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외계인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6
츠츠이 야스타카 지음, 이규원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외계인과의 접촉을 다룬 소설에서 예상되는 것은 아주 진지한 철학적인 문제를 다루거나, 기발한 상상력으로 재미를 주거나 한다. 이 소설은 후자의 경우인데 그 상상력이라는 게 참으로 기상천외해서 시종일관 큭큭거리게 만든다. 억지로 짜낸 상상력이 아니라 아주 조금 발상을 비틀고 나서 그대로 밀어붙이는 식이어서 오래전에 쓰여진 소설인데도 신선하다. 기존 발상을 뛰어넘는 외계인과 수준 미달의 지구인들이라는 억지스러운 대비조차 위트로 느끼질 정도다. 그런데 상상력의 재미를 걷어내고나면 작가의 은근한 보수성이 은은하게 느껴져 뒷맛이 재운하지는 않다. 특히 여성에 대한 시각은 더욱 가관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9개의 키워드로 읽는 한국문화의 지형도
김기봉 외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관련 잡지에서 10년 후 한국문화의 지형을 내다보기 위한 기획으로 실렸던 글들을 모아놓았다. 단순히 문화산업을 개괄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산업을 이끌어 갈만한 첨단의 지형을 살펴본다는 취지에서 29개 분야에 걸쳐 야심차게 진행했다. 다양한 글쓴이들은 기획의도를 다양한 형태로 이해해서 널뛰기하듯이 편차가 많은 글들을 내놓았고, 출판사는 이 글들을 재정리하는 수고로움 없이 그대로 모아서 책을 찍어냈다. 잡지 연제글로서는 그냥 재미로 읽거나 말거나 하면 될 수준의 글들이지만, 야심차게 책으로 내는 것이라면 이렇게 들쑥날뚯한 글들을 모아놓기만 해서는 좀 곤란하지 않을까. 기획의도는 어느 순간 사라지고 산만한 글들만 남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간을 달리는 소녀
츠츠이 야스타카 지음, 김영주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SF소설은 대부분 과학적 지식이나 초자연적 가설 등에 바탕해서 이야기를 풀어가기 때문에 상당부분 지적인 측면을 강조하게 되어 이야기로서의 재미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시간을 초월하는 이런 류의 소설에서는 철학적 윤리적 문제까지 해결해야하기 때문에 간혹 작가가 이 덫에 걸려서 허우적 거리기도 한다. 그런데 이 소설은 지적인 면은 애써 무시하면서 이야기로서 소설의 재미에 집중하고 있다. 시간을 넘나듬에 따르는 철학적이고 윤리적인 문제도 심각하게 다루지 않고 가볍게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상상력은 돋보이고, 이야기는 감수성을 자극한다. SF소설로는 참으로 보기드문 경우다. 그런데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함께 실린 나머지 두 편의 소설은 참으로 실망스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 괴물이 된 이십대의 자화상 지금+여기 3
오찬호 지음 / 개마고원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20대들에 대한 책들 사이에서 그들의 속내를 솔직히 드러내는 듯한 뉘앙스를 강하게 풍기는 책이어서 관심을 갖게 만든다. 단순하지만은 않은 20대의 고민과 모색들을 솔직하고 진지하게 들을 수 있을 겉이라는 기대를 갖게 시작하지만 그 기대는 곧 사라진다. 대학강사로 20대들과 많은 교류를 해왔던 글쓴이는 20대들을 관찰대상으로만 바라볼 뿐이다. 그것도 눈높이가 그들보다 높은 곳에 있어서 은근히 교화하고자 하는 의지도 감추지 못한다.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싶었던 기대와 달리 글쓴이의 분석과 주장만이 넘쳐난다. 나름대로 다각도로 분석을 했다고는 하지만 앞에서 했던 얘기와 비슷한 얘기들을 조금씩 다르게 반복하면서 책은 이어지더니 끝에 가서는 주류 이데올리기에 대한 비판말고는 남는 것도 없다. 기존 사회과학자들의 단점을 고스란히 담아놓은 책이 되고 말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중일이 함께 쓴 동아시아 근현대사 1 - 국제 관계의 변동으로 읽는 동아시아의 역사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 지음 / 휴머니스트 / 201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러 명이 함께 책을 쓴다는 것은 만만치 않은 과정을 거처야 한다. 서로간의 관점을 맞춰야 하고, 글쓰는 방식도 어느 정도 통일시켜야 하고, 분량까지 조절해야 한다. 그 책이 역사책일 경우는 하나의 흐름 속에 이런 과정을 맞춰가는 것이 더 어려운데, 한국과 중국과 일본의 학자들이 서로 다른 언어의 차이까지 극복하면서 하나의 책을 만들어냈다. 공동집필로 만든 역사책으로는 모기 드물게 잘 짜여진 책이다. 노력이 만만치 않았음을 보여준다. 일국 중심의 역사를 넘어서 동아시아 공동의 역사로 나아가려는 노력도 돋보인다. 이런 장점은 1권까지이고, 2권에서는 장점이 모두 사라져 버렸다. 결국 기획의도와 달리 서양의 제국주의적 침략에 대응하는 3국의 정치사로서만 의미를 갖게되는 절름발이 책이 되고 말았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은 서양 제국주의 세력이 중심에 서고 3국이 부수적 위치에 서서 대응하는 방식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위로부터의 역사관을 넘어서지도 못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