따뜻한 시선과 위로가 아닌가. 우리는 다 잡아먹을 듯하고 살고 있으니 그렇다. 


인생이 매번 성공만 하면 무슨 재미가 있나. 실패와 성장을 통해 인간은 더욱 성숙해지고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살아갈 수 있다. 이러한 순환이 인간 사회를 따뜻하게 만드는데 이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게 문제다. 타인의 속도에 내 몸을 혹사 시키지 말고 내 속도로 마음을 살게 하자. 


"나의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속도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 흔히들 인생은 마라톤이라며 지나치게 과속을 하는 등 속도 조절에 실패하면 완주하기가 힘들다고 말한다. 이런 당연한 진리를 알면서도 실수를 하게 되는 것은 나의 속도가 아닌 다른 사람의 속도에 휘말린 채 끌려가기 때문이다."-본문 77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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