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수재 1600명의 공부법
리처드 라이트 지음 / 월간조선사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제목 : 하버드 秀才 1600명의 공부法 Making the most of college, 2001

저자 : 리처드 라이트

역자 : 이남규

출판 : 월간조선사

작성 : 2007.04.02.



“시간의 지배자? 거 참 거창하군.”

-즉흥 감상-



  흐음. 결론부터 말하자면 ‘참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입니다. 하지만 어쩌면 당연하다 생각했던 것들에 대한 통계학적이며 그저 말 뿐인 방침이라는 기분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는데요.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정리의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우선 이 책은 「SBS특별기외 ‘세계의 명문대학’(2002년 8월 방영)에 소개된 화제의 책, 하버드대학 출판사 92년 역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와 「하버드대 교육학 교수가 15년간 1600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 통해 얻어낸 ‘하버드생의 공부 法’」이라는 대입을 앞둔 학부모님들의 시선을 잡아 끌만한 카피로 그 표지를 장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 장 한 장 넘겨보기 시작한 책은 이 글을 왜 쓰게 되었으며 그 수많은 학생들로 하여금 얻어낸 답을 통해 하나의 거대한 통계학적 결과물을 만들기까지의 이론들과 문제점, 그리고 앞으로의 교육이 나아가야할 방법 등에 대해 재미있게 소개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알고 있다’라고 생각만 하고 있던 수많은 방법들에 대해, 인터뷰를 통한 나름대로 신빙성 있어 보이는 통계학적 결론들을 보며 새롭게 ‘알게 되었다’고 감탄을 즐길 수 있었기도 했지만, ‘내가 처한 현실과 이 얼마나 다른 세상을 말하는가!!’라며 허무에 늪에 빠져드는 기분마저 들고 말았는데요. 그렇기에 이 책을 통해 저에게 부합되지 않다 생각한 것에 대해 몇 가지 생각을 적어보면 다음과 같겠습니다.


  우선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은 ‘글쓰기의 중요성’입니다. 개인적으로 취미삼아 많은 글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대중을 노린 글보다도 혼자만의 독백에 가까운 기록을 감히 ‘무한’의 이름을 걸고 써내려가고 있었던지라, 생각보다 그 양이 엄청나다는 지인 분들의 말씀에도 불구하고 아직 필명 하나 별로 알져지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분한 기분이 없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고등학교 졸업식이 있던 그날에 와서야 담임선생님에게서 교지에 실린 저의 단편 소설에 대해 놀라움과 격려의 말씀을 들어봤던지라 행복했던 동시에 ‘진짜 국어 담당 맞아?’라는 배신감마저 가져볼 수 있었는데요. 그렇게 대학이라는 곳에 들어가서 전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타 전공과 학년을 무시한 채 들었던 많은 수업들 속에서 처음으로 써본 ‘보고서’들은 정말이지 다른 분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분량을 적어낼 수밖에 없었지만 높은 점수를 받아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많은 혼란을 경험했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읽은 움베르토 에코 님의 ‘논문 잘 쓰는 방법Come si fa una tesi di laurea, 1977’을 통해 한국에서는 딱히 어떠한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 ‘연구하며 글 쓰는 방법’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는 ‘훌륭한 조언’에 대한 것인데요. 공장마냥 같은 모양을 찍어내는 학교에서 조금이라도 다른 제품이 나오면 불량제품 취급당했던 것처럼. 오로지 명문대학교를 위해 공부를 해야 했을 학창 시절동안 그림을 그리겠다고 학교랑 정면승부를 걸었던 중 그토록 믿었던 미술선생님에게마저 버림을 받았을 때. 그리고 오기로서 시 내의 이런 저런 대회에 나가 상을 따왔는데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무시했으며 담임까지 결국 부모님을 설득해 다니던 화실까지 그만 뒀어야 했을 저에게 ‘훌륭한 조언’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그저 궁금했습니다. 결국에는 그런 ‘포기함’의 조언을 통해 오히려 여러 분야를 찔러볼 수 있었다곤 하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그저 부정적인 자세로 가지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중인데요. 그래서인지 오히려 그저 비현실적인 상상력의 산물이라 말해지던-특히 외국의-대중소설 속 주인공들로부터 어떤 상황이 저에게 닥쳐도 살아남을 것과 포기하지 말 것을 당부 받았던지라 저보다 먼저 인생을 살아오셨던 분들께는 딱히 마음에 와 닿는 ‘훌륭한 조언’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는 기분뿐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이질성’에 대한 것이었는데요. 이번에 읽은 책에서처럼 ‘하버드’라는 곳은 참으로 다양한 만남을 통해 그 이질성을 배척한다기보다 어떻게든 상호보완 되었다라고 말하고 있기에 저에게 있어서 그저 꿈의 ‘유토피아’를 보여주는 줄 알았습니다. 하긴 어린 시절이라도 외국에 잠시 나가봤던 저에게 있어 외국이라는 곳은 참으로 마음편한 세상으로 기억에 남아있긴 한데요. 분명 그 무한한 자유에 대한 향수가 남아있다곤 하나 현재의 저에게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공포가 제 발목을 잡고는 ‘우리나라’를 벗어날 것을 반대하는 기분이 드는 것이 딱히 뭐라고 말하기는 그렇습니다. 대신 개성적이고 창조적인 학생을 지양한다는 외침 아래에서 정작 그런 생활을 했었기에 열심히 밟히고 살았다 추억하는 학창시절은 저로 하여금 그 누두고 쉽게 신용하지 못하면서 세상을 보는 시야를 외곡 되고 참으로 좁게 만들어버린 것 같아 그것을 벗어나고자 발버둥 치는 기분이 없지 않았습니다.



  최근 요 며칠 동안 머피의 법칙마냥 연이어 꼬이기만 하는 일정에 지친 친구와 즐거운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는데요. 문득 그때 나눈 대화가 떠올라버렸습니다. 아마도 주제가 ‘이공계를 기피하는 이유에 대한 사회학적 시각’인가 뭔가 였는데요. 역시 대화라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처음에는 동문서답 같은 대화가 오고갔기에 으르렁 거렸지만 나름 근사한 결론이 나왔기에 여기에 조금 적어볼까 합니다.

  사람은 대부분 행복하길 원합니다. 그리고 그런 행복은 일상의 안정성에서 그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그런 한편으로 정신적이나 물질적으로 계속되는 발전 또한 원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발전’이라 함은 사실 어떤 현상의 안정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고정된 관념을 흔들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름의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 때를 말한다고 생각하는바. 물질적으로 많은 발전을 했다고 생각하는 현대인들에 있어서는 그 공백의 정신적 발전을 원한다고 무의식적으로 그 불균형을 조절하고자 함에 이공계를 기피하게 된 것은 아닌가 정리를 해볼 수 있었는데요. 여기에 절대 아니라고 말하지 못할 학벌 중심의 사회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덧 붙여 대화를 마쳐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무슨 아닌 밤중에 홍두께 같은 이야기인가 하니, 토론식 수업에 대한 중요성을 부르짖는 현 사회에서도 정작 토론식 수업이라는 것을 학교에서보다 절친한 친구들 사이에서만 가능하다는 현실이 암담함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무리 대학이 고등학교 때 보다 자유로운 수업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라도, 개인적으로는 고등학교 때나 지금이나 크게 그 차이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위에서 말한 이번 책에서의 교육 방법이라는 것이 그 곳만의 이야기일 뿐 그저 편안한 미래로의 삶을 지향하며 공무원만을 노래하는 가정환경이 지배하는 저의 현실에서는 거의 무용지물이라 받아들여진 듯 했습니다.



  교육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통계학적으로 마련된 답안이라는 것이 사실상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은 위에서 짧게 서술한 저의 인생이야기 말고도 군 입대라던가 대학입학시의 이야기 등으로도 계속 이야기 할 수 있겠지만 그런 걸 전부 적었다가는 밑도 끝도 없을 것 같으니 생략하기로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할 참된 교육이란 어떤 것 일까나요?

  개인적으로 계속 생각해온 나름의 답은 ‘우리’라는 개념의 재확인과 부재중인 도덕과 윤리관의 재확립. 마지막으로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거기에 역시나 도서관에 대해 하나 둘씩 배워가는 중에는 공공도서관의 확대와 그 중요성을 알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IT강국이다 뭐다해서 물질문명으로서 세계적 시장에 나서는 것 까지는 좋지만 ‘원래 그런 민족성’ 타령 하지 말고 지적으로도 지향해 나아가야 할 멋진 미래사회를 위해서 변화의 두려움에 숨어들 생각 말고 하고자 함이 있으면 일단 도전해봐야 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말하는 바입니다.



  본의 아니게 너무 흥분해서 작성한 나머지 너무 개인적인 내용의 기록이 되어버린 듯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이런 기회를 통해 자기정리의 기회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정신없이 손가락의 춤을 춰볼 수 있었는데요. 그래도 잃어버린 줄만 알았던 열정이 조금씩 깨어남에 홀로 남아있어 방향성을 상실했던 광기가 북극성의 위치를 잡아간다는 기분이 있으니 열심히 살아보고자 다짐해보게 되었습니다.

 

TEXT No. 416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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