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위하여 - To Live - Save Our Saemank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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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야 네가 진정 아름답게 

시를 쓰고, 노래를 하고, 

내 고향의 앞바다를 바라보며 철학 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올까.. 

농촌자원공사는 농지를 만든다며 갯벌을 막았다. 

그 갯벌에 생명들은 물이 없어 까맣게 타들어가고, 

바다에 갯벌에 의지해 살던 이만 주민들은  

이제 자연만 섬기던 삶에서  

어디어디 종살이를 하러 떠나야 한다. 

있는 농토도 휴경지원비를 주며 호시탐탐 아파트 올릴 계획에 골몰하면서, 

그 많은 생명이 살던 땅에 물길을 막은 인간들아. 

판사, 거기 건설업자, 개발업자랑 배맞춘 정치인들아...  

니들이랑 같이 이 세상을 사는게 싫으면서도.. 

저기 저 아이  

바다에만 머리를 숙이고 사람에 당당하게 십년을 싸워왔던 

우리 바닷어미들의 아이가 있기에  

다시 한번 일어서본다..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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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비누 - Soap and Water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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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매체에서 접하는 중년여성의 이미지는 너무 전형적이다. 

수다스럽고 완력이 강하며, 바쁜 일도 없는지 남의 일의 몰려다니며 참견하다 주책없이 사고를 치는 케릭터 말이다. 

나는 집에서 발견하는 우리 어머니와 티브이에 나오는 어머니 사이에서 늘 혼란스러웠다. 왜냐면 그녀는 대체로 현명하며, 집안일이든 바깥일이든 너무너무 바쁘고, 한편으로는 자기 삶을 평가할 시점이 다가왔다는 생각에 때로 자주 우울해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 물과 비누는 세탁소에서 일하는 중년에서 노년 사이의 여성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누군들 노년이 두렵지 않겠는가. 더이상 아름답지 않고 건강하지도 않은데 돈도 없고, 찾아갈 곳도 없이 말통하는 벗들도 하나 둘 줄어들어 혼자 늙어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말이다. 

더구나 하루 종일 종종걸음 치며 일해도 누구나 인정하듯이 통장잔고는 늘 마이너스로 노후엔 필시 사회가 계속 이모냥이면 건강해도 돈이 없어 어디 갈 수도 없을 것이다.  

이 영화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이젠 신문을 사지 않아요. 신문을 살 돈에 조금 보태면 빵 한덩어리를 살 수 있는데 어떻게 신문을 사겠어요.', '*섬에 가고 싶어요. 부자들만 그 섬에 가라는 법이 있나요. 그냥 섬을 한바퀴돌고 아주 비싼 커피 한잔만 마시고 오죠 뭐'  

영화속 그녀들은 서슴없이 하층민이라고 말한다. 시간당 받는 일당은 들쭉날쭉하고, 세탁물과 세탁기계들의 숨막히는 작업장에서 땀을 뚝뚝 흘리며 강하고 정확하게 맡은 임무를 해낸다. 그 모습은 한편은 아름답고, 한편은 힘에 겹다. 저리 일해도 생활비를 겨우 충당할 거라는 현실이, 그녀들이 가지고 싶어하는 아주 작은 비싼 커피한잔의 여유도 힘겹다는 것이 말이다. 

세상은 점점 부유층과 노동이라는 감옥에 갖힌 바보들의 두 층만 존재하는지 모르겠다. 

나도 혼자만의 공간, 여행의 자유, 먹고 사는 곳, 내 취향을 유지하기 위해 일한다. 그러나 내일은 없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조금은 불편한 나의 미래를 생각해 본다. 내가 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서 이웃을 만들고, 노인이 되면 국민연금을 타내기 위해서 노인연대를 만들어야지 하며 실없는 꿈을 꾸곤한다. 다른 한편으론 세상이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도 흘러가는 것도 아니니까 그저 담담히 닥쳐올 일을 받아들일 결심도 해본다.

뜬금없이 이런저런 친구들과 연락 잘해야지 하는 생각도 해보고 말이다. 역시 늙으면 친구다. 

무엇보다 육체노동, 단순노동에 대한 지불을 정상화해라. 왜 청소부보다 은행원이 돈을 더 많이 받아야 하냔 말이다. 단연코 청소부가 내게 더 큰 만족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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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4-13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받는것 까지는 못된다 하더라도 최소한 그들의 노동에 합당한 먹고살만한 임금이라도 돼야 하는데 정말 멀고도 멉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4-13 08:25   좋아요 0 | URL
그녀들의 당당함이 인상적인 한편 나의 미래와 겹쳐서 우울하기도 했어요..
 
피아노의 숲 : 일반판 - 아웃케이스 없음
고지마 마사유키 감독 / 아트서비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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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렸을 때 피아노 배우는게 참 싫었다. 물론 재능도 없었지만, 끝도 없는 무의미한 손가락 훈련은 음악을 사랑하고 피아노를 이해하기 전에 실증과 짜증을 불러올 뿐이었다. 우리 모두 피아노 연주자가 될 것이 아니지 않는가? 그런데 엄격한 나의 피아노 선생은 내가 좋아하는 째즈를 연주하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어깨를 망치고, 풍을 망친다면서..

여기 주인공 카이가 있다. 여느 만화 주인공처럼 그는 음악의 천재다. 그리고 그의 삶은 비루하다. 술집에서 일하는 홀어머니가 일하러 가고나면 남이 버린 소리도 재대로 안나는 피아노를 뚱땅거리는 것이 낙이다. 

카이에게 피아노는 유희이며, 마음껏 허락된 자유이다.  

슈헤이, 유명한 피아노 집안의 후계자로 어려서 부터 연주자로 훈련된다. 그에게 피아노는 공부다. 카이의 자유로운 연주를 듣고 슈헤이가 느끼는 혼란, 그것이 천재로 불리던 많은 아시아권 젊은 연주자들이 결국 자신만의 세계를 가지지 못하고 사라져갔던 이유일 것이다.

따뜻한 화면속에 실재로는 키신이 연주했다는 카이의 연주는 너무나 아름답다. 평화롭다. 

(어린 신동으로 불리던 키신을 맡아 교육시켰던 안나 칸토르 선생은 몇년간 키신이 피아노를 연주하지 못하게 하고 독서와 공부에 매진하게 했다고 한다. 피아노에 대한 열망을 키우는 동시에 내면이 담긴 연주를 하게 하기 위해서 였다 한다.) 

이 만화를 몇 년동안 무척 즐겨 봐왔기에, 이 dvd를 고대했고, 기대만큼 만족스러웠다.  

다음이야기도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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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4-06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는 에니메이션이였어요. ^^ 요즘 애들은 피아노 좋아하던데요.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

무해한모리군 2009-04-07 07:54   좋아요 0 | URL
네 요즘은 교습법이 많이 바뀌었어요.. 제가 배우던 건 정말 예전방식이죠 ^^
태권도도 예전에 예법에 따라 엄하게 했었는데, 요즘은 레크리에이션처럼 하더라구요~
 
그랜 토리노 - Gran Torino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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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게 된건 당연히 클린튼이스트우드 때문이다

동네에 소문난 보수주의자의 영화를 보면서 다시 하나를 깨닫는다. 세상엔 보수와 진보가 있는게 아니라 대화가능한 자와 대화불가능한 자가 있다는 것을

우리 아버지들 한평생을 성실한 노동자로, 겨우 해본 잘못이라야 요트팔고 세금 안낸게 다인 성실한 시민으로 살아왔던 사람들

그렇게 평생을 일궈온 지켜내고 싶던 터전이 바뀌는게 싫어 꼰대가 되어버린 우리 아버지를 안에서 본다. 아마 대한민국 어머니들도 자식들과 소통할 모르는 남편을 남겨두고 떠나는 것이 가장 걱정거리 이리라. 이 미국 마쵸 아버지의 불만은 빨갱이가 이주노동자가 싫은게 아니라 미국식으로 정원을 가꾸지 않는게 가장  클지 모르겠다.

영화에는 제국주의 광풍의 희생자들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베트남전때 미국편을 들었다 자기땅에서 쫓겨올 밖에 없었던 몽족들. 그저 전쟁이 없었다면 소소한 시민으로 한시대를 마감했을텐데, 무기력한 소년병의 머리를 날린 마음의 짐을 평생 가지고 사는 클할아버지.. (사실 수천명을 죽인 전범들은 눈하나 깜빡하지 않고 살아간다. 군대에서의 폭력은 개인이 평화주의자인가 여부와 상관없이 평범한 사람이 얼마든지 전쟁상황에서 무자비한 폭력의 가해자가 되게한다는데서, 누구나 거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더 큰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 

공동체가 무너졌는데 내새끼는 건강하게 키울 수 있으리라는 믿음은 얼마나 헛된 망상인지를 보여준다. 99%루저를 만들고, 또래들은 갱으로 무기력한 실업자로 살아가는데 내 새끼만 잘키울 수 있을까? 진정 내가족을 지키려면 내 아이의 주변을 건강하게 만들 수 밖에 없다. 그걸 만들어 주는게 어른들이 할 일이 아니겠는가? 시대에 휩쓸리면 멀쩡하던 사람도 살인마가 되고, 거대 궁궐을 내 땅에다 지어도 뿌리채 뽑혀 쫓겨나는 것이다.

자신의 마을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순교를 택하는 그를 보면서 가족주의는 과연 반동인가 하는 고민에 빠져든다. 가족주의가 선악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가족주의 만이 '정'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반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독교에 선악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만이 '정'이라고 주장할때 사회악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일흔에 클할아버지처럼 관점을 잃지 않으면서도 비관적 상황에 아주 작은 희망을 발견할 있을까? 인종차별주의자 클할아버지가 몽족과 교감에 성공했듯이, 이 멋진 보수의  잔소리에 공명하며, 나도 이런 늙은이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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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4-06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아저씨는 우리가 저렇게 늙고 싶다...라는 롤모델을 보여주는 듯해요. 진정 멋진 보수지요.^^

무해한모리군 2009-04-06 18:58   좋아요 0 | URL
멋있어요~
일흔에도 저렇게 섹쉬하다니 몸매관리도 할터예욧..
일흔에 저렇게 멋진 할배랑 연애해야짓 퍽!!

비로그인 2009-04-06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혜와 용기와 배려의 마음을 가진 꼴보수주의자라니요...

무해한모리군 2009-04-06 19:01   좋아요 0 | URL
그래 우리세대도 실수는 있었다.. 그렇지만 여기 '기독교, 가족, 마을'뭐 이런 전통적인 가치관들을 새로 가지고 와 보자. 의미를 확장해 보자. 이런 얘기를 한다는게 멋지지요.

비로그인 2009-04-06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화가능한자와 불가능한자, 동감합니다. 우리나라 보수 = 귀막고 눈감고 지금 이대로.

무해한모리군 2009-04-07 07:55   좋아요 0 | URL
누가 쓴 글에 보수는 보나마나 수구고 진보가 진정한 보수라고 하던데요 ㅎㅎ
 
번 애프터 리딩 - Burn After Reading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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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엔형제의 영화다. 아 이 영리한 감독의 스타일이 그대로 묻어난다. 

첩보영화와 스릴러 형식을 끌어와 얼키고 설킨 멋진 블랙코미디 한편을 만들어냈다. 국내에선 잘 흥행하지 않는 장르지만, 영화가 끝나고 극장 여기저기서 박장대소가 이어졌다는 점만 말하고 싶다.  

탄탄한 스토리는 물론이고, 출연진 한사람한사람의 연기도 일품이고, 캐릭터들도 생생히 살아움직인다.

이 영화를 보면서 결론 

1. 잘난 척 하지 말자.. 다 아는 척 해봐야 내가 아는건 거기서 거기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건 남도 다 생각한다. 

2. 주변을 잘 살피자. 내 발등은 내 곁에 있어야만 찍을 수 있는 법.. 

3. 남한테 모진 짓 하면 나도 그런 일 당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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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3-29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 영화 재밌나요? 블랙 코미디라고 하니까 선뜻 손이 안 가더라구요. 출연배우랑 감독 모두 좋은데도 말이에요^^

무해한모리군 2009-03-29 20:15   좋아요 0 | URL
전 너무 재미있었어요. 강추강추입니다..

Mephistopheles 2009-03-29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빵발씨 역대 영화 중 가장 어벙하게 나온 영화라고 기록될 껍니다. 전 이 영화 보면서 방바닥을 떼굴떼굴 굴러다녔다는...

무해한모리군 2009-03-30 08:35   좋아요 0 | URL
음허허 저도 남의 일에 참견하길 즐기는데 그러다 시잘대기 없는 일로 저모냥 저꼴로 죽겠구나 하는 생각이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