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가 끝나가는 일요일 저녁. 아쉬움과 함께 알라딘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 프야언니의 책 <앵두를 찾아라> 를 읽는다. 책이 세상에 나오기 전, 우리 5공주는 어떤 제목으로 할까? 표지는? 하며 많은 대화를 나누다 결국 내용을 가장 잘 아는 프야언니가 원하는 제목과 표지로 결론을 맺었다. 언니가 보내주신다는 책을 기다릴 수 없어 알라딘에서 구입했다. 세상에나 책은 총알 배송이 무색하게 4일후에 도착했고, 다음날 언니가 보내주신 책도 왔다. 도서관에는 내년도에 비치할 예정이니 또 한 권은 지인에게 선물해야겠다. 언니 책이 나올 무렵 도서관은 이미 4/4분기 구입도서가 들어온 상태였다. 대부분의 공공도서관이 비슷한 실정이라 내년도 3월에나 구입 신청할 듯하다. 참으로 아쉽다!

 

프야언니는 단아한 외모처럼 글도 어찌나 정갈한지 따뜻한 차 한 잔 곁에 두고 몸을 꼿꼿하게 세우고 봐야할 듯한 느낌이다. 에세이는 자신의 속내를 다 드러내야 하는 부담이 있을텐데 적당히 절제하고, 적당히 드러낸다. 글 속에 우리 말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고, 우리 글의 고운 결을 잘 살려냈다. 제목의 앵두가 물고기임을 '앵두를 찾아라' 전문을 읽고 나서야 알았다. '앵두는 물 속에 산다'는 첫 장의 글을 읽으면서도 앵두는 그저 빨간 열매라고 생각했다.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어하는 딸의 성화에 대신 키운 앵두를 세밀히 관찰하며 물고기에게서 삶의 지혜를 배우는 프야님의 혜안이 그저 감탄스럽다.

 

앵두는 물속에 산다.

자정이면 작은 의식을 치른다. 세상의 불을 끄는 일이다. 불을 끄기 전, 하루치 세상 안을 한 번 더 들여다본다. p.64

 

앵두는 진정한 웰빙족이다. 밤이 되면 아직 놀고 있는 친구들과 조용히 거리를 두고 물풀 뒤쪽이나 바위 뒤에 자리를 잡고 홀로 잠을 청한다. 고독은 즐길 만한 값진 정서가 아닌가. 수면 가까이에 몸을 반듯이 누이고 세상의 평화를 안고 잘 때는 고고해 보이기까지 한다. 아침이면 친구들은 자고 있어도 언제 일어났는지 벌써 가벼운 운동을 하고 있다. 먹는 것에는 그리 매달리지 않는다. 먹이를 주면 반색하는 기색도 없이 제 할 일을 하고 있다가 친구들이 다 먹고 돌아서면 유유히 다가와 입을 벌린다. 소식으로 만족하고 경쾌하게 꼬리를 돌려 미끄러져 간다. 그래서인지 앵두는 친구들에 비해 몸집이 크게 불어나지 않고 건강하고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 본능적인 욕구에 집착하지 않고 과욕하지 않기란 진정한 자유를 구가하는 비결이다. 자유롭지 않음은 아직 버리지 않은 게 많다는 말이다. p.67 

 

프야님은 때로는 마치 우리 친언니 같다. 나는 엄마에게 혼날때면 도망가기 바쁜데, 친언니는 가만히 앉아 엄마가 내려치는 빗자루 세례를 다 맞았다. 도망갈 법도 하지만 그저 고개만 숙이고 커다란 눈에서 굵은 눈물만 뚝뚝 떨어졌다. 약 먹기 싫어하는 프야언니를 우물가에 데려가 무섭게 벌 주는 아버지나, 벌에도 아량곳하지 않고 약을 먹지 않고 버티는 언니나 대단하다. 우리 친언니까지 포함해서...

 

고등학교때 폐결핵에 걸렸을때 요양을 하기보다는 기숙사 생활을 선택하고 직접 주사를 놓아준 엄마, 선뜻 방을 내어준 가게집 주인아저씨...산다는 것은 끝없이 빚을 지는 일이라는 글과 빚꾸러기라는 제목이 와 닿는다. 내가 이 자리에 오기까지 나 대신 희생을 한 시부모님께 요즘 참 무례한 내 자신이 부끄럽다. 그 빚을 갚을 날이 올까? 

 

윤정희 주연의 영화 '시'를 보며 소설가 박상륭의 글을 인용한다.

 

소설가 박상륭은 '아름다움'의 어원을 '앓음다움'에서 찾았다. '앓음'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서 애쓰는 상태를 말하고 괴로움과 고통을 견디고 인내하는 마음의 작용이다.

앓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는 말이 된다. 허허한 웃음과 내용 없는 가벼움이 득세하는 시대에 아름다움은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 애를 써야만, 진정으로 앓아 봐야만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책을 읽자마자 빠져든다. 마치 소설처럼 가독성이 좋다. 그녀의 다음 책은 소설이어도 좋겠다. 에세이를 읽으며 밑줄을 이리 많이 그어보기는 처음이다. 간결하면서, 우아한, 고급스러운 문체는 읽는내내 프야님이 그리워진다. 그녀는 어느새 영화평론가로서, 여행 작가로서 마치 화려한 춤사위를 펼치는 듯하다. 자그마한 몸짓에서 뿜어나오는 열정, 끼는 참으로 굉장하다. 단아한 외모만으로 평가하면 절대 오산이다.   

 

우리 5공주(나비언니는 오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1월 7일(목요일) 오후 3시 야나문에서 만난다. 내 맘대로 번개를 쳐본다. 마녀고양이님, 페크언니 그리고 또!  

 

야나문 북카페 :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240 2층 (부암동)

02-394-0057

 

 

 

일은 느닷없이 일어나는 게 아니라 나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인연의 바람이다. 손돌바람에 널브러지는 때도 있지만 산들바람에 하늘을 나는 날이 더 많음에 감사할 일이다. 선연도 악연도 인연이다.  p.57

 

본능적인 욕구에 집착하지 않고 과욕하지 않기란 진정한 자유를 구가하는 비결이다. 자유롭지 않음은 아직 버리지 않은 게 많다는 말이다.  p.67


 꽃만큼 유한한 것이 없다. 꽃만큼 무한한 것도 없다. 시간이 가면 추레해지는 게 어디 꽃뿐일까. 그 얄궂은 피조물이 갸륵해 보이는건 끝과 시작이 동시에 보여서다. 절정의 미로 피어오른 꽃봉오리는 뿌리와 줄기와 가지의 안간힘을 잊지 못한다. 피고 질 때를 아는 세상 모든 꽃들은 지고 피고 지는 때를 알지 못하는 사랑의 또 다른 이름, 순간과 영원의 애련한 이중주다.

살갑게 느끼지 못했을 뿐, 우리는 늘 꽃을 피워 왔다. 하나의 꽃이 아니라 다른 두 개의 꽃을. 나란히 앉아 있되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있다는 걸 인정하는 마음의 그 출발지를 생각해 본다. 향기도 색깔도 다른 두 개의 꽃다발을 하나의 화병에 담고 싶어진다. 노랑 곁에 보라, 보라 곁에 노랑. 보색의 어울림이 생각만해도 근사하다.

"할머니, 아이리스도 한 단 주세요."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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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5-12-27 21:09   댓글달기 | URL
좋아요~~ 함께할 수 있는 분들 같이 만나요!!♥

세실 2015-12-28 13:00   URL
일을 벌려놓고 조마조마했네요^^
언니도 좋아하셔서 다행이어요^^

blanca 2015-12-27 21:15   댓글달기 | URL
아, 프레이야님도 축하드리고 만남도 부럽네용^^ 후기 올려 주세요.

세실 2015-12-28 13:00   URL
블랑카님도 보고 싶어요~~~
아이가 아직 어려서 어려울까요?

프레이야freyja 2015-12-27 21:34   댓글달기 | URL
새해 벙개! 그저 반가운 얼굴들 보는 거로 해요~ 고마워요 세실님. 연말, 분주한 마음이 1월까진 이어질 것 같아요. 오공주 만남에 멀리있는 시아님이 빠져 아쉽지만 마음은 함께^^ 늘 힘과 위로가 되는 울오공주와의 인연, 고맙습니다.

세실 2015-12-28 13:02   URL
그쵸. 그쵸~~~ 반가운 얼굴들^^ 우리가 다 아는 ㅎㅎ
그날 시아언니도 혹시 오는건 아닐까요? 그랬음 좋겠어요^^
통화만 해도 어제 만난것처럼 편안한.....저에게도 큰 힘과 위로가 된답니다!!

붉은돼지 2015-12-27 22:50   댓글달기 | URL
알라딘 나라의 연세 지긋하신 ㅋㅋ 공주님들의 야나문 회동이라..
지난번처럼 섬섬옥수라도 후기 좀 올려주세요 ^^

세실 2015-12-28 13:03   URL
음 아직 연세라고 하기엔? 이라고 했지만 제가 스무살때는 이 나이는 분명 연세였어요. 흑!!!
왕비로 바꿔야 할까요? ㅎㅎㅎ
넵~~~ 섬섬옥수는 아니지만 손가락이라도 올리겠습니다~~~

hnine 2015-12-28 14:30   댓글달기 | URL
수필을 가독성 있게 쓰기란 쉬운 일이 아닐텐데 저도 손에 들어온 후 금방 다 읽었어요.
저자 글의 느낌을 세실님께서 간접적으로 비유하여 표현하셨는데도 제 마음에도 폭 하고 와닿네요.

세실 2015-12-28 13:04   URL
벌써 읽으셨구나. 역시~~~
절제미와 최대한 객관적으로 바라본.ㅎㅎ
행간도, 간결한 글도 참 좋죠^^

yureka01 2015-12-27 23:06   댓글달기 | URL
우리가 당대의 저자에게 더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이유..동시대의 사람이라는 연대가 있으니까요.
저도 주문해뒀습니다 ㅋ

세실 2015-12-28 13:05   URL
저자....마냥 부러운 단어입니다^^
맞아요. 전 요즘 응팔 보면서 열광하는데 바로 동시대의 사람이라는 끈끈함이죠~~~
유레카님의 평도 기대하겠습니다.

마녀고양이 2015-12-28 13:48   댓글달기 | URL
참 이상한 느낌이었어요,
책장을 펼치는데 너무나 그리운 느낌에 왈칵하는 거예요.
정을 준 사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이 이런 느낌이구나, 싶었어요.

세실 2015-12-28 16:52   URL
마고님 마음 이뻐라~~~
우리 특별한 사람들이죠.
이번에 꼭 만나요. 야나문은 종로 부암동에 있네요^^


pek0501 2015-12-28 22:26   댓글달기 | URL
늦게 소식을 접한 저를 용서하시기를... 세실 님도 프야 님도...

언젠가 책 내실지 알았어요. 앵두... 당연히 구입해 보겠습니다. 아, 궁금해라...^^

축하드리러 프야 님 서재로 쓔웅~~~


세실 2015-12-29 11:19   URL
궁금하죠?
참으로 재미있고, 우아한 책입니다.
프야님의 인품을 알 수 있는......
페크님 야나문 콜? 꼭 뵙고 싶어용~~~~~~~

2015-12-28 2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29 1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02 1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03 17: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반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2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안장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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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처럼 포근했던 토요일 오후, 언니랑 뮤지컬 `베르테르` 봤다.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원작으로 괴테의 경험담이 녹아 있다. 문학동네 이벤트에 당첨되어 무료 관람했다.
조승우가 아닌 엄기준이라 조금 아쉬웠지만 잘한다. 롯데의 전미도, 알베르트의 이상현도 멋지다.
남편이 있는 롯데에게 첫 눈에 반한 베르테르. 이루어질 수 없는 상실감에 자살을 선택한다. 책이 나왔을 당시 자살이 급증해 `베르테르 효과` 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잔잔하면서, 애잔한 스토리에 여운이 남는다.
원작 다시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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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5-12-20 16:01   댓글달기 | URL
언니, 저는 엉겹결에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었지만
이후 접근할 엄두가 나질 않아요. 아주 미성숙함의 극치랍니다, 이럴 때의 저는.

잘 지내시죵~ 안부와 애정을 전해요~

세실 2015-12-21 13:34   URL
저도 예전에 읽었는데 다시 읽고 싶네요~~ 글이 참 우아(?)하죠^^
물론...읽어야 할 책이 산더미ㅜㅜ

나도 마고님 보고싶다요^^ 조만간 서울에서 번개 칠까요? ㅎㅎ

마녀고양이 2015-12-21 14:19   URL
ㅇㅇ, 월화금 중 비는 시간 좀 있는데 주말은 일해요... 보고시퍼여~~~♡♡♡♡

세실 2015-12-28 13:06   URL
1월 11일(월) 얼굴 봐요~~~ 응?

마녀고양이 2015-12-28 13:49   URL
ㅇㅇ, 1월 11일 스케줄러에 미리 표기할게요,
시간과 장소 알려주세요. ^^, 신나라, 두근해요.

세실 2015-12-28 14:02   URL
야나문. 세-네시쯤?ㅎ

마녀고양이 2015-12-28 14:05   URL
아, 거기 오픈하셨다는 카페?? 오케이, 찾아볼게여~
 

 

인도의 카스트제도는 네 개의 계급으로 나눈다. 1계급은 브라만으로 승려, 사제에 해당한다. 2계급은 크샤트리아로 왕족에 해당되며, 3계급은 바이샤로 농민이나 상인 등의 서민, 4계급은 수드라 즉 노예계급을 말한다. 수드라 안에는 불가측천민 즉 하리잔이라 부리는 최하층 계급이 있다. 카스트제도는 현재 법적으로 폐지되었으나 오늘날에도 1억 명이 넘는 하리잔이 있으며 농촌에서는 여전히 부적정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랫동안 인도의 지배를 받은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에도 카스트제도가 존재했다.

 

이 책 연을 쫓는 아이(할레드 호세이지 저. 현대문학)’는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을 배경으로 부유한 상인의 아들 아미르와 비극적 운명을 지닌 하리잔 계급의 하인 하산의 이야기를 그린 성장소설이다. 또한 아프가니스탄의 비극을 뒤로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아프간 이민자들의 이야기다. 뉴욕타임즈에 5년 연속 베스트셀러로 선정되었으며 미국도서관협회의 청소년이 읽을 만한 도서에 선정되었다.

 

아미르와 하산은 주인아들과 하인의 관계지만 때로는 친구처럼, 형제처럼 의지하며 지낸다. 카불의 겨울에는 매년 연싸움 대회가 열린다. 아프가니스탄의 오랜 겨울 전통으로 상대방의 연줄을 끊어 연이 하나만 남을 때까지 싸움이 계속 된다. 끊어진 연은 먼저 잡는 사람이 주인이기에 도련님을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라는 말을 하며 연을 끝까지 쫓아가는 일은 주로 하산이 한다. 나약하고 소심한 아미르를 못마땅해하는 아버지 바바를 위해 아미르는 연날기 싸움에 우승을 하며 아버지의 입가에 미소를 지어준다. 그날 하산은 또래 남자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아미르는 못 본체 한다. 죄의식에 시달리던 아미르는 결국 하산의 가족을 내쫓는다.

 

사람들은 과거를 묻을 수 있다고 얘기하지만, 나는 그것이 틀린 말이라는 걸 깨달았다. 과거는 묻어도 자꾸만 비어져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나는 지난 26년 동안 아무도 없는 그 골목길을 내내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크고 작은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어릴 때 경험한 마음의 상처는 트라우마가 되어 내 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다가 불쑥 나타난다. 아미르는 하산을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으로 평생을 죄의식 속에 살아야했다. 하산의 아들 소랍을 양자로 입양하면서 악연의 긴 고리는 풀리고 희망적인 결말을 맺는다.

 

과거의 잘못은 시간이 지나면 퇴색되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선택의 기로에 설 때 정의로움을 추구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또한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할 때 사람은 한층 성숙해진다. 나라마다 인종, 국적, 종교의 차이는 있지만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보편적 가치는 존재한다. 이 책은 극심한 종교적 차별과 여전히 진행 중인 혼란스러운 정치사의 아프간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희망은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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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10-13 05:44   댓글달기 | URL
이렇게 글을 잘 써서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글빨 이라니!!!
근데 이 책은 읽었네~~~.ㅎㅎㅎㅎㅎㅎ
암튼 사랑해 세실!!!!!~~~~~^^

세실 2015-10-13 15:29   URL
어머 부끄러워라...
넘 편애한다니깐. 에이....
역시 사랑하면 다 예뻐보이는거죠^^
나두 나비님을 사랑해용~~~~~~~~~~~~~~~~~~~~~~~

pek0501 2015-10-14 02:01   댓글달기 | URL
˝사람들은 과거를 묻을 수 있다고 얘기하지만, 나는 그것이 틀린 말이라는 걸 깨달았다. 과거는 묻어도 자꾸만 비어져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나는 지난 26년 동안 아무도 없는 그 골목길을 내내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 같다.”
캬, 죽이네요.

세실 님의 글 구성도 캬, 죽이고요. 쉽게 쓴 것 같지만 이렇게 글 구성을 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지요.

그런데 님아, 왜 책을 넣지 않았나요? 리뷰인 것 같은데 혹시 실수?

세실 2015-10-15 15:33   URL
과거를 묻긴 참 어렵죠. 과거의 트라우마는 어느 순간 불쑥 나오고.....또 아파하고...
이 글이 제일 와닿았어요^^ 어쩜 이리도 감성을 깨우는지....소설 읽는 즐거움이죠.
정말요?
사실 이 글 쓰면서 많이 힘들었거든요. 거의 하루를 소비한듯요. 왜그리 쓰기 힘들던지요.
글 공부 더해야겠다 다짐했습니다.

그래서 책 넣었답니다. 감사해요^^

수퍼남매맘 2015-10-14 07:20   댓글달기 | URL
리뷰 읽다보니 저도 읽은 책이네요. 어쩐지 제목이 낯설지 않다 했죠.
끝까지 읽지 못 하고 책이 행방불명되어 결말을 아직 몰라요.

세실 2015-10-15 15:34   URL
음 가독력 굉장히 뛰어난데......재미있어요^^ 꼭 찾아보시길요.
결론은.....따뜻해요. 그리고 과거의 잘못은 언제든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내가 해결해야할 숙제라고요! ㅎㅎ
영화도 나왔답니다.
 
강신주의 감정수업 - 스피노자와 함께 배우는 인간의 48가지 얼굴
강신주 지음 / 민음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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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은 독서의 계절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조사에 따르면, 미국 사람은 한 달에 6.6, 일본 6.1, 프랑스 5.9, 중국 2.6권을 읽었지만, 우리나라 사람은 1.3권을 읽은 것으로 나타났다. “혹시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있는지요?” 아니면, “읽고 싶은 책이 있는지요?” 하는 질문에 하나라도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독서에 관심 있는 사람이다. 독서인구가 점점 줄고 있지만 전국의 공공도서관은 9월은 독서의 달이라는 현수막과 함께 독서와 관련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독서인구 저변확대에 노력한다우리도서관은 독서의 달 행사를 준비하면서 예술, 감정 그리고 인문학을 주제로 철학박사 강신주 작가강연회를 마련했다. 군 단위 도서관에서 작가강연회는 예산 부족 및 섭외의 어려움이 있지만 평소에 유명 작가를 접할 기회가 없어 신청자가 100명을 넘었다.

 

강연회를 준비하면서 강신주의 감정수업(민음사)’을 읽었다. 사람의 감정은 어른이 되면서 희로애락의 네 가지 감정으로 압축된다. 그 안에 자긍심, 경탄, 사랑, 호의, 환희, 겸손, 끌림, 희망이라는 섬세한 감정은 잊고 산다. 저자는 어른이 된다는 것은 감정을 억누르거나 죽이는 기술을 얻었다고 표현한다. 감정이 없다면 삶의 희열도, 추억도, 설렘도 없기에 지금 이 순간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살려 수많은 색깔로 덧칠해진 추억을 꺼내 들며 행복한 미소를 보낼 수 있는 다양한 얼굴과 빛깔의 감정들을 되찾는 수업으로 시작한다.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는 에티카에서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48가지로 나누어 각각의 본질을 명확히 규정했다. 저자는 이러한 감정에 우리가 접했던 문학 작품을 접목해 감정과 문학을 이야기한다. 밀란 쿤데라의 정체성’, 펄 벅의 동풍서풍’, 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연인’, 서머싯 몸의 인생의 베일’,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미우라 아야코의 빙점등 노벨 문학상 작품부터 일본, 중국, 멕시코 등 다양한 문학세계를 다룬다.

 

작가의 예리한 시선이 빛난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연인을 사랑의 감정이 아닌 우연적인 끌림으로 읽는 것이 그렇다. 가난한 집, 큰오빠만 편애하고 딸을 아끼지 않는 어머니, 이런 조건에서 어린 소녀는 부유한 중국인 사업가의 아들에게 끌림은 당연하다. 소녀는 자신의 감정이 우연적인 조건에 지배됨을 잘 알고 있다. 자신의 감정은 사랑이 아니라 단지 끌림에 불과하다는 것, 그러나 남자는 소녀를 진심으로 사랑했다. “끌림이란 우연에 의해 기쁨의 원인이 될 수도 있는 그 어떤 사물의 관념을 수반하는 기쁨이다. 타자와의 마주침에서 발생하는 기쁨이 필연적일 때, 우리는 이 기쁨을 사랑이라고 한다. 반면 그런 기쁨이 우연적일 때, 우리는 그것을 끌림이라고 말한다. 문학에서 인생론으로 읽게 된다

 

책 제목이 수업이고, 각 장 끝에는 철학자의 어드바이스가 있지만, 어렵거나 무게 잡지 않은 내안의 감정을 깨우는 시도로 봐도 좋다. 하늘은 투명하고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책 읽기 좋은 계절 가을, 내 안에 잠들어있는 억압되다 못해 거의 박제가 되어버린감정을 깨우기 위해 제목만 읽었던 문학 작품을 다시 읽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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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7 1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09 1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5-09-07 14:05   댓글달기 | URL
크- 세실님 리뷰 잘쓰십니다. 항상 감탄해요. 어떻게 이렇게 요약을 잘하시는지 말입니다.

세실 2015-09-09 18:58   URL
어머 다락방님 칭찬 받으니 기분 좋은데요^^ 감사합니다.
전 감성적으로 말랑말랑하게 쓰시는 다락방님이 부러워용~~~~~

프레이야freyja 2015-09-07 15:48   댓글달기 | URL
강연 들으러 못 가는 대신 책을 사는 것으로^^
땡스투유~

세실 2015-09-09 18:59   URL
아쉬워라.......음성까지 또 오기엔 엄두 안나시죠? 넘 멀어.....
부산에서 만나는걸루. 헤~~

프레이야freyja 2015-09-10 09:23   URL
강신주 들으러 그냥 음성 갈까? ㅎㅎ 갈등되네 강신주‥ 물어볼까요?

세실 2015-09-10 10:19   URL
그날....하샘이 강작가님 오송역에서 픽업하기로 했으니 그 차 타고 오심 되고...
갈때는 제 차도 있고.
운 좋으면 강작가님이랑 저녁도 먹고? 아님 우리끼리 먹고요?

pek0501 2015-09-19 13:30   댓글달기 | URL
왜 내 댓글이 없지? 그랬어요. 저는 여기에 제가 댓글 쓴 걸로 착각했다는... ㅋㅋ

세실 님은 뭘 따로 배우러 다니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작가강연회에다 독서 모임도 있고...
나이 들수록 말이죠, 발을 넓혀야 한다는데 님은 잘 살고 계십니다요.

이 책, 보관함에 담겨 있는 책이에요. 읽으셨군요. 저도 읽을까요? 추천하시겠어요?

세실 2015-09-21 17:00   URL
호호호 저도 그럴때 있어요^^
음...취미생활? 사진 배우고 싶은데 시간을 많이 뺏길까봐 주저하고 있어요.
저도 아이를 핑계로 폭을 좁히고 있는걸요.
주변에 사서만 많아용.

이 책 꽤 재미있어요. 소설을 좋아하시는 페크님께 추천합니다. 내일 드디어 강신주 박사가 우리 도서관에 옵니다~~~
 
주름
박범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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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때로 그렇다.
평온하고 안정된 삶일수록 은밀히 매설된 덫을
그 누구든 한순간 밟을 수 있다는 것.
생이라고 이름 붙인 여정에서 길은 그러므로 두 가지다.
멸망하거나 지속적으로 권태롭거나.˝
첫 페이지부터 흡입력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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