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철완, 최동원 프로야구 레전드 2
최준서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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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야구의 계절이다. 이제는 9개 구단이 되었고, 신생 구단이 첫승과 첫 연승을 했으니,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간다고 해야 하나... 이제 몇 게임 하지도 않았는데, 좀 섣부르기는 하지만.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이 활약을 하고 있어, 더 야구에 흥미를 느끼게 해주고 있는데...

 

이 때 최동원이라는 투수가 생각났다.

 

저번에 장효조를 읽었으니, 이번엔 최동원이다. 둘 다 같은 해에 세상을 떴는데...

 

최동원의 경기나 장효조의 경기를 중계로 본 경우가 많았는데, 이들과 함께 했던 이들 중 감독이나 코치가 된 이들도 많은데, 이들은 이제 야구를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으니...

 

최동원의 투구야 뭐, 하도 언론이나 여러 글에서 이야기를 해서, 게다가 영화로도 만들어졌으니 새삼 거론할 것이 없고, 이 책을 통해서는 시대를 앞서갔던 야구인 최동원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가 초대 선수협 회장을 역임했다는 사실, 그리고 그 때문에 많은 고난을 겪었다는 사실, 또 투수로서 자신의 어깨에 보험을 들었다는 사실, 이런 것들이 지금은 당연시되고 있지만, 그 당시에는 인정받지 못하는 일이었으니...

 

지금의 선수협이 이 정도로 인정받고 있는 것도 이런 선배들의 노력이 있어서였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는 선수로서도 대단했지만, 인간으로서의 대접을 받길 원했던 사람으로서도 대단했다는 생각이 든다.

 

단지 돈 때문이 아니라 자신에게 합당한 대우를 해주기를 바랐던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사람이 있었기에 지금 700만 관중의 시대를 열지 않았을까 한다.

 

철완으로 불리던 최동원. 그가 야구인으로서도 앞서간 인물이었다는 사실. 그런 인물들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는 이렇게 야구를 즐기고 있다는 생각.

 

그렇다. 세상의 모든 일은 한 사람의 일로 되지 않는다. 모두 앞서간 사람들이 있었기에 이루어진다. 지금의 프로야구도 그렇다. 그래서 우리는 최동원을 기억해야 한다. 그런 기억이 지금의 선수들에게도, 팬들에게도, 또 미래의 선수, 팬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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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의 연인
김현경 지음 / 책읽는오두막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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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학생이면 국어 시간에 반드시 배우고 넘어가야 하는 시인이 김수영이다.

 

그의 시는 교과서에 수록이 되어 있으며, 시를 배우지 않더라도 '참여시인'이라는 이름으로 그에 대해서 배우게 된다.

 

나는 그를 떠올리면 '한국의 아우슈비츠'라는 말이 먼저 떠오르는데... 그의 퀭한 눈, 그러나 맑은 눈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갇혀 있는 유대인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김수영의 사진 한 장도 함께 보내주었는데... 그것도 좋다. 그를 연상할 뿐만 아니라, 이제는 사진으로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김수영의 아내로 산 사람이 가장 가까이에서 김수영을 겪은 사람일테고, 그런 사람이 쓴 글은 김수영을 신화의 자리로 올려보내지 않고 우리 곁으로 내려오게 한다.

 

김수영이 피와 살을 지닌, 격정과 열의와 분노와 좌절을 지닌 우리와 같은 인간임을 보여주는 그런 글이다. 그래서 더욱 정감있게 다가온다.

 

김수영을 만나는 과정, 그리고 그와의 결혼, 파경, 또 재결합. 김수영 시에 대한 아내로서의 생각, 김수영의 글 중에서 좋다고 생각하는 글들, 또 그 때 그 때 써 놓았던 김수영과 관련된 글들.

 

이런 살아있는 글들을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김수영을 만나는 시간이었다고나 할까.

 

책 겉표지에 "나는 아직 당신과 동거 중입니다"라고 한 김현경. 그는 김수영과 아직도 함께 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 아닐까.

 

우리도 김수영과 함께 하고 있다. 아직도가 아니라. 앞으로도.

 

그의 시는 우리 곁에 계속 남아 있을테니까.

 

덧글

 

이 책 109쪽에 '1969년 강릉에 살던 여동생(김수연)내외가 칼기에 실려 납북되었을 때도 수영은 몹시 괴로워했다.' 고 되어 있는데 김수영은 1968년에 세상을 떴다. 어떻게 된 것인지, 이런 년도의 정확성은 교정을 볼 때 살폈어야 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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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의 달인, 장효조 프로야구 레전드 1
최준서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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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조.

 

그의 이름을 들으면 웬지 마음이 짠해진다. 우리나라 최고의 타자였던 그를 생각하는데, 왜 마음이 짠해질까?

 

그가 실력에 걸맞는 대우를 받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었다. 프로야구가 시작되었을 때 국가대표가 되어 한 해 늦게 프로에 입단을 했고, 프로 첫해 타격왕 등 엄청난 활약을 했음에도 신인왕이 되지 못했던 그.

 

그가 그 정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어쩌면 그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해야 했으리라.

 

보여주기 위해서만이 아니라도 그는 야구만을 알고 살았고, 또 자신의 야구를 사랑했기에 엄청난 노력을 했다고 한다. 노력이 장효조를 타격의 달인으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는데, 여기에 자신의 재능이 덧붙여져 그런 결과가 나왔으리라 생각한다.

 

장효조. 그는 내 우상이었다.

 

우리나라가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했던 때, 그 때 타점 기회에서 장효조가 안타를 치지 못하고 그냥 물러나왔을 때 얼마나 마음이 아팠던지.

 

우리나라 최고의 타자라는 사람이 이럴 수가 했던 마음. 그럼에도 그는 계속 내 우상이었다. 그가 타격왕을 하지 못하리란 생각을 하지 못했던 나에게는, 장효조는 늘 3할을 쳐야 하는 타자였고, 또 그는 백인천의 4할1푼2리의 기록을 깰 수 있는 유일한 선수였다.

 

결국 백인천의 4할이란 타율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지만.

 

그가 은퇴를 했을 때, 나는 곧 그가 감독으로 우리 곁에 돌아올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가 아니면 누가 감독을 하나 하는 생각.

 

그런데 그는 감독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리고 세상을 떴다. 그리고 서서히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지고 있다.

 

그런 그를 기리는 책이 나왔다. 반가운 일이고 고마운 일이다. 그래도 그는 야구라는 분야에서 한 획을 그은 사람이지 않은가. 그런 사람은 최고로서 대우해야 마땅하지 않은가.

 

프로야구가 30년이 넘었고, 또 700만 관중의 시대에 이 시대를 만들어간 선수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들에게 합당한 대우를 해주야 하지 않겠는가.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앞으로 이런 책이 계속 나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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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과 오펜하이머 - 원자폭탄의 창조자이자 파괴자이고 싶었던 두 천재 이야기
실번 S. 슈위버 지음, 김영배 옮김 / 시대의창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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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이야 워낙 알려져 있어서 더 말할 것도 없다. 하다못해 우리나라 광고에까지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그는 천재의 대명사다. 그리고 천재란 말 속에는 일반 사람과는 다른 모습이 담겨져 있다.

 

반면에 오펜하이머는 아는 사람만 아는 과학자다. 그가 원자폭탄 만들기의 책임자(이 책을 읽다보면 그는 책임자라기보다는 군의 대리인 역할을 했다는 생각이 들지만)로서 큰역할을 한 사람이다. 양자역학 쪽에서 연구를 했다고 하는데, 그의 과학적 업적은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과학 쪽으로는 그의 개인적인 업적은 다른 위대한 과학자들에 비해 그리 내세울만하지 않다고 한다. 아인슈타인에 비하면 더더욱.

 

그럼에도 둘을 비교하는 책을 내었다. 무언가 공통점이 있기 때문인데...이들은 원자폭탄과 관련이 있고, 또한 유대인이라는 사실, 그리고 물리학자라는 사실과 또한 한 때 함께 일하기도 했다는 사실이 관련이 된다. 그리고 우리가 쉽게 넘볼 수 없는 업적을 이루어냈다는 사실도.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둘은 공통점보다는 다른 점이 더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인슈타인은 양자역학에 대해서 부정적이었고, 집단으로 연구하기보다는 개인적으로 연구하고 활동하기를 좋아한 반면, 오펜하이머는 양자역학 쪽에 서 있었고, 개인적인 연구보다는 집단지성을 옹호하고 추진하는 편이었다는 점에서 상반된 입장에 선다.

 

또한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생각이나 행위에 확신을 가지고 당당하게 행동을 했다고 한다면, 오펜하이머는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의 관점(특히 더 권위있다고 여겨지는 사람)에서 생각하는 경향이 많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원자폭탄 이후 둘의 행적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아인슈타인은 선명한 평화주의를 내세우며 반핵운동에 앞장서지만, 오펜하이머는 아인슈타인과는 다른 방향에서 운동을 한다.

 

즉 통합이론을 확립하려는 아인슈타인이 개인적인 행동에서도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이며 살았다면, 오펜하이머는 통합이론을 인정하지 못하듯이 자신의 행동에서도 여러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이를 저자는 세가지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는데, 물리학자로서, 고등연구소 소장으로서, 공직에서 물러난 다음에는 지식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니게 된다고 한다.

 

아인슈타인이 일관성으로 자신의 삶을 이어나갔다면, 오펜하이머는 상항 속에서 자신을 형성시켜나갔다고 할 수 있다.

 

누구의 모습이 더 좋다는 말로 표현하기는 힘들다. 다만 둘 다 끊임없는 지적 욕구를 지니고 있었으며, 새로움에 대한 도전을 즐겨했다는 점, 그리고 자신의 분야든, 다른 사람의 분야든 소통을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우리가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이다.

 

이것과 더불어 이들은 과학자이지만 철학, 윤리적인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요즘 과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시사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과학은 과학이라는 틀에만 얽매여 있다면 더이상 과학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어쩌면 오펜하이머 자신도 자조하듯이 기술자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음으로써 생각할 수 있다.

 

난해한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에 대한 설명 대신에 이 두사람에 대해서 쓰고 있어서 읽기에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리고 그들의 삶을 통해서 내 삶을 돌아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강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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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 평전 - 실존과 구원의 글쓰기 서강인문정신 16
이주동 지음 / 소나무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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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단순한 소설가라고 생각했다. 예전에 젊은 시절에 헌 책방에서 우연히 카프카의 잠언집을 발견하고 산 적이 있었는데...

 

그냥 파스칼의 팡세와 비슷하겠거니 하고 읽고 책꽂이에 꽂아두었다가 어느 순간 내 손을 떠나버리고 말았던 책.

 

교과서에 나오는 "변신"밖에는 읽은 소설이 없으니... 그를 그냥 기괴한 작품을 쓰는 유대계 소설가로만 알고 있을 수밖에.

 

아렌트 책을 읽다가 카프카의 작품이 언급된 것을 보고 관심을 더 가지게 되었고, "변신"에 나오는 주인공과 가족들을 중심으로 문학토론을 하는 경우도 있으니,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리고 그를 다룬 작은 책자들을 읽으면서 카프카에 대해 한 번 집중적으로 읽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책을 읽는 순서.

 

하나, 카프카의 작품을 먼저 읽는다. 그렇다면 그의 작품집을 모두 사야 한다. 그리고 순차적으로 읽어야 한다. 아니면 적어도 많이 알려진 작품들은 읽어야 한다.

 

둘, 그에 관한 책을 먼저 읽는다. 평전이든, 연구서든 그에 대해서 쓴 책들을 읽는다. 그러나 잘못하면 자신의 생각보다는 남의 생각을 따라갈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좋은 점은 카프카를 이해할 수 있는 어떤 지향점을 얻을 수 있다.

 

어떤 식이든 상관 없겠지. 우선 첫번째로 카프카의 평전을 읽기로 한다. 그에 관한 배경지식이 있으면 작품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기도 한다. 물론 이 배경지식이 카프카의 작품 이해에 걸림돌로, 일정한 틀로 작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그에 대해서 모르는 상태에서 작품에 들어가기 보다는 조금은 한정된 이해이기는 하겠지만 편안한 길을 택하다.

 

제일 좋은 책은 카프카의 유언집행인인 막스 브로트가 쓴 책이겠는데, 이 책이 없다. 내가 무지한 건지, 아니면 번역이 안된 건지. 독일어로 읽을 능력이 되지 않으니 브로트의 책은 포기하고, 다른 외국 작가들이 쓴 책을 읽자니 어떤 것이 좋을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하여 고른 것이 우리나라에서 카프카를 연구한 사람이 쓴 책. 이거다. 바로 이주동의 "카프카 평전"

 

'실존과 구원의 글쓰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책. 방대한 책이다. 무려 800쪽이 넘는다.

 

며칠 동안 카프카에 빠져 살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방대하게 카프카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그의 작품과 친구들과 연인들과 가족들의 관계를 자세하게 펼쳐놓았으니 한 번에 죽 읽는다는 것 자체가 무리이다.

 

하여 천천히 읽으면서 카프카를 음미하는데, 머리 속에서 자꾸 우리나라 작가인 '이상'이 떠오르고 있었으니... 이것 역시 책을 읽는데 방해가 된다.

 

까마귀, 여인들과의 결혼 실패, 문학을 통한 자기 존재 증명, 헌신적인 친구들, 아버지와의 대결,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으로부터 끊임없이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 그리고 이른 죽음까지...

 

이상이 카프카를 읽었을까?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상과 카프카는 겨우 10여년을 사이에 두고 죽음을 맞이했으니, 그 때 우리나라에 카프카가 알려지기엔 좀 무리였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렇다면 문학의 실존에 대한 고민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비슷하다는 얘기가 되는데...

 

문학을 통해 자신을 구원하고자 했던 카프카는 죽을 때까지도 제대로 된 작품을 많이 내지 못했다. 그만큼 그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는 결벽적으로 행동했다는 얘기가 되고, 문학을 통해 다른 세계에 이르고자 했지만, 그 세계에 결코 이르지 못한다는 자각이 그의 작품에 나타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는데.

 

그는 영원한 경계인으로서 이쪽도 저쪽도 아닌 이쪽 저쪽을 모두 넘어서고자 했던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카프카를 이해하고자 하는 나에게 좀 길지만 이 책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그가 살았던 시대와 그의 주변 인물들, 그리고 그의 치열한 문학에의 열정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카프카에 대한 배경지식을 어느 정도 채웠다고나 해야 할까.

 

이제는 그의 작품들을 통해 그와 대화를 할 때이다. 천천히 그러나 깊게 카프카와 만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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