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 말했지만, 이제 4학년이 되는 큰딸내미는 조숙하다. 다른 많은 면들은 나이보다 어린데, 딱 한 분야, 사랑에 있어서는 지 엄마 마흔이 다되도록 한 번도 못해본 일들을... 한다.

그동안 마음에 들었다 안들었다 하는 친구는 많았지만 그냥 그저 그러했는데, 드디어 남친 내지는 커플 이라고 불리는 남자친구가 생겼다. (아직 만 10살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내일 첫데이트를 나간다. 둘이 놀이공원에 가기로 했단다. 남자아이의 엄마가 놀이공원에 가서 기꺼이 벌 서기로 했다. 둘이만 보내기는 너무 어려서.

이 남자애를 위해 난생처음으로 발렌타인 데이에 엄마의 반대를 무릅쓰고 초콜릿도 샀고,

이 남자애의 장래희망이 지 아빠가 하는 일과 비슷하다는 걸 안 후에는 교묘하게 지 아빠가 하는 일을 흘렸으며(직접 말하지 않고 다른 여자애한테 말해서 그 말이 들어가도록 했다는 설이 있다. 진짜라면 ... 헉... 선수다),

심지어는 그 남자애에게 작업 들어가기 전에 그 아이의 엄마에게 먼저 작업에 들어가서 본인을 알렸단다.

이 용의주도함이 왜 수학문제를 풀 때는 나타나지 않는 걸까!!!

봄방학을 하면 둘이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다는데... 아무리 봐도 전체관람가 영화가 없다. 남자아이에게 전화가 왔다. 혹시 놀이공원에 가지 않겠느냐고. 아무리 찾아도 영화가 없다고.

내 딸...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어서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표정으로 전화를 받는다. 그 말괄량이 아가씨가 왠 내숭. 엄청 얌전한 척한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두 아이의 집이 멀다. 어디서 만났으면 좋겠느냐고 남자아이가 물은 모양이다.

그럴 땐 니가 날 데릴러 와야 하는 거 아닌가?

하더니 웃음으로 얼버무리면서 농담이야 라고 덧붙인다. (흥, 농담이기는)

결국 그 아이가 우리집에 데리러 오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다. 내 참...

배워야겠다. 이제라도 남편에게 왕내숭 떨어서

나도 공주대접 받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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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2-28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님께 배우세요^^

호랑녀 2006-02-28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이제와서 제가 내숭떨면
이기 미칬나...
이러지 않을까요, 혹시? ㅠㅠ

비로그인 2006-02-28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제 딸네미도 얼마 안 남았군요... 수학 문제가 인생의 다가 아니니 따님이 나중에 그 치밀함으로 큰일을 할수있을 겝니다 ^^

진주 2006-02-28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이런 일이!
우리 애는 중학교 가도록 초콜릿 하나 줄 여학생 하나 없는 거죠? ㅡ.ㅜ

세실 2006-03-01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조숙합니다. 제 딸도 4학년이 되는데 아무 생각이 없어요. 흑..
전 왜 이리 부러운거죠???
오늘 날씨 추운데 잘 댕겨오겠죠?

비로그인 2006-03-01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건강한(?) 방향으로 조숙한 듯 싶네요.
저도 한 조숙하긴 했습니다만, 초등학교 3학년 때 인간의 죽음과 사후세계를 고민하다 우울증에 빠졌던 걸 생각하면;;;

호랑녀 2006-03-01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아침에 그 아이의 엄마한테 인계해주고 왔습니다.
수학문제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긴 하지요... 그래두...
우리 큰애도 그래요, 진주님. 발렌타인 데이에 빈손으로 왔어요 ㅠㅠ
세실님... 전 적응이 잘 안 됩니다. 제가 잘 모르는 분야여요.
여대생님... 헉... 너무 조숙하셨어요. 아무래도 철학을 하셔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