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화학 이야기 1 - 우주 탄생부터 산업혁명까지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오미야 오사무 지음, 김정환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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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세계사를 바꾼 ~이야기' 시리즈를 여러 권 읽어봤는데 '13가지 식물', '37가지 물고기', 

'6가지 음료', '10가지 감염병'에 이어 이번이 다섯 번째 책이다. 앞서 본 책들이 특정 분야에서 세계사에

큰 영향을 끼친 것들을 몇 가지 선정한 것에 비해 이 책은 막연히 화학 전반을 다루다 보니 과연 어떤

내용들을 담고 있을 것인지 궁금했다. 


이 책에선 우주 탄생에서부터 산업혁명과 시민혁명 시대까지 세상의 역사를 전반적으로 다루면서 

거기에 관련된 화학적 얘기들을 곁들이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학교 다닐 때 화학을 배우긴 했지만

그리 친한 편은 아니었는데 이 책에선 그때 가지고 있던 화학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화학이

등장한다. 우주 탄생이나 선사시대는 비교적 중대한 변화가 일어난 시점 등만 간략히 짚고 넘어간 후

고대문명부터 본격적으로 다양한 내용들을 선보인다. 기원전 4000년 무렵에 빵, 맥주, 와인이 탄생했고

기원전 3000년 무렵에는 유리를 이용하기 시작해서 그 역사가 정말 유구하다고 할 수 있었다. 지금도

잘 상상이 되지 않는 기원전 2500년 무렵 만들어진 쿠푸 왕의 피라미드에도 화학 지식이 사용되었는데,

나무 막대기와 돌을 활용한 석재 쪼개기와 석재와 석재의 틈새를 '고대의 시멘트'로 마감처리하기,

건설 노동자들에게 매일 맥주 배급하기 등 흥미로운 얘기들을 들려준다. 지중해 세계의 형성에서는

뿔고둥 12,000개로 겨우 1.5그램을 얻을 수 있었던 보라색 염료가 제왕의 색으로 사용된 점, 철기 기술

발명으로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할 수 있었고 펠로폰네소스전쟁에서 세계 최초로 독가스인 이산화황이

사용되었으며 소금세에 대한 민중의 불만이 폭발해 프랑스혁명이 일어났다는 등 그동안 잘 몰랐던

흥미로운 얘기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흔히 연금술은 여러 책들에서 자주 다루지만 진시황이 불로초를 만들거나 찾아오라고 해서 약초를

찾고 광물 등을 배합하는 과정에서 연단술이 발달했다는 얘기는 처음 알게 되었다. 도교의 연단술을

익힌 사람들이 약을 만들려고 하다가 우연히 화약을 발명하게 되었다는데 화약의 등장이 세계 전쟁사를

바꾼 사실은 쉽게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발명했다고 자랑하고 있지만

그보다 늦은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에 비해 산업화와 대중화에는 실패했는데 이 책에선 한자의 특수성, 

권력층의 편협함과 페쇄성을 그 이유로 든다. 사탕수수 재배가 인류의 농업을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 

게 했고 달러의 기원이 된 '요아힘스탈러'에 대한 얘기 등을 거쳐 근대 화학의 아버지 라부아지에가

징세 청부업자로 활약하다가 프랑스혁명때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져야 했던 비극 등 세계사의 큰 흐름

속 화학의 활약상(?)을 만나볼 수 있었다. 사실 이게 화학과 무슨 관련이 있지 싶은 얘기들도 더러 

있었지만 화학이 그만큼 우리가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부분들과 관련이 있다는 반증이 아닌가

싶었는데 방대한 인류의 역사를 화학의 관점(?)에서 정리해볼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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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네스뵈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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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네스뵈는 시그니처 캐릭터인 해리 홀레가 활약하는 시리즈를 중심으로 읽다 보니 스탠드 얼론은

'헤드헌터', '아들', '블러드 온 스노우' 밖에 읽어보지 않았다. 이 책도 스탠드 얼론이다 보니 과연 어떤

내용일지 궁금했는데 예전에 동명의 드라마 등이 있기는 했지만 제목부터 뭔가 음산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화자인 로위와 동생 칼이 얘기의 중심인물인데 프롤로그에서 로위가 열여섯, 칼이 열다섯 살 때 기르던 

개를 칼이 오발로 중상을 입혀 로위가 개를 죽여야 했던 얘기를 들려준다. 처음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데 시간이 한참 지나 계속 고향에서 살던 로위를 외국에 나가 살던 칼이 아내 섀넌과 함께 찾아

오면서 본격적인 얘기가 시작된다. 형제는 뭔가 끔찍한 비밀을 숨기고 있는 것 같았는데 이들의 부모는

차를 타고 가다가 절벽에서 추락해 사망했었다. 이들 형제가 숨기고 있는 비밀과 부모의 죽음 사이엔

뭔가 연관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측이 되었는데 칼을 유독 감싸고 도는 로위의 모습은 두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 의심을 품게 만들었지만 서서히 충격적인 진실이 드러난다. 특별한 형제 사이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만한 사연이었는데 결국 형제들이 살아남기 위해 저지른 행동들은 끝나지 않고 계속

그들을 괴롭힌다. 한편 칼은 마을에 호텔과 오두막 건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마을 사람들의 투자를 유치

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가운데 로위는 제수인 섀넌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어릴 때 끔찍한 일을 겪었던 형제는 좀 정상적이랄까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어딘가 위태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칼은 인기남이긴 하지만 믿음직스러운 모습은 아닌데 로위도 그런 틈을 타서

섀넌과 위태로운 불장난을 시작한다. 마을의 유일한 경찰인 올센은 역시 경찰이었던 자신의 아버지가

형제들과 관련되서 실종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는 가운데 칼이 추진하던

호텔에 화재가 나면서 칼의 사업이 궁지에 몰리고 칼에게 거액을 빌려준 투자자는 해결사를 고용해

빚 독촉을 하면서 사태는 점점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로위가 사건 해결을 위해 나선다. 그 와중에

섀넌과의 관계도 지속하면서 이들 형제 앞에 과연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태가 되는데 마지막의 결말은 좀 의외인 씁쓸한 해피엔딩(?)을 보여준다. 스콧 스미스의 걸작

'심플 플랜'과도 비슷한 느낌이 좀 들었는데 끔찍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저지를 수밖에 없었던

일들이 계속 형제들을 괴롭히고 망가뜨려 결국은 또 다른 비극을 낳고 말았다. 요 네스뵈의 책은 대부분

엄청난 분량을 자랑해서 쉽게 시작하기 어려운데 한 번 시작하면 나름 술술 읽히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 책으로 잠시 외도를 했지만 아직 읽지 못한 해리 홀레 시리즈의 '칼'도 조만간 도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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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 갤러리 마로니에북스 세계미술관 기행 2
다니엘라 타라브라 지음, 박나래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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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쟁쟁한 미술관들이 즐비하지만 아직 가보지 못한 곳들이 무수하다 보니 책으로나마 미술관

투어를 집에서 즐기고 있다. '손 안의 미술관' 시리즈인 '프라도 미술관에서 꼭 봐야 할 그림 100'과

'우피치 미술관에서 꼭 봐야 할 그림 100'을 최근에 봤고 다음 방문지로는 런던에 있는 내셔널 갤러리를

선택했다. 여기도 역시 아직 못 가본 곳인데 런던에 있는 주요 미술관들이 모두 무료라고 하니 언젠가

런던에 간다면 무조건 가볼 곳이라 과연 어떤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먼저 내셔널 갤러리의 역사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는데 '공공 서비스'의 개념을 가진 첫 번째 미술관

으로 내셔널 갤러리는 앞서 본 책들의 프라도 미술관이나 우피치 미술관 등과는 달리 군주들의 수집품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닌 예술 작품에 대한 취미를 대중들과 공유하고 또 전파하기 위한 미술관을 상상

했던 정열적인 상인들과 수집가들이 미술관 설립의 주춧돌이 되었다고 한다. 주요 작품들의 수집 역사를

차례로 소개하는데 역시 1838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무료 입장이 가장 매력 포인트라 할 수 있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작품 소개에 들어가는데 시대순으로 작품들이 등장한다. 프랑스 화파(?)의 '윌튼 

딥티크'라는 작품으로 시작하는데 초반부의 대표작은 역시 이 책의 표지로 사용된 얀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이다. 세 부분의 집중탐구에 이어 부부의 모습을 다음 장 전체를 할애해 

자세히 보여준다. 앞 부분엔 잘 모르는 작가와 작품들이 적지 않았는데 보티첼리의 '비너스와 마르스'

부터는 비교적 친숙한 화가들이 대거 등장했다. 르네상스의 3대장의 작품들도 역시 빼놓을 수 없는데 

다 빈치의 '암굴의 성모'가 아마 대표적인 작품이 아닐까 싶다. 한스 홀바인의 '외국대사들'은 대표 

작품으로 손꼽을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가볍게 다뤄진 느낌이 없지 않다. 유럽 미술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루벤스의 작품 중엔 '파리스의 심판'이 역시 부각되었다. 비교적 연식들이 있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들도 있었는데 마네, 르누아르, 세잔의 작품으로 마무리한다. 

이 책을 통해 내셔널 갤러리의 대표작들을 간략하게나마 만나볼 수 있었는데 꼭 직관할 기회가 어서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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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역시 시체가 있었습니다 옛날이야기 × 본격 미스터리 트릭
아오야기 아이토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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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할머니가 들려주는 전래동화는 어릴 적 추억을 새록새록 떠올리게 하는 얘기지만 미스터리

또는 호러로서의 재미도 갖추고 있다. 그런 전래동화를 본격 미스터리의 소재로 삼아 새롭게 재창조한

전편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시체가 있었습니다'는 흥미로운 설정으로 전래동화와 미스터리의 절묘한

앙상블을 선보였는데 후속편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에선 또 어떤 재밌는 얘기들을 들려줄지 기대가 되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5편의 일본 전래동화를 바탕으로 하는 미스터리를 선보이는데 일본 전래동화들이다

보니 친숙한 얘기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 전래동화와도 비슷한 구석들이 엿보여서 완전히 낯설지도

않았다. 먼저 '죽세공 탐정 이야기'는 마치 '엄지공주'와 비슷한 느낌이 드는 '가구야 공주'라는 전래

동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혼자 살던 죽세공인 시게 영감이 대나무 속에서 엄지손가락 크기만 한

가구야란 소녀를 발견하고 데려와 키운 후 그녀의 미모에 반한 청혼자들에게 어려운 숙제를 내준 후

벌어진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는 얘기였는데 좀 판타지스런 측면이 있었다. '일곱 번째 데굴데굴 주먹밥'은

왠지 우리 '혹부리 영감' 얘기와도 비슷한 부분이 있었는데 옆집 영감이 주먹밥이 굴러 떨어진 구멍

속으로 들어갔다가 쥐들로부터 원하는 걸 무엇이든 얻을 수 있는 자루를 받아오자 일하기 싫어하고

욕심 많은 소시치 영감이 따라하면서 벌어지는 얘기가 재밌게 그려진다. 영화 '사랑의 블랙홀'처럼

소시치 영감은 한 번에 성공을 하지 못하고 무려 7번이나 반복을 하게 되는데 그 와중에 뚱보 쥐를 

죽인 쥐도 잡게 되지만 또 다른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볏짚 다중 살인'은 동일한 남자가 여러 번 죽는 기이한 얘기를 다루는데 놀라운 진실이 숨겨져 있었다.

'원숭이와 게의 싸움 속 진실'은 어디선가 들어봤던 얘기 느낌이 든 작품인데 너구리와 원숭이 사이에

얽힌 원한이 서려 있었고 이는 마지막 작품인 '사루로쿠와 보글보글 교환 범죄'와도 연결된다. 대놓고

교환 살인을 제목에 드러낸 마지막 작품에서 원숭이 등 동물들 사이에 알력과 갈등을 흥미롭게 그렸다.

우리 전래동화들도 미스터리로 다시 부활시키면 재밌을 것 같은데 이런 시리즈가 미스터리의 영역을

좀 더 확장시켜주는 게 아닌가 싶다. 저자의 서양 전래동화편 미스터리인 '빨간 모자' 시리즈도 과연

어떻게 미스터리로 재현시켰는지 확인해볼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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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키메데스는 손을 더럽히지 않는다
고미네 하지메 지음, 민경욱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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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스터리를 즐겨 읽다 보니 다양한 설정의 작품들을 만나봤는데 학원물도 그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띠지에는 "이 소설과의 만남이 책을 싫어하던 바보 고등학생의 운명을 바꿔놓았다'라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말이 적혀 있는데 현재 일본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 중 한 명인 히가시노 게이고를

미스터리 작가의 길로 인도한 작품이라니 당연 어떤 작품일까 궁금했다. 이 책의 작가인 고미네 하지메는

제19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했는데 히가시노 게이고가 '방과 후'란 학원 미스터리물로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으니 히가시노 게이고에게 미친 영향력은 분명 있는 것 같다.


임신한 딸 미유키가 중절수절 중 사망하자 딸을 임신시킨 남자가 딸이 다니던 학교 학생이란 소문이

돌면서 미유키의 아버지 겐지로는 딸을 임신시킨 남자를 찾기 시작한다. 마침 미유키의 삼우제에 불려

간 나이토의 도시락을 경매로 구입하여 먹던 야규가 복통과 두통을 일으키며 쓰러지고 누군가 야규가

먹던 도시락에 독약을 탄 게 분명했다. 한편 야규의 집에선 야규의 누나가 엄마와 야규가 집을 비운

사이 가정이 있는 남자와 불륜을 즐기려다 갑자기 돌아온 엄마 때문에 남자가 다락방에 숨어 있다가

사라진다. 한동안 흔적도 없이 행방불명이 되었던 남자는 결국 야규의 집 마루 밑에서 시체로 발견

되는데...


세 건의 사고에는 모두 야규가 관련되어 있지만 그에게는 세 번째 사건 당시 수학여행 중이었다는

강력한 알리바이가 있었다. 사건을 담당한 노무라 형사가 집요하게 파고 다녀도 철판을 깐 야규와 그

일당을 무너뜨리지 못하지만 전혀 뜻밖의 일로 인해 급반전 된다. 제목에 등장하는 아르키메데스는

유레카로 유명한 그 인물이지만 이 책에선 야규 등의 모임 이름이기도 했다. 미유키가 죽으면서 마지막

남긴 말이기도 한 아르키메데스가 살인 기계를 발명했다는 얘기는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그가 비록 왕의

명령을 받아 살인 기계를 만들었지만 직접 사용하진 않았으니 손을 더럽히지 않았다는 궤변같은 제목을

붙였다. 원자폭탄을 투하한 미군들이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는 얘기를 하면서 원폭 발명자도 손을

더럽히지 않았다고 할 수 있냐고 반문하는데 왠지 전범 국가 일본이 자신들이 원폭 피해자라고 하면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암튼 마무리는 약간 엉뚱하다고 할 수 있었는데

치기 어린 학생들이 저지르는 일들 속에 숨겨진 진실을 밝혀나가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낸 작품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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