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같은 교회를 다니고 있는 청년이 물었다.
"도대체 국정 교과서 왜 하려고 저리 무리수를 둘까요?"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는 공식이 근혜 공식이라서 그래."
지금 대한민국은 근혜 공식이 지배하고 있다. 복잡한 상황에서 무엇인가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한 공식이라는 점은 동일하지만 만들어 내는 결과가 상당히 다를 뿐이다.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첫째 제곱과 더블
2차 방정식의 해를 구하기 위한 근의 공식처럼 일단 모든 벌금이 더블이 되었다. 과거 신호 위반, 주차 위반 등 4만원짜리 범칙금들이 이제는 8만원이 되었다. 이와 더불어 단속 카메라도 민감하게 작동되는 것 같다. 10월달 초에 새벽에 운전을 하다가 연속 이틀 같은 자리에서 신호위반 딱지를 끊었다. 빨간 신호를 무시하고 돌진한 기억은 없다. 다만 파란 신호가 빨간 신호로 바뀌는 타이밍에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지나갔던 것을 분명히 기억한다. 이런 경우는 흔히 신호 위반 딱지를 끊지 않는다. 지금까지 경험으로는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연속 이틀 같은 자리에서 딱지를 끊었다. 이클에 16만원이라는 범칙금을 국가에 삥뜯겨 버렸다. 그 순간 실감이 되었다. 올해 범칙금으로 거두어 들인 세금이 막대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둘째 편가르기
근의 공식은 짝수 공식과 홀수 공식이 따로 있다. 물론 짝수 공식은 홀수 공식을 좀 더 단순하게 만들어 놓은 것이지만 학생들 입장에서는 둘 모두를 외우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일차항의 계수가 짝수인지 홀수인지를 먼저 판단하고 그에 맞추어서 두 가지 공식 중에서 한 가지를 택하여 해를 구하게 된다. 어디서 많이 보던 모습이다. 정부는 사회를 둘로 나누어서 좌냐 우냐를 먼저 판단한다. 그 사람의 정치적인 포지션을 먼저 판단한 다음 거기에 맞추어서 다른 법적인 잣대를 들이댄다. 요즘은 좌냐 우냐가 아니라 친박이냐, 비박이냐가 기준이 되어 버렸다.
셋째 공식화
이산화가스라는 전문 용어를 남발하시면서 본인이 공대생임을 천명하신 대통령께서는 모든 것들을 공식화하기 좋아하시는 것 같다. 기자회견도 수첩이라는 공식화된 방법을 사용하시고, 여기에서 벗어난 질문은 사뿐하게 쌩까주신다. 원래 공식이라는 것이 공식에 들어맞지 않는 것들은 대입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게다가 b의 제곱이 어떻구, 4ac가 저떻구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나같은 문과생 출신으로서는 도무지 이해도 안되고 상상도 안된다. 대통령의 화법이 이와 같아서 혹 공대생들은 알아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같은 문과생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문법을 사용하고 있다. 혹시 아는가? 내가 간절하게 원한다면 이해할 수 있도록 우주가 나서서 도와줄지?
넷째 고차방적식 사용불가
학교를 다니면서 3차 방적식의 근을 구하는 공식까지는 구경을 해본적이 있다. 그렇지만 4차는 잘 모르겠다. 인터넷을 잠시 검색해 보니 3차와 4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있지만 5차 방적식부터는 근의 공식이 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사용하기 난해하다는 사람도 있다. 나와 같은 문과 출신으로서는 어느 것이 맞는지 틀리는지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5차 방적식 이후부터는 노답이라는 것이다. 근혜공식의 특징은 5년 후부터는 노답이라는 것이다. 5년까지는 이렇게 저렇게 권력으로 때우겨 경찰력을 동원하고, 패션외교하고, 사고치고 마일리지 쌓으로 외국으로 친교를 쌓으러 나가시지만 이 모든 것이 사그러지는 5년 후부터는 본인도 노답이고, 이 사회도 노답이다.
그렇다면 근의 공식과 근혜 공식이 다른 점은 무엇인가? 전자는 오랜 세월동안 수학자들에 의해서 검증되어 왔다는 것이고 후자는 소수의 사람들에게 의해서 검증마저도 최고 존엄에 대한 역심으로 취급된다는 점이다.
공식이 지배하는 사회는 불행하다. 그 공식이 근의 공식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마지막으로 아재개그 하나 투척....
대통령님이 가장 잘 아는 공식은? 근혜공식(근의 공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