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2 메피스토(Mephisto) 13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김선형 외 옮김 / 책세상 / 200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 :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The Restaurant at the End of the Universe, 1980

저자 : 더글러스 애덤스

역자 : 김선형, 권진아

출판 : 책세상

작성 : 2007.04.11.



"끝은 이미 예정되어져 있었다!!“

-즉흥 감상-



  그럼. 앞선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안내서에 대한 안내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A Guide to the Guide, 1979’의 이어지는 감기록을 작성해 볼까 합니다(응?)



  작품은 이때까지의 이야기를, 특히 우주의 탄생에서부터 작품상의 현재시점까지 있었던 우주의 역사에 대해 정리하는 것으로 그 문을 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전편에서 파괴되어버린 지구에서 살아남은 아서 덴트와 포드 프리펙트가 우여곡절 끝에 타게 된 ‘순수한 마음호’에서의 이야기로 이어지게 되는데요. 무한히 불가능한 어떤 일의 가능성에 도전하는 엔진이 달린 우주 최고의 우주선을 훔쳐 도주 중이던 대통령 자포드 비블브락스와 자포드를 따라 우연히 우주여행을 하게 된 지구의 여인 트릴리언이 이번에는 우주선을 파괴하라는 명령을 받은 보고인들의 표적이 됨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때마침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모든 기능이 정지되어버린 우주선은 그 숨 막히는 마지막 순간 탑승자들을 상상을 초월하는 장소로 날려버리고 마는데…….



  크아악!! 아무리 작품에 책임이 없다고 해도 그렇지 앞선 이야기에서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어느 한부분에서 그냥 가지가 새롭게 뻗어져 나온 이야기로 다시 시작되는 바람에 제가 뭔가 놓친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어 책을 몇 번이나 다시 넘겨보게 만들고 결국에는 폭주해버릴 것 같아 그냥 읽어버리게 만드시는 작가님!! 그래도 재미있었으니까 봐드린 것이지 고인만 안 되셨다면 그냥 당장 달려가 멱살이라도 잡았을지 모르겠습니다(웃음)



  그렇듯 이번의 이야기는 지구가 폭발되어버린 다음 여차저차 엄청난 비밀의 공개와 함께 재생되어 나름의 마침표를 찍었던 이야기와는 별개로 진행된다 판단하게 되었던 바. 어떤 한 차원으로의 말도 안 되는 선택의 방향으로 또 다른 거대 진실에 접근하는 평행차원적 이야기라 생각해볼 수 있었는데요. 이번의 이야기에서는 우주가 끝나는 시점에서 그 광경을 구경하게 되는 레스토랑과 자포드가 그토록 만나고 싶어 했던 감히 ‘신’이라 말할 수 있을 한 노인과의 만남. 그리고 지구 인류의 기원을 새롭게 서술한 내용 등 정말이지 정신없는 이야기가 나열되어져 있었습니다.



  묘하게 한 이야기의 연속체인 듯 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작품처럼 보이는 것이 작가님의 머리를 열어 그 생각을 한번 알아보고 싶었는데요. 한편으로는 이런 말도 안 되게 복잡하면서도 재미를 선사한 이 작품들을 나름대로 열심히 짜깁기 해 영상물로 제작했던 분들에게 그저 존경의 마음을 가져볼 수도 있었습니다. 특히 여차저차 결국에는 다섯 부의 나름대로 완결까지 만나 심각한 멀미 증세를 경험하고 말았던지라 이번 감기록은 비교적 가벼운 기분으로 정리를 해불 수 있었는데요. 다음 권으로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이 작품의 어지러움이 가중되었던바. 작가님은 과연 이런 작품을 맨 정신으로 편집하실 수 있었을 지가 궁금해져버렸습니다. 아니면 1권에서 작가님이 경고해두었듯 역시 책임감은커녕 쓰다 보니 그냥 그렇게 되었다고 받아들일 수밖엔 없는 것일까요?



  아무튼 이번에는 그나마 이번 작품과 이어지는 기분으로 만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Life, the Universe and Everything, 1982’의 감상기록으로 이어볼까 합니다.

 

TEXT No. 419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엑스 파일 시즌 1 박스세트 (7disc) - 슬림케이스 + 아웃케이스
로버트 맨델 외 감독, 질리안 앤더슨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제목 : 엑스파일 시즌 1 The X files Season 1, 1993~1994

제작 : 크리스 카터 

출연 : 데이빗 듀코브니, 질리안 앤더슨 등

등급 : 15세 이상

작성 : 2007.04.04.



“진실은 하나다.”

-작품 속에서-



  가장 수중에 넣고 싶었던 것일지라도 막상 그것을 소장하게 되었을 때. 간혹 예기치 못한 허탈감을 선물로 던져주는 작품이 있곤 합니다. 그중 이번에 소개해볼 작품은 DVD로 처음 출시할 때만해도 저를 포함한 수많은 마니아들을 뜨거운 도가니탕에 빠뜨리면서도 참으로 의견이 분분했었던 작품인데요. 한때 개인적으로 공중파에서 방영하던 외화 드라마 중 최고로 재미있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작품은 우선 어둠에 잠긴 숲속을 정신없이 해쳐 달리는 한 여인의 모습으로 그 문을 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인지 공기를 찢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와 밝은 빛이 나타나 그녀를 감싸버리고 맙니다! 그렇게 결국 주검으로 발견된 여인의 모습에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발견하게 되는군요.

  한편 호출을 받아 상급자의 방에 들어가게 된 적갈색 머리카락의 여자요원은 새로운 명령을 받게 되어 지하에 위치하고 있는 어떤 방으로 부서를 배정 받게 되는데요. 바로 그곳에서 장대한 이야기를 함께 이끌어나갈 남자 파트너를 만나게 됩니다.

  그렇게 이야기는 의문의 연쇄죽음의 진상에 이어 기억을 잃어버린 자들과 초자연적인 증거를 남기는 밀실범죄, UFO와 관련된 납치, 또 다른 진화로의 가능성, 죽은 이의 귀환 등 서류 한가득 미해결 문서로 남아있는 사건들을 추적하는 두 요원의 목숨을 건 진실 찾기가 이어지게 되는데…….



  처음에는 물론 공중파로 즐겼고, 다음으로는 이렇게 DVD로 출시된 것을 구해 즐겼고, 이번에는 감기록을 작성한답시고 구입했던 것을 다시 보고야 말았는데요. 아아. 어떻게 된 것이 작품을 보면 볼수록 정나미가 떨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에야 워낙에 고화질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중이라지만 초기 ‘엑스파일’이 화질이 떨어진다는 것을 일단 인정한다 치더라도 이번에 한국에 출시 된 것은 처음의 공중파용이 아니라 DVD출시용으로, 영상은 무삭제로 한국어를 다시 입혀서 묶게 되어서인지, 아니면 ‘이 시간 아니면 볼 수 없다!!’라는 긴장감이 사라진 탓인지 참 재미있게 봤던 이야기들마저 시시해지는 기분이 없지 않았는데요. 물론 다시 처음부터 녹음작업을 다시하신 성우 분들께는 죄송한 말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원어에 한글자막을 애용하게 되었을 정도였다고 한다면 말을 다 했으리라 생각하고 잔소리는 이것으로 마쳐보고자 합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작품에 대한 칭찬으로 이어볼까 하는데요. 말로만 들은 것과는 달리 얼핏 봐서 저예산으로 만든 것처럼 보이기는커녕 다른 작품들보다도 생생한 현장감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제작진 분들께 그저 놀라움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풀릴 듯 말 듯 한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하며, 긴박함이 묻어나는 화면의 이어짐. 그리고 그저 뛰어나다고 밖엔 말할 수 없는 특수효과들까지. 요즘처럼 디지털로 중무장해 새롭게 제작되는 많은 작품들보다도 감히 우수한 작품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어제 잠들기 전에 지인분과 대화를 하며 생각해 본 것이지만, 그동안 작품 속의 멀더 일 경우 일편단심으로 진실을 찾아 헤맨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시 만나본 멀더는 스컬리에게 왜 진실의 그림을 위한 조각을 다 모아두고 믿지 않느냐고 했다가 정작 스컬리가 믿으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겁을 먹은 것인지 부정을 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에서 역시 사람은 ‘믿고 싶어 하는 것만 믿고, 그 누구나 한계성을 지니고 있구나.’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었습니다.



  휴우. 본의 아니게 사실 한 달이라는 시간의 공백을 두고 이어 쓰게 된 감기록이고 그 사이에 평소보다 두 배나 되는 분량으로 적응이 되어서인지 이것저것 마구잡이로 적어버리고 싶은 기분이 굴뚝같습니다. 하지만 이것 말고도 밀린 감기록들도 있고 ‘엑스파일 시즌 2 The X files Season 2, 1994~1995’를 위해서라도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하는군요.

 

TEXT No. 418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권
이광주 지음 / 한길아트 / 2001년 4월
평점 :
품절


제목 :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권, 2001

저자 : 이광주

출판 : 한길아트

작성 : 2007.04.04.



“코르소! 나에게 진실을 말해주오!!”

-즉흥 감상-



  아아.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책의 첫 장을 넘기는 순간 이야기하는 사람을 저자보다도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님의 소설 ‘뒤마 클럽El Club Dumas, 1993’에 등장하는 책 사냥꾼 주인공인 코르소를 연상해버렸기 때문에 더욱 흥분해버리고 말았는데요. 한편으로는 앞서 만난 조란 지브코비치 님의 ‘책 죽이기THE BOOK, 2003’, 최정태 님의 ‘지상의 아름다운 도서관, 2006’ 그리고 리사 자딘 님의 ‘상품의 역사 : 르네상스의 새로운 역사WORLDLY GOODS : A New History of the Renaissance, 1996’까지 연상할 수 있어 행복했었던 이번 책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으흠! 하지만 이 책이 담고 있는 여러 이야기들에 대해 간략하게 내용을 간추리려는 행동을 했다가는 위에서도 짧게 언급한 세권의 내용을 되풀이 해버릴 것 같아 시작하기도 전부터 멀미증상이 올라오려고 하는데요. 그냥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본 것들을 몇 가지 적어볼까도 했지만, 그래도 신이 나서 주절거려보면 다음과 같겠습니다.

  우선 다양한 고서와 함께 도서관의 그저 웅장하게만 느껴지는 사진에 이어 저자분의 책방 방문의 즐거움과 처음 어떻게 책과의 만남을 가질 수 있었는지는 등의 이야기와 함께 르네상스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흐름 속에서 있었던 책의 변천사와 그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가 수록되어져 있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이야기로는 영어사전의 편찬과정과 ‘살롱’과 관련되어 여성들의 독서운동, 소설가와 출판사의 관계, 거기에 최초의 지식인으로 ‘아담’이 거론되었노라 등의 기존의 상식이 뒤집어지는 줄 알았던 이야기 까지 많은 다양한 이야기가 수록되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앞선 작품들과의 차별성을 둘 수 있었던 것은 이번 책일 경우 즐거운 마음으로 쓴 리뷰의 집약체를 만난다는 기분과 함께 앞선 다른 책들의 이야기들과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각도에서의 접근이라는 것이 저자분 특유의 입담, 아니 손 담에 힘입어 눈 굴러가는 기분마저 참 마음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책 제목마냥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권’을 위해 끊임없이 변화를 계속하는 책의 이야기를 읽고 있었다보니 사실 “책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고, 사람은 그런 행복함으로 또 한권의 책을 만든다.”라는 즉흥 감상을 적어볼까도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즐겁게 읽어볼 수 있었는데 반해 계속해서 머리가 지끈지끈 거리기에 그 이유를 나름대로 찾아보니, 이번 책일 경우 앞선 세권의 책을 만나기 전에 만났다면 훌륭한 길잡이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결론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솔직히 그 책들이 저로 하여금 새로운 지평 만나볼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는 즐거웠을지는 몰라도 읽는 내내, 그리고 감상의 흔적을 작성하는 동안에도 그랬지만, 그에 대한 감상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의 반응 또한 이때까지와는 다르게 그다지 끌리지 않는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대신 이번의 책은 정말이지 하루 종일 감탄사만 읽는 것 같아 내심 즐거웠기도 했으며 앞서 언급한 세권의 책들을 정리하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에 오히려 이번 책을 앞서 읽었다면 살짝 본 요리의 맛에 이끌려 전체요리의 세계를 향한 멋진 안내서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 판단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이번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보게 된 것이 있다면 ‘과연 책이란 무엇일까요?’라는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우선 가장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두 사전에서 찾은 정의를 적어볼까 하니 너무 딱딱해질 것 같아 옮기다가 지워버리고, 개인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정의를 적어볼까 하는데요.

  제가 생각하기로 책이란, 새로운 세상으로 갈수 있는 시공간마저 초월할 수 있는 문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재미있어야하는 것은 물론이겠거니와 많은 생각을 같이 해볼 수 있는 책이면 더 좋겠고, 대부분의 책을 그저 즐거운 마음으로 읽어버리는 저에게 있어서는 그동안의 삶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해줄 수 있으면서 새로운 무엇인가를 해볼 수 있는 활력까지 충전해줄 수 있는 것을 책이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악서와 양서라는 끝나지 않는 딜레마에 시달리곤 하는데요. 그만큼 책등에 보이는 제목만큼 첫 만남을 결정하는 것이 없다는 것인지, 제 개인 서재를 방문하는 가족을 포함한 대부분의 지인들은 어둠의 힘이 느껴진다면서 잔소리가 심합니다. 하지만 제목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책이 담고 있는 내용과 작가의 생각들에 대한 선입견이 심겨져 있다는 것을 말한다고 판단되는바. 각 분야에서 나름의 최고의 이야기이자 최고의 책을 만들기 위한 수많은 시도를 새싹부터 밟아버리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에서도 말하고 있듯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권’이란 과연 어떤 책을 말하는 것일까요? 책 에서는 책의 어원을 ‘biblion’으로 개인적으로 현재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생각중인 ‘성경Bible’의 어원이라고도 말하고 있었는데요. 책에서 소개하고 있던 르네상스 시대의 성경은 글씨는 물론이요 그림까지 아름답게 전부 손으로 만든 ‘필사본’임에 심히 아름다움에 대해 공감을 해볼 수 있었다지만, 인쇄술의 계속되는 발전 중 그 정점이라 말할 수 있는 현대에서의 성경은 살짝 넘겨보기만 해도 무슨 사전도 아니고 그저 빽빽하기만 한 것이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권’을 위한 노력은 너무나도 옛날이야기가 된 것은 아닌가 실망감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시대에 따라 ‘가치’라는 것이 그 기준을 달리한다고는 하지만 요즘은 한권의 최고의 책을 만들기 위한 특별한 노력 같은 것이 없나 그저 궁금해지기만 하는군요.



  앞선 감상기록들에서도 잠깐 지나가듯 설명한 것이지만 저는 산책이나 여행을 핑계로 일명 ‘전국 헌책방 순례’를 다니곤 합니다. 금전적 여유만 생기면 가까이로는 제가 살고 있는 고장의 헌책방을 한 번씩 돌아보고 멀리로는 지도 한가득 그동안 조사한 각 지방의 헌책방을 표시해두고 탐험을 다니곤 하는데요.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되어 중고서적까지 On Line시대가 열려버렸다곤 하나 Off Line으로 운영되는 헌책방에서 소문 하나에 의지한 채 방문해 그토록 찾아다니던 책을 발견할 때의 그 절대적인 감정은 감히 무엇이라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동내의 서점은 물론이고 이런 중고서적마저 하나 둘씩 문을 닫아가는 현실에서는 책 이라는 것을 만나보기가 여간 힘들어진 것이 아닌데요. 그렇다고 공공도서관이 집에서 가까운 것도 아니고 현재의 삶이라는 것이 정신적으로 그다지 여유가 없다 느껴지는 것이 저를 메말라가게 하는 것만 같습니다. N.EX.T의 노래 ‘도시인’을 리메이크한 데프콘의 ‘CITY LIFE’의 가사 일부분에서도 나오듯 ‘이 치열한 도시, 똑같은 성공의 법칙’이 지배하는 콘크리트 정글 속에서 과연 정신적 문화의 유산이라 말할 수 있는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권’을 위한 꿈은 과연 언제 즘이나 재현될 수 있을 것인지 심심한 고민에 빠져보며 이번 감상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아니면 역시나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권’의 추구 기준 또한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그 모습이 바뀐 것은 아닐까 모르겠습니다(웃음)



[추가]


  언제부터 새로 나온 것이 무조건 좋다는 인식이 일반화 되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책 또한 그런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버렸는데요. 그렇다고 큰 서점에 가서 이미 소장중인 책에 대해 새롭게 재 출판되어 나오는 책을 만나봤을 때 이전보다 좋아졌다는 생각을 가진 경우가 그리 많지 않았다는 것 또한 제가 경험한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외국 번역서적일 경우 요즘처럼 한 작가의 이름으로 사실은 단행본임에도 불구하고 시리즈랍시고 묶어 파는 경우 그 묶음에 부분적이나마 몇 권의 책을 미리 가지고 있을 때 그러한 나머지 책들을 보면 하염없이 답답하기도 하며, 출판사를 다르게 하여 책이 새롭게 나온 경우 번역자분의 실력 때문인지 읽어 들어가면서 열 받는 경우도 없진 않았습니다. 물론 시간을 두고서 새롭게 나올 경우 더욱 훌륭한 번역본이 나오거나 완역본 같은 것이 나오기도 해서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이미 대부분 절판되어버린 예전 책들을 일일이 찾아가며 구입하기도 그렇고 새롭게 출판되어진 책들을 사자니 가격이 만만치 않은 경험을 저 말고도 많은 분들이 하셨을 것이라 생각이 드는바. 저만의 책 수집 노하우를 조금 소개해보자면 각 장르문학에 대한 커뮤니티 홈페이지를 찾아보실 것과 중고서적 검색 포털사이트가 존재함을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저보다도 심하게 헌책방을 사랑하시는 분들이 모여 조직을 이뤄낸 곳 등을 찾으신다면 중고서적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존재한다는 것을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TEXT No. 417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버드 수재 1600명의 공부법
리처드 라이트 지음 / 월간조선사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제목 : 하버드 秀才 1600명의 공부法 Making the most of college, 2001

저자 : 리처드 라이트

역자 : 이남규

출판 : 월간조선사

작성 : 2007.04.02.



“시간의 지배자? 거 참 거창하군.”

-즉흥 감상-



  흐음. 결론부터 말하자면 ‘참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입니다. 하지만 어쩌면 당연하다 생각했던 것들에 대한 통계학적이며 그저 말 뿐인 방침이라는 기분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는데요.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정리의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우선 이 책은 「SBS특별기외 ‘세계의 명문대학’(2002년 8월 방영)에 소개된 화제의 책, 하버드대학 출판사 92년 역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와 「하버드대 교육학 교수가 15년간 1600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 통해 얻어낸 ‘하버드생의 공부 法’」이라는 대입을 앞둔 학부모님들의 시선을 잡아 끌만한 카피로 그 표지를 장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 장 한 장 넘겨보기 시작한 책은 이 글을 왜 쓰게 되었으며 그 수많은 학생들로 하여금 얻어낸 답을 통해 하나의 거대한 통계학적 결과물을 만들기까지의 이론들과 문제점, 그리고 앞으로의 교육이 나아가야할 방법 등에 대해 재미있게 소개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알고 있다’라고 생각만 하고 있던 수많은 방법들에 대해, 인터뷰를 통한 나름대로 신빙성 있어 보이는 통계학적 결론들을 보며 새롭게 ‘알게 되었다’고 감탄을 즐길 수 있었기도 했지만, ‘내가 처한 현실과 이 얼마나 다른 세상을 말하는가!!’라며 허무에 늪에 빠져드는 기분마저 들고 말았는데요. 그렇기에 이 책을 통해 저에게 부합되지 않다 생각한 것에 대해 몇 가지 생각을 적어보면 다음과 같겠습니다.


  우선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은 ‘글쓰기의 중요성’입니다. 개인적으로 취미삼아 많은 글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대중을 노린 글보다도 혼자만의 독백에 가까운 기록을 감히 ‘무한’의 이름을 걸고 써내려가고 있었던지라, 생각보다 그 양이 엄청나다는 지인 분들의 말씀에도 불구하고 아직 필명 하나 별로 알져지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분한 기분이 없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고등학교 졸업식이 있던 그날에 와서야 담임선생님에게서 교지에 실린 저의 단편 소설에 대해 놀라움과 격려의 말씀을 들어봤던지라 행복했던 동시에 ‘진짜 국어 담당 맞아?’라는 배신감마저 가져볼 수 있었는데요. 그렇게 대학이라는 곳에 들어가서 전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타 전공과 학년을 무시한 채 들었던 많은 수업들 속에서 처음으로 써본 ‘보고서’들은 정말이지 다른 분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분량을 적어낼 수밖에 없었지만 높은 점수를 받아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많은 혼란을 경험했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읽은 움베르토 에코 님의 ‘논문 잘 쓰는 방법Come si fa una tesi di laurea, 1977’을 통해 한국에서는 딱히 어떠한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 ‘연구하며 글 쓰는 방법’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는 ‘훌륭한 조언’에 대한 것인데요. 공장마냥 같은 모양을 찍어내는 학교에서 조금이라도 다른 제품이 나오면 불량제품 취급당했던 것처럼. 오로지 명문대학교를 위해 공부를 해야 했을 학창 시절동안 그림을 그리겠다고 학교랑 정면승부를 걸었던 중 그토록 믿었던 미술선생님에게마저 버림을 받았을 때. 그리고 오기로서 시 내의 이런 저런 대회에 나가 상을 따왔는데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무시했으며 담임까지 결국 부모님을 설득해 다니던 화실까지 그만 뒀어야 했을 저에게 ‘훌륭한 조언’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그저 궁금했습니다. 결국에는 그런 ‘포기함’의 조언을 통해 오히려 여러 분야를 찔러볼 수 있었다곤 하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그저 부정적인 자세로 가지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중인데요. 그래서인지 오히려 그저 비현실적인 상상력의 산물이라 말해지던-특히 외국의-대중소설 속 주인공들로부터 어떤 상황이 저에게 닥쳐도 살아남을 것과 포기하지 말 것을 당부 받았던지라 저보다 먼저 인생을 살아오셨던 분들께는 딱히 마음에 와 닿는 ‘훌륭한 조언’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는 기분뿐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이질성’에 대한 것이었는데요. 이번에 읽은 책에서처럼 ‘하버드’라는 곳은 참으로 다양한 만남을 통해 그 이질성을 배척한다기보다 어떻게든 상호보완 되었다라고 말하고 있기에 저에게 있어서 그저 꿈의 ‘유토피아’를 보여주는 줄 알았습니다. 하긴 어린 시절이라도 외국에 잠시 나가봤던 저에게 있어 외국이라는 곳은 참으로 마음편한 세상으로 기억에 남아있긴 한데요. 분명 그 무한한 자유에 대한 향수가 남아있다곤 하나 현재의 저에게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공포가 제 발목을 잡고는 ‘우리나라’를 벗어날 것을 반대하는 기분이 드는 것이 딱히 뭐라고 말하기는 그렇습니다. 대신 개성적이고 창조적인 학생을 지양한다는 외침 아래에서 정작 그런 생활을 했었기에 열심히 밟히고 살았다 추억하는 학창시절은 저로 하여금 그 누두고 쉽게 신용하지 못하면서 세상을 보는 시야를 외곡 되고 참으로 좁게 만들어버린 것 같아 그것을 벗어나고자 발버둥 치는 기분이 없지 않았습니다.



  최근 요 며칠 동안 머피의 법칙마냥 연이어 꼬이기만 하는 일정에 지친 친구와 즐거운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는데요. 문득 그때 나눈 대화가 떠올라버렸습니다. 아마도 주제가 ‘이공계를 기피하는 이유에 대한 사회학적 시각’인가 뭔가 였는데요. 역시 대화라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처음에는 동문서답 같은 대화가 오고갔기에 으르렁 거렸지만 나름 근사한 결론이 나왔기에 여기에 조금 적어볼까 합니다.

  사람은 대부분 행복하길 원합니다. 그리고 그런 행복은 일상의 안정성에서 그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그런 한편으로 정신적이나 물질적으로 계속되는 발전 또한 원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발전’이라 함은 사실 어떤 현상의 안정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고정된 관념을 흔들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름의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 때를 말한다고 생각하는바. 물질적으로 많은 발전을 했다고 생각하는 현대인들에 있어서는 그 공백의 정신적 발전을 원한다고 무의식적으로 그 불균형을 조절하고자 함에 이공계를 기피하게 된 것은 아닌가 정리를 해볼 수 있었는데요. 여기에 절대 아니라고 말하지 못할 학벌 중심의 사회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덧 붙여 대화를 마쳐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무슨 아닌 밤중에 홍두께 같은 이야기인가 하니, 토론식 수업에 대한 중요성을 부르짖는 현 사회에서도 정작 토론식 수업이라는 것을 학교에서보다 절친한 친구들 사이에서만 가능하다는 현실이 암담함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무리 대학이 고등학교 때 보다 자유로운 수업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라도, 개인적으로는 고등학교 때나 지금이나 크게 그 차이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위에서 말한 이번 책에서의 교육 방법이라는 것이 그 곳만의 이야기일 뿐 그저 편안한 미래로의 삶을 지향하며 공무원만을 노래하는 가정환경이 지배하는 저의 현실에서는 거의 무용지물이라 받아들여진 듯 했습니다.



  교육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통계학적으로 마련된 답안이라는 것이 사실상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은 위에서 짧게 서술한 저의 인생이야기 말고도 군 입대라던가 대학입학시의 이야기 등으로도 계속 이야기 할 수 있겠지만 그런 걸 전부 적었다가는 밑도 끝도 없을 것 같으니 생략하기로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할 참된 교육이란 어떤 것 일까나요?

  개인적으로 계속 생각해온 나름의 답은 ‘우리’라는 개념의 재확인과 부재중인 도덕과 윤리관의 재확립. 마지막으로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거기에 역시나 도서관에 대해 하나 둘씩 배워가는 중에는 공공도서관의 확대와 그 중요성을 알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IT강국이다 뭐다해서 물질문명으로서 세계적 시장에 나서는 것 까지는 좋지만 ‘원래 그런 민족성’ 타령 하지 말고 지적으로도 지향해 나아가야 할 멋진 미래사회를 위해서 변화의 두려움에 숨어들 생각 말고 하고자 함이 있으면 일단 도전해봐야 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말하는 바입니다.



  본의 아니게 너무 흥분해서 작성한 나머지 너무 개인적인 내용의 기록이 되어버린 듯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이런 기회를 통해 자기정리의 기회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정신없이 손가락의 춤을 춰볼 수 있었는데요. 그래도 잃어버린 줄만 알았던 열정이 조금씩 깨어남에 홀로 남아있어 방향성을 상실했던 광기가 북극성의 위치를 잡아간다는 기분이 있으니 열심히 살아보고자 다짐해보게 되었습니다.

 

TEXT No. 416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상품의 역사 세미나리움 총서 11
리사 자딘 지음, 이선근 옮김 / 영림카디널 / 2003년 8월
평점 :
품절


제목 : 상품의 역사 : 르네상스의 새로운 역사WORLDLY GOODS : A New History of the Renaissance, 1996

저자 : 리사 자딘

역자 : 이선근

출판 : 영림카디널

작성 : 2007.03.30.



“으으. 자꾸만 바로 옆에 둔 ‘거상SANG JI, 2003’을 읽고 싶은 이 기분이란…….”

-즉흥 감상-



  흐음. 시작부터 이렇게 적긴 조금 그렇지만 사실 무엇인가를 읽은 것 같긴 한데 정확이 무엇을 읽었는가에 대한 감각이 도망 가버린 기분을 만끽하는 중입니다. 꼭 열심히 공부한 것이 시험지에 하나도 나오지 않을 때와 같이 백지 또는 흑지의 세상을 유영하는 기분이랄까요? 그런 한편으로 책 중간 중간 붙어있는 포스트잇이 나름의 부표라고 생각되는바 이번 책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 합니다.



  책은 우선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와 그 과정을 말하는 것으로 그리고 ‘르네상스’에 대한 현재와 과거에 대한 언급으로 그 장을 열게 됩니다.

  그렇게 15세기 초를 무대로 포탄제조 기술과 향신료의 거래. 물물교환 등을 시작으로 거래 규모의 확장에 이은 대항해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이야기하기는 [변화의 조건 : 수많은 상품], 화폐의 등장과 그로인한 거래시스템의 발전과정, 그리고 향신료에서 직물로의 관심 이동을 읽은 [위엄의 대가], 손으로 일일이 적고 그림을 그리고 보석 등으로 치장하는 ‘필사본’의 책 제조 방식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게 한 목판 인쇄본의 이야기가 담긴 [인쇄본의 승리], 장서수집과 책 가치 변화를 재미있게 서술한 [개화되는 학문], 인쇄술의 발달과정을 통해 학문의 발전 모습과 지식이 상업화 되는 모습을 보이는 [상업화되는 새로운 지식], 전 세계적으로 확장된 무역에 의한 문화의 교류와 그로인한 지적향상의 이야기를 한다 판단한 [상품의 문화], 천문학과 과학의 발달사를 다루었다 생각한 [천체의 지도], 과시하기 위한 상품과 그런 물건의 제조방법의 발전사가 재미있게 실린 [과시적 소비], 런던의 국립박물관에 걸린 ‘특별한 의미를 가진 그림’에 대한 풍자적 해석과 앞선 모든 이야기를 정리한다는 기분을 받은 [에필로그]까지 내용과 관련된 작품들을 정신없이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일단 이렇게 제가 받아들인 내용을 정리해볼 수는 있었지만, 사실 책을 읽어가면서 이야기가 각 부분마다 서로 따로 떨어진 흐름을 가지지 않고 새로운 어떤 한 가지를 설명하기 위해 다시 앞으로 시간을 되돌리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엄청 헷갈리는 기분이 들어버렸는데요. 그래도 중간 중간 그저 빡빡하게만 보이는 글씨들의 행진 속에서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과 그림들이 있었기에 읽어 내려가는 순간만큼은 참 즐거웠습니다.



  이번 책을 통해서 하나 반가웠던 것은 스페인의 작가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님의 소설 ‘플랑드르 거장의 그림La Tabla de Flandes, 1990’을 통해 눈에 익은 ‘플랑드르’라는 글씨였는데요. 이번의 만남을 통해 그런 작품들의 부분적인 실체를 확인해볼 수 있었기에 사실주의 초상화의 그 아름다움에 취해볼 수 있었습니다. 저도 못 그리는 실력으로 한때는 미대로의 진학을 꿈꾸며 열심히 화실을 다닌 기억이 있었던지라 ‘사실’을 반영하는 그림을 그린 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실감해본 적이 있는데요. 아무튼 소설로만 만나봤던 어떤 한 대상을 이렇게 또 다른 시각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다양한 많은 책과 작품들을 만나봐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한 가지 생각나는 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경영공부를 하는 친구에게 한번 읽어볼 것을 말한 기억이 있는데요. 그것은 이번 책을 통에서 현대의 상업 시스템이 구축되기까지의 역사가 열심히 설명되어져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평소에는 너무나도 그저 당연하다 생각했기에 별로 중요하게 인지해 본적이 없는 것이 이번 책을 통해서 하나의 지도가 그려지는 듯해 흥분하고 말았는데요. 처음에는 간단한 물물교환에서 화폐가 등장했으며, 항해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풍부한 물질문화의 시대가 열렸고, 그 과정에서 소비자의 욕구가 다양해지는 한편 희소성의 원칙을 따르는 거래가 발생. 그러면서도 발전되는 예술과 과학력 사이에서 허영으로 무장된 제품들이 생산되는 등 그러한 모든 과정에 대해 그 나름대로의 연관성을 재미있게, 그리고 한편의 추리 소설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는 생각이 드니 저야말로 이 책을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잠깐. 일단 제가 현재 공부하고 있는 것이 도서관에 대한 것이며 책에 대한 것이기에 신경 쓰면서 읽었던 부분이 있었는데요. 바로 좁은 시야에서는 책의 변천사가 기록되어져 있었다는 것과 넓은 시야로는 이 책을 구성하기 위한 대부분의 자료가 역사적인 기록, 즉 책을 통해서 이뤄졌다는 것이었습니다.

  우선 이 책에서 나오는 책의 변천사는 ‘필사본’에서 ‘인쇄본’으로 넘어 가며 그 가치의 변화와 발전 과정이 서술 되어져 있었는데요. 그 변화가 칼로 그 흐름을 잘라버리듯 일순간에 변해버린 것이 아닌, 처음에는 글씨만 인쇄를 하고 필사본처럼 그림을 그리는 형식에서 목판 인쇄의 계속 되는 발전으로 섬세한 판화가 등장 하였으며, 요즘에는 그 값을 매길 수 없는 필사본들이 한때마나 인쇄본들보다 그 가치가 낮았다는 점에서 어떤 것이든 시대와 상황에 따라 절대적으로만 보이던 가치도 그 기준이 달리질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자분이 이 책을 쓰기 위해 참고 했던 수많은 참고문헌들의 목록을 보고 있자니, 역사라는 것이 힘 있는 자의 기록이라는 것은 둘째 치더라도 논리적인 공백부분에 대한 신빙성 있는 생각들의 나열에, 어떤 것이든 일방적인 받아들임보다도 논리적으로 그 흐름을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 것 또한 중요하다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것 하나 독자적이고 일방적인 흐름이 존재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 세상이 사실은 완만한 직선으로 타원을 그리듯 쉽게 보이지 않는 연결지점에 대한 지적 탐구의 자세 또한 가져보자고 다짐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위의 즉흥 감상에서도 언급한 것이지만, 이번의 책은 솔직히 서구사회의 시점에서 바라본 역사이기에 피부, 아니 마음으로 와 닿은 것이 없어서인지 그리 남는 것이 없는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볼 수 있었는데요. 그러던 중 예전에 1년 정도 일했던 사무실을 나오면서 소장님께서 꼭 읽어보라고 던져주신 책이 하나 보이는 것이 바로 동양의 시점에서 바라본 상업의 이야기라 판단중인 ‘거상’이었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역사’라면 무조건 적으로 거부반응을 표했던지라 책장 한구석에서 먼지가 뽀얗게 싸여버렸는데요. 그래도 일단은 가까운 것을 시작으로 멀리 바라보라고 말을 들어왔으니 이 책도 기회가 되는대로 읽어볼까 합니다.



  그러고 보니 책의 시작에서부터 이 모든 기록의 중요사항으로 말해진 것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있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르네상스Renaissance’라는 말로. 중세와 근대 사이 즉, 14∼16세기에 서유럽 문명사에 나타난 역사 시기와 그 시대에 일어난 문화운동을 말하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개인적으로 이 말을 처음 인지한 것이 ‘애니매트릭스The Animatrix, 2003’에서 ‘제 2의 르네상스Second Renaissance Part Ⅰ & Ⅱ’편에서 부터였습니다. 기존의 문화가 새로운 문화로 탈바꿈되는 장면을 방금의 작품일 경우 비록 공포를 동반해 소개했었다고는 했지만 실제 역사 속에서의 문화혁명 또한 당시대로서는 정말이지 파격적인 양상을 보이지 않았을까 생각해보게 되는데요. 인류의 물적, 지적 고양을 위해서라도 그 변화의 혼란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요즘에는 모든 것이 그저 순식간이라는 기분을 받고 있습니다. 무엇이 유행인지 판단되기도 전에 새로운 유행이라는 것이 등장해 지나가기를 몇 차례. 그리고 이 부분에서 개성과 변질된 유행에 대해 많은 생각해보곤 했었는데요. 최근에는 그저 지나간 유행이 새로운 것인 것 마냥 돌고 돌 뿐이고, 그 회전의 속도가 정신없이 빠를 뿐이지 사실 새로운 것이 등장하지 않은 체 모든 것이 정체되어있으면서도 하루하루 변하고 있다는 착각 속에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러한 환경에서도 새로운 것이 전혀 생성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르네상스’를 위해서라도 이젠 지구를 벗어난 우주적 지적 생명체와의 조우를 꿈꿔야 하는 것인 아닐까 하며 이번 감상기록을 마치는 바입니다.

 

TEXT No. 415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