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의 교단일기 - 살구꽃이 피는 학교에서 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 8
김용택 지음 / 김영사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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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기는 내가 선생 노릇을 그만두려 하다가 다시 교단에 서며 쓴 글들이다." 

서문의 첫 문장이다. 우리 나라 학교는 참 절망적인 공간이다. 물론 교사들의 문제도 크지만 학교행정 자체가 권위적이면서 보수적이고 군대처럼 '복종'과 '삽질'을 요구하는 경우가 참 많다. 무엇보다 아이들을 성적의 자로 재고 성적에 대한 불안으로 복종시키며 학교와 학원, 두 곳에서 골병들게 하는 이 교육 시스템이 변할 기미가 전혀 안 보인다. 아니 오히려 현 정권이 들어서면서 아이들이고 교사고 눈에 보이는 잣대로만 평가하려 하고 그를 통해 경쟁을 가속화시키고만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사실 교사들은 정말 약하면서도 어리석은 존재이다. 그래서는 안 되겠지만, 현실이 참 그렇다. 이 책 속에서도 김용택님은 요즘 교사들을 "교과서와 새로운 기술만을 습득한 교사 기술자들이 아이들 앞에 기계처럼 앉아 있다." 라고도 표현했는데 자신만의 생각도 없고 이렇다 할 교육 철학이랄 것도 가지지 못했으며 이런 현실 속에서도 행동하지 못하는 교사들이 정말 많다. 안타깝지만 나도 그런 사람들 중의 한 명이고. 

이러다 보니 교사들은 학생들과 만나면서 늘 큰 벽에 부딪친다. 어떤 날에는 학생도, 학부모도, 사회도, 교육청도, 동료 교사도 어느 누구 하나 나를 도와주지 않고, 그런 어려운 현실을 타개해 갈 마땅한 지혜도 열정도 내부에서 일어나지 않을 때에는 정말 절망을 느낄 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실망시키는 것이 나 자신일 때에 자신이 "살을 다 발라버린 가시만 남은 고기처럼" 느껴지며 교직을 그만두고 싶어질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절망 속에서도 김용택님은 자신을 다잡으면서 이런 절망적이면서도 희망적인 기록을 남겨 놓으셨다. 나처럼 우둔하고 용기 없고 게으른 후배 교사들에게 언제나 자신을 성찰하고, 아이들에게 죄를 짓지 말라고 가르치신다. 언제나 자신을 새로이 하고 성장하면서 아이들을 존중하고 진정성을 가지고 살라 하신다. 직접 배운 적은 없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김용택님을 존경하고 스승으로 모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리뷰인데, 쓰다 보니 뭐가 뭔지 모를 글이 되어버렸다. 신세 한탄 같기도 하고;;
이 책은 내게 큰 감동과 가르침을 주었고, 나를 돌아보게 했고, 다시 살아날 힘도 주었다. 받은 감동과 가르침이 너무 커서 사실 리뷰 쓰기가 오히려 힘들었다.   

제발 지금 교과부 높으신 분이나 MB가 이런 책 좀 읽고 머리 좀 깨쳤으면 좋겠다. 이런 책 읽고 감동 받고 머리 깨칠 사람이라면 지금처럼 개죽 쑤고 있진 않겠지.. ㅠㅠ

밑줄긋기 -  http://blog.aladin.co.kr/android/2296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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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2-31 0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작도 하지 않은 우리 큰딸, 한주간 교생실습만으로도 내가 정말 이 길을 가야되는 건가~ 엄청 갈등했다네요.ㅜㅜ 그래도 아이들에게 희망을 걸며 다시 불끈~~~ 저도 이 책 딸을 위해서라도 봐야할 것 같아요.^^
2009년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알맹이 2009-01-02 14:23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도 행복하고 건강한 2009년 보내세요~! 서재 찾아주시고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2008-12-31 1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끔 아이들은 억울하다 - 김대유의 생활지도 딜레마
김대유 지음 / 우리교육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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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나는 '교사'라는 직업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카리스마도 부족하고 통찰력도 부족하여 중학생들 앞에서도 쩔쩔 매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대학 시절 - 어언 10여 년 전 교생 실습 나가서 아이들을 만나 본 후로는 늘 어른들만 상대하거나 책만 파고 지냈으니 지난 해 담임이랍시고 아이들을 50명 가까이나 맡긴 맡았는데 대체 이 놈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 특히 생활이 원만하지 못한 아이들은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 지 참 막막하기도 하고 솔직히 두렵기도 하고 그러면서 어떻게 미운 정 고운 정으로 지난 한 해 동안 첫 담임을 겨우겨우 해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이 그것. 교과 지도도 학교 행정 업무도 다 중요하지만 중학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생활지도로구나, 라는 것. 그리고 내가 자랄 때와는 정서도 흥미도 너무나도 달라진 이 아이들을 잘 보살피고 달래고 이끌어가는 일은 정말 웬만한 내공으로는 안되겠구나, 라는 것. 빛깔이 있는 학급운영이란 책도 사보고 주변 선생님들이 어떻게 하는지 지켜본 후 따라해 보기도 하고 딴에는 애를 쓴다고 썼는데 1년이나 지난 지금도 생활지도는 여전히 어렵게만 느껴지고 문제 상황을 잘 해결해 줄 지혜가 쉬이 떠오르지도 않고. 이럴 때 이 책을 읽으니 학급 운영의 기본이란 바로 이거로구나, 하는 감이 좀 오면서 어디선가 한 줄기 빛이 비치는 것 같아 참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책의 내용 자체는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각 문제 상황별로 아이들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 것인지, 교사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아이들을 대해야 하는지를 쉽게 쉽게 써 놓았다. '가끔 아이들은 억울하다' 라는 솔깃한 제목 때문에 내용에 대해 엄청난 기대만 하지 않는다면, 또는 책이 얇고 여백이 넉넉하다는 사실에 내용이 부실한 거 아닌가 실망해서 책을 덮어버리지만 않는다면, 나와 같은 생활 지도 초짜 교사들에게 이 책은 좋은 지침서가 되어 줄 것이다. 내가 1년이나마 경험이 있어서인지 어떤 상황엔 어떤 대처법이라는 실제적인 방침들을 알려주어서라기보다는 아이들을 대할 때 절대 잊어서는 마음가짐이나 태도가 무엇인가, 라는 중요한 문제를 생각할 수 있게 해 주어서 이 책이 더 좋았다.

생활지도 전문가이신 경력이 오래된 교사들보다는 경력이 짧고 생활 지도를 어려워하는 교사들에게 제대로 도움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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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ony 2007-05-03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할 수 있으면 만사형통인데, 그게 참 어렵지 싶다.

알맹이 2007-05-03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넹.. 그러게요.. 기본적으로 싫어하는 건 아닌데,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참 어렵더라구요;;

순오기 2007-08-14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쁜짓할 때는 다 이뻐보이는데, 미운짓할 때도 이쁘게 봐 주는게 '진심으로 사랑'하는 거겠죠? 생활지도는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제자들 뿐 아니라 내 자식도 이쁠 때 미울 때 변화무쌍하던걸요. 셋이나 키우고 얻은 결론, 절대 자식 키우는 사람은 남의 자식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말아야겠다 다짐함!!
 
수업을 왜 하지? - 꼼꼼하게 들여다본 아홉 개의 수업 장면
서근원 지음 / 우리교육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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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초등학교 교사를 한 경험이 있으며, 현재는 교육 인류학을 공부하고 있다는 저자가 쓴 수업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이 담긴 글들. '초등 우리 교육' 잡지에 연재되었던 글을 모아서 책으로 펴낸 것이다.

저자는 초등학교 선생님들의 수업 관찰을 통해서 교사가 수업을 할 때 고민해야 할 것이 무엇이며,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무엇인지, 또 어떤 수업이 좋은 수업인지 등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담아내고 있다.
각각의 글은 실제 수업 장면에 대한 관찰로 시작되는데, 교사가 하는 말 하나하나, 학생들의 태도나 대답, 교실의 분위기 등을 그대로 글로 옮겨 놓아 실제로 내가 그 수업을 참관하는 느낌이 들게 한다. 또 현장 경험이 많은 저자가 우리 학교 현실에 밀착된 문제를 지적하고, 또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나처럼 어려운 글, 추상적인 글에 대해서 거의 난독증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도 아주 재밌고 쉽게 읽을 수 있다. 
글의 구성 면에서 또 하나 좋았던 점은 좀처럼 수업 공개를 하지 않는 우리 나라 교사들의 풍토에서 이렇게라도 여러 유형의 수업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사실 교사가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교사를 기를 때나 교사를 뽑을 때나 교직 실무의 전문성이 그 중심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 처음 중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한, 수업을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아직 감을 못 잡은 교사로서, 이런 부분도 내게는 도움이 많이 되었다.

나는 애초에 교직이나 학교에 대해 어떤 이상적인 상을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기대한 것이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교사로 살아간다는 일이 밖에서 보아왔던, 또는 내가 학생 시절에 선생님들을 관찰해 왔던 것과는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학교에 출근한 지 며칠만에 절감하게 되었다. 
교직에 들어서기 전에는 막연히 교사는 수업만 잘하면 되지, 하고 생각해 왔는데-
교사들에게 수업보다 우선시하여 처리해야 하는 수많고 잡다한 행정 업무들이 있다는 것, 수업보다는 학급 경영, 학생 생활 지도가 일의 우선 순위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특히 주당수업시수가 많은 과목의 경우에는 수업이 너무나도 눈 깜짝할 사이에 일상화되어 버릴 수 있다는 것, 이래서 '수업만 잘하는 것'이 우리 나라 학교 현실에서 정말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이제는 200% 절감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래서 특히 '교사는 왜 수업에 전념할 수 없는가' 라는 장을 읽으면서 정말정말 공감하고, 분개하기도 하고, 가려운 부분을 정확히 긁어주는 것 같아 속이 시원하기도 하였다. 특히 이 장은 우리 나라 교육부 장관, 대통령에게 꼭 읽혀야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혹시 나는 중등 교사인데, 이 책은 초등 학교 수업에 대한 이야기이네, 나랑 별 상관이 없을지 모르겠어, 라고 생각하는 선생님들이 계시다면, 주저하지 말고 이 책을 보시라고 얘기하고 싶다. 이 책을 읽은 바에 의하면, 내가 있는 중학교나 여기에 나오는 초등 학교나 수업과 관련하여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들은 비슷했고, 또 수업이 어때야 하는가, 라는 기본적인 문제는, 파고 들어가면 학교급을 넘어서는 논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로서 자신의 수업에 불만이 많은 분들, 어떻게 수업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이 책은 정말 생각할 여지를 많이 주고, 반성도 많이 하게 한다. 많은 교사들이 이 책을 읽고, 같이 고민하고, 같이 문제를 해결하고, 그래서 우리 나라에 좋은 수업을 하시는 선생님들이 점점 많아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 그런데 교직에 있지 않은 분들이 이 책을 읽으면 공감도도 떨어지고 별로 재미 없어 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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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 2007-01-04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벌써 그렇게 큰가요? *_* 음... 왠지 학부모가 이런 책 선물하면 교사들은 '내가 요즘 수업 잘 못하고 있나? 아이가 집에 가서 내 수업에 대해 무슨 나쁜 소리라도 했나?' 하고 고민하게 될 것 같은데요;;; ^^;;;
 
표준국어문법론 - 개정판
남기심.고영근 지음 / 탑출판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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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작년 임용시험 공부할 때 열심히 봤던 책. 그 때는 도서관에서 빌려다가 보고, 반납하고

또 대출해서 보고 그랬었는데;;

올해 돈 벌게 되면서 모르는 거 있으면 찾아볼 요량으로 한 권 구입했다.

워낙에 유명하고 문법계의 바이블이 되는 책이라 더 말할 것도 없을 정도다..

형태론과 통사론 위주인데,

그 분야에 대해서는 어떤 책보다도 상세하게 나와 있는 것 같다.

게다가 권위 있는 교수님들이 쓰신 책이기도 해서

여러 가지 학설이 많은 문법을 공부할 때 길잡이가 되어 줄 수 있는 책이다.

쉽게 생각하기 어려운 다양하고 재미 있는 예가 많이 나와 있는 것도 장점.

가령, 최근 강아지, 망아지, 모가지, 바가지, 할 때의 '-아지'가 접사인가, 즉 그래서 강아지는 파생어인가?

라는 문제로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 책 198쪽에 그 설명이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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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06-12-11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어샘이세요???ㅎㅎ

알맹이 2006-12-11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부끄럽게도. ㅠ.ㅠ 많이 갈고 닦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