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닥치기의 힘 -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승리하는 법
댄 라이언스 지음, 서은경 옮김 / 한빛비즈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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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으로 가장 큰 입 닥치기 실패는 중학교 영어 수업 시간이 아닐까 싶다. 영어 선생님이 오늘이 무슨 날이냐고 물었다. 그날은 만우절이다.

친구들 사이에서 "야부리 데이"라는 말이흘러 나왔다.

듣고 말면 될텐데 그 말을 내가 무슨 용기로 그랬는지, 뭐라고 하냐는 선생님 말씀에 야부리 데이라고 말을 했다. 나 말고도 더 한 친구들이 있었는데 그 말이 크게 들렸나 보다. 그렇게 말한 사람들 나오라고 해서 서 너 명이 같이 나가서 엎드려뻗쳐를 '실시'했다. 지금이야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한 때 그런 때가 있었다.

선생님이 원한 답은, "에이프릴 풀스 데이"였을 터이지만 그때 그것을 알 리가 있었을까.

혼자서 답을 못해도 남들이 같이 떠들고 말을 하면 그때 한 입을 더 보태서 일을 만든다. 입을 다물지 못하고 근질근질 한 거다. "남들도 다 하는데 나는 뭐, 못할 게 뭐 있어"

이걸 용기라고 해야 하나? 바보스러운 행동이다. 가끔 이때 일이 떠오른다. 부화뇌동이라고 하면 맞을까.

다른 이야기 하나는, 후배 중에서 한 친구가 한두 시간 같이 만나면 거의 대화의 80%를 점유한다는 사실이다. 말을 자르기도 어렵다. 그를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귀에 피 난다"라는 이야기까지 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만나 이야기하는 것은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여하튼, 대화라는 게 주거니 받거니 하는 일일 텐데 그게 이 후배를 만나면 돼질 않는다. 상대 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본인도 느끼는 바다. 조용히 해야지, 입을 다물어야지 하지만 잘되지 않는다.

댄 라이언스의 <입 닥치기의 힘>이라는 책은 그래서 끌렸다. 나의 이야기와 후배의 이야기 속에서 어떤 책인지 궁금했다. 내가 아는 이야기일까.

대화가 중간에 멈추는 것에 대해 불안한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어색한 공백을 뭔가 채워야 한다는 생각에 아무 말이나 꺼내기도 했다. 침묵은 왜 안되는가? 저자는 침묵이 더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기운을 넘치게 하며 창의력을 샘솟게 한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소셜 미 미디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왜 입 닥치기"가 필요한지를 다섯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가 가능하면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것이다. 둘째는 "말을 잠시 멈추고 기다리는 힘을 터득하라"라고 조언한다. 세 째는 소셜 미디어를 끊으라라는 것이다. 이걸 어떻게 끊지? 네 째는 침묵을 추구하라는 것이고 다섯 째는 귀 기울여 듣는 법을 배우라는 것이다.

아니 이게 왜 필요한 거야? 누구나 말하고 싶고 자랑하고 싶어 한다. 소셜미디어는 운동장이다. 다양한 종목들의 경기가 펼쳐지는 필드이다. 사람들은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야기를 듣고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 놓는다. 그렇게 하고 나면 하루가 어떤가. 에너지를 받는가? 아님 에너지를 잃은 느낌인가.

저자는 시끄러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로 '입 닥치기'를 제시한다. 입 닥치기의 힘(The Power of Keeping Your Mouth)은 한국어로 조금 과한 제목이다 싶기도 하다. 입 다물기는 조금 약했을까. 여하튼 많은 스피커들이 있고, 그 사람들이 쏟아내는 말과 영상을 보면 하루를 소비한다. 이런 상황에서 조금 더 나를 지킬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한 저자의 해결책을 들여다보자. 다소 좀 뻔한 이야기 아닌가 싶지만, 과도하게 소셜미디어에 몰입하고 있는 우리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하루라도 접속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 있는지 궁금하지만, 그것을 몰라도 달라진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안다면 어떨까.

정보라고 생각했던 것이 어떻게 보면 쓰레기가 된다. 끊임없이 링크가 쏟아지고 알고리즘으로 넘어가는 영상 속에서 헤어 나오려면 어떤 방법이 있나. 나를 쉬게 하는 것이 최선이다. 저자는 우리는 말이 너무 많고 많은 세상에서 살아간다고 진단했다.

직장에서나 집에서나, 공개된 자리에서 서 말하고 싶을 때, 침묵을 해보자.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렇게 저렇게 하라는 잔소리보다는 오히려 침묵이 도움이 될 수가 있다. 운동장에 경기를 뛰는 선수들로 하여금 스스로 능동적으로 문제를 풀어가도록 하는 게 유능한 감독이다.

"당신은 아이의 코치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답을 알려주려고 하지 말고 질문하자. 아이들이 혼자 힘으로 성공할 수 있게 자기만의 기술을 익히도록 도와야 한다."

회의 자리나 발표장에서 보면 말을 하고 싶지만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올 때가 있다. 많은 말을 하는 것보다는 꼭 필요한 말은 해야지 싶지만, 잘 안된다. 어떤 때는 용기 내 한 말도 괜하게 말했나 싶을 때도 있다. 장소나 시간에 따라서 말을 구분 짓는 것이 중요하다.

토론장이나 공개된 자리에서 말실수를 하는 정치인들이 적지 않다. 공공기관의 리더들이나 기업의 대표들은 어떤가. 말을 하고 싶을 때, 오히려 참았다면 화를 불러오지 않았을 일을 크게 키운다.

책 속에는 저널리스트 작가답게 다양한 분야의 사례들이 등장한다. 정치인들의 사례도 그렇고 영화 속에서 찾은 침묵의 힘도 그렇다. 말을 하는 것 만이 전부가 아니다. 오히려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말을 하는 것보다 힘이 셀 때가 있다. 저자는 책 말미에서 듣는 힘이 결국 말하기의 힘을 능가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는 게 어렵다. 내 안에 쌓인 스트레스를 어떻게든 풀기 위해 밖으로 나가고 소셜 미디어 속에서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러고 나면 잠시는 마음이 괜찮을지 모르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않는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인 휴식과 쉼이다. 그것이 더 멀리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말하고 싶어 하는 입을 조금 다물게 하자.

가을에는 말하기보다는 침묵하는 시간을 갖기에도 좋다.

성경 속에서 인생 지혜로 삼을 만한 구절이 있다. 잠언서 21장 23절에 있는 말이다. "입과 혀를 지키는 자는 자기의 영혼을 환난에서 보전하느리라" 시끄러운 세상에서 마음의 평안을 위해 좀 더 노력하며 살 일이다. 때가 길지는 않으니 말이다. 같은 성경 다른 장에서는,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 17장 28절에 있는 내용은, 입 다물고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내용이다. "미련한 자라도 잠잠하면 지혜로운 자로 여겨지고 그의 입술을 닫으면 슬기로운 자로 여겨지느니라."

입 닥치기는 말을 아예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보다 효율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풀어낸 것이 <입 닥치기의 힘>이다.

"입 닥치기의 목표는 다른 사람들과 더 효율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 말은 사람들의 말을 중간에 자르는 걸 그만두는 법을 배운다는 뜻이자 상대방의 말을 끊고 싶거나 당장 끊어야 할 때 예의 바르게 끊는 법을 배운다는 뜻이기도 하다."-135쪽

좋은 대화를 위해 필요한 방법들을 하나하나 제시한다. 자연을 통한 방법, 명상, 침묵하는 시간 갖기 등등 여러 다양한 방법이 제시된다. 말을 잘 하는 것만큼이나 말을 줄이고 입을 닥치는 것이 필요하다. 상대방이 잘못한 것을 지적하고 싶을 때가 있다. 내가 잘못하지 않았는데 내가 잘못한 것처럼 이야기할 때다. 그때 한 마디 하고 케이오 펀치를 날리고 싶지 않은가.

그때는?

입 닥치기!

왜?

"입 닥치면 얻을 수 있는 진짜 강력한 힘은 당신에게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나를 도와준다는 점이다. 마찬가지로 당신도 그들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가고 더 행복하게 지내도록 도움을 준다. 입 닥치고 지내면 살아가며 만나는 모든 사람과 더 건전하고 굳건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216쪽

부부간이나 부모 자식 간 가정에서나 직장에서 어디서나 입 닥치기. 우리의 뇌는 지루해질 필요가 있다고 한다. 그래야 창의적인 생각이 더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소셜 미디어가 우리가 지루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눈을 사로잡기 위해서 알고리즘을 얼마나 돌리고 있는가.

말을 적게 할수록 더 불가사의한 존재가 되고, 입 닥친다는 말은 말을 더 적게 해서 더 많이 얻고자 하는 것 그 이상이라는 것이 저자의 이야기.

그의 주장을 더 들어보자.

뇌의 휴식이 필요한 지금 읽어야 할 책, <입 닥치기의 힘>은 388쪽의 책으로 저널리스트 출신의 댄 라이언스가 자신의 입방정에 힘들어하는 가족들을 보고 충격받아쓴 것이라고 한다. 모두 10장으로 구성됐다. 나의 스마트폰 사용 습관, 대화방식, 인간관계에 대해서 폭넓게 진단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할 것이다. 다양한 입 닥치기 힘 스티커는 선물이다. 눈에 띄는 곳에 붙여 말하고 싶을 때, 입 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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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이코노미 - 유튜브부터 챗GPT까지 나만의 방식으로 경제적 자유를 획득하는 웹3.0시대 새로운 수익의 기술
안정기.박인영 지음 / 한빛비즈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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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최신 데이터를 바탕으로 크리에이터 생태계의 흐름을 다룬 가이드북이다. 온라인에 올라온 데이터들은 현재 시점을 반영하지 못하고 신뢰도도 약하기 때문에 좋은 데이터가 필요하다. 이 책은 유튜브를 대표하는 크리에이터들의 창작공간부터 최근 핫이슈인 챗GPT까지를 다루며, 크리에이터의 시작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4개의 파트로 구성하여 구독 경제 서비스, NFT와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프로슈머와 크리에이터의 차이점과 팬의 중요성 등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으며, 크리에이터의 범위를 확장시켰다. 이 책은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사람이나 콘텐츠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자료를 만들 때 필요한 게 현재 수치다. 온라인에 올라온 데이터들은 신뢰도도 약하고 현재 시점을 반영하지 못한 데이터의 가치도 떨어진다. 여러 번 이곳저곳을 검색해 봐도 결과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좋은 데이터는 프레젠테이션을 빛나게 한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최신의 데이터를 담았다. 유튜브로 대표되는 크리에이터들의 창작공간에서부터 최근 핫이슈로 떠오른 챗GPT까지 다루며 콘텐츠가 만들어내는 생태계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사람이나 콘텐츠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에게 유익한 가이드북이 되어줄 것이다. 구글코리아 유튜브 파트너십으로 일하고 있는 안정기와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마케팅경영학과 교수인 박인영 두 사람이 함께 쓴 이 책은 크리에이터의 시작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4개의 파트로 꾸며졌다. 




두 저자는 300여 쪽이 넘는 분량을 통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 대한 정의와 특징을 파트 1에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2.0시대를 대표하는 구독 경제 서비스에 대한 정리가 파트 2에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3.0시대를 만들어가는 콘텐츠 자산, NFT를 다룬 파트 3에 이어서 챗 GPT가 만들어내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생태계의 흐름을 진단한 파트 4를 소개하며 독자들을 크리에이터의 세상 속으로 이끈다.​​


무엇보다 책을 읽으며 느낀 매력은 정보흐름에 대한 저자의 진단과 함께 책 속에 제시된 다양한 수치들이다. 2022년 기준  전 세계 크리에이터 수는 얼마나 될까? 3억 3천만 명이다. 하는 일에 있어서 꼭 필요한 정보들이다. 이미 포화상태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막강한 크리에이터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게 늦었다 하는 생각을 깨는 텍스트들이 밀려오는 느낌을 받았다. 단순히 창작자로서의 개념에서 벗어나 각자의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만드는 창업가까지도 크리에이터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크리에이터의 범위를 확장시켰다.


책 속에서 내 생각과 다른 부분은 프로슈머에 대한 것이었다. 프로슈머와 크리에이터는 같은 혹은 비슷한 개념이라고 생각했다. 저자는 오히려 프로슈머보다 한 단계 더 발전된 것이 크리에이터라고 말한다. 초기에는 광고 수입을 얻는 게 전부였지만 진화하고 있는 크리에이터 생태계에서는 팬의 확보를 중요하다. 1,000명의 팬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생태계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소통하고 어떻게 팬의 즐거움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지 고민이 필요하다.


이 밖에도 다양한 창작 플랫폼들이 크리에이터를 끌어들인다. 남다는 경험은 콘텐츠의 기반이 된다. 남과 다른 것이 무엇인지 구별할 줄 아는 크리에이터라면 다양한 플랫폼을 경험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하나의 소스로 다양한 플랫폼에 참여하는 크리에이터들과의 협업은 새로운 기회를 만든다.


"이는 수직 통합의 중앙화된 콘텐츠 경제가 아닌, 분권화된 다양한 사람들의 크리에이티비티를 통해 오리지널 IP를 성장시키는 방식이다. 이러한 멀티 크리에이티비티가 가능한 것은 결국 웹 3.0에 기반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서는 2차 창작을 한 크리에이터도 보상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164쪽


중앙 집중화된 방식의 크리에이터 세상이 아닌 분산된 방식의 콘텐츠 유통방식은 새로운 세상이다. 말로만 들은 이야기들을 정리된 텍스트로 이해할 수 있다. 다소 개념이 약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게 NFT가 아닌가. 콘텐츠 중간거래상이 있어서 늘 수수료를 떼이거나 시간이 걸리는 비즈니스 세상으로부터 누구나가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시장을 만든 것이 웹 3.0이다. 보고만 있을 이유가 없다. 다만 개인적으로 앞으로도 NFT가 밝은 미래인가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NFT가 다소 생소한 비즈니스 생태계라고 할 수 있지만 새로움을 추구하고 남과 다른 세상을 살려고 하는 이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팬들이 NFT 소유로 문화를 즐길 수 있고, 덤으로 크리에이터 후원과 투자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면 가능할 것이다. 또 크리에이터가 후원을 받아 더 큰 창작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P2P 방식으로 비즈니스 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면 가능할 것이다."-218쪽


1년 전에 유튜브에 콘텐츠를 올리고 크리에이터 세상에 뛰어들었다. 다만 거기까지다. 그 후 맥을 놓았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다시금 맥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끌어올린다. 한 사람 한 사람 독자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 볼 일이다. '반응'과 '팬덤'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만드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례와 책 속에 별도로 꾸민 읽을거리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독자로 하여금 보다 가깝게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거대 언론사가 내놓은 콘텐츠 트래픽과도 맘먹는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들이 넘쳐나고 있다.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크리에이터들의 세상으로 들어가지 않을 이유를 아직도 못 찾는 분들에게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권한다. 행동하는 사람이 시장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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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려치우기의 기술 - 행복하고 가벼운 삶을 위해 똑똑하게 손절합니다
사와 마도카 지음, 이효진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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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을 끄는 제목. 그만두고 싶어도 그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과감하게 그만둘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쌓아 온 업적, 성과에 빠지다 보면 그것이 아까워 그만두지 못한다. 그러나 그것이 함정이다. 거기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면 더 잘 할 수 있는, 더 나아갈 수 있는 일을 하지 못한다. 잘 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다.

회사를 그만두어야 할 타이밍이 있다. 후회되는 것 중 하나다. 잘 나갈 때, 직원들에게 좋은 혜택을 주고 보상을 해주었다. 그 보상을 받고 그만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냥 머물렀던 사람들이 있다. 더 좋아질 수도 있다는 희마감이나 책임감이 발목을 잡았다. 더 이상의 좋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무엇이 그들을 주저 앉혔던 것일까.

"과거의 성공경험에서 깨어나지 못한다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할 때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없다."=40쪽 중

<때려치우기의 기술>은 일과 사람, 환경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공간을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보이지 않았던 것을 새로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도움이 되는 인맥을 갖는 게 중요하다. 천 개의 전화번호를 갖고 있는 것보다. 쓸모 있는 10개의 전화번호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때려치우는 것이다. 지우지 못하는 번호가 있는가.

"하지만 적어도 내 삶의 질은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말은 굳이 새겨듣지 않아도 된다. 그러한 사람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필요도 없다. 자신의 삶을 디자인하다 보면 이와 같은 인간관게의 매몰비용을 냉정하게 바라보아야 할 때가 반드시 온다."-73쪽

간결하고도 강력하게 요청한다. 쓸데 없는 것들은 치워버리는 것이다. 불필요한 것들을 하지 않는 것이다.. 제대로 하지 않으면 제대로 돌아오는 게 없다. 본전 생각하다가 더 많은 잃어버릴 수 있음을 왜 깨닫지 못하는 걸까. 하기 싫은 일은 억지로 하지 마라. 그러고보니 내게도 그런 일이 하나 떠오른다. 제대로 거절하지 못햇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하기 싫은 일에 나의 인생을 걸지 말고 잘 할 수 있는 일에, 즐거운 일에, 창조적인 일에 나의 경험을 투여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차근차근 설명한다. 망설이거나 주저하는 일이 있다면 왜 그런 마음이 드는지 따져보자. 그리고 그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끊어내자.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면 그곳에서 기회를 만날 수 있음을 느끼게 한다.


그렇다면 그토록 우리가 바라는, 좋은 일을,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상상력이다. 상상력이 내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다. 어떻게 새로운 생각을 불러올 수 있을지 연구해야 한다. 무엇이 우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자. 도전하며, 부딪힐 때 역시 기회와 마주할 수 있다.


코로나 19 속 일과 사람에 지친 일상을 보낸 날이 많다면, 한 번 이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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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지 마라, 지친다
이지풍 지음 / 한빛비즈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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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이야기가 당연하지 않게 여겨지는 세상은 끝이 날까. 


휴식을 두려워하는 선수들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연습만이 살아남는 길이라며 밤새 공을 치고, 연습을 하는 선수는 다음 날 열리는 경기에서 제대로 공을 쳐낼 수 있을까. 충분한 휴식이 오히려 더 좋은 경기력을 가질 수 있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다. 정말 그럴까. 


야간 훈련을 한다고 불을 밝히고 연습을 하는 선수들은 다음 날 혹은 그다음에 있을 경기에서 그만큼의 속도와 근력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을까. 검증되지 않은 방식으로 혹은 감독이나 코치의 스타일에 따라 훈련 방식은 다르다. 그에 따라 선수의 수명도 달라진다. 어떤 감독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선수의 길은 달라진다. 


없던 재능이 어느 날 갑자기 튀어나올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훈련을 하고 마인드컨트롤을 하는 것이다. 


2022년 4월 개막을 앞둔 프로야구는 어떤 모습을 선사해 줄까? <뛰지 마라, 지친다>는 제목 그대로 이리 뛰고 저리 뛰지 말고, 그 시간에 오히려 휴식하면서 몸의 움직임을 상상해 보라고 권한다. 


이 책을 쓴 이지풍은 비 야구선수 출신으로,  현재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에서 수석 트레이닝 코치로 일한다. 이지풍은 이 책에 그가 지금까지 선수들 속으로 어떻게 스며들고, 선수들이 어떻게 코치에게 다가오는가를 현장에서 보듯 꺼내놓았다. 물론 다 드러내놓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문장 속에서 살아가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대목이 많았다. 


'야구는 인생'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선수들은 오늘은 이기는 경기를 하지만, 내일은 지는 경기를 할 수 있다. 오늘 잘 던지다가도 내일 던진 볼 넷으로 질 수 있는 경기도 한다. 오늘 잘 나간다고 으스댈 것이 없다. 오늘 힘들다고 물러나 앉을 이유가 없다. 어떤 공을 던지고, 어떻게 받을 것인가. 그 태도에 따라서 삶은 달라진다. 


야구단에서는 여러 조직이 있다. 그 안에서 열심히 일하면 선수들이나 구단에 인정받기를 누구나 바라고 있을 것이다. 인정을 받고 싶고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을수록 자기 일에 대한 욕심을 조금 내려놓는 것이 필요하다. 조직 안에서 혼자서 이뤄낼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고 부서 간의 유기적인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태도가 아니라 타인 혹은 타 부서의 일을 먼저 존중할 때 나의 일과 역할이 도리어 돋보이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앞선 나의 경험처럼 말이다.-276페이지, <뛰지 마라, 지친다> 중에서


야구는 혼자 잘나서 하는 경기가 아니다. 팀 협력 게임이기 때문에 그렇다. 필드에서 서로 의지하고 협력해야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투수가 공만 잘 던져서 이길 수 있나. 타자가 잘 때려야만 이길 수 있는 게 아니다. 각자의 자리가 중요하다. 그 자리에서 자기 몫을 하고 다른 선수들이 그 자리에서 제 몫을 할 수 있게 격려해 주는 게 중요하다.



저자 이지풍은 자신이 머무는 공간을 확대해나가는 재주가 있다. 누군가에게 다가서는 것도 어렵지만, 누군가를 자신의 영역으로 들어오도록 하는 것도 어렵다. 이지풍은 그런 면에서 선수들이 스스로 자신을 찾아올 수 있도록 기다려줬다. 


나는 이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무언가를 말하고 싶고, 조언해 주고 싶고 나서고 싶지 않은가.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고, 역할을 자랑하고 싶을 때가 있지 않나. 그런 순간을 잘 넘기고 차근차근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키워나갔다. 곁에서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코치한다고 선수가 다 받아들이고 잘 할 수 있을까. 그건 아니다. 필드에서 결국 결정권은 선수에게 있다. 그런 '보이지 않는' 선택의 기회가 왔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더 가르치고 알려주는 게 코칭스태프의 일은 아닐까.


"눈에 보이는 문제점을 지적하는 건 누구나 다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문제를 선수가 받아들이게 하는 게 중요하다. 그냥 지적만 한다고 좋은 코치가 되는 건 아니다. 물론 선수가 받아들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는 게 꽤나 어려운 일인 건 맞다."-212쪽


내가 키우는 게 아니라 상대가 알아주도록 하는 게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는 발판이다. 


야구는 멘탈 게임이다. 체력으로 승부를 한다고 하지만, 필드에서 뛰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많지 않은 활동을 위해 수 없는 훈련을 한다. 타석에서 공을 쳐야 할 순간, 타이밍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 정신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더 훈련해야 할까. 답을 찾아야 할 곳에 답을 찾지 못하고 엉뚱한 곳에서 답을 찾으려고 애썼다. 한마디로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이다. 이지풍은 훈련으로 조지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한다. 


"소위 훈련으로 조지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많은 지도자들이 어떻게 가르칠지, 어떻게 잘하게 만들지를 더 많이 고민했으면 좋겠다."-136쪽 


문제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제대로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못 짚으면 엉뚱한 결과를 가져온다. 선수들이 잘 못하는 것, 부진한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를 제대로 보지 못하면 선수의 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 이지풍은 그런 점을 이 책에서 보여준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인간존재이지만, 또 다른 상품이다. 인간 가치가 연봉으로 규정된다. 상품이 그 가치를 다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코치이고 감독이 아닌가. 어떤 것에 초점을 둘 것인가에 따라서 결과는 달라진다. 우리 인생이 그렇다. 이지풍의 <뛰지 마라, 지친다>를 읽으며 잘 못했던 순간에 무너지지 말고 잘 했다고 마음 들떠서 나설 일이 없다. 늘 겸손하게 속도감을 갖고 사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 이지풍은 한편으로는 선수 스스로 자신감을 갖는 것도 중요함을 강조한다.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신을 과소평가한다고 말한다.


"더 큰 성장과 성공을 위해 자신이 가진 능력을 정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과대포장을 해선 안 되겠지만 그동안 자신이 이뤄온 성과나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능력과 업적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야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다."-101쪽



지난해 지인의 소개를 한 사람을 만났다. 그들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는 자리였다. 올 초에 다시 정리해서 보고를 해주겠다고 했다. 그 후에 다른 연락이 없다. 온라인 메시지를 보냈지만, 몇 줄 문장 속에는 그런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나를 돌아 본 그때 그 순간, 내가 다가가지도 그들이 내게 다가오게도 하지 못했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저자는 선수의 휴식을 그 무엇보다 강조한다. 멀리 가기 위해 충전을 할 시간이 필요하다. 인생이라는 길을 어떻게 걸어야 할지를 선수들과 생활하며 얻은 지혜를 풀어낸 이 책은 소주제 속에서 인생 깨달음의 중요성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강압과 억압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기는 사람의 특징은 똑같은 상황에서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져다는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선수 한 사람 한 사람을 애정으로 바라보지만 먼저 나서서 이렇게 저렇게 말하지 않는 태도, 그것이 선수로 하여금 더 오래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조직 생활은 또 어떨까? 직원 스스로 창의적인 활동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데 오히려 그것을 방해하지는 않는 걸까. 그런 의미에서 다음 문장은 더 마음에 와닿는다. 


"우리는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말이야'라며 많은 지적 혹은 지시를 한다. 하지만 그 지적이 어떤 부작용을 낳는지는 모른다. 지적할 때는 항상 신중해야 한다."-204쪽 중에서


<뛰지 마라, 지친다>는 야구선수들과 만나며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을 다룬 에세이로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없는 그런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들, 선수와 코칭스태프 혹은 구단과의 관계 속에서 선수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는가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지풍은 코칭도 잘 하지만, 생각과 글도 바르다는 느낌을 전해준다. 지친 일상에는 휴식이 필요할 때 읽어볼 만한 책이 아닐까 싶다. 2022년 한화 이글스의 성적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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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마케팅 인사이트 - 수백억 광고비를 써서 알아낸
서양수 지음 / 한빛비즈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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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영상을 만들어야 사람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비법이 고스란히 들어 있는 책이다. 마케터를 위한 책이라고 하지만, 유튜버로서 수익창출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이 그 답이 될 수 있다.  세세한 유튜브 마케팅 용어와 데이터들이 꽉 차게 들어 있다. 최신의 정보들이 유튜브의 매력을 돋보이게 한다. 어떻게 하면 내가 만드는 콘텐츠가 노출이 더 많이 되고 조회수가 증가할 수 있는가를 역으로 살펴볼 수 있어 좋다. 물론 마케터들에게는 필수 과목의 좋은 교재가 되어줄 것이라 본다. 


영상을 좀 보려면 뜨는 광고 때문에 포기할 때가 있지만, 광고가 뜨더라도 계속 영상을 보게 만드는 것도 있다. 관심 주제이거나 광고가 나오더라도 계속 봐야 할 만큼 결과가 궁금한 콘텐츠라면 상관없다. 광고 자체가 흥미로워서 보는 것도 있다. 광고 콘텐츠가 오히려 화제가 되는 경우가 있지 않은가. 


저자도 그런 부분을 짚어 이야기한다.


"5초라는 시간을 조금 다르게 활용할 수도 있다. 우리 광고를 1초라도 더 보고 싶게 만드는 것이다. 영상의 클라이맥스를 도입부에 배치하거나, 바로 다음 장면이  엄청 궁금해지게 만들어 짧은 시간 안에 흥미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장치를 심는 방식이다."-89쪽


유튜브를 보다 보면 쇼핑몰 검색을 통해 본 상품이 노출될 때 깜짝 놀란다. 어떻게 내가 본 상품과 유사한 광고를 보여줄까 하고 말이다. 인터넷 사용 기록을 추적해서 광고주의 상품을 노출하는 게 사실 플랫폼 기업의 수익창출 모델이다. 단순한 형태에서보다 보다 정밀한 타깃 광고 상품으로 광고효과를 높인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기업의 노력에 부응하는 다양한 광고 상품을 갖춘 유튜브의 현재를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어 어떻게 광고를 해야 할까 하는 고민을 덜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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