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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썰록
김성희 외 지음 / 시공사 / 2019년 10월
평점 :
제목 : 좀비 썰록, 2019
지음 : 김성희, 전건우, 정명섭, 조영주, 차무진
펴냄 : 시공사
작성 : 2020.01.12.
“호오. 이거 나름 괜찮은 걸?”
-즉흥 감상-
예쁘게 그린 그림을 색상 반전시킨 듯한, 이 작품에 수록된 이야기를 간략하게 표현한 표지를 살짝 넘겨봅니다. 그러자 시험을 코앞에 두고 무서운 이야기를 해달라는 학생들을 위해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관동별곡 關東別曲’의 숨겨진 이야기를 시작하는 선생님 [관동행: GAMA TO GWANDONG], 전쟁과 역병을 피해 절에서 살게 된 청년의 주사위 놀이 [만복사 좀비기], 가족의 소개에 이어, 아빠의 치료를 위해 아저씨와 함께 살게 되었다고 말하는 소녀 옥희의 이야기 [사랑손님과 어머니, 그리고 죽은 아버지], 채식주의자로 알려진 미인 작가가 육식을 즐기게 된 사연 [운수 좋은 날], 죽어버렸던 소녀가 살아 돌아왔다는 사실에, 사랑의 미로에 빠진 소년 [피, 소나기]와 같은 이야기가 달콤 살벌에게 펼쳐지고 있었는데…….
다른 건 그렇다 치더라도 [운수 좋은 날]의 간추림은 고전과 뭔가 다른 이야기 같은데, 설마 김첨지의 아내가 다시 살아난 이야기냐구요? 음~ 아닙니다. 다른 네 편의 이야기와 달리 원작의 시간대에 사건을 고정해두지 않고, 현재의 시간대로 상황을 살짝 옮겨왔는데요. 처음에는 제목만 빌려 쓰는 건가 싶었는데, 이야기의 끝에 나름의 반전(?)이 숨어있었다고만 적어봅니다.
책은 재미있었냐구요? 음~ 한국 고전 소설에 ‘좀비’를 더했다는 사실에 흥미로웠습니다. 사실 그동안에도 ‘조선명탐정 시리즈’에서는… ‘존비’만 언급되었을 뿐 네 번째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군요. 아무튼, 사극으로는 한드 ‘킹덤’과 영화 ‘창궐 Rampant, 2018’만 만나본 상태에서는 재미있었습니다.
표지의 그림은 각각 어떤 이야기를 표현한 것인지 궁금하다구요? 음~ 가장 위의 무덤과 삽질하는 사람의 그림은 [피, 소나기], 병풍에 깔린 사람과 개에 다리가 물린 남자가 바라보는 곳에 있는 두 사람은 [사랑손님과 어머니, 그리고 죽은 아버지], 가마를 들고 다니는 네 사람은 [관동행: GAMA TO GWANDONG], 부처상과 함께 방 안에 있는 사람은 [만복사 좀비기], 담을 사이로 마주선 두 사람은 [운수 좋은 날]로 판단 중인데요. 혹시 다르게 해석하신 분이 있다면 따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다섯 개의 이야기 중 가장 마음에 든 것이 있다면 하나 알려달라구요? 음~ 다들 각각의 매력이 있다 보니, 한 개의 이야기만 따로 뽑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관동행: GAMA TO GWANDONG]은 김치의 중요성을, [만복사 좀비기]는 신을 대상으로 주사위를 굴려서는 안 된다는 걸, [사랑손님과 어머니, 그리고 죽은 아버지]에서는 복수는 정도껏 해야 한다는 걸, [운수 좋은 날]에서는 지금까지 만나온 것과는 또 다른 좀비를 만날 수 있었음을, [피, 소나기]에서는 소년이 가진 애틋한 사랑의 감성을 재확인해볼 수 있었는데요.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또 어떤 감상과 생각의 시간을 가지셨을지 궁금해집니다.
좀비 소설집이라고 하면 ‘THE 좀비스’를 빼먹을 수 없을 것인데, 그거랑 비교하면 어땠냐구요? 음~ ‘THE 좀비스 The Living Dead, 2008’는 918쪽으로 34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보니 들고 다니며 읽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거기에 작가들의 개성이 강해서인지, 이야기가 바뀔 때마다 마음을 비우는 것도 일이었는데요. 그 책에 비하면 ‘좀비 썰록’은 가볍게 읽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거 두 번째 책은 언제 나오는 거냐구요? 음~ 나오기는 할까가 더 궁금하긴 하지만,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아 인기를 얻으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시작이 어려워서 그렇지, 한 번 하게 되면 계속하게 되니 말이지요! 크핫핫핫핫!!
그럼, 또 어떤 작품의 감상문으로 이어볼지 고민의 시간을 가져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개인적으로 고전을 좀비물로 바꾼 작품 중에는 소설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Pride and Prejudice and Zombies, 2009’가 아직 최고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TEXT No. 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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