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 신경숙 짧은 소설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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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무심천 산책길에 하늘을 올려다보면 어느 날 둥근 달이 환하게 떠있다. 가만히 올려다보면 달도 나를 바라보는 느낌이 들고 가슴 한켠에 풀리지 않는 응어리가 있을 때면 달에게 속내를 드러내고 투정을 부린다. 보름달에게는 이루고 싶은 소망을 슬쩍 내비치기도 한다. 달은 그렇게 한줄기 빛이 되고 위로가 되며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그녀의 전작 『엄마를 부탁해』에서 보여주는 무거움, 먹먹함에 비하면 이 책은 솜털처럼 가볍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을 즐겁게, 때로는 가슴 따뜻하게 보여준다.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달빛처럼 반짝이는 스물여섯가지 짧은 소설이며, 초승달, 반달, 보름달, 그믐달로 구분지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달 모양에 따른 특별한 개연성은 없지만 나름대로 유추해보니 각각의 달이 주는 이미지처럼 글에도 달의 모습과 닮아 있다. 초승달은 이웃, 동물, 가족, 친구, 엄마, 추억 등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추운 겨울 길고양이 가족을 위해 준비한 사료를 까치가 점령하고 다른 까치 무리와 음식 다툼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름 겨울나기 하는 동물들에 개입한 나를 탓한다. 매일 아침 엄마에게 문안 인사를 했던 여동생이 미국으로 떠난 뒤, 무심했던 나는 동생처럼 연속극 이야기를 시시콜콜 하면서 엄마와의 거리감을 좁혀간다.

반달은 사람에 대한 그리움, 외로움이 묻어난다. 나비장을 좋아하는 딸에게 갖다 주기 위해 무거운 짐을 들고 전철을 탄 노모를 지켜보는 타인들의 시선에는 안쓰러움이 담겨 있다. 11월이 되면 집에 들어가기 싫어 북카페에 매일 들르는 남자의 이야기, ‘그녀가 죽었을 때, 사람들은 그녀를 땅속에 묻었다. 꽃이 자라고 나비가 그 위로 날아간다. 체중이 가벼운 그녀는 땅을 거의 누르지도 않았다. 그녀가 이처럼 가볍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을까.(브레히트의 『나의 어머니』)’ 를 인용하면서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이야기 한다.

보름달은 소원을 빌 듯 꿈에 대해 이야기한다. 귀농의 꿈, 드럼을 치고 싶어 하는 고2가 된 딸의 꿈, 동년배 커피집 주인의 꿈과 세계를 상대로 일생을 걸었다가 좌절하고 지금은 마비되어가는 몸으로 커피집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노인이 오버랩 된다. 치열한 삶을 살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사는 것이 행복이지만 삶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음을 우리는 한참을 살고 난 뒤에야 깨닫는다.  

그믐달은 더불어 사는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치과에 가기 싫어 몇 번을 예약 취소하는 어른의 일상에 웃음이 난다. 교수 임용시험장에서 번번이 만나는 Q와 A의 공생하는 모습이 처량하면서도 서로 의지하는 모습이 다행스럽다. 치과에서 만난 할머니들이 예수에 대한 허무맹랑한 대화에 그만 큰소리로 웃고 말았다.

평범한 일상이 무료하다고 생각될 때, 함박웃음을 짓고 싶을 때, 누군가의 위로를 받고 싶을 때 이 책을 추천한다. 책을 읽는 내내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짓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저자는 ‘달에게 먼저 전해진 이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들이 가능하면 당신을 한번쯤 환하게 웃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이 봄날 방을 구하러 다니거나 이력서를 고쳐 쓸 때, 나 혼자구나 생각되거나 뜻밖의 일들이 당신의 마음을 휘저어놓을 때, 무엇보다 나는 왜 이럴까 싶은 자책이나 겨우 여기까지? 인가 싶은 체념이 당신의 한 순간에 밀려들 때, 이 스물여섯 편의 이야기들이 달빛처럼 스며들어 당신을 반짝이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고 끝을 맺는다.

 

할머니1 : 야야! 근데 예수가 죽었다 카대.

할머니2 : 와?

할머니1 : 못에 찔리 죽었다 카네.

할머니3 : 내 그리될 줄 알았고마. 머리를 그리 산발하고 허구헌 날 맨발 벗고 길거리를 그리 싸돌아댕기싸니 못에 안 찔리고 배기겠나.

할머니4 : 근데 예수가 누구꼬?

할머니5 : 글쎄...... 모르긴 해도 우리 며늘애가 자꼬 아부지, 아부지, 해쌌는거 보이 우리 사돈영감 아닌가 싶네.

 

p. 204-205



 
 
수퍼남매맘 2013-04-20 18:50   댓글달기 | URL
푸후훗!!! 할머니들의 대화가 <개그콘서트>저리 가라네요.

세실 2013-04-21 22:33   댓글달기 | URL
그쵸? 빵 터졌어요. 카피해서 직원들 나눠줬네요.
지금은 나가사키 게스트 하우스예요^^

프레이야 2013-04-25 22:32   댓글달기 | URL
모야모야 ㅎㅎ 할머니들 유머 대단한대요 ㅎㅎ
세실님 제목처럼 솜털처럼 가벼운 이야기가 막 그리워라~

세실 2013-04-26 13:24   URL
그쵸? 읽고 싶어도 조금만 참으세용^^
예수님 이야기 ㅋㅋㅋ 저도 빵 터졌답니다.
재미난 이야기 많아요~~
 
안녕 다정한 사람
은희경 외 지음 / 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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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여행이란 내 안의 고갈된 에너지를 재충전 하는 것이며, 한 달 동안 꼬박 출근했을 때 주어지는 보상이고, 엄마, 아내로 열심히 산 것에 대해 위로하는 선물이다. 여행은 주로 가족과 함께 가지만, 1년에 한 번은 가족이 아닌 지인과 자유여행을 계획하고 떠난다. 올해 나를 위한 여행은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규슈지역이다. 4월말 예정으로 항공권과 호텔, 료칸 등을 예약하면서 여행의 설레임은 시작된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작가, 음악인, 영화감독 등이 가고 싶은 나라를 자발적으로 선택하고, 각각의 색으로 표현한 10인 10색의 여행에세이이다. 와인을 만나러 호주로 떠난 은희경에게 여행은 낯선 사람이 되었다가 다시 나로 돌아오는 탄력의 게임이다. 그녀에게 와인은 ‘혀끝에서 조용히 인사를 나누더니 이내 신비롭고 서늘한 매혹으로 입안을 장악했고, 삼킨 뒤까지 오래 남아 향기의 품위를 지켰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리움 같은 맛이었다. 애잔하고 아련했다.’ 그녀의 와인 예찬은 마치 사랑에 빠진 연인처럼 달콤하고 사랑스럽다. 잘 정돈된 포도밭 언덕을 바라보며 와이너리 카페의 커다란 창에서 쏟아지는 햇빛과 산들바람을 느껴보고 싶다.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과 핀란드 로바니에미로 떠난 이병률에게 여행은 바람, ‘지금’이라는 애인을 두고 슬쩍 바람피우기이다. 아주 작고 달콤한 케이크로 표현한 겨울의 탈린은 크리스마스 준비가 한창이다. 내 의지에 의해서가 아니라 눈보라에 떠밀려 돌아왔으면 싶었다는 한겨울의 탈린은 천진하면서 소박한 낭만, 예스러운 분위기라니 가보고 싶다. 북극선이 지나는 로바니에미는 산타클로스 마을이며, 크리스마스가 되면 세계 각국에서 보내오는 편지가 산을 이루는데 하나하나 답장을 하는 우체국 직원들의 마음은 이미 산타클로스가 된다.

 

괌 인근의 미크로네시아 연방의 섬들을 여행한 소설가 김훈에게 여행은 세계의 내용과 표정을 관찰하는 노동이다. 또한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에게 여행은 물이고, 시원한 생수고, 수도꼭지다. 그녀와 나의 공통점은 바다를 좋아하는 것. 뉴칼레도니아의 무인도로 떠난 그녀는 ‘이번에도 난 바다를 찾았다. 그 열린 공간, 육체와 같은 온도의 바닷물, 은은한 바람에 실려 오는 바다 내음, 햇살 다. 너무나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것들, 나를 마법의 세계로 인도해주는 것들이다.’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느낌이 든다는 무인도로 떠나는 여행은 한번쯤은 경험해 보고 싶은 일상탈출이다. 그 외에도 요리사이며 에세이스트인 박찬일의 일본 에키벤 도시락 여행, 뮤지션 장기하의 맥주와 공연을 마음껏 즐긴 영국 여행, 소설가 신경숙의 뉴욕 맨해튼 거리, 뮤지션 이적의 캐나다 퀘백여행, 영화감독 이명세의 태국여행, 성냥개비를 씹으며 바바리코트를 흩날리던 주윤발과 비련의 도시 장국영이 생각나는 홍콩을 여행한 소설가 백영옥 등 열 가지 빛깔들이 각각의 향기가 난다.

 

<안녕 다정한 사람>은 각 나라의 소개에 머물지 않고 그 곳에 말 걸기를 시도하면서 우리가 미처 여행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미세한 손짓들을 옹기종기 풀어놓는다. 이 책에는 그 나라를 대표하는 흔한 조형물, 유명 관광지는 나오지 않는다. 마치 그곳에 오래전부터 산 것 같은 일상의 작은 풍경들을 그들은 이야기 하고 있다.

 

독서의 즐거움 중 하나는 간접경험이다. 특히 여행 안내서나 여행 에세이는 일상에 쫓겨 시간이 없을 때 글과 사진을 통해서 마치 여행하는듯한 기분을 갖게 한다. 하이얀 벚꽃이 눈처럼 내리는 오늘 이 책으로 여행의 설레임을 만끽해보는 것은 어떨까?



 
 
2013-03-22 18:32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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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23 09: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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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23 12:34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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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23 14: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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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 제12회 '천상병 시상' 수상작 창비시선 310
송경동 지음 / 창비(창작과비평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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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선택하는 기준은 마음에 와닿음, 따뜻함, 진솔함, 정화, 미사여구 배제 등이다. 감언이설이나 낯간지러운 시, 현혹하는 시는 참으로 부담스럽다. 송경동의 표현처럼 '오래 산 나무에 대한 은유로 가득찬 시들을 보면 벌목해버리고 싶은 충동'을 나도 느낀다. 시인과 나는 동시대를 살았다. 그가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공단 노동자로 살아갈때, 나는 운동권에 대한 막연한 환상만 간직한 채 맹목적으로 한 남자를 좋아한 적이 있다. 물론 그가 나의 존재를 아는지 모르는지 확인도 하지 못하고 나만의 짝사랑으로 끝이 났다. 어렴풋하게 감옥에 있다는 소문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어느날

한 자칭 맑스주의자가

새로운 조직 결성에 함께하지 않겠느냐고 찾아왔다

얘기 끝에 그가 물었다

그런데 송동지는 어느 대학 출신이오? 웃으며

나는 고졸이며, 소년원 출신에

노동자 출신이라고 이야기해주었다

순간 열정적이던 그의 두 눈동자 위로

싸늘하고 비릿한 막 하나가 쳐지는 것을 보았다

허둥대며 그가 말했다

조국해방전선에 함께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라고

미안하지만 난 그 영광과 함께하지 않았다

 

십수년이 지난 요즈음

다시 또 한 부류의 사람들이 자꾸

어느 조직에 가입되어 있느냐고 묻는다

나는 다시 숨김없이 대답한다

나는 저 들에 가입되어 있다고

저 바다물결에 밀리고 있고

저 꽃잎 앞에서 날마다 흔들리고

이 푸르른 나무에 물들어 있으며

저 바람에 선동당하고 있다고

가진 것 없는 이들의 무너진 담벼락

걷어차인 좌판과 목 잘린 구두,

아직 태어나지 못해 아메바처럼 기고 있는

비천한 모든 이들의 말 속에 소속되어 있다고

대답한다 수많은 파문을 자신 안에 새기고도

말없는 저 강물에게 지도받고 있다고

 

 

비시적인 삶들을 위한 편파적인 노래

(붕어빵아저씨 고 이근재 선생님 영전에)

 

어떤 그럴듯한 표현으로 그려줄까

13년 동안 밀가루값 가스값 빼면

100원 벌었고 200원 벌었고 300원 벌었고를 헤아리며

변함없이 붕어빵만 구웠을 당신의 무미건조한 삶을

당신 옆에서 또 그렇게 순대를 썰고 떡볶이를 팔던

당신의 아내를

 

어떤 그럴듯한 은유로 보여줄까

2007년 10월 11일 오후 2시 일산 주엽역 태영프라자 앞

트럭을 타고 갑자기 들이닥친 300여명의 용역깡패들과 구청직원들에게

붕어틀이 부서지고 가판이 조각나고

조각난 리어커라도 지키려다

부부가 길바닥에서 얻어터지며 울부짖던 날을

 

어떤 아름다운 수사로 그 밤을 형상화해줄까

잘난 것 없는 죄, 못 배운 죄 억울해

붕어빵 순대 떡볶이 팔아 대학 보낸

자식들 마음 아플까봐 몰래 숨죽여 울며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른 채

여보, 미안해 여보, 미안해

부르튼 아내 손 꼭 잡은 채 잠들지 못했다는 그 밤을

 

어떤 상징으로 그 아침을 새겨줄까

뜬눈으로 새웠을 새벽 4시30분

일용일이라도 나갔다 오겠다고 나간 아침

일은 잡지 못하고 낙엽처럼 떠돌다

길거리 나무에 목을 매단 당신

 

당신의 죽음 앞에서

어떤 아름다운 시로 이 세상을 노래해줄까

어떤 그럴듯한 비유와 분석으로

이 세상의 구체적인 불의를

은유적으로 상징적으로

구조적으로 덮어줄까

송경동. 그는 참 감성적인 사람이다.

 "나는 저 들에 가입되어 있다고, 저 바다물결에 밀리고 있고, 저 꽃잎 앞에서 날마다 흔들리고......"

출신 대학, 소속등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들에, 바다물결에, 꽃잎에 흔들린다는 표현이라니.... 통쾌하다.

지극히 현실 참여적이면서도, 지극히 시인스럽다. 아 좋다!

 

붕어빵 아저씨에 대한 글을 읽으며 방관자적인 내 모습이 많이 부끄러웠다. 그들의 고단한 삶을 생각하니 먹먹해진다. 남겨진 부인은 어떻게 살아갈까? 자식들은..... 용역 깡패들과 구청 직원들은 죄의식은 느끼고 있을까?
도서관 아래 붕어빵을 파는 아주머니의 주름 가득한 얼굴이 문득 떠오른다. 그 분도 힘든 하루 하루를 살고 계시겠지.


금요일 오후 사무실에 앉아 그의 시를 읽으며 혼자 훌쩍거린다. 왜 세상은 착하게 사는 사람들을 벼랑끝으로 내몰까? 당연히 누려야할 자신의 권리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을 왜 힘들게 하는걸까? 왜 구청 직원들은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들로 인식되도록 하는걸까?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공무원! 말로만 더불어 사는 사회, 공정 사회가 아닌 모두 함께 잘 사는 사회가 되었으면...... 최소한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였으면 한다.



 
 
프레이야 2013-02-15 20:28   댓글달기 | URL
송경동 시인집이군요.
문득, 제목을 다시 봐요. 사소한 물음에 이젠 하나씩 답을 하며 살아야할 나이인데 싶어서요.
아직도 리처드 파커랑 살며 허우적대는 저를 반성하며..
세실님의 심플하고 맑고 경쾌한 에너지 좀 받아야겠어요.ㅎㅎ 그날^^

세실 2013-02-16 09:04   URL
사소하다고 하지만 절대 사소하지 않은 이야기들.....
현실 참여 작가들이 많이 늘어나면 좋겠어요.
에이. 저도 이제 쇠락해가고 있어요. 호호호
그날 뵈어요^^

시아 2013-02-15 22:42   댓글달기 | URL
세실님~~저도 송경동의 시집 넘 좋아하는데 이거 평점이 너무 짠거 아냐요???ㅎㅎㅎㅎ

세실 2013-02-16 09:05   URL
쿄쿄쿄 전 분명 별점 네개 했는데 지금보니 세개. 하나 추가요~~~
넘 현실감이 강하고, 절 울려서 별점 하나 뺐어요. ㅋㅋㅋ

2013-02-15 22:44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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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16 09: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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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16 11: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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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16 14: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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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3-02-16 19:16   댓글달기 | URL
<희망버스>때문에 시인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시집은 읽어 본 적이 없네요.
위에 써진 시를 보니 한 번 사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세실 2013-02-18 13:03   URL
시가 좀 강성이지만 우리가 외면하면 안되겠지요.
시인이 겪은 혹은 지켜본 일들을 시로 표현했는데 참 좋아요.

2013-02-16 22:13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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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18 13: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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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02-17 11:56   댓글달기 | URL
이런 시집은 너무 마음이 아파서 힘들어요.
우리 현실은 글보다 더 아프지만, 문장으로 찌르는 힘은 현실보다 더 아프게 느껴져요.ㅠ

세실 2013-02-18 13:08   URL
저두 글썽거리면서 읽었습니다.
살아있는 시, 마음에 콕콕 와닿는 시네요.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2013-02-19 19:28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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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0 13: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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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0 17: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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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에 내가 있었네 (반양장)
김영갑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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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에 옆지기와 1박2일 제주도 여행을 한다. 아이들이 없으니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고, 내가 가고 싶은 대로 행선지를 고를 수 있어 작은 설레임도 인다. 첫번째로 가고 싶은 곳은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작년에 한라산을 등반했음에도 두모악이 한라산의 옛말이었음을 책을 통해서 알았다.

이 책은 김영갑의 자서전이다. 김영갑은 제주도의 자연을 찍는 사진 전문 작가가 되기 위해 생업도 포기하고 오로지 카메라에 의지해 평생을 살았던 사람, 전시회를 열었지만 전시회장에 나타나지도, 작품을 팔 생각도 하지 않았던 사람. 평생을 지독한 가난과 루게릭 병에 시달리면서도 자신의 갤러리를 완성하기 위해 남은 여생을 보냈던 사람이다.

그는 어쩌면 삶을 거꾸로 사는 아웃사이더였고, 우리가 보편적으로 추구하는 안정된 삶에 최소한의 가치도 두지 않았다. 너무도 쓸쓸하다고 표현한 마라도에 잠시 머물면서 황홀한 순간을 찍기위해 몇날 며칠을 기다리는 그는 그 순간은 평생동안 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문학평론가 안성수는 20만 장의 사진 원고를 내걸고 예술혼 굿을 여는 그를 사진 무당으로 표현했다. 밥은 굶더라도, 돈을 아껴 필름을 사는 그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러나 그는 자신을 불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무런 꿈 없이 하루 하루 살아가는 우리네처럼 평범한 사람이 그의 눈에는 한심스러워 보일수 있을수도. 죽는 순간까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열정적으로 하다간 고 김영갑. 책에는 한라산의 사계를 보여주는데 그림처럼 아름답다. 고통스러운 삶을 살다간 김영갑. 자신을 돌보고 좀 더 사랑했더라면 더 좋은 작품이 많이 남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에 가면 그가 그리울듯 하다.

"나는 그 심술궂은 바람을 좋아한다. 바람은 멀리서 씨앗들을 한 움큼씩 가져와 내게 잘 보이려 아양을 떤다. 나는 그 바람을 품에 안고 사시사철 함께 중산간 초원을 떠돈다."

" 마라도는 사방을 둘러보아도 바다다. 물고기는 바다를 떠나 살지 못한다. 사람은 땅을 떠나 행복할 수 없다. 자연은 말없이 가르친다.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 바위틈에 솟아나는 샘물을 보아라. 굳은 땅과 딱딱한 껍질을 뚫고 여린 새싹이 돋아나는 것을 보아라. 살아 꿈틀거리는 망망대해를 보아라. 빗방울이 모여 개울이 되고 강이 되고 바다가 된다. 자연이 들려주는 소식에 귀 기울이면 삶이 보이고 세상이 보이고 내가 보인다. 이제 눈을 감고 자연의 소리를 들어라."



 
 
hnine 2013-01-18 05:51   댓글달기 | URL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접어야 하는 것일까요.
사진 무당이라고까지 불리는 그의 갤러리에 저는 언제쯤 가볼 수 있을지...
1박 2일이면 너무 짧은거 아닌가 싶지만 그도 못가는 저도 있는데요 뭘.
사진 많이 많이 찍어오세요. 세실님 모습도 넣어서요 ^^

세실 2013-01-27 12:00   URL
루게릭병에 걸려 투병생활을 하면서 고통을 잊기 위해 만들었다는 김영갑 갤러리.
대부분 제주도의 풍경을 담았다는 그의 사진들이 기대됩니다.
화요일 아침 8시 비행기로 갔다가 다음날 오후 7시30분 비행기로 도착합니다.
연초라 옆지기도 저도 자리를 많이 비울수가 없네요. 아쉽지만 짧게~~~~

프레이야 2013-01-18 09:32   댓글달기 | URL
이틀이라도 알차게 잘 돌아보고 오세요. 그럼 그리 짧지만도 않을 거 같아요. ㅎㅎ 좋겠당

세실 2013-01-18 09:34   URL
그쵸? 안가본곳만 들리려구요. 많은 곳을 여행하기 보다는 무언가 여운이 남는 여행으로....
올레 7코스랑 김영갑 갤러리, 성이시돌 목장, 에코랜드, 용머리 해변가 정도를 거닐다 오려고 합니다.
저도 설레여요~~~ ㅋㅋ

꿈꾸는섬 2013-01-18 11:16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오랜만이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제주도 가시는군요. 부러워요.
제가 아끼던 <그 섬에 내가 있었네> 이 책 보니 반가워요. 근데 이제 제 소유가 아니네요. 가을에 제주도 간다는 분께 선물로 드렸거든요.
세실님 1박2일도 알차게 보내실 수 있을거에요. 잘 다녀오세요.^^

세실 2013-01-18 15:22   URL
감사합니다. 님도 올 한해 행복 만땅하시길요~~~~
이 책 읽고 김영갑 갤러리 가면 감회가 새로울듯요.
책 참 좋았어요.
후기 남겨야겠어요^^

순오기 2013-01-18 17:25   댓글달기 | URL
화요일이면 며칠 안 남았네요~
두모악을 들리면 분명 좋은 여행이 될거에요.^^

세실 2013-01-18 17:37   URL
오늘 일정 짜는데 설레입니다.
오롯이 나를 위한 일정 그리고 여행. ㅎㅎ
그쵸? 기대됩니다. 오기언냐 리뷰도 한 몫했어요. 땡큐^^

희망찬샘 2013-01-20 11:46   댓글달기 | URL
우와, 멋져요. 옆지기님과의 오붓한 (화려한?) 여행. 좋은 시간 보내고 오셔요.

세실 2013-01-20 12:09   URL
ㅋㅋ 때로는 신혼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그렇게 즐기다 오겠습니다.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이 제일 기대됩니다.
 
야생사과 창비시선 301
나희덕 지음 / 창비(창작과비평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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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시집을 펼치고 싶을 때가 있다. 어떤 시를 읽을까? 내가 좋아하는 시인이 누구였더라?
기억을 더듬어 보니 문태준, 나희덕, 정호승, 황동규 시인 정도.....ㅇ

오늘은 나희덕 시인의 <야생사과>를 읽었다.

캄캄한 돌

 

메카의 검은 돌은
원래 흰색이었다고 해요

 

아담과 이브가 낙원에서 쫓겨나면서
손에 움켜쥐고 나온 돌,
수많은 순례자들이 찾아와

입 맞추고 만지는 동안

고통을 빨아들여 캄캄한 돌이 되었다죠

 

내게도 검은 돌이 하나 있어요

그 돌은 한때 물속에서 아름다웠지요

 

오래전 해변을 떠나며

무심코 주머니에 넣고 온 돌,

그러나 그토록 빨리 빛바랠 줄은 몰랐어요

내가 고통을 견디는 동안

고통이 나를 견디는 동안

돌 또한 나를 말없이 견디어 주었지요

 

어느날부터인가 돌을 만지는 게 두려워졌어요

돌을 열 수도, 닳게 할 수도 없으면서

돌의 본성이 너무 깊이 박힌 손,

만지는 것마다 돌이 되어버릴 것 같았지요

 

빛바랜 돌을 바라보며 떠올려봐요

돌이 물속에서 빛나던 때를

검은 물기 위에 어룽거리던 무지개를

 

그 찰랑거리던 아침이 내게도 있었겠지요

메카의 검은 돌이

오래전 흰색이었던 것처럼

 

 

 

밤 강물이여

 

낯선 물결이 반짝인다

바로 눈 앞에서, 또는 아주 먼 곳에서

 

몇시간째 그 흐름에 몸을 맡기고 있으니

누가 흐르는지 알 수가 없다

 

수면 위로 떠올랐다가

어디론가 흘러가는 기억의 포말들

 

밤 강물이여

여기, 나를, 내려놓는다

 

비로소 그를 미워할 수 있게 되고

비로소 그를 용서할 수 있게 되는 곳

 

아무리 오래 앉아 있어도

아무도 나를 깨우러 오지 않고

 

 

이틀쯤 굶어도 배고프지 않고

마음의 공복만으로도 배가 부른 곳

 

몸 속 깊이 잠들어 있던 강물이 깨어나

물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곳

 

밤 강물이 고요한 것은

더 깊이 더 멀리 움직이기 때문이다

 

기억하고 싶은 시 두 편.



 
 
프레이야 2012-08-26 19:21   댓글달기 | URL
밤강물을 쳐다보고있었던 적이 있었지요. 더 깊이 더 멀리 흘러가는 그 고요의 힘을 나직하게 느끼며ᆢ 공복만으로도 배부른 그런 텅빈 충만감, ^^ 이 시 참 좋으네요.

세실 2012-08-27 08:27   댓글달기 | URL
그쵸? 밤 강물, 밤바다. 바라보고만 있어도 행복합니다.
무언가 정리가 되는 느낌,
아닌건 미련 갖지 말자 하는 비우기가 됩니다.

오늘 홍대거리로 공지영 북 콘서트 갑니다.
의자놀이 마음 아픈 시간이 되겠지만, 외면할수 없겠지요.
행복한 한주 되세요^^

프레이야 2012-08-28 23:54   URL
의자놀이, 어떻던가요?
도서관에 있길래 빌려볼 생각이에요. 사실 이런 책을 사서 읽어줘야하는데 말이죠.ㅠ
근데 한겨레신문에 난 기사를 보니 하종강 님과의 갈등이 있더군요.
표절 문제던데, 공지영 작가의 그후 태도가 좀 도발적이고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sns에 너무 과격한 어조를 보이니 참ㅠㅠ

세실 2012-08-29 09:01   URL
말 그대로 르포르타즈입니다. 쌍용자동차의 진실?
우리가 왜곡해서 알고 있던 또는 알지 못했던 사실을 자세히 설명해주어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빌려보셔도 좋을듯 합니다.......
그 갈등은 요즘 핫이슈가 되고 있는 SNS 저작권과 비슷한 이유입니다.
원저가 오리지널 원저가 아니었던거죠. 리트윗 하다보면 누가 원저인지 모르듯이....
공지영씨가 많이 과격해졌죠?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좋은데, 왜 운동을 하면 그렇게 되는지...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맑게 개인 하늘이 조금은 무섭게 느껴지지만, 힘찬 하루 보내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