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숲마실
최종규 지음, 사름벼리 그림, 숲노래 기획 / 스토리닷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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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살 때 주로 인터넷 서점을 이용하는 편이지만, 때로는 동네 책방(책집)에서 책을 사기도 한다. 집과 직장 근처에는 동네 책집이 없어서 주로 종로나 신촌, 홍대 쪽에 외출할 일이 있을 때 동네 책집에 들른다. 한참을 둘러보다가 마음에 드는 책을 한두 권 골라 들뜬 마음으로 집에 돌아오는 것이 일상에 몇 안 되는 즐거움 중 하나였는데, 올해는 외출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 탓에 책집 나들이를 한 번도 못해서 아쉽고, 책집 운영하시는 분들은 무사하신지 궁금하고 걱정되고 그렇다... 


우리말사전 지음이 최종규의 <책숲마실>은 저자가 지난 30년 동안 서울, 인천, 수원, 춘천, 부산 등 전국의 동네 책집 천 곳 남짓을 직접 가보고 그중에 140곳을 간추려 소개하는 책이다. 책에 소개된 책집 중에는 사라진 책방도 있고, 원래 있던 곳에서 이전한 책집도 있다. 새 책을 파는 책집도 있고, 헌 책을 파는 책집도 있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서점들과는 다르게 서가의 형태도, 취급하는 책의 종류도, 판매하는 방식도 책집마다 다르다. 다르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고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돌아가는 곳이라는 점은 같다. 그렇기에, 어느 지역 어느 동네의 어느 책집에 들어가도 오랜 단골인 양 푸근한 기분을 느끼는 게 아닐까. 


일본의 대표적인 헌책방 거리인 도쿄 진보초에 있는 책집들로 마실 떠난 이야기도 나온다. 어느 서점의 앞자락 책시렁에서 테즈카 오사무와 미즈키 시게루의 만화책을 발견하고 한참 들여다보다가 문 닫는 시간이 되어 사지 못하고 나온 이야기, 이튿날이 되어도 계속 생각이 나서 다시 가보니 어느새 팔렸는지 책이 안 보여 섭섭함을 느낀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이런 재미(!) 때문에 헌책방을 찾는 건데, 헌책방에 안 가본 지도 꽤 오래된 것 같다. 언제쯤 마스크 없이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책집 나들이를 할 수 있을까. 그때까지 이 책을 읽으며 아쉬움을 달래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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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21-01-01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에는 누구나 싱그럽고 맑게
바람을 마시고 숲을 곁에 두면 좋겠어요.
숲을 품으면
온몸과 온마음에서 푸른넋이 피어날 테니까요.

해끝에 다리앓이로 한참 애먹었는데
이제 조금씩 살아나요.
이 책을 차근차근 누리시면서
책집으로 숲마실을 다니는 새해가 되셨다면 좋겠습니다.

기쁜 삶과 사랑 짓는 하루가 되는
새해맞이를 하시기를 바라요.
고맙습니다 ^^

2021-01-01 11: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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