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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결혼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이주윤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6월
평점 :
눈치 보지 않고 말을 하고 행동하는 게 인간의 권리라고 하지만 사회 위치에 따라서 숨기거나 자제하며 사는 게 또 인간이다. 집에서나 직장에서나 사회생활 속에서 어디에 있는가에 따라 행동과 말을 달리한다. 이주윤은 그러한 행동과 말에 반기를 건다. 아니 당연한 권리인데 그걸 왜 눈치 보고, 하지도 않을 일을 의무감에 할 이유가 업다고 말한다. 그의 별명은 이직선이다. 직선과 곡선의 그 직선이다.
결혼을 하라는 아버지 어머니의 등쌀에도 굿굿하게 자신의 길을 간다. 적게 벌어도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제대로 숨을 쉬고 싶다는 게 그녀의 삶의 신조다. 세상의 변화에 좀 뒤처지는 게 뭐 대수인가. 알면 좋지만 몰라도 문제 될 게 없다. 작은 일상의 일들을 현미경을 통해 보듯 못 보고 지나친 것들, 혹은 무시하며 산 것들을 보여준다. 누구나 겪어봄직한 일들은 작가의 글 솜씨로 인해 다르게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처음에 사는 게 가시밭길인 줄 알면서도 나를 낳은 엄마가 미웠다. 그다음에는 이렇게 사느니 콱 죽어버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다가 끝내는 죽기는 내가 왜 죽어 백이십 살까지 살면서 하고 싶은 일 다 할 거야! 마음을 고쳐먹었다."
엄마, 아빠 그리고 친구 사이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에피소드들을 통해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시각의 차이를 새삼 느껴볼 수 있었다. 다른 작가들이 그렇게 하세요, 해보면 어떨까요,라고 말할 때 이주윤은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좆 까라 그래"
물론 작가도 들은 말을 다시 자신의 삶 속에서 꺼내 한 말이지만 시원하게(?) 말한다. 내가 내 원하는 방식대로 살겠다는데 왜 토를 다냔다.
"무엇이든 네가 느끼는 대로 하면 되는 거다. 남의 말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 너만의 방식대로 해서 누군가가 알아주면 좋은 거고 만약 알아주지 않더라도 너의 것이 남으니 그것 또한 좋은 일 아니겠느냐. 그러니 누가 시키는 대로 하지 말고 무엇이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네 마음이 가는 대로 해라."
추석, 고향 명절, 결혼 등 사람이 모이고 가족이 모이는 자리면 언제나 터져 나오는 관습적인 질문에 킥을 날리는 작가의 직선이 새롭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