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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발견 - 나의 특별한 가족, 교육, 그리고 자유의 이야기
타라 웨스트오버 지음, 김희정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월
평점 :
2018 빌 게이츠 버락 오바마
올해의 책 선정!
그들이 PICK!한, 2018 ~2019년 전 세계 최고의 화제작이라는 점에서 끌렸습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 '타라 웨스트오버'는 2019 『타임』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으로도 뽑혔다고하니 뭔가 특별함이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그것이 뭘까?
너무나 궁금해서 읽게 된 이 책.
『배움의 발견』
첫 장을 펼치면 마주하게 되는 <프롤로그>는 그녀의 일곱 살로부터였습니다.
그런데 이 가족.
여느 가족들과는 달랐습니다.
아버지는 정부가 강제로 우리를 학교에 가도록 만들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왜냐하면 정부는 우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일곱 자녀 중 네 명은 출생증명서가 없다. 가정 분만으로 태어나서, 한 번도 의사나 간호사에게 가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의료 기록도 전혀 없다. 교실이라는 곳에는 한 번도 발을 들여 놓은 적이 없기 때문에 학적부도 있을 수가 없다. 아홉 살이 되는 해에 사후 출생증명서를 받게 되긴 하지만, 아이다호 주정부와 연방 정부에게 일곱 살의 나는 존재하지 않는 아이였다. - page 12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아이.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인간이 다스리는 세상이 망한다 해도, 우리 가족은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고 계속 살아갈 수 있을 터였다. - page 12
그녀가 아파도 제대로 병원에 가서 치료 한 번 받지 못하고, 정규 교육과정 역시도 받지 못한, 인간으로 존재하지만 어느 누구도 존재를 몰랐던 '타라 웨스트오버'.
그녀의 어린 시절을 채워준 것은 성경과 모르몬경, 그리고 자연이었습니다.
그럴수 밖에 없었던 것은 종말론을 믿는 아버지의 모르몬교 원리주의와 피해 망상으로 인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누리지 못한 채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그녀가 세상으로 한 발자국을 내딛을 수 있게 해 준 이가 있었습니다.
바로 그녀의 셋째 오빠 '타일러'였습니다.
그녀의 오빠들-토니, 숀, 타일러-은 학교에 입학하였었고 몇 년 후 모두 아버지가 모두 자퇴시키고 집에서 가르치겠다고 맹세했었습니다.
하지만 셋째로 태어난 타일러는 달랐습니다.
1년 내내 학교를 다니면서 대수학을 배웠고 그후 학교를 다니지 못하게 되었을 때도 독학으로라도 배움의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합니다.
그렇게 대학에 들어가 낯선 곳에서 자신만의 새로운 인생을 개척해가는 오빠.
그런 오빠가 타라에게 이야기합니다.
「이제 떠날 때가 됐어, 타라.」오빠가 말했다. 「오래 머물수록 떠날 확률은 점점 낮아져.」
「오빠 생각엔 내가 꼭 떠나야 할 것 같아?」
타일러 오빠는 눈 한번 깜짝이지 않고, 전혀 주저 없이 말했다. 「내 생각엔 이 집이 너한테는 최악의 곳이야.」오빠는 속삭이듯 말했지만, 그 말들은 고함처럼 느껴졌다.
「떠나서 어디로 갈 수가 있을까?」
「내가 간 곳으로 가.」오빠가 말했다. 「대학으로 가는 거야.」- page 195
그렇게 그녀는 ACT 시험에 필요한 과목들을 독학으로 공부했고 기적처럼 브리검 영 대학에 입학하게 됩니다.
정규 교육 과정을 밟은 소녀가 아니었기에, 열여섯 살까지는 학교에 가 본 적 없었기에 그녀의 대학 생활은 그야말로 배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친구, 지인, 이성을 대하는 법에서부터 커피를 마시는 법, 쪽지시험을 보는 법 등 끊임없이 공부하고 깨닫고 이해해야했습니다.
그리고 브리검 영 대학교 교수는 그녀에게 케임브리지 대학교로의 배움 확장을 권하게 되고 결국 케임브리지 박사 학위까지 받게 됩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에 왔을 때 케리 박사와의 대화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 모두 변화를 겪었어요. 다른 학생들은 이렇게 높이 올라오기 전까지는 편안한 표정이었지만, 이제 굉장히 초조하고 불편해하고 있어요. 하지만 학생은 그 반대의 여정을 밟은 듯하군요. 처음으로 학생이 편안해 보여요. 동작에 모두 나타나지요. 마치 평생 지붕에서 지내 온 사람처럼.」
...
「바람을 받으며 서 있을 수 있는 것은 바람을 받으며 서 있는 것에 관해 생각하지 않아서예요.」내가 말했다. 「바람은 그냥 바람일 뿐이에요. 지상에서 이 정도 바람을 맞고 쓰러지지 않는다면 공중에서도 이 정도 바람에 쓰러지지 않아요. 아무런 차이가 없어요. 유일한 차이는 머릿속에 있을 뿐이지요.」
교수는 나를 멍하게 쳐다봤다.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았다.
「저는 그냥 서 있을 뿐이에요.」내가 말했다. 「모두들 자기도 모르게 뭔가를 벌충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높이 때문에 겁이 나니까 몸을 낮추고 있잖아요. 하지만 몸을 웅크리거나 옆으로 걷는 건 부자연스러운 일이에요. 그렇게 하면 오히려 더 위험에 자신을 노출시킬 뿐이에요. 두려움만 통제할 수 있으면 이 바람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 바람이 학생에게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말이지요.」교수가 말했다. - page 371 ~ 372
그녀가 2019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마 이 문장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누가 역사를 쓰는가?> 나는 <바로 나>라고 생각했다. - page 492
그녀를 통해 본 '교육'의 의미.
그 순간까지 그 열여섯 살 소녀는 늘 거기 있었다. 내가 겉으로 아무리 변한 듯했어도 - 내 학업 성적이 아무리 우수하고 내 겉모습이 아무리 많이 변했어도 - 나는 여전히 그 소녀였다. 좋게 봐준다 해도 나는 두 사람이었고, 내 정신과 마음은 둘로 갈라져 있었다. 그 소녀가 늘 내 안에 있으면서, 아버지 집 문턱을 넘을 때마다 모습을 드러냈따.
그날 밤 나는 그 소녀를 불렀지만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를 떠난 것이다. 그 소녀는 거울 속에 머물렀다. 그 이후에 내가 내린 결정들은 그 소녀는 내리지 않을 결정들이었다. 그것들은 변화한 사람, 새로운 자아가 내린 결정들이었다.
이 자아는 여러 이름으로 불릴 수 있을 것이다. 변신, 탈바꿈, 허위, 배신.
나는 그것을 교육이라 부른다. - page 506 ~ 507
결국 그녀의 삶 전부가 교육이요, 배움이었습니다.
그렇게 자신을 만들어가는 그녀의 모습이,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었습니다.