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인 6색 21세기를 바꾸는 상상력 인터뷰 특강 시리즈 2
한겨레출판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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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두만 내면 세상에 되는 일이 많아요.-21쪽

진짜로 이거 꼭 하고 싶어, 이거 하다 죽어도 좋아, 하는 마음. 거기서 용기가 나오는 거 같아요.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은 절대 포기가 안 되지요.-24쪽

여러분은 행복의 정의를 뭐라고 생각하세요? 제 정의는 딱 한 가지예요.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이 딱 맞아떨어지는 그 일을 하는 것.-35쪽

제발 꽃다운 나이에 자기를 새장 속에 가두지 마시기 바랍니다. 겨우 전반전에서 게임을 포기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웬만큼 실패해도 얼마든지 만회가 가능한 시간입니다. 만약 졌다고 해도 패자부활전이라는 것도 있잖아요?-48쪽

작은 것에서부터 연습이 필요해요. 자기가 하기로 한 것을 끝까지 해 보는 것. 이런 실천이 쌓이면 꿈을 반드시 이루게 되지 않을까요.

1년 만에, 5년 만에 이루게 되는 꿈도 있고 더 오래 걸리는 꿈도 있어요. 그러나 그 산이 자기가 정한 산이고 정상에 오르고 싶다면 한 발짝 한 발짝씩 가야 돼요. 작은 일을 못하는 사람은 큰 일을 절대로 못해요. 오늘이 없으면 내일도 없어요. - 한비야-49쪽

'존재냐 소유냐' 라는 에리히 프롬의 문제의식을 빌린다면, 대한민국 사회 구성원들은 소유에만 관심이 있을 뿐 존재에 대해서는 별로 질문을 던지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면 인간의 길보다 '경제동물'의 길을 가게 되지요.-90쪽

그래서 저는 여러분에게 아무리 물신이 지배하는 사회라 하더라도 끊임없이 긴장함으로써 자아실현의 끈을 절대로 놓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이기 위하여, 인간의 길을 가야 하는 것이고, 사회적 동물로서 인간의 궁극적인 길은 그 사회에 자기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생존은 오직 조건에 지나지 않습니다. 생존이 목적이 되는 그런 어리석음에서 벗어나달라는 것입니다.-102쪽

저는 인간의 가치를 최종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은 자칫 나르시시즘으로 빠질 위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를 속일 수 있을지는 몰라도 자기 자신만큼은 속일 수 없습니다. 자기 성찰을 끊임없이 해 나갈 때 나 자신의 인간적 가치에 대한 최종 평가자는 바로 나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결코 포기하지 마십시오. - 홍세화-1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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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07-08-08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밑줄긋기만 하시기에용?^^;;;

알맹이 2007-08-09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핫, 안 그래도.. 찔려 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딱히 올릴 만한 것이 없고.. 원래 제 취미가 책 읽으면서 밑줄긋는 것이라;; ^^
 
스누피의 글쓰기 완전정복 - 세계 유명 작가 32인이 들려주는 실전 글쓰기 노하우
몬티 슐츠.바나비 콘라드 지음, 김연수 옮김 / 한문화 / 2006년 10월
구판절판


이야기는 시베리아 변경에 있는 것이 아니다. 작가에게 딱 맞는 경험이란 없다. 작가가 되기 위해서 로데오 경기에 나가거나 황소와 싸울 필요는 없다. 작가는 글을 잘 쓰고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이해하면 된다. 작가의 의도를 독자가 금방 알아차리게 만드는 것이 가장 좋다.
글쓰기라 부르는 이 작업을 멋지게 만드는 것은 이 때문이다. - 토마스 맥구안-62쪽

잘 하는 것은 하나도 없었지만, 나는 글을 쓰고 싶었어. 그런데 놀랍게도 그 주가 끝나갈 즈음에 나는 대학의 학위나 어휘 능력이나 문장을 분석하는 일과 글을 쓰는 일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는 것을 깨닫게 됐어.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제일 중요한 거야. 루시야, "알랑가 모를랑가 모르겠으나"와 같은 멋진 단어를 모른다고 해서, 심지어는 맞춤법을 틀린다고 해서 작가가 될 수 없는 건 아니란다 문학 학위를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도 마음 속 가장 깊은 곳에서 터져나오는 쓰고자 하는 열망을 이길 수는 없는 거야. 기억하렴. - 패니 플래그-85쪽

그게 무엇이든 그 어떤 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을 하루 중에 만들어 놓으라는 얘기야. "이 시간만큼은 글만 쓸 거야." 라고 밑줄을 그어놓도록 해. - 도미니크 던-97쪽

시작하는 문장을 갈고 닦으렴. 글은 쓰는 게 아니라 여러 번 다시 쓰는 거야. 그러니까 도입부는 고치고 또 고쳐야 해. 첫 문장을 보면서 이렇게 자문해봐. "내가 독자라면 이런 문장을 보고 계속 읽을 마음이 생길까?"
그리고 기억해. 독자의 마음을 겨눠야 한다는 걸. - 바나비 콘라드-138쪽

대부분의 작가들이라면 다음과 같은 관점에서 자신의 작품을 한 번 더 검토하는 편이 좋다. 주인공이 느끼는 사랑과 공포는 생생한가? 그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원하고 있는가? 그는 흘러가는 시간에 맞서 꼭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는가? 그러니까 스누피 이 친구야. 만약 주인공이 하고자 하는 게 뭔지만 알아낸다면 플롯을 걱정할 필요는 없어. 이야기는 쓰는 게 아니라 계속 고쳐 쓰는 것이라는 것만 잊지 않으면 되는 거야. - 레어드 쾨니그-195쪽

이제 글을 쓰기 시작하는 작가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충고는 다음과 같다. 독자가 건너뛰고 읽을 부분은 아예 쓰지를 마라. - 엘모어 레너드-204쪽

다른 작가들에게도 진리라고 보는데, 작가인 내게 소설이란 등장인물을 설명하는 이야기다. 등장인물들이 이야기를 끌고 간다. 플롯과 주제도 등장인물들에게서 나온다. 고삐를 쥔 역마차 운전사처럼 작가는 함께 타고 가면서 방향을 잡아 줄 뿐이다. 달리는 건 말들, 그러니까 등장인물들이다. 그들이 절벽으로 달려가지 않게 해야 한다. - 제리 프리드먼-210쪽

내가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충고는 다음과 같아. 전문적인 것을 자세하게 설명하려고 지겹기 짝이 없는 묘사를 늘어놓거나 뻔한 얘기를 설교조로 이러쿵저러쿵 문장을 늘어놓지 말라는 거야. 독자들은 따분해서 그 부분을 읽지도 않을 거야. 그런 게 있다면 대화에 녹여내는 거야. 독자들의 마음에 떠오르는 영상은 너무나 빨리 바뀌거든. 독자들은 등장인물들이 말하는 것에만 흥미를 느끼고 또 이해할 수 있는 거야. - 클리브 커슬러-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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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공주 2007-08-08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고싶었는데,앤디뽕님 리뷰 보니 요점만 쏙쏙 읽은 느낌이네요.

알맹이 2007-08-09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고 싶어서 읽었는데 생각보다 시시하긴 해요. 그런데 스누피 만화가 중간중간 들어 있어서 참 재밌더라고요. 제목에 기대 걸지 않는다면 괜찮은 책이에요; ^^
 
사막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5월
구판절판


"마음만 먹으면?"
니시지마가 입을 떼며 또박또박, '단언'했다.
"우리들이 마음만 먹으면, 사막에 눈이 오게 할 수도 있다 이겁니다."-20쪽

"운동은 안 하냐?"
"난 있지, 스포츠 따위에 땀 흘리는 사람들은 시간 활용법을 모르는 부류라고 본다."
- 도리이의 대사.-25쪽

"있다면 어쩔 건데?" 그렇게 되물은 건, 옆에 가던 도도.
"있다면 우선적으로 태워 버리겠습니다." 곧이어 대답이 나왔다.
"태워?" 나는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
"태워 버리겠습니다. 무능한 정치가의 집을 태워 버리고, 어리석은 학생들이 신주 모시듯 하는 PC를 태워 버리겠습니다. 그러면 학생들도 이 세상 중대사에 발 벗고 나설지도 모릅니다."
학생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PC와 휴대전화라고 그는 꼭 집어 말했다.-55쪽

"우리 학생들이, 설렁설렁 놀고먹는 것과는 정반대로 말입니다. 자기 몸을 쓰고, 신체에 고통을 견디며 맞부딪치는 겁니다. 그런 식으로 해 나가야 돼요. PC라든가 인터넷이라든가, 그런 세계와는 달리 자신의 피부로 직접 부딪친 부분이 바로 세계입니다. 나는 완전히 감동 먹었습니다. 감동의 도가니에 완전 빠져 버렸습니다."-99쪽

"그렇게 머리 좋은 척하며 살아서 득 보는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대부분은 말이죠, 바보짓을 하게 될까 두려워 결국 아무것도 못합니다. 바보짓 하기를 죽는 것만큼이나 두려워하는, 바보들의 천국이라고요."-117쪽

"아까 말한 모금 활동도 마찬가집니다. 역사라든가 세계라든가 하곤 상관이 없어요. 지금 당장 눈앞에 닥친 어려움, 위기 그걸 해결하면 되는 겁니다. 항생제가 있으면, 그냥 주면 됩니다. 필요한 사람이 나타날 때마다 그냥 막 주는 겁니다. 생각해 보세요. 자기 눈앞에 있는 사람도 못 구하는 인간이 더 큰 일에 일조할 리 있겠습니까. 역사는 무슨 얼어 죽을 역삽니까. 당장의 위기를 해결하면 되는 거라고요. 지금 내 눈 앞에서 울고 있는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인간이 내일, 이 세계를 무슨 수로 구한답니까."-118쪽

"(...)그러나 보다 더 놀라워해야 할 일은, 한 인간이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전달하고자 한 것도 전달되지 않는다는 바로 그 사실입니다. 미시마 유키오를, 바보라 매도한 사람들도 말이죠. 마음 한구석에서는 진심을 다해 전하면 자신의 뜻이 전달될 거라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그건 절대적으로 확실합니다. 인터넷에서 의견을 피력하는 누리꾼들도 말이죠, 자기가 하겠다고 맘만 먹으면 본심이 가 닿을 거라 과신하고 있는 겁니다. 지금은 자기가 제 역량을 다 발휘하지 않아서 그런 거라고 말이죠. 하지만 미시마 유키오의 힘으로도 어쩔 수 없었는데, 할복할 각오를 하고 호소했음에도 그 메시지가 전달되지 않았는데, 저런 데서 확성기로 외친들 그게 먹히겠습니까."-293쪽

"이렇게 멀리 떨어진 나라의, 이런 술집에서, 학생들이 맥주를 마시며 어디선가 죽어간 사람들을 두고 어쩔 수 없다느니 하는 것 자체가 끔찍한 일입니다. 우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을지라도, 같이 마음 아파하며 하루라도 빨리 전쟁이 끝나길 기원조차 하지 않으니 말입니다. 적어도 그에 대해 부끄럽다는 생각은 갖고 말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니시지마는 개탄하면서 덧붙였다.
"전쟁에 대해 말할 때는 좀 더 괴로워하며, 몸부림치며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302쪽

유머러스하고, 거드름 피우지 않고 지적으로 보이는 남자. 일전에 니시지마가 가르쳐 준, '팔리는 소설의 조건'과 신기하게도 일치했다. 유머와 가벼움, 지적인 내용. 유려한 필치에 알맹이는 없는....-318쪽

"내 생각에는, 머리 좋은 사람들이 걸려들기 쉬운 올가미가 있는 것 같아."
"올가미?"
"응, 머리 좋고 유식해 보이는 사람들은 꼭 상황을 요약하고 싶어 하더라."
"그 말은?"
"초능력은 이런 것이고, 그것을 믿는 사람은 이렇다는 식으로 말이야. 예를 들면, 영화를 봐도 이 영화의 테마는 '말린 멸치'라는 식으로. 무엇이든 요약을 하는 거지. 모두 뭉뚱그려서. 본질을 간파하려고 하는 거야. 실제로 본질이란 건 곳곳에 다양하게 포진해 있고,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생각하는데, 그들은 요약해서 분류하고 싶어 해. 그렇게 하면 자기가 우수한 것을 어필할 수 있으니까. 난 그렇게 생각해."
- 이건 '나' 기타무라와 그 여친 하토무기 씨의 대화-352쪽

니시지마의 주관에 따르면, 그 남자는 남들 위에서 사람들을 가르치듯 논리정연하게 말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며 사실을 알면 행복해진다고 생각하는 '전형적인 바보'란다.
"사실을 알면 행복한 거 아냐?"
미나미가 거기서 말했다. (...)

"저기요, 사실이란 건 말입니다. 사실, 이러나저러나 크게 상관없는 겁니다."
니시지마가 침을 튀겼다.-365쪽

"아버지의 반대는 없으셨니?" 내가 물었다.
"아니." 도도가 바로 대답했다.
"엄마가 개를 키우기로 했다고 했더니 '그거 잘 됐네. 그렇잖아도 나도 키우고 싶었는데.' 하셨어."
"그 말밖에 할 줄 모르는 양반이니까 뭐."-374쪽

"매일같이 우리들은 열심히 살고 있지만, 어떻게 사는 게 옳은 길인지 모르잖아. 무엇을 하면 행복해질지 아무도 모른다고. 안 그래?"
"응, 그래요."
미나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말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본의 아니게 사막에 덜렁 내던져져서는 그때부터 알아서 생존해 가야 하는 존재들이야."
"알아서?"
"그래. 어떻게 살면 좋을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아. 그냥 네 맘대로 하라고 하면 더 하기 어려운 법이잖아."
"그게 무슨 말이야?"
"모두들 답을 알고 싶어한다고. 꼭 정답이 아니더라도 적어도 힌트라도 주어지길 바라지. 그러니 예를 들어 주택매매 시 체크할 사항이라든가, 실패 없는 육아법이라든가, 이렇게만 하면 문제없습니다 하는 지표에 의지하는 거지."
- 하토무기 씨.-386쪽

"(...) 하지만 결국 그런 것에 기대지 말고 '자유 연기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루하루 고민하고 온몸으로 부딪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난 생각해."
- 역시 하토무기 씨.-388쪽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그리워하는 것은 상관없다. 하지만, 그 시절은 참 좋았지, 오아시스였지 하면서 현실도피적인 생각일랑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인생을 보내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인간으로서 누릴 최대의 사치란, 인간관계의 풍요로움을 말한다."
- 졸업식에서, 학장님의 연설.-599쪽

"아마도 말입니다, 도저히 제 자신을 주체할 수가 없어서, 그는 그 나름의 행동을 개진하고 있는 거라 봅니다. 미국이 이딴 식으로 제멋대로 나오는 것은 모두 그 원숭이처럼 생긴 대통령 탓이라고 생각한 거 아니겠습니까."
나는 요즘 텔레비전을 켤 때마다 등장하는, 호리호리하고 칙칙한 얼굴을 떠올렸다. 늘 눈동자를 가만히 놔두지 못하고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대답이 궁하면 어째서인지 배우처럼 웃음짓는 대통령. 그 사람도 나름대로 고민은 하고 있을 것이고 나보다야 사회 전반에 대해 아는 게 많겠지만, 그의 언동을 보고 들을 때마다 '저거 바보 아냐?'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나처럼 세상 물정 모르는 애송이한테서도 그런 소릴 들으니 대통령 노릇도 참 가련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 ㅋㅋㅋ-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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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lin 2007-08-01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카 고타로 답네요..이 책은 못 읽어봤지만,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의 느낌이 나요~

알맹이 2007-08-05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이 분만의 스타일이 있어요. ㅋㅋ
 
첫사랑 온천
요시다 슈이치 지음, 민경욱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7년 4월
절판


시게타는 생각한다. 헤어지고 싶다는 생각은 어떤 시점에서 입 밖으로 나오는 걸까. 헤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일까, 아니면 헤어지기로 결심했을 때일까?-11쪽

"행복한 순간만을 이어 붙인다고 해서 행복한 건 아니야."

- 첫사랑이었던 아야코를 아내로 맞아들인 시게타. 그는 아야코에게 인정받기 위해 보험 영업 일에 매진한다. 그러나 둘 사이 간격은 점점 벌어지게 되고.. 결국 아야코가 시게타에게 위와 같은 말을 남기고 둘은 갈라서게 된다. 이 책에서는 이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서로 마음을 바쳤으나 힘겹게 계속되는 일상 생활 속에서 그 마음의 방향이 틀어져 버리고, 그 마음이 결국 서로에게 가 닿지 못하는, 그래서 결국엔 외로워져 버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45쪽

"그래. 아주 사소한 것, 그러니까 차가 미지근하다든가, 뭔가 서두른다든가. 대놓고 불평할 정도는 아니지만 조금 신경 쓰이는 거, 그런 것이 전혀 없는 게 이런 여관이네. 일류라고 평가 받는 곳은 전통 여관이든 호텔이든 모두 다 그렇지. 그런 사소한 것들에 신경 쓰지 않고 시간을 보내기 위해 비싼 돈을 지불하는 거라네."-29쪽

피차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어떤 아내가 남편에게 거짓말을 하고 어떤 유부남과 여행을 떠난다. 거기에는 속은 남편과 속인 아내가 있고, 마찬가지로 속인 남편과 속은 아내가 존재한다.-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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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좋은 방 Mr. Know 세계문학 2
E. M. 포스터 지음, 고정아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2월
구판절판


나는 부인의 종교는 믿지 않지만,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사람은 믿습니다.-31쪽

사람들은 에덴동산을 예전의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일입니다. 우리가 우리 몸을 경멸하지 않게 될 때 거기 들어가게 될 겁니다.-155쪽

마침내 실내로 들어간 루시는 버터워스 노부인과 차를 마시면서 미래를 대강이라도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과 인생은 연습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예기치 못한 배경의 실수 하나, 객석의 얼굴 하나, 관객의 반응 하나에 공들여 준비한 동작은 갑자기 아무 의미 없어지거나 아니면 너무 많은 의미를 담게 된다.-165쪽

루시는 이런 상황에 용감하게 맞섰다. 하지만 루시도 우리 대부분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외부를 둘러싼 상황에만 맞섰을 뿐이다. 그녀는 안쪽을 돌아보지 않았다. 때때로 마음 깊은 곳에서 낯선 환영이 떠오르면 그녀는 모두 예민한 신경 탓으로 돌렸다.-175쪽

인생은 정리하기는 간단하지만 실제로 살기는 혼돈스러우며, 우리는 언제나 <신경>이라든가 다른 피상적인 말들로 내면의 욕망을 가려 덮으려고 한다. 그녀는 세실을 사랑했다. 조지는 그녀를 불안하게 했다. 누가 그녀에게 두 문장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해 줄 것인가?-176쪽

"사람이 서 있으면 그림자가 지죠. 햇빛을 가리지 않겠다고 이리저리 옮겨 봐야 소용없어요. 그림자도 계속 따라오니까요. 그러니까 내가 서 있어도 피해가 가지 않는 곳을 선택해야 해요.... 맞아요. 되도록 피해가 적은 곳을 선택해야 해요. 그리고 거기서 태양을 향해 혼신을 다해 서 있어야지요."-186쪽

"완전한 전망은 하나뿐이래요. 우리 머리 위로 올려다보이는 하늘의 전망 말이에요. 땅 위에서 보는 전망들은 다 그걸 어설프게 흉내낸 거래요."-194쪽

사랑이 돌아왔다. 우리의 육체가 요구하고 우리의 마음이 찬양해 온 사랑, 우리가 만날 수 있는 가장 진실한 것인 사랑이 지금 세상의 적이 되어 돌아왔다. 그것을 틀어막아야 했다.

지금 닥친 문제는 사랑과 의무의 싸움이 아니었다. 그런 싸움은 아마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 그것은 진실과 가식의 싸움이었고, 루시의 첫 번째 목표는 자신을 무찌르는 것이었다.-198쪽

나는 음악이 아무리 아름답다고 해도 그런 것에 숨 막혀 죽고 싶지 않아요. 왜냐면 사람이 그보다 훨씬 아름다우니까요.-212쪽

계단 꼭대기에 잠시 멈춰 선 그는 체념한 자의 굳센 표정으로 그녀를 보았고, 그 모습은 잊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폭넓은 교양을 쌓았지만 세실은 근본적으로 금욕주의자였고, 사랑을 떠나는 순간만큼 그에게 어울리는 사랑의 순간은 없었다.-214쪽

"내 말을 믿어요. 허니처치 양. 인생은 눈부시지만 또 힘든 거요." 그녀는 계속 침묵했다. "한 친구가 이런 말을 쓴 적이 있어요. <인생은 바이올린 연주회와 같다. 그런데 그 연주법은 연주를 해나가는 무대에서 익혀야 한다>고 말요. 적절한 비유라고 생각해요. 사람은 살아가는 현장에서 살아가는 능력을 익혀야 해요...... 무엇보다 사랑하는 능력을."-247쪽

"충격받았구려. 하지만 충격을 주려고 한 말이에요. 때로는 충격밖에 희망이 없으니까. 다른 방식으로는 아가씨한테 접근할 수가 없으니까. 아가씨는 결혼해야 해요. 안 그러면 인생을 허송하는 거야. 이제 아가씨는 물러나기에는 너무 멀리 갔어요. 나한테는 이제 시간이 없어. 그래서 사랑이나 우정, 시같이 세상에서 정말 중요한 것들, 아가씨가 결혼을 통해 얻는 것들을 누릴 수가 없어요. 분명한 건 조지하고 함께라면 아가씨가 그런 것들을 찾으리라는 것, 그리고 아가씨가 녀석을 사랑한다는 거예요. 그러니 아들놈하고 결혼해요. 벌써 아가씨 마음속 한 자리를 녀석이 차지하고 있지 않소? 아가씨가 그리스로 달아나도, 다시는 녀석을 안 봐도, 그 이름조차 잊어도 조지는 죽을 때까지 아가씨 마음 속에 있을 거요. 사랑하는 사람들은 헤어질 수 없어요.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겠지요. 사랑을 비틀고 무시하고 혼탁하게 할 수는 있지만, 그걸 떨쳐 버릴 수는 없어요. 경험을 통해서 나는 시인들의 말이 옳다는 걸 알아요. 사랑은 영원합니다."-248쪽

열기가 필요한 전투에 나설 때는 냉정해져야 해요. 자신이 만든 혼란 속에 몸을 던져야 해요. -2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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