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령들린 아이와 그 악령을 없애는 구마를 하려는 신부들의 대결을 다룬 영화다. 익숙한 설정이고, 해당 장르의 특성을 그대로 따라간다. 


 매끈하게 잘 만든 상업영화다. 때로 무섭고 가끔은 우스웠으며, 영상은 세련됐고, 세주연의 연기는 흠잡을 데 없었다. 그리고 모두가 이미 간증했듯 강동원은 잘생겼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제치고 영화의 엔딩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은 '감독이 기독교이겠구나'였다. 이 고통으로 가득한 삶을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에 대해 인류가 오랜 기간 갈고 닦은 답중의 하나가 종교다. 그리고 신앙이라는 것은 그 답을 순수히 믿고 따르는 것이다. 


아이를 구하려는 신부의 마음은 자신을 아비처럼 대하던 아이에 대한 사랑, 그리고 아이의 고통에 대한 연민 그 밖에 어떤 것도 없다. 세상의 자신에 대한 더러운 의심, 자신이 속한 교단의 냉대, 술 없이 잠들수 없는 밤을 가져오는 두려움. 세상안에서 그 어떤 보상도 주어지지 않는다. 그저 타인에 대한 넘치는 연민과 사랑을 '신의 이름으로 행'하면 이루어진다는 믿음이 신앙이며, 그 신앙을 한치의 의심없이 행위로 보이는 것이 구마다. 


이 땅에 넘쳐나는 기독교인들에게 영화에 나오는 이 한 구절을 덧붙인다. 장관 청문회와 신문지상에 매일 오르내리는 것은 부정축재, 부당청탁 뿐인 이 때, 세월호 유족들과 백남기 농민과 비정규직 노동자인 이웃들에 대한 사랑과 연민과 기도는 어디에 두었는가 묻고 싶다.


"내 권리는 나의 주님께 있고, 나의 보상은 하나님께 있다 (이사야 49장 4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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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6-09-07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구절을 소재로한 찬송을 흑인 성가대가 부르는 것을 본적이 있는데 내 인생 최고의 성가였다. 어찌나 흥겹게 예수가 망령 군대를 무찌르는 것을 노래하던지.

머큐리 2016-09-07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멘...

무해한모리군 2016-09-08 08:45   좋아요 0 | URL
요즘 세월호 음성파일을 듣는데 진짜 절로 기도가 나옵니다... 인간이 어떻게... 네.

순오기 2016-09-08 0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죽하면 기독교를 개독교라 부를까요...ㅠ

무해한모리군 2016-09-08 08:44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순오기님
종교가 무슨 죄가 있습니까.
인간이 죄지.
 

<쿠로사키군의 말대로는 되지 않아>는 사람이었으면 딱 한대만 치고 싶다

순정만화 좀! 그런거 심쿵 아니라고!

좋으면 좋다고 말로하지 강제로 끌고가서 키쓰하고,

귀를 깨물거나 느닷없이 백허그 하고 하지 말라고!

여자애는 왕따 당한 상처로 자존감이 없어서 그렇다고 억지로 이해해 보지만

머리가 이상해진 건 아니잖아. 왜 얘가 괴롭혀도 그러려니, 쟤가 안아도 두근 하냐고!


요즘 우리나라의 추세는 안을때 물어보거나 잡고 잠시 상대가 다가올때 까지 기다리는등 동의없는 스킨쉽이 사라져가는 이때! 일본 고삐리들의 폭력적 행태는 가히 놀랍다 놀라워. 


공짜라고 아무 영화나 볼 일이 아님. 

남자아이들은 절대 보지말아야할 유해 영화임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46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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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6-08-26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영화도 국내에서 개봉했나요??

무해한모리군 2016-08-29 10:09   좋아요 0 | URL
btv 단독공개로 개봉한걸로 압니다. 요즘 일본영화들은 그런 식으로 많이 개봉하네요.
 

펫들의 사랑스러운 모습외에 코멘트 할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약간 슬프네요)


대사와 노래를 따라부르는 많은 아이들과 함께 콘서트처럼 관람했네요.

내가 누군가의 재잘거림을 싫어하지 않는 인간이라는 게 참 다행스러웠습니다.

(어머니가 주신 타고난 집중력)


라이온킹은 무려 백명의 손벽치는 어린이들과도 즐겁게 관람했는데, 

그때가 생각났습니다.

(그땐 무료였는데 이건 돈이...... 음)


이상.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34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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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내내 딱히 눈물이 나거나 

감동적이거나 하지 않았는데

일본이 패전한 소식을 듣고
임정에 모여있던 사람들이 기뻐하며
'집으로 간다' '돌아간다'며 외치던 모습.

무수한 동지들을 담담히 죽음으로 걸어보냈던 
그들이 그렇게 기뻐하던 순간

그 이후에 역사에 벌어진 일을 알고 있기에 
눈물을 멈출수가 없었다..

그들중 몇이 빨갱이로 몰려 죽었을까
또 나머지 몇은 전쟁으로 죽었을까
그보다 더 많은 수가 배고픔에 비굴해져야 했을까.

돌아온 조국에서 그들이 당해야할 일들.
가장 행복한 순간이 가장 아프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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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형, 즉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성은 어떤 전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거나, 혹은 이런 기질, 습관이 있는 사람은 절대 나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거나 하는게 있을까?

나는 취미가 됐든 일이 됐든 무엇인가에 몰두해서 그걸 말하지 않고는 못견디는 사람을 보면 금새 좋아진다. 정도가 지나쳐서 잘난척에 가까워도 좋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의 얼굴들은 너무 사랑스러워서 아무리 오래 보고 있어도 물리지가 않는다. 

그리고 심각한 정도의 목소리 페티쉬다. 내가 열렬히 좋아하는 배우 사토 타케루군이 여성에게 말할때 목소리를 무척 좋아해서 그의 목소리를 음성파일로 따서 들으며 잠들곤 했다. (당연히 알아듣지도 못하고 그의 외모는 뭐랄까 사실 전혀 내 취향이 아니다. 전혀 내 타입이 아니지만 저런 목소리라면 사랑할 수 있다) 


이 사토 타케루군이 주연한 영화중에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라는 작품이 있다. 그가 천재작곡가로 나오는데다 로맨스물이다. 상기의 원칙에 따라 내가 무척 좋아할듯하나 사실 그렇지 못했다. 


재밌게도 타케루군은 목소리는 정말 좋은데 노래는 딱히 잘하지 않고, 운동이나 액션연기는 훌륭하지만 사실 춤도 그다지 대단하지 않다. 그러다 보니 천재 뮤지션 역할을 이미 다른 영화에서도 한 바 있지만 영화에서 노래를 부르지는 않는다. 여자주인공은 정말 노래를 잘하고, 영화에 나오는 음악들도 무척 좋지만, 뭐랄까 아키(남주인공)가 영화속에서 누군가와 음악을 함께 한다거나 음악으로 성장한다거나 하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물론 아키는 작곡가기도 하지만)


그러니까 이 영화는 전혀 음악 영화가 아니라 로맨스물이다. 화면이 예쁜 평범한. 

대단한 영화는 아니지만 몇몇 장면은 정말 사랑스러워서 가끔 돌려보곤 한다. 

심지어 dvd도 가지고 있다 ㅎㅎㅎㅎ


첫만남에서 여자주인공이 지나치려는 남자주인공의 후드를 잡아 당겨 반했다고 말할때

여자주인공이 우연히 남자주인공을 발견하고 너무 좋아서 물건을 마구 흘리며 뛰어올때

콜라를 마신 여주인공에게 갑자기 입을 맞출때

헤어지는게 아쉬워서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손을 흔들때


여자주인공이 정말 사랑스럽다. 그녀는 5천대 1의 경쟁률을 뚫을 만하다. 

영화가 제법긴데 이렇게 안아주고 싶은 그녀와의 심쿵 이야기는 짧디 짧고,

원스처럼 함께 음악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도 아니고

아키의 고뇌만 가득하다 보니 다소 아쉬운 영화가 되었다.


세계의 많은 이들처럼 일본 애니를 보다가 일본 드라마와 영화에 입문하게 되었다. 이 영화도 만화가 원작이고 만화가 더 재밌다. 지금 상영중인 그의 영화 바쿠만도 만화가 원작이다. 바쿠만은 원작을 좋아했던터라 실망할까 보기가 무섭다. 나는 사실 웹으로간 만화에 스크롤에 적응하는데도 꽤 어려움을 겪었다. 만화의 사각 공간의 제약에서 오는 압축이 좋다. 길고길게 시리즈가 이어지는 점도 좋고, 작가의 말 이나 작가의 자기 소개 같은 사족이나 곁가지 이야기들도 좋다. 영화가 되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백가지 모습중에 일만 보여지는 것같은 아쉬움이 들곤한다.  


실망할지라도 아야노 고군이 주연한 피스오브케이크 dvd는 손에 넣고 싶다. 아주 재미있는 만화가 아닌데 그냥 그 심심한 이야기가 취향에 맞아 자꾸 보게 된다. 부천영화제에 상영된다는 소식을 너무 늦게 접해 놓쳤다. 


타게루군의 작품으론 내년에 개봉할 예정인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은 꼭 보고 싶다. 죽음을 앞둔 청년앞에 악마가 나타나 세상에 하나씩 무언가를 없애는 대신 그에게 하루씩 삶을 연장해주는 소설이 원작이다. 홋카이도 풍경도 그립고 해서 기대가 된다.  


*추신 : 요즘엔 원피스를 읽고 있다... 누군가와 미친듯이 원피스 얘기가 하고 싶다... 나랑 할 사람??? - 원피스 덕후 구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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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1 01: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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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4 01: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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