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치는 변호사, Next
박지영 지음 / 땅에쓰신글씨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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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너는 당연히 합격한다. 다만, 합격하기까지 네가 고생할 것을 생각하니 안쓰러울 뿐이다.”

  예원학교, 예원여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음대를 다니던 저자가 암 투병 후 사법시험을 준비하기로 마음먹고 부모님께 통보 했을 때 하신 말씀이다. 성공한 자녀에게는 훌륭한 어머니가 계시다는 말이 있듯이 '중고 피아노를 팔아야 하는 어려운 가정환경에서도 정확히 열흘만에 새 피아노를 사주신 어머니의 힘' 처럼 부모님이 늘 뒤에서 묵묵히 지켜보고 계시고,  방향을 제시해주는 feedback을 해주셨다.

 <피아노 치는 변호사, Next> 제목에서 시사하듯이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여운을 남긴다. 작가는 다음(Next)에 관심이 많다. 과거와 현재가 아닌 미래의 삶. 암 투병으로 탈진한 삶을 살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것은 Next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현재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로, 동아방송대학에서 음악이론을 가르치고 있는 박지영씨는 ‘피아노’ 치는 ‘변호사’라는 이름을 재산이요,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임파선 종양이라는 암에 걸리지 않았었다면 평범한 사람들은 ‘잘난체’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힘든 투병생활을 이겨내고, 사법시험이라는 커다란 산을 정복했기에 값진 보석을 얻은 것이리라.

   작가는 신앙생활을 하며 봉사활동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심지어 이기적인 싱글이 아닌 이타적 싱글을 이야기 하며 가족에 얽매이지 않는 대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피나는 노력 없이는 어느 것 하나도 얻을 수 없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우쳐준다. 젊은 나이에 이렇게 도를 깨우친 듯한 삶을 살고 있다니......

  서문에서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마음의 응어리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읽는 이의 슬픔이 희석되고 나아가 기쁘고 즐거울 수만 있다면 좋겠다는 작가의 바램처럼, 그동안 아이를 핑계로, 경제적인 문제를 핑계로 잠자고 있던 나의 소중한 꿈 하나가 ‘톡’하고 튀어나왔다. 작심삼일로 끝나기 전에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당장 실천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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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5-05-15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연 누가 추천을 해주는 걸까? 댓글도 없는데.......
 
아들 마음 아버지 마음
김용택 지음 / 마음산책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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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면 김용택 시인을 만나러 간다. 전화를 통해 들려오는 그의 당당한 목소리와 삶의 연륜, 지식이 녹아있는 확신에 찬 언어들. 삶에 대한 깊이있는 성찰과 애정이 녹아있는 향기가 난다.  은은하면서도 멀리 울려퍼지는 향기.

이 책은 '내 아이는 1등'을 꿈꾸는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부모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전달해 주고 있다.  '공부가 인생의 행, 불행을 결정짓는 제도로 인해 저 어린 싹이 상처를 받아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아들 민세를 담양에 있는 한빛고등학교인 대안학교에 보내는 결정을 내린다. 물론 아버지의 독단적인 생각이 아닌 가족들과의 회의를 통해..... 고등학교에 가서는 재단과 학교와의 갈등으로 신입생을 받지 않는 초유의 사태속에, 등교를 거부하고 제주도 일주를 떠나는 아들에게 시인은 전적으로 신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심어주고,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를 한다.  할머니, 할아버지, 동생, 엄마가 얼마나 너를 사랑하는가, 그분들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들인가, 김남주 시인의 <옛마을을 지나며>에 나오는 모두 따지 않고 감나무에 감을 남겨둔 농부의 마음을 '조선의 마음' 이라는 표현으로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해준다.  

정약용선생이 유배지에서 아들에게 보낸 편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쓰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단다. 이책에 나오는 글들은 비단 작가의 아들 민세에게 향한 마음이 아니라 이땅의 모든 자식들에게 보내고 싶었을 것이다. 나만 생각하고, 내 자식만 생각하는 현실에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 모두 소중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작가는 심어주고 싶었을 것이다.  내 자식이 설령 돌아가는 길을 선택하더라도 믿고,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 어떤 경우라도 너를 사랑하고 있다는  믿음을 자식에게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고 작가는 외치고 있는 듯하다.

전통적인 이땅의 아버지들은 자식에게 사랑한다, 너를 믿는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속으로는 똑같은 마음이겠지만......그럴때 이 책을 내밀면서 '내 마음이 이 안에 다있다'고 하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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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헌장 - 50대 독립선언문, 이제부터 내 인생 내가 디자인한다
빠왕독서회 지음 / 샘터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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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에는 거의 TV를 켜지 않는데 매주 목요일이면 습관적으로 챙겨보는 프로그램이 있다. 유명한 작가를 만나는 기쁨도 크고, 책에 대한 내면의 세계를 들여다 볼수 있어서 참 좋다. 이 책도 TV로 먼저 만나서 작가들의 생각, 철학, 책을 쓰게 된 동기, 주변의 일상들을 솔직하게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평범한 50대들이 모여 '빠왕독서회'를 조직하고, 이책을 읽는 동안 작은 기쁨과 공감을, 읽고 나서는 아주 사소한 생활의 변화가 일어나기를 바라는 이유로 이 책을 썼단다. 유쾌하고 즐거운 헌장으로 얼마간의 공감과 그 공감뒤의 긴 여운을 바랄 뿐이란다.  이 책을 읽는내내 참 기쁘고 유쾌했다. 30대 후반을 치닫고 있는 내 나이나 얼마 되지 않으면 50대도 찾아오리란 자명한 사실을 알기 때문일까?  50꼭지를 읽으면서 많은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이 책은 50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인생에 대해 참맛을 아는, 흘러간 시간을 아쉬워 하기보다는, 현실에 충실하자는, 다가온 미래를 즐겁게 살자는 인생철학이 녹아있다.

회원들이 돌아가며 50대에 해야할 일,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에세이식으로 풀어 썼지만 그 안에는 그들의 삶의 녹아있고 똑같은 전철을 밟게 하지 않으려는 선배들의 따뜻한 배려가 담겨있다. 부모를 모시라고 하면 '못해!' 라고 말해버리자. 50대는 부모모시는 일을 숙명처럼 받아들이지만, 사생활이 없기에 희생된 삶을 살았기에 내 자녀는 그런 고통으로부터 해방시키고 싶어 한다. '나는 모셨지만 너희는 절대 모시고 살지 말아라'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래도 결국엔 모셔야겠지.......'서태지 콘서트에 가서 해드뱅잉을 하자'  나이 50에 해드뱅잉을 하는 모습을 보면 이책을 읽기 전에는 나도 웃었겠지만, 지금은 당연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50대도 충분히 즐기고 살 권리가 있는 것이다. 하긴 나도  문정혁을 보면 가슴이 설레인다. '주변 사람들에게 좀 더 친절하자'  맞아. 친절도 갈수록 감소된다. 그만큼 남에 대한 배려가 점점 줄어드는 거겠지. 부부사이, 부모자식사이, 형제자매사이, 직장동료사이에 친절은 돈이 들지않는 투자라는 말. 가슴에 새겨야 겠다. '죽을때까지 책을 읽자' 책은 단지 읽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것이 더 중요하리라. 제대로 된 책을 읽고 제대로 실천하며 살자. 

이 책을 읽고 나니 힘이 불끈뿔끈 솟는다. 아직은 내가 30대라는 안도감과 뭐든지 시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전한다. 그래 외국어 하나 정도는 마스터 하고, 좋은 책 많이 읽자, 이 책은 50년 계획을 다시 세우니 난 60년 계획을 세우자. 마음껏 질투 하고 살자.  내 얼굴에 책임을 지고 살자. 사는게 힘들고 지친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나면 분명 힘이 날 것이다. 난 아직 젊다는 사실만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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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5-04-04 0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안도감과 자신감이 생겼어요....반가워라. ^^

세실 2005-04-04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은 마냐님 서평읽고 쓸까 말까 고민했습니다. (넘 잘쓰셔서 비교될까봐~)

마냐 2005-04-04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흠. 책이 좋으면, 리뷰도 따라가는 거 같아요. ^^;

세실 2005-04-04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그렇군요. 요즘..마냐님 글 천천히 잘 보고 있습니다~
 
다 빈치 코드 1
댄 브라운 지음, 양선아 옮김, 이창식 번역 감수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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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 성격은 현실적이고 직선적이다. 나를 화나게 하는 사람은 장황하게 설명을 늘어놓거나, 진실성이 결여된 사람. 눈에 보이게 뻥치는 사람이다. 이 책 <다빈치코드>는 몇 개월째 베스트셀러 1위 자리에 군림하고 있어 호기심에 읽어보았는데 위의 세 부류처럼 나와는 코드가 맞지 않는다.

  예수와 마리아 막달레나가 사실은 부부였다는 전제는 좀 억지스러운 면이 있다. 하버드대 교수인 랭던과 루브르박물관장인 살해당한 자크 소니에르의 손녀 소피가 찾던 성배가 여성의 자궁을 뜻하며, 여성의 우월감 내지는 여성의 성스러움을 표현했다는 페미니즘이 작용했다고는 하나 이 책을 읽는 내내 등장인물의 얽히고 설킨 인간관계도 좀 지루했고, 월트 디즈니,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비밀단체의 회원이었다는 사실. 교회와 현재도 존재하는 시온수도회, 오푸스데이의 대립구도에 대한 묘사가 아이러니컬 했다.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약하고, 기존의 존경받는 인물이나 단체에 대한 나열로 작가가 의도한 바는 무엇이었을까?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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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5-03-26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제 느낌도 그래서 책 안 읽었어요 저도 말도 안 되는 설정 받아들이기 참 힘들어요 ^^

세실 2005-03-28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역시 나나님과 저는 통한다니깐요~
오늘은 더 반갑습니다.ㅋㅋ

실비 2005-05-03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스트 셀러라고 해서 누가 샀길래 빌려서 읽었는데 참 충격적이에요. 읽어도 그렇게 와닿지 않네요..

세실 2005-05-11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생각보다..참 재미없어요....짜임도 허술하고......ㅠㅠ
 
초록 날개를 단 연어
모결솔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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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씩 아이들, 직장생활로 삶이 고단하다는 생각이 들 때, 머릿속이 정리가 되지 않을 때면 대학시절의 즐거웠던 추억을 떠올린다. 그때는 오로지 학교공부와 친구들만 신경쓰면 되니 삶의 커다란 축으로 보면 쉬어가는 페이지, 보너스였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그런 느낌을 고스란히 간직한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하면서 머릿속을 맑게 해주었다. 해피 앤드도 마음에 들고, 나는 왜 이런 사랑을 하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내 나이가 어렸더라면 무조건 은서와 한얼 편이지만 나이가 들고, 두 아이를 키우게 되니 한얼의 엄마 입장도 이해가 간다. 금지옥엽 같은 아들을 의사로 키웠는데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은서를 며느리로 쉽게 맞이하기에는 자존심이 허락을 안했으리라. 더군다나 남편의 퇴직 후 직장이 보장될 수 있는 구세라라는 든든한 여자애가 한얼의 주위를 맴돌고 있으니....

  요즘 모방송에서 사랑에 눈이 머는 기간은 300일에 불과하고, 점점 퇴색되어진다는 과학적인 조사가 있다지만 어디까지나 보편적인 수치일 것이다. 한얼이 엄마의 강요에 못 이겨 구세라와 결혼을 했지만 불행한 결혼생활로 1년 만에 이혼을 하고 방황하는 삶. 은서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죽을 때까지 은서를 그리며 불행한 삶을 살수도 있으리란 생각을 했다. 사랑은 한낱 과학적 수치로 묘사될 수 없는 신의 오묘한 진리가 숨어 있다는 생각을 한다.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 비단 남녀간의 사랑뿐 아니라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 친구와의 사랑, 직장동료와의 사랑 등. 그러나 중요한건 사랑과 집착과는 하늘과 땅 차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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