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마음 아버지 마음
김용택 지음 / 마음산책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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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내일이면 김용택 시인을 만나러 간다. 전화를 통해 들려오는 그의 당당한 목소리와 삶의 연륜, 지식이 녹아있는 확신에 찬 언어들. 삶에 대한 깊이있는 성찰과 애정이 녹아있는 향기가 난다.  은은하면서도 멀리 울려퍼지는 향기.

이 책은 '내 아이는 1등'을 꿈꾸는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부모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전달해 주고 있다.  '공부가 인생의 행, 불행을 결정짓는 제도로 인해 저 어린 싹이 상처를 받아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아들 민세를 담양에 있는 한빛고등학교인 대안학교에 보내는 결정을 내린다. 물론 아버지의 독단적인 생각이 아닌 가족들과의 회의를 통해..... 고등학교에 가서는 재단과 학교와의 갈등으로 신입생을 받지 않는 초유의 사태속에, 등교를 거부하고 제주도 일주를 떠나는 아들에게 시인은 전적으로 신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심어주고,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를 한다.  할머니, 할아버지, 동생, 엄마가 얼마나 너를 사랑하는가, 그분들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들인가, 김남주 시인의 <옛마을을 지나며>에 나오는 모두 따지 않고 감나무에 감을 남겨둔 농부의 마음을 '조선의 마음' 이라는 표현으로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해준다.  

정약용선생이 유배지에서 아들에게 보낸 편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쓰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단다. 이책에 나오는 글들은 비단 작가의 아들 민세에게 향한 마음이 아니라 이땅의 모든 자식들에게 보내고 싶었을 것이다. 나만 생각하고, 내 자식만 생각하는 현실에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 모두 소중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작가는 심어주고 싶었을 것이다.  내 자식이 설령 돌아가는 길을 선택하더라도 믿고,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 어떤 경우라도 너를 사랑하고 있다는  믿음을 자식에게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고 작가는 외치고 있는 듯하다.

전통적인 이땅의 아버지들은 자식에게 사랑한다, 너를 믿는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속으로는 똑같은 마음이겠지만......그럴때 이 책을 내밀면서 '내 마음이 이 안에 다있다'고 하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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